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창조주 하나님(창1 : 1∼ 2) 여러분, "내가 누구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셨습니까?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알지 못하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길 수 없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 정체성"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모르고는 우리가 신앙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창세기는 무엇보다도 "내가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책입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문제는 관계 속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 이 우주와 나의 관계, 이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창세기는 하나님은 누구이신가? 나는 누구인가? 이 우주는 무엇인가? 를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이 셋은 결코 독립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항상 관계 속에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입니다. 창조주 하나님 하나님은 누구십니까?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이것은 선언인 동시에 고백이며 찬양입니다. 하나님을 말하는데 하나님의 본질, 하나님의 정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안으면서 하나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존재하시게 되었나? 하나님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존재는 당연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연히 존재하는 분, 그분의 존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물을 필요조차도 없는 분입니다. 이미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사람, 믿음의 공동체에 주신 말씀이 창세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창세기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믿음의 눈으로 읽어야합니다. 신앙고백의 차원에서 창세기를 들여다 보아야합니다. 그래야 창세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목사님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창세기 1장 1절 말씀만 믿을 수 있다면, 성경 66권의 어떠한 말씀도 믿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것보다 더 위대한 신앙고백은 없습니다. 여러분도 하나님이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습니까?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우주만물의 주인이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이 우주만물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인간도, 자연도, 악마도 결코 우주의 주인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저지른 가장 근본적인 두 가지 죄는 이것입니다. 첫째, 우상숭배입니다. 정령숭배입니다. 이 우주만물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다는 사실을 모를 때, 인간은 자연을 위대하게 보았습니다. 큰 나무도, 큰 산도, 바다도, 인간의 힘보다 크고 위대한 위력을 가지고 인간을 지배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들 자연에 신적인 요소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심술을 부리고, 화를 내어서 인간이 병이 나고 재앙이 닥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자연의 힘에 인간은 항상 불안해하고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달래려고 그들을 숭배했던 것입니다. 둘째는 자기 우상화, 즉 인본주의입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자연이 주는 재앙들을 하나 둘씩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에는 정령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런 것을 알고서는 자연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복하고, 인간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점점 확대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이제 인간은 자신이 신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이성, 과학을 극도로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이 필요 없다는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천지만물의 창조주이시고, 이 우주의 주인이시다 는 고백은 이 세계는 결코 내가, 인간이 주인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자연, 우주 자체가 주인일 수도 없다. 오직 하나님이 주인이시며, 하나님께 주권이 있다는 고백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결코 자연의 종이 될 수도 없고, 자연의 주인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청지기(관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불안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분이 있습니까? 미래에 불행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분이 있습니까? 창조주 하나님을 신뢰하시기 바랍니다. 우주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은 결코 악마에게 당신이 만든 세상을 팔아 넘기지 않습니다. 당신이 자신의 형상대로 만든 피조물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내버려두시지 않습니다. 반면에 내가 주인이라고 자신만만해하며, 모든 것을 내 맘대로 하려고 하는 분이 있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그것도 막으십니다. 아담이 왜 불행해졌는지 아십니까? 사단이 선악과를 가리키며 "이것을 먹으면 네가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말에 속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같이 된다. 하나님과 같이 주인이 된다. 하나님과 같이 네 맘대로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유혹에 넘어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속에는 모두 이런 유혹이 있습니다. 조금만 잘난 것 같으면, 모두 내 맘대로 하려고 합니다. 권력을 잡거나,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돈을 많이 가졌거나 하면 우쭐대고 남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죄와 불행의 씨앗입니다. 이런 유혹이 있을 때마다 창조주 하나님, 우주의 주인이신 주님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그때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내 위치, 내 정체, 내 본분의 자리를 이탈하는 것이 죄요, 불행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바로 이 한마디 속에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 위치, 내 정체, 내 본분이 들어 있습니다. "태초에" 이 말은 처음,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는 말은 우주의 시작,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주어가 "하나님"입니다. 성서의 첫 장, 첫 절의 주어가 "하나님"입니다. 단순히 하나님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신 일, 하나님께서 이룩하신 역사를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기원이 하나님이시다. 세계는 하나님에게서부터 출발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1970년대에 알렉스 헤일리가 쓴 「뿌리」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한 저명한 흑인 작가가 자신의 혈통적 가계의 뿌리를 찾기 위해 흑인 노예로 잡혀 왔던 아프리카로 조상을 찾아 나서는 내용입니다. 이 책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과거 찾기에 대한 향수를 부채질 해서가 아니라 한 흑인 가정의 뿌리를 찾음으로써 그 가정의 인간성과 인생의 의미를 회복시켜 주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뿌리를 발견함으로써 인생의 의미가 무엇이고 앞으로의 어떤 방향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말씀은 우주의 뿌리, 인간의 뿌리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가?" 