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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편 127편
집을 세우는 수고
시편 127편은 그 표제에 '솔로몬의 시 곧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시편은 구약의 어떤 인물이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임의로 노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찬양하는
노래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베푸신 구원의 역사를 노래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역사
가운데 진행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찬양하는 것이 곧 시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시편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보는 것이 시편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 127편도 그 역사적 배경이 언제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용에서 그 역사적 배경을 추론을 할 수는 있습니다. 시편을 강론하면서 여러 번 말씀을 드렸지만, 표제에 솔로몬의 시라고 되어 있어도 그 시편이
솔로몬이 저자인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내용에 있어서 예루살렘 성을 지키고 집을 세우는 것이 있어서, 아마 솔로몬의 영광의 시대를
생각하고 표제에 솔로몬의 시라고 붙인 모양입니다.
학개서에 바벨론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재건한 뒤에 2:9절에 "이 전의
나중 영광이 이전 영광보다 크리라"고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재건한 성전의 영광을 솔로몬 성전의 영광과 비교하여 말하는 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럼 127편의 역사적 배경이 언제인가 하는 점입니다. 집을 세우는 수고와 성을 지키는 파수꾼의 이야기, 잠을 잘 못
자는 문제등을 이야기 하고, 후반부에는 자손의 번성함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재건하는 시대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앞의 시편들에서도 보았던 것처럼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로 그 역사적 배경을 잡는 것이 옳을 성
싶습니다.
느헤미야 4:1-3절입니다. "산발랏이 우리가 성을 건축한다 함을 듣고 크게 분노하여 유다 사람을 비웃으며 자기 형제들과
사마리아 군대 앞에서 말하여 가로되 이 미약한 유다 사람들의 하는 일이 무엇인가, 스스로 견고케 하려는가, 제사를 드리려는가, 하루에
필역하려는가, 소화된 돌을 흙무더기에서 다시 일으키려는가 하고 암몬 사람 도비야는 곁에 섰다가 가로되 저들의 건축하는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무너지리라 하더라"
산발랏과 도비야가 이처럼 성을 건축하는 것을 비웃고 업신여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라비아 사람들과 암몬 사람들과 아스돗
사람들을 모아 예루살렘으로 가서 쳐서 성을 건축하는 것을 막자고 논의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듣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야로 파숫꾼을 두어
방비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방비를 하자 산발랏과 도비야는 그 뜻을 폐하였습니다. 그래도 이스라엘 백성은 한편으로 성을 건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방비하는 일을 하였던 것입니다. 느헤미야 4:16-18절입니다. "그 때로부터 내 종자의 절반은 역사하고 절반은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와 활을
가졌고 민장은 유다 온 족속의 뒤에 있었으며 성을 건축하는 자와 담부하는 자는 다 각각 한 손으로 일을 하며 한 손에는 병기를 잡았는데 건축하는
자는 각각 칼을 차고 건축하며 나팔 부는 자는 내 곁에 섰었느니라"
잠을 자는 것도 서로 나누어서 절반씩 일하고 지키는 것을 교대로
하였습니다. 느헤미야 4:21-23절입니다. "우리가 이같이 역사하는데 무리의 절반은 동틀 때부터 별이 나기까지 창을 잡았었으며 그 때에 내가
또 백성에게 고하기를 사람마다 그 종자와 함께 예루살렘 안에서 잘지니 밤에는 우리를 위하여 파수하겠고 낮에는 역사하리라 하고 내나 내 형제들이나
종자들이나 나를 좇아 파수하는 사람들이나 다 그 옷을 벗지 아니하였으며 물을 길으러 갈 때도 기계를 잡았었느니라"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비교적 127편의 상황과 잘 맞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시편 127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의 예루살렘 성을 중건하는
때를 배경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127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1-2절은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지 아니하면 사람의
수고가 헛되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3-5절은 자손의 번성함이 큰 권세라고 말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주석 성경은 이 127편이 '복된
가정'을 말한다고 합니다. 자식들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렇게 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같이 하나님의 성을 건축하는 그런 주제를 127편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 1-2절을 봅시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너희가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우리는 이 말씀을 하나님과 인간을 대비시켜서 인간의 노력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서 하실 때만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석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수고하고 계획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씀으로 가르쳐 온 것입니다.
그런데 128편 1-2절을 보면 이와 반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도에 행하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수고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말하므로 앞의 127편의 말하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그러니까 127편과 128편이 강조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 것입니까? 성경을 해석하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토대는 언약적인 관점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27편은 우리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알아서 모든 것을 기적적으로 이루어 주신다는 그런 말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만이 하신다는 말도 아닙니다.
