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열린 사람

복음의 진수

사도행전10:34~43

오늘 본문 말씀은 복음의 진수가 요약된 것입니다. 흔히 이 본문을 "베드로의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베드로가 이해하고 믿고 전하는 복음이 여기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것은 기독교 교리, 곧 우리가 믿어야 하는 기독교의 신앙을 간단하게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이것은 확실히 복음 중의 복음이요, 성경 중의 성경입니다. 복음의 진수가 드러나 있습니다. 지금 베드로는 고넬료 앞에서 설교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설교의 표본, 능력 있는 설교의 본보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행2:14이하)에 보면 베드로는 3천명 앞에서 능력 있는 설교를 했습니다. 그 설교야말로 설교의 표본이요, 복음의 진수입니다. 이것은 주로 유대인들에게 전한 설교였습니다. 거기서도 그가 믿고, 그가 깨닫고, 그가 평생 전한 복음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늘도 그와 같은 내용이지만, 그 대상이 이방인을 상대로 전하는 복음의 내용입니다. 이방인의 대표자라고 할만한 사람인 고넬료 앞에서 일장 설교를 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우리가 먼저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설교의 분위기입니다. 설교에서는 분위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자세로 말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듣는 분위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면 오늘 베드로가 설교하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친히 주선하신 자리입니다. 고넬료에게 계시를 주셔서 베드로를 청해오라고 하셨고, 역시 베드로에게도 환상을 주셔서 고넬료의 초청에 응하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쌍방을 다 주선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주선으로 고넬료와 베드로가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만나는 이 장면에는 어떠한 장벽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높으신 경륜과 주도적 섭리 안에서 이 같은 만남의 관계, 설교하는 자와 듣는 자의 올바른 자세와 관계를 만드셨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준비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요, 목사가 여가에 서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이루셨다고 하는 확실한 고백과 신앙을 가지고 임할 때에 비로소 그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분위기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가졌던 편견이나 전통이나 규범이나 습관이나 혹은 생활의 규례 같은 것을 다 어기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노라면 종전까지 가졌던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가졌던 고집이며 생활 습관, 버려야 할 것이 많습니다. 풍습이나 그 문화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지라도 때때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에 합당치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때묻는 심령, 잘못된 생각, 잘못된 세계관, 이런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 마음에 안 들고, 내 생각에는 맞지 않아도 하나님의 말씀이 절대 우선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니까, 주님의 뜻이니까 순종하는 것입니다. 내 뜻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뜻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때때로 그렇지가 못합니다. 내 뜻을 버려야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가 있습니다. 자기 십자가를 져야만 주님을 따를 수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고넬료와 베드로가 바로 그런 관계에 있습니다. 각자가 가졌던 규례나 생활이나 철학을 다 버리고, 오직 위로부터 주신 말씀에만 순종하고 있습니다. 설교할 때에 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은 조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옆 사람과 소곤소곤 귓속말을 주고받는 경우입니다. 어쨌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세가 참 중요합니다.
고넬료의 모습을 보면 얼마나 멋집니까? 설교자가 들어오는 순간에 발 앞에 엎드려 넙쭉 절합니다. 베드로가 잘 생겼거나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께로 향하는 마음이 그렇게 나타난 것입니다. 엎드려 절하되 얼마나 간절하게 했는지 베드로가 너무나 황송하여 얼떨결에 "나도 사람이요, 일어나시오" 합니다. 그리고 고넬료가 하는 말이- "우리가 다 하나님 앞에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당신에게 주신 말씀을 우리가 듣고자 하여 다 이렇듯 하나님 앞에 있습니다."-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베드로가 입을 엽니다.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전적으로, 전폭적으로 받아들이며, 무슨 말을 하든지 온전히 믿고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준비가 다 되어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베드로의 입에서는 폭포수처럼 복음의 진수가 쏟아져 나옵니다.