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것은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뿌리를 알아야 신앙인의 자세가 바르게 정립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인간 됨은 그 뿌리가 어디에 있느냐 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나의 뿌리는 하나님이시다". 이것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 나를 시작하신 하나님! 나의 근원, 나의 뿌리이신 하나님! 그 하나님을 생각할 때, 내가 왜 존재하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에 목적을 두고 살아야할지 를 분명하게 알게 합니다. 그것은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천지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것이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하늘과 땅이 아무리 장엄하여도 그것이 숭배의 대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창세기의 말씀은 결코 창조 세계 자체를 신성시하지 않습니다. 오직 신성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오직 신앙하고 경배해야 할 분은 창조주이십니다. 요한계시록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계4:11) 혼돈과 공허 오늘 본문 2절의 말씀은 창조 이전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조 전야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창조이전의 혼돈과 공허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혼돈은 "형체가 없는" 이런 뜻입니다. 형체가 없기 때문에 질서도 없습니다. 구별되는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뒤엉켜 있는 것 같습니다. 공허는 "텅 빈" 그런 뜻입니다. 비어있습니다. 의미가 없습니다. 흑암이 깊음 위에 있다는 말은 어두움의 깊이를 말합니다. 마치 깊은 바다 속에 아무 빛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공포 그 자체입니다. 바로 그 위를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무질서하고 무의미하고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는 땅과 하나님의 영을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세상, 하나님의 역사, 하나님의 창조행위가 없는 세상의 무의미성, 무가치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가 혼돈한 세상을 질서정연한 우주로 바꾸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황무지와 같이 죽음과 공포의 땅을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질서도 없고, 의미도 없고, 어두움이 얼마나 깊은지 끝이 없는 것 같은 그런 세계에 빛을 만드시고, 산을 만드시고, 나무를 만드셔서, 각종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가? 점점 아름답게 진화된 것인가? 아니면 돌연변이로 그렇게 되었는가? 오늘 본문은 그 질문에 "하나님의 영이 수면에 운행하심으로…" 라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 영은 히브리어로 '루하흐' 라는 말인데, 바람, 숨, 호흡, 생명 이런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바람, 하나님의 숨, 하나님의 생명이 혼돈과 공허한 세계를 감싸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운행하시니라" 는 말은 "알을 품다" 는 뜻입니다. 어미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시키듯이 하나님의 영, 생명의 영이 세상을 품어 아름답게 생명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셨습니다.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하나님의 생명으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혼돈과 공허와 어두움의 세계를 말씀으로, 그리고 당신의 영으로 질서 있게, 짜임새 있게, 아름답게, 조화롭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이 말씀으로만, 명령으로만 된 것이 아닙니다. 성령으로 창조되기도 했습니다. 말씀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권위적이고 부성적인 속성입니다. 그러나 성령으로, 하나님의 생명으로 창조했다는 것은 사랑이고, 정성이고, 모성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정성을 기울여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사실에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관심, 사랑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의 대상인 이 창조 세계, 이 천지와 만물을 아름답게 유지하고, 가꾸고, 관리할 책임이 우리 인간에게 있습니다. "인간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창세기는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다른 피조물의 대표자이며, 으뜸이며, 관리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피조물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동물들의 이름을 짖게 했습니다(2장19절). 그런데 인간이 만들고 있는 세상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온갖 부정, 부패로 얼룩진 세상, 무질서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으로 다시 혼돈과 공허 속으로 몰아넣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창조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초에 한번 창조하고 끝난 세상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창조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간을 동역자로 삼아 창조의 질서를 유지하고 그 인간들을 통해서 아름답게 가꾸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1절에 나오는 동사 "창조하시니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바라"는 말입니다. 히브리어로 만들다는 뜻의 말이 있는데, 그 말은 "아싸"라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어떤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말은 "만들다. 짓다. 공작하다" 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라" 라는 말은 '무로부터의 창조'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결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바라'라는 동사가 사용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이 주어입니다. 그런데 무로부터 창조된 세계는 무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무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붙잡고 존재하도록 이끄는 것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태초에 일어난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그 일을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과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께서는 많은 부분에서 그 일을 인간에게 위임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위임한 그 일을 소홀히 하면, 이 세계는 다시 무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혼돈과 무질서, 어두움의 세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가꾸고 지키는 책임은 우리 인간에게 있습니다. 인간이 참인간이 되어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세상을 질서와 균형 있는 아름다운 우주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온 세계의 근원이고, 나의 시작입니다. 그분께서 혼돈과 공허를 몰아내고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 우리가 잘 관리하고 유지하도록 부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연보호 차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며 영광을 창조주 하나님께 돌리며 살기를 바라십니다. 이것이 인간이고, 이것이 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