지난 시간에도 말했지만 이스라엘의 간구는 언약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 1:5-11절입니다. "가로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주여 간구하나이다 ... 옛적에 주게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만일 너희가 범죄하면 내가 너희를 열국
중에 흩을 것이요 만일 내게로 돌아와서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너희 쫓긴 자가 하늘 끝에 있을지라도 내가 거기서부터 모아 내 이름을 두려고 택한
곳에 돌아오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이제 청컨대 기억하옵소서 .. 주여 구하오니 귀를 기울이사 종의 기도와 주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오늘날 종으로 형통하여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 하였나니"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을 재건하다가 이방인의 공격을 받아
예루살렘 성이 훼파되고 성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하기를 이전에 모세에게 하신 언약을 기억하사 이스라엘 백성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은혜를 입게 해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즉 127편 1-2절은 하나님과 사람의 대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을
기대하고 소망하는 말입니다. 그들이 바벨론에서 돌아와 성을 재건하다가 훼파 당하고 불탔습니다. 정말 열심히 성을 재건하였는데 헛수고로 끝나 버린
것입니다. 이 일에 대하여 느헤미야는 모세에게 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을 근거로 간구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과 같은 말들은 하나님께서 언약을 따라 이스라엘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았다면 그들의 노력이 모두 허사였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즉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언약의
신실하심과 은혜를 아는 여호와의 사랑하심을 입은 자들은 편안한 잠을 잘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집을 세우고 성을 지키는 것과
자식을 낳은 것을 연관시키고 있습니다. 5절 끝에 "저희가 성문에서 원수와 말할 때에 수치를 당치 아니하리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3-5절입니다.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과 같으니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저희가 성문에서 그 원수와 말할 때에 수치를 당치 아니하리로다"
집을 세우고 성을 지키는 것은 무슨 천연기념물이나
보물 몇 호로 지정해서 단순히 보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사람이 없으면 집이나 성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 전쟁에서 승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었는데 이를 이어갈 상속자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많은 땅을 차지하고 큰 승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후사가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을 기업이요,
상급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 자식도 근근히 대를 이어가는 몇 대 독자들처럼 자손이 귀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의 번성함을
말합니다. 그렇게 해서 집과 성을 가득채우는 것입니다. 즉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언약의 성취의 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건강하고 젊은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듯이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에 있는 화살과 같습니다. 이러한 자식이 화살을 담아두는 전통에 화살이 가득한
것처럼 가득합니다. 집안에 무슨 큰 일이 있을 때 자식들이 여러 명 와서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정말 든든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과 같이 성
안에 장사의 수중에 있는 화살처럼 강하고 힘있는 자식들이 가득차 있으면 원수가 성을 무너뜨리려 달려와도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 그
기업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문을 훼파하려고 달려드는 원수와의 싸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파수꾼과 성을 지키고
집을 세우며 성을 방비하는 것이 이 127편에 전체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무리가 소수였는데, 이들이 성을
중건할 때 대적들이 훼방하였을 때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즉 127편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언약을 지키시고 함께
하시므로 성을 방비하며 이제 강한 자식들로 그 나라를 번성하게 하실 것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호와 하나님이 가나안 땅으로 함께
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을 노래합니다.
그러나 이제 주님의 죽고 부활하심으로 세우신 교회는 이전에 구약 백성들과 맺은 언약으로 세우신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가나안 땅에 세운 성곽과는 다릅니다. 창과 칼로 방비하고 파수군을 세워서 경계하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주님이
붙잡히실 때 베드로는 검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쳐서 떨어뜨렸습니다. 검으로 예수님을 지키려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검을 쓰는
자는 검으로 다 망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를 비롯해서 모든 제자들이 다 도망을 하였습니다. 이제 집을 세우는 일에 그들은 동참하여
흙짐을 지거나 방비하는 일을 하거나 하지 않고 다 도망을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에 동행해서 바벨론에서 돌아온 느헤미야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약을 의지해서 성을 지키고 집을 세웠지만, 이제 주님께서는 혼자의 몸으로 십자가를 지셨고 죽음의 권세 아래 들어가셨으며 부활하사
주님의 몸으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고 조롱하며 비웃는 무리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멸시와 천대를 받으셨음에도 그는 아버지 하나님의 언약을 의지해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했습니다. 이제 앞에 있을 즐거움을 위하여
부끄러움을 참으신 것입니다. 이제 예수를 죽이면 그가 세우려 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여우가 올라가도 무너질 것처럼 생갹했던 자들이 무덤에 가두고
파수꾼을 세우었어도 부활하심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제자들과 모든 사람들이 예수를 비방하고 핍박을 하였어도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편안한 눈을
감으실 수 있었습니다.
이제 교회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기업으로 받앗습니다. 아브라함의 혈통을 따라 생육하고 번성하는
그런 복을 받은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로 출생되는 새로운 인류로 상급을 받은 것입니다. 구약의 하나님의 도성은 유대인
만이 그 나라를 지키고 성을 세우는 자들이었지만, 이제는 천하만민이 그 나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젊은 자의 자식으로 장사의 수중에
있는 화살 정도가 아니라, 음부의 권세를 이기신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진 힘있는 자식들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누리는 땅에 속한 복들을 받는
자들이 아니라, 하늘의 기업을 상속하는 자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땅에 속한 것들이나 세상 주관자들이 이들을 어쩌지 못합니다. 죽음의 권세라도
이들의 힘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아들 안에서 출생한 자식들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숫자가 많아서 권세가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고 부활의 생명의 권세로 함께 하는, 또 끝까지 아버지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이 자식들이 교회를 상속합니다. 교회는 이들이 가득하게
될 때 원수가 조롱하지 못하며 무너지지 않습니다.
세상이 난리의 소문이 나고 땅에 있는 권세가 요동을 친다 하여도 흔들림이 없는 귀한
자식들로 교회를 복받게 하셨습니다. 죽음의 권세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는 주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싸움에서 넘어지지 않고
항상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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