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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한 그릇

(딤후 2 : 19 - 26)

희소가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많으면 가치가 없고 흔하지 않는 것이라야 가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보잘 것 없는 질그릇이라도 그것이 고대 신라시대나 신석기 시대의 것이라면 희소가치를 따져서 수백 만원을 주고도 살 수 없으리만큼 가치있는 것이 됩니다.  요즈음은 사람의 가치가 희소가치에 역으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점점 사람의 수가 많아져 지구가 만원이 되어지자 상대적으로 사람의 가치는 점점 하락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년전 반달곰 한 마리가 강원도 산중에서 죽었을 땐 신문 1면에 5단 기사로 났는데 우리나라에 야생 곰이 몇 마리 밖에 되지 않는 희소가치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가던 버스가 가정집에 뛰어 들어서 한 가족을 치어 죽이거나 중상을 입혀도 흔하게 있는 사건으로 취급하고 넘어가는 것은,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 가치가 하락된 탓이라고 생각도 됩니다.  

속리산 입구에 있는 몇 100년된 소나무가 말라져 죽어가니 수십 만원을 들여서 나무에 닝겔 주사를 놓고 수술을 하고 모기장을 덮어 씌우는 성의를 보이지만 시골의 어떤 할아버지가 영양실조로 사경을 헤매도 누구 하나 비타민 한알 갖다 주고 위로하는 자가 없더라는 것은 과연 사람의 가치가 한 그루 나무만도 못하고, 산에 기어다니는 짐승만도 못하고, 아무 것도 담을 수 없는 고물 단지 질그릇만도 못한 것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가리켜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가진 존재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존재요 어느 피조물에게도 없는 영혼을 가진 것이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거라사에서 귀신들린 사람 하나를 살리기 위해서 돼지 2,000마리가 몰사하는 것도 불사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란 수가 많아졌다고 하여 가치가 떨어지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절대가치에 사는 존재요 결코 상대가치에 의해 평가받는 존재가 아닙니다.
성경에는 우리 사람을 그릇으로 비유했습니다.  하나님은 토기장이요 우리는 토기이며, 우리 인간은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이라고 하였고, 오늘 본문에도 그릇에 비유했습니다.  우리 인간이 흙으로 만들어진 질그릇이긴 하지만 생명이 있는 그릇이요 하나님의 형상이 담긴 그릇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가치를 혹 평가한다면 소유와 기능에 의해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 속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에 의해 평가되어야 합니다.  그 중심에 하나님의 형상이 얼마나 짙고,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얼마나 오늘도 밝게 빛나고 있느냐 하는 것이 평가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우냐, 얼마나 건강하냐, 어떤 기능을 가졌느냐 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판단하는 기준은 그 사람 속에 하나님을 닮은 하나님의 형상이 얼마나 깨끗이 보존되어 있느냐로 평가합니다.
사람의 행복은 그가 가진 소유나 외적인 조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삶 속에서 보람을 얼마냐 얻느냐 하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란 밥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보람이 없는 삶이란 육체의 길이요 동물의 삶입니다.

사람을 사람되게 하는 보람은 어디에서 올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절대적으로 나를 필요로 하며 나를 선택하였다는 사실을 알 때 보람된 삶을 깨닫게 됩니다.  독생자를 십자가에서 죽게 하고 나를 살려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나는 이만한 대가를 주고 너를 삿노라"하시는 말씀을 깨달을 때 자기의 가치를 알게 되고 주님을 믿는 보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질그릇 같은 보잘 것 없는 나 자신의 절대적 가치를 의미해 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지간에 예수님이 나를 위해 보혈을 쏟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이상 그 보다 더 큰 가치를 어디서 찾으며, 예수님께서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셨다면 그 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거기에다 이제 예수님이 나를 필요로 하신다면 어떤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나의 질병이 문제입니까?  아니면 나의 가난이 문제입니까?  적어도 믿음을 가진 우리들로서는 예수님께서 인정하여 주시고 또한 개별적으로 필요로 하여 불러 주신다면 바로 그것이 우리의 행복이며 보람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람의 삶 속에는 그릇은 중요하고 요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그릇의 가치는 겉모양이나 색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담는 그릇인가, 그 용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나무 그릇이 우리 가정에서는 사라진지 오랩니다만 아직도 미국 사회에서는 이 나무 그릇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나무 그릇은 언제나 샐러드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샐러드를 만들 때는 절대로 쇠를 대지 못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쇠붙이가 닿으면 비타민이 파괴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 그릇에다 나무 수저로 젓습니다.  별가치 없는 나무 그릇이지만 샐러드를 만드는데는 나무 그릇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릇은 깨끗이 비워져 있어야 합니다.  막스 웨버가 분류한 것을 보면 서양의 기독교에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도구로 보았고 동양에서는 하나님을 담는 그릇으로 보았다고 말합니다.  꽤 적절한 표현입니다.  도구가 주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합니다.  쉴새없이 근면하고 뛰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을 하나님의 은혜를 담을 수 있는 용기 즉 그릇을 본다면 그 그릇은 신성이 와서 머무를 수 있도록 자기를 비우고 마음을 깨끗하게만 하면 됩니다.  도구는 주인 앞에서 일을 잘 해야 고임을 받지만 그릇은 단지 마음 문을 열고 의지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있으면 됩니다.

