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에 이르는 비결 [딤전 1:3-7]

 

본문  딤전 1:3-7 제목  하나님의 사랑에 이르는 비결    3내가 마게도냐로 떠날 때에 그대에게 부탁한 대로, 그대는 에베소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에 있는 어떤 사람들이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4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정신을 팔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한 것들은 믿음 위에 세우신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기보다는 도리어 쓸데없는 변론을 일으킬 뿐입니다. 5이 명령의 목적은 깨끗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 없는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불러 일으키는 것입니다. 6그런데 몇몇 사람은 이러한 목적에서 벗어나서 쓸데없는 토론에 빠졌습니다. 7그들은 율법교사가 되려고 하지만, 실상은 자기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이야기:    학교 다닐 때, 가끔 선생님이 수업에 오지 못하실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자율학습이라 해서, 학생들이 각자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없는 교실은 떠들고, 웃고, 뛰어 다니는 아이들로 난장판이 되곤 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침을 질질 흘리면서, 세상 모르고 자는 강적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혼돈을 막기 위하여 선생님은 반장에게 선생님의 권한을 위임하고 떠납니다. 반장은 비밀경찰처럼 큰 소리로 떠든 애, 뛰어다닌 애, 잠 잔 애...이름을 적어두었다가 선생님께 보고했습니다. 저녁 조례 시간에 선생님은, 이름이 제일 많이 적힌 애들은 화장실 청소를 시키셨고, 그 다음으로 이름이 많이 적힌 애들은 교실 청소를 시키셨습니다. 학생들은 자율학습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보낼 수 있었지만, 그 결과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만 했습니다. 본문해설:    오늘 본문은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3내가 마게도냐로 떠날 때에 그대에게 부탁한 대로, 그대는 에베소에 머물러 있으면서, 거기에 있는 어떤 사람들이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4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정신을 팔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한 것들은 믿음 위에 세우신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기보다는 도리어 쓸데없는 변론을 일으킬 뿐입니다.    바울은 마게도냐로 선교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디모데가 바울의 여행길에 동행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에베소 교회에 어떤 이단적인 가르침을 전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교회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을 바울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를 에베소에 남겨두어, 이단사설을 막고 복음의 기강을 바로잡게 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단사설이란 무엇일까? 4절에 언급된 "신화와 끝없는 족보"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에베소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고대사회 전체가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먼저 신화를 생각해 봅시다. 고대세계에서, 시인이나 심지어 역사가들은, 어떤 도시나 가문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쓰고자 할 때, 멋진 얘기를 곧잘 꾸며내곤 했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신화란 멋진 거짓말 (romantic fiction)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다음으로 끝없는 족보를 생각해 봅시다. 옛날 사람들은 족보에 아주 관심이 많았습니다. 성경만 보더라도, 족보를 기술한 곳이 꽤 있습니다. 구약성서에는 여러 사람의 이름이 쭉 나열된 장이 많이 있습니다. 신약성서에서는 마태와 누가가 예수님의 족보로 복음서를 시작하였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한쪽으로는 아킬레스 (Achilles)와 안드로마게 (Andromache)까지 소급되고, 다른 한쪽으론 페시우스 (Perseus)와 허큘리스 (Hercules)까지 소급되는 족보를 지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고대사회 전체는 족보에 굉장한 집착을 가지고, 때때로 멋진 거짓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신화와 족보는 고대사회 전체에 팽배했던 문화적 관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신화와 족보를 좋아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왜 유독 에베소에서 특별한 문제가 되었을까요? 그 대답은 7절에 나와 있습니다. "그들은 율법교사가 되려했습니다." 신화와 족보가 에베소에서 특별한 문제가 된 이유는, 에베소에 율법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신화와 족보에 관심을 많이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유대교의 학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일은 구약성서에 기록된 족보를 살펴보고, 거기 나온 각각의 이름에 대해 교훈적 전기를 꾸며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크리스천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 (孤軍奮鬪)해야 할 때에, 거짓된 사변 (fictitious speculation) 에 시간 낭비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신화와 족보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사람들 가운데는 영지주의자 (靈知主義者, Gnostics)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영적인 지식을 주장한다" 해서, "영지주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영지주의자들은 여러 가지 신화를 믿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천지창조에 관한 신화입니다. 그들의 사상은 "물질과 육체는 악하고 영만 선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어떻게 죄와 악과 고통과 같은 것들이 이 세상에 들어오게 되었을까?"하는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고 완전하게 선하시기 때문에 절대로 이 물질 세상을 만드셨을 리 없고, 죄와 악과 고통 같은 것들을 만드셨을 리 없다"고 그들은 믿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이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들어오게 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영지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하나님은 마치 태양 같이, 자신의 선하심을 빛처럼 방사시키신다. 처음 빛은 제 2의 빛을 만들어내고, 제 2의 빛은 제 3의 빛을, 제 3의 빛은 제 4의 빛을 만들어내고...이렇게 계속해서 결국에는 빛이 전혀 없고 어둡기만 한 존재, 악한 물질을 취급할 수 있는 존재가 있게 되었다. 이 세상을 창조한 신은 하나님이 아니라, 바로 그 악한 존재이다. 태양에 가까울수록 빛이 밝고, 멀수록 빛이 어둡듯이, 처음 하나님에게서 나온 빛은 밝고 선하지만, 각 단계를 내려올 때마다 점점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어두워지고 마침내는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하고 심지어 하나님과 적대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신화를 믿는 사람들은 구원에 대한 교리도 사도 바울의 가르침과 달랐습니다. 