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작
(창세기
1:1-19)
창세기는 기원의 책이요,
시작의 책이라 했습니다. 오늘 말씀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의미 있는 말씀으로 출발합니다. 우주의 기원을 말합니다. 오늘
말씀은 몇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낮과 밤의 창조(1-5), 하늘과 땅의 분리(6-8), 땅(뭍)과 바다의 분리 및 식물의
탄생(9-13), 해와 달의 창조(14-19)가 그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편의상 이렇게 잘라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제대로 자르자면
25절까지 잘라야 합니다. 25절까지가 우주만물의 창조입니다. 오늘 19절까지는 넷째 날까지의 창조역사를 다룹니다.
1. 낮과 밤의
창조
하나님은 1장 전체에서 6일 동안 모든 것을 창조하셨습니다. 1-5절에서
첫째 날의 창조를 말합니다. 빛과 어두움, 낮과 밤을 처음으로 창조하십니다. 1절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에 대한 전체적인 출발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태초에"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실 바로 그 때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창조]라는 단어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바라]로
'창조하다'는 의미입니다. [야차르](창2:7,9)가 있는데, '만들다'란 의미이고, [아사](1:16,25,26)가 있는데, '조립하다'의
뜻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두 가지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질료창조'이고, 다른 하나는 '질서창조'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의
질료(자료)를 만드신 후(1,2절) 그 질료들을 가지고 우주와 생물, 사람을 조성하십니다.(1:3-31) 질료창조는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것이지만, 질서창조는 인간들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하나님 됨은 그의 무에서 유로의 창조, 즉 질료 창조에 있습니다. 2절
말씀이 질료창조의 모습입니다. "공허와 혼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질료의 탄생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 상태로는 아직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하나님의 신은 늘 그 우주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신이 - 운행하시니라" 이 질료의 상태가 의미 있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자마자 질료의 무의미 상태가 변하여 환한 빛이 비췹니다. 낮의 시작입니다. 이 낮의
상대개념인 밤도 따라 붙습니다.
* 하나님이 가라사대 1장에 "하나님이 가라사대"라는 말씀이 10번(3,6,9.11,14,20,22,24,26,29) 나옵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면, 흑암이 물러가고 빛이 임합니다. 이 빛은 하나님이 만드신 원초적인 빛입니다. 혼돈이 사라지고 질서가
잡혔습니다.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니 질서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공허하던 이 땅에 온갖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찼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이 1장에만도 7번이나 나옵니다. 우리의 삶에 말씀이 없으면 죄악된 인간의 근본적인 삶이란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두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은 삶을 의미 있게 하고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2. 하늘과 땅의
분리
둘째 날의 창조는 궁창이라 불리는 하늘의 창조입니다. '궁창'은
[라키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내뻗다, 펼치다, 짓밟다'는 뜻의 '라카'에서 온 말입니다. '대기권으로써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궁창 위의 물'은 무엇일까요? 어떤 이는 대기권 밖의 물이라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구름 등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로써 하늘과 땅을 분리한다는 생각은 독특한 사상입니다. 물이 사물의 시작이요 근원이라고 믿은
것입니다.
3. 땅과 바다 그리고
식물
셋째 날의 사역을 통해 우주의 중심에 땅이 우뚝 섭니다. 이 땅위에서
생물이 시작됩니다. 셋째 날 사역은 이중적이고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땅과 바다를 분리한 후 그 드러난 땅에 식물을 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바다는 온갖 지구상의 물들이 모인 곳입니다. 폰 라드는 바다를 2절의 '깊음'과 관련지어 '타아맛'이라는 바벨론
신화에 나오는 용과 결부를 시켜 설명하려고 하기도 하지만, 그토록 바다란 '하나님을 대적하는 성질의 존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땅과 반대되는
성질일 뿐 바다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땅이 하나님을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각기 그 종류대로"라는 말씀은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처럼 진화론이 모든 생물의 근원을 다 설명한다고 주장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창세기 1장에만도 이 말씀은
5번(11,12,22,24,25)이나 나옵니다. 종의 반복적 변천을 주장하는 진화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말씀입니다. 생물의 종류는 하나님께서
결정하셨음을 말씀하는 구절이지 다른 종류가 진화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 진화론의 문제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자연 발생설, 폭발설, 진화론과
같은 이론이 있습니다. 진화론은 원시 대기에 있던 탄소, 수소, 산소 등 오늘날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요소들이 합성되어 아미노산이 되고,
아미노산이 모여 단백질을 형성, 생명체가 탄생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견해는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탄소, 수소, 산소들은 어디서 왔는지
말하지 못합니다. 단일원소에서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120여만 종류의 동식물이 생겨날 수 있습니까? 마음, 도덕률을 가진 자유와
양심, 지성과 심성과 의지 이런 것은 어디서 왔습니까? 양심과 영혼과 인격이 어떻게 무기물이나 아메바에서 생겨날 수 있습니까? 진화론은 일어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에 바탕을 둔 가설에 불과합니다. 생명의 신비를 결코 다 말할 수 없습니다.
4. 해와 달,
별
첫째 날부터 셋째 날까지의 창조가 생물의 존재를 위한 환경의 창조였다면,
넷째 날부터의 창조는 그 터전에서 살아갈 주인공들을 창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넷째 날의 창조로서, 해와 달, 별을 만들어
사시사철과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셨습니다. '광명(光明)'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빛이 있는 장소나 빛의 보유자'라는 뜻입니다. 두
개의 큰 빛, 해와 달을 지칭합니다. 첫째 날의 빛과 어둠과는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날의 창조는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둠을 밤이라
칭하신 것을 의미하고, 넷째 날의 창조는 이미 있는 낮과 밤에 주관자를 해와 달로 삼으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중복되거나 상충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 시간은 창조물입니까? 어려운 질문이지만, 분명히 답할 수 있습니다. "사시(四時)와 일자(日字)와 연한(年限)"은 하나님의 창조 후에야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볼 때 시간도 하나님의 창조물임을 말씀합니다.
* 빛과 어둠은
나누입니다. 빛과 어둠은 같이 할 수가 없습니다. 하늘과 땅은 분리됩니다. 하늘에 빛이
있습니다. 하나님도 하늘에 계십니다. 땅엔 어둠이 있습니다. 땅에 사람이 존재합니다. 주관은 항상 하늘에서 합니다. 우리는 땅에 거하지만 하늘을
동경합니다. 여기에 신앙의 근거가 있습니다. 우주의 근본은 하나님이십니다. 생의 출발은 하나님께서부터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세상을 호령하고
지배하는 것 같아도 하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만이 우주의 주인이며 지배자입니다. 한없는 경외심으로 하나님께 다가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