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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빔을 찾아서
                      
(창세기 31:17-42)

라반의 집에서 종살이하던 야곱은 아내들과 의논하여 라반의 집을 떠나 고향으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결정을 오늘 본문에서 실행에 옮깁니다. 온 가족과 얻은 가축 떼들을 챙겨 떠났습니다. 그런데 라반의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떠났습니다. 거기다 라헬은 아버지의 드라빔을 훔쳐 가지고 나왔습니다. 야곱 일행이 3일만에 길르앗 산에 이르렀을 때 라반이 이 사실을 알고 추격합니다.

7일만에 라반은 야곱 일행을 만납니다. 라반은 인사하지 않고 떠난 것을 질책하며 드라빔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드라빔에 대하여는 라헬만 알기에 야곱은 드라빔이 나오면 그 사람은 죽을 것이라 합니다. 물론 라헬은 말안장에 숨겨 위기를 모면합니다. 라반이 드라빔을 찾지 못하자 야곱은 의기양양하여 자신이 라반의 집에서 지낼 때 양심적으로 가축을 친 것에 대하여 말하며 과거를 회상합니다. 그가 축복 받은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돌보심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말씀은 라헬이 드라빔을 훔치고 그 드라빔을 찾으러 쫓아온 라반과 야곱의 숨막히는 추격과 갈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말씀 속에 숨은 하나님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살피며 은혜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도망과 추격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20년을 함께 했던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야반도주를 한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재물이 라반과 야곱의 관계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야곱은 재물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라반이 양털 깎으러 간 사이 가족들과 소유물을 거느리고 도망하였습니다. (20절) "야곱은 그 거취를 아람 사람 라반에게 고하지 않고 가만히 떠났더라"

양털 깎으러 간 사이에 그 많은 가족과 소유물이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양털 깎는 일이 축제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날 걸려 친구들까지 초청하여 먹고 마시는 축제의 기간을 틈타 야곱은 빠져나왔습니다. 재물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로 기회를 포착한 야곱의 행위는 날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나님의 일에 이런 사람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나중에 이 소식을 들은 라반은 추격을 합니다. 야곱이 도망한지 19일째 되는 날 길르앗 산에서 둘은 만납니다. 야곱이 떠났던 라반의 집이 있는 밧단아람에서 480km나 떨어진 곳입니다. 빠르고 끈질긴 추격입니다. 7일 간이나 쫓았습니다. 라반의 추격으로 인하여 야곱은 20년 간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갈, 거기에 더하여 가족을 잃을 위기에 봉착합니다.

여기서 우린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여기서 하나님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야곱의 20년 간은 물거품처럼 되었을 것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드러나 다행히도 하나님께서 개입하십니다. (24절) "밤에 하나님이 아람 사람 라반에게 현몽하여 가라사대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 말하지 말라 하셨더라" 할렐루야! "선악간 말하지 말라"는 말은 욕설이나 포악한 행동으로 야곱을 힘들게 만들지 말라는 말입니다.

분노에 휩싸여 7일간 쉬지 않고 달려온 라반에 야곱을 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야곱은 그의 분노에 파멸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이때 하나님은 위기의 야곱을 위하여 나타나십니다. (시46:1)의 말씀이 실감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하나님은 성도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 성도들은 어떤 위험을 만난다 할지라도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7일간의 추격 끝에 야곱을 만난 라반은 야곱이 인사도 없이 몰래 도망한 것이 어리석다고 책망합니다. 이렇게 된 데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쫓아온 이유도 드라빔을 도둑질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30절) "이제 네가 네 아비 집을 사모하여 돌아가려는 것은 가하거니와 어찌 내 신을 도적질하였느냐" 라반이 야곱을 추격한 이유는 재산문제이지 종교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꼬리를 흐립니다.

하나님께서 위기를 만난 야곱과 함께 했기에 거칠게 나왔어야 마땅한 라반이 유하게 나옵니다. 여기서 우리가 사회생활하며 맺는 인간관계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단지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아닙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도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이를 인정하는 신앙인이 사회생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인간관계로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드라빔의 의미

드라빔은 족장시대의 일종의 우상입니다. 가정의 수호신쯤으로 여기던 물건입니다. 나무나 은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으로 점을 치는데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라헬이 이 드라빔을 훔쳐 가지고 나온 데는 종교적 이유보다는 재정적 이유입니다. 드라빔은 우상일 뿐 아니라 재산상속의 증표입니다. 라헬은 그러니까 아버지의 재산에 탐이 나서 드라빔을 훔친 것입니다.

라반이 그 먼길은 마다 않고 찾아와 드라빔을 찾으려 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43절) 이하의 라반과 야곱의 약속에서도 재산상속 문제가 피차 발생하지 않도록 언약을 맺습니다. 라반은 드라빔을 신이라고 부릅니다.(30절) 라반은 원래 여호와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드라빔을 자신의 신이라 하며, 야곱의 하나님을 "네 아버지의 하나님"(29)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왜 하나님께서 라반을 버리고 야곱을 도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라반은 재물 때문에 야곱을 추격하였지만, 자신의 신인 드라빔만 찾으면 갈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드라빔조차도 찾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라반이 철저히 실패하도록 하십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자 야곱과 하나님을 모르는 자 라반이 너무도 극렬히 대조됩니다. 라반은 레아와 그 두 여종들, 나중에 라헬의 처소에서도 드라빔을 못 찾습니다. 라헬이 위기를 극복하는 순발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섭리가 그 속에 있습니다.

야곱도 드라빔을 어디서 찾든지 드라빔을 가지고 있는 자를 죽이라고까지 합니다.(32절) 정말 위태로운 순간입니다. 라헬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기에 나온 말입니다. 그래도 여기서 우리는 말을 너무 극단적으로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 때 라헬의 가슴에 어땠겠습니까? 야곱의 자만심의 발로입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게 사람에게 달리지 않았음에도 야곱은 그런 것처럼 말합니다. 성도는 이런 교만은 택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야곱까지도 보호하십니다. 라반이 라헬에게서 드라빔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의기양양해진 야곱은 자신이 라반의 집에서 종살이하던 시절 허물이 없었고 성실한 목동이었음을 말합니다.(36-40절) 오직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다고도 다시 언급합니다.(41-42절) 야곱의 성격이 어떻든지 간에 그가 성실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신앙인은 성실하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그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은 짧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재물에 의해 이루어지는 복잡한 인간관계의 형성을 말해줍니다. 신앙인은 바른 재물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재물로 인하여 망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반도 라헬도 그리고 야곱도 재물 때문에 망가진 모습입니다. 도망하는 자나 추격하는 자, 드라빔을 훔친 자 모두의 목적은 재물이었습니다.

(딤전6:10)의 말씀을 잊지 말고 삽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신앙인은 세 가지 관계가 분명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대신관계, 대인관계, 대물관계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오늘날은 대물관계 하나가 비뚤어져 나머지 두 관계도 잘못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히 그런 점을 봐도 물질만능 사회이기 한 것 같습니다. 성도 여러분은 정녕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