바울은 지식이나 행위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저 주시는 은혜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영지주의자들은, "하위의 단계에서 가장 높은 하나님과 가까운 단계에까지 이르는 것을 구원"이라고 보았고, "그 구원에 이르려면, 각 단계마다 고유한 암호 같은 신비한 영적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영지주의자들은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내고, 각 단계마다 필요한 영적 지식, 즉 끝없는 족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에 "영지주의"나 "영지주의자"란 말은 없지만, 성서가 쓰여지던 고대사회가 영지주의에 깊이 영향받았다는 증거는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극단적인 금욕주의와 극단적인 쾌락주의입니다. 영지주의자는 물질과 육체를 죄악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이 세상의 욕망을 모두 부정했습니다. 또 영지주의자는 물질과 육체가 영혼과 하등의 상관이 없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어떤 죄를 지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바울의 목회서신과 골로새서, 요한복음 등에서 이런 배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읽고 있는 본문에 영지주의나 영지주의자란 말이 하나 안 나오더라도, 고대사회 전체가 영지주의의 사상에 깊이 물들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4절에서 바울은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정신을 팔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한 것들은 믿음 위에 세우신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기보다는 도리어 쓸데없는 변론을 일으킬 뿐입니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쓸데없는 변론"이란 "사변"을 말합니다. 이 말은, "그리스도교 신앙은 쓸데없는 생각을 낳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낳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에베소의 교사들은 터무니 없는 신화와 한도 없고 끝도 없는 족보에 정신을 팔았고, 그릇된 교리를 가르쳤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다니는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의 교사들이, "왜 복음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기를 원했습니다. 5이 명령의 목적은 깨끗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 없는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불러 일으키는 것입니다. 6그런데 몇몇 사람은 이러한 목적에서 벗어나서 쓸데없는 토론에 빠졌습니다. 7그들은 율법교사가 되려고 하지만, 실상은 자기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성경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깨끗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 없는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것"입니다. 성경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랑은 깨끗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 없는 믿음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깨끗한 마음"이라 했는데, 영어로는 pure heart, 순수한 마음이란 뜻입니다.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 5:3) 그러셨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마 5:8) 그러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순수한 마음 자세로 신앙생활 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세상에 재미있는 성경공부도 많고, 은혜로운 성경공부도 많지만, 성경공부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에게 깨끗한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또 "선한 양심"이라 그랬습니다. "양심"이란 희랍어로 "수네이데시스 (suneidesis)"입니다. 이 말의 문자적인 뜻은 "~와 아는 사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양심을 가졌다"는 말은 "내가 나 자신과 아는 사이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무엇이 선한지 악한지, 잘 압니다. 그러나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기 때문에 옳지 않은 일에 가담하고 악을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양심마저도 완전하게 선한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의 악한 풍조와 문화에 물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이 주시는 양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성경공부를 통해서 선한 양심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거짓 없는 믿음"이라 했는데, 영어로는 "sincere faith", 신실한 믿음이란 뜻입니다. "신실하다"는 말은 "변함없이 신뢰를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달라스제일연합감리교회의 부목사님으로 시무하시는 정현섭 목사님이 성누가연합감리교 회지에 기고하신 글에 이런 얘기가 쓰여 있었습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은 차를 잘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아실 것입니다. 저는 가다 서는 차를 세 번 만난 후에, 지금 타고 다니는 차를 만났는데요...우리의 이민사회를 보면서, 가다가 서는 차처럼 믿음을 중단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가 있었습니다. 차가 가다가 서면, 브레이크도 말을 안 듣기 때문에, 여간 위험한 게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믿음도 가다가 서면, 아주 위험한 상황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가다 서는 차는 즉시 바꿔야 하듯이, 가다 서는 신앙은 즉시 버려야 합니다."    정현섭 목사님 말씀은, "신실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우리가 성경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중단해야 할 많은 이유들은, 사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먼저 찾아오시고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셨다고 하는 사실을 절대로 능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분께 변함없는 신뢰를 거는 이유는, 바로 아무 것도 잘 한 것이 없는 나를 받아주시고 용납해 주신 그분의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내가 한 게 많다. 내가 한 게 꽤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실한 믿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경공부를 통해서, "내 안에 죄의 힘이 강하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이보다 더 강하다"하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성경공부를 통해서, 순수한 마음, 선한 양심, 신실한 믿음을 다져나갈 때, 내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역사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적인 사랑만 하게 되고, 그 사랑이 통하지 않고 먹혀 들어가지 않게 될 때, 실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실망하지 않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혀도, 오히려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미하게 합니다. 