어떤 분이 이런 경험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아는 사람이 다급하게 다가와서 돈을 30만원만 꾸어주면 닷새 후에 갚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갚지를 않았습니다.  마음에 원망, 미움, 분노, 예수 믿는 사람이 저렇나?  하나님까지 원망하고 교회까지 원망하였습니다.

하루는 그 사람을 찾아가 보니 빚에 쪼들려 끼니도 못 먹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니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빚을 탕감해 주고 주머니에 있던 돈으로 오히려 쌀 몇 말을 사서 들여놓아 주고 돌아 왔습니다.  그 동안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고통은 사라지고 날 것 같은 기쁨으로 엎드려 기도하니 하나님이 당장 응답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깨끗한 영혼은 오직 사랑과 화평 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됩니다.  우리 속에 시기와 악독이 담겨 있으면 사탄이 사용하는 그릇 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속에 그리스도의 성품을 담고 온유와 사랑과 친절과 겸손이 담겨졌을 때 하나님이 쓰시는 아름다운 그릇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형상이 그 중심에 담겨져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지위가 높고 낮음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주님이 그 사람을 쓰시기에 합당한 그릇인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가끔 나이 많으신 부모님들이 모여서 자식 자랑할 때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높은 지위나 많은 돈을 번 부모는 크게 자랑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참으로 좋지 못합니다.  높으면 높은대로 겸손해야 하며 낮으면 낮은대로 비굴해지지 말아야 합니다.  

앞에서 외적 조건이 귀천을 가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정말 귀한 그릇은 하나님이 시기에 합당하고 필요하게 쓰시면 됩니다.  우리에게는 지식이나 돈이나 건강이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주인의 필요에 따라 죽음도 하나님이 필요하시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왜 순교를 당해야 합니까?  그 순교자들은 그 시대 시대에 하나님의 필요에 따라 생명까지 기꺼이 바친 것입니다.

그리고 귀한 그릇은 더러운 것이 없는 깨끗한 그릇이어야 합니다.  더러운 것이 없다는 말은 온전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깨진 그릇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진실과 청결이 먼저요 깨지지 않은 온전한 인격이 중요합니다.  깨어진 그릇은 무엇을 담지 못합니다.  줄줄 다 새고 맙니다.  우리 주위에는 깨어진 인격이, 깨어진 신앙이 얼마나 많습니까?  진리의 귀한 말씀이 그 마음 속에 가만히 담겨 있지 못하고 새 나가 버립니다.  본문 22절 "네가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주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자들과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좇으라"

년전에 어린이들이 번데기를 사먹고 죽은 사건이 신문에 났는데 그 이유는 번데기를 담았던 자루에 농약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독이 묻어 있는 그릇은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칩니다.  불같이 타오르는 정욕, 야망과 욕심은 그 사람을 더립힌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깊이 새겨들을 말씀입니다.  깨끗지 못한 인격엔 진실도 사랑도 믿음도 하나님의 축복도 담기지 못하고 다 새어 버리고 맙니다.  깨어지지 않은 양심을 가져야 합니다.  때묻지 않은 인격이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신앙이어야 합니다.  더러워지기는 쉬워도 정결해 지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단 몇 분 동안에 더러워지고 일생을 두고 씻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깨끗한 그릇으로 보존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는 5가지 요인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복수하고자 하는 복수심 때문이며, 야망 때문이며 질투, 소유욕, 자존심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씻어내야 합니다.  어거스틴은 '믿음없는 교육은 악마를 생산한다'고 하였습니다.  깨끗한 그릇, 귀한 그릇으로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그릇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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