바울은 그런 사랑을 알았고, 모든 믿는 사람들이 그 사랑으로 살아가길 원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이단들도 사랑을 말하고, 심지어 믿음 없는 사람들도 사랑을 말하기 때문에, 많은 크리스천들이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무척 혼동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는 "이런 게 사랑이다" 그런데, 가만 얘기 들어보면, 성경이 말해주는 사랑을 오해하거나 단편적으로 이해하여 말하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크리스천의 사랑은, 순수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신실한 믿음으로 다져진 것이어야 합니다. 다른 목적을 품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하나님이 주신 선한 양심에 따라 사랑하고, 하나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하나님의 사랑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태복음 (9:9-13)과 마가복음 (2:13-17)과 누가복음 (5:27-32)엔 예수님께서 세리 레위 (=마태)를 제자로 부르신 기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레위를 제자로 부르신 후에, 그와 함께 식사를 같이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때 레위의 많은 친구들이 함께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바리새파 사람들이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서 음식을 드시오?"하고 물었습니다 (마 9:11). 이 얘기를 들으신 예수님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막 2:17). 이건 마가복음의 말씀입니다. 여기에 마태는 "내가 바라는 것은 자비요, 희생제물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마 9:13). 누가는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러 왔다"고 썼습니다 (눅 5:32).    우리는 이 말씀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가장 잘 표현된 구절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주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잘 설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먼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다" 그러셨습니다. 사실 주님이 부르시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님이 오셔도 주님을 영접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불러도 소용없고, 가르쳐줘도 깨닫지 못하며, 자기 믿음으로, 자기 열심으로, 자기의 인간적인 사랑으로 살다 갈 뿐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잘 믿는 것 같고, 아무리 열심히 믿는 것 같고, 사랑도 꽤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하나님이 인정하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사랑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주님은 "나는 죄인을 부르러 왔다" 그러셨습니다.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바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사람만 고쳐줄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뒤집으면,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주님도 못 고쳐주신다는 뜻입니다. 바로 여기에 복음의 비밀이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우리 죄를 인정하기만 하면, 주님은 우리를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를 무엇으로 고치실까요? 그건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바치는 희생제물과 내 열심과 내 노력과 내 믿음 때문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내 영혼이 치료받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죄인인 것만 인정하면, 주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고쳐주시고, 우리의 심령 속에 하나님의 사랑이 물결치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오고,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를 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목적이 바로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는 일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선지자 하박국은 일찍이 이렇게 증거한 바 있습니다. "마음이 한껏 부푼 교만한 자를 보아라. 그는 정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합 2:4). 여기서 믿음이란 자신의 부족함과 허물을 인정할 줄 아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그런 사람이 의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했다 할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악한 사람입니다.    사실 이 말씀은 그리 유명한 말씀은 아니었지만, 바울이 재차 인용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바울은 로마 교우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가 복음에 나타나 있으며,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합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바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다' 한 것과 같습니다" (롬 1:17). 여기서 믿음이란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인정해주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믿음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하박국 선지자의 말이나, 바울 사도의 말은 모두,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려고 왔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일치합니다. 믿음이란 자신의 부족함과 허물을 인정하는 것이요,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정하는 것이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런 사람만 의롭다고 인정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간단한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허물이 많은 사람인지 시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미련하고 무가치한 사람인지 통애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얼마나 몹쓸 죄인인지, 내 죄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무거운 것인지 고백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만 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영혼을 치료해 주시고, 우리의 삐뚤어진 것을 고쳐주시며, 우리의 영혼을 영원한 생명력으로 풍성케 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축복된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