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골수가, 중심이, 핵심이 나옵니다. 긴 얘기가 필요 없습니다. 첫째는 설교의 분위기입니다. 둘째는 베드로 자신이 받은 은혜입니다. 설교란 우선 듣는 사람이 먼저 기도 많이 하고, 나에게 주시는 은혜이니,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것이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설교자가 먼저 은혜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설교자의 마음에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뭔가 섭섭한 것이나 맺힌 것이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깨끗한 마음- 설교자 자신의 마음에 이 같은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설교하는 동안에는 딴 생각해도 안되고, 다른 일에 생각이 끌려도 안됩니다.
베드로를 보십시오. 그는 벌써 은혜가 넘칩니다. 자신의 마음 속에 은혜가 충만해 있습니다. 먼저는 하나님의 전권적인 역사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오묘하게, 내게 환상을 주시고 고넬료에게 계시를 주시고, 이렇게 해서 이 같은 역사가 이루어졌다-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이루어놓으신 역사입니다. 베드로는 지금 끌려가고 있을 뿐입니다. 베드로는 그 사실을 깨닫고 감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간증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신다는 감격을 먼저 체험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고넬료를 구원하고자 하셔서 말씀을 전하려 하시고, 그 온 가족을 구원하고자 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인 것입니다. 그리고 좀더 나아가서는 고넬료를 통하여 로마와 온 세계를 구원하고자 하시는 비밀한 선교적 경륜이 거기에 있습니다. 그 크신 역사를 생각하면서 감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십니다.
고넬료- 외모는 로마 군인입니다. 군복을 입은 군인이라는 말씀입니다. 신분으로 보아도, 민족으로 보아도, 그의 과거로 보아도 안될 말입니다. 백부장이요, 최일선에서 싸우는 군인인데 이런 사람을 앞에 놓고 복음을 전하다니, 인간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찌 그런 사람이 예수를 믿으리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인종이나 피부색이나, 신장이나 미모나, 재산이나 지식 등을 보시고 사람을 택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 중심을 보시고 사람을 취하십니다. 진실을 보고 취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선택 방법입니다. 신분이나 지위가 아무 상관없습니다. 언제나 깊은 중심만을 보십니다. 오직 경건입니다. 그것도 행위가 있는 경건, 바리새인들과 같은 말만의 경건이 아니라 행동적 경건을 가진 사람을 보십니다. 이런 사람에게 복음을 주십니다. 이 사실을 "깨달았도다"라고 베드로가 고백합니다. 그가 먼저 깨달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그 놀라운 은혜, 그 귀한 것을 먼저 깨달았습니다. 베드로가 먼저 깨닫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도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은혜가 없으면 설교가 되지 않을뿐더러 설교를 한다해도 은혜가 없습니다. 설교자 자신의 마음 속에 그 같은 은혜가 있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 같은 은혜가 있고, 깨달음이 있고, 그 깨달음에 충만해 있을 때에 이제 입을 열어 복음을 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첫 주제는 본문 말씀에 나타난 대로 화평의 복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화평의 복음, 특별히 사도 바울은 이 문제에 있어서 (엡2:13~17)에서 좀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원수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의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화평의 복음이란 무슨 뜻입니까? 이스라엘이냐, 이방이냐, 또 계급과 상관없이 특별히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화평을 이루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이해한 복음입니다. 그 총 주제는 화평의 복음, 샬롬의 복음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주제를 제시하고 나서 그는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항상 고백하는 사도신경과 같습니다.
먼저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로서 보내심을 받았다- 이것이 주제입니다. 그리스도는 유일한 계시자시다, 그런고로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과연 기독교는 무엇입니까? 예수만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예수만이 계시자요, 예수만이 심판주요, 예수만이 생명의 주인이요, 길과 진리요 생명이라고 믿는 것이 기독교 복음의 진수입니다. 예수는 하나님으로 오셨고, 하나님의 유일한 계시자이십니다.-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도행전에서 천하 인간의 다른 어떤 이름으로도 구원받을 수 있는 이름을 주시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절대성입니다.
두 번째로, 오늘의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병 고침과 이적과 기사와, 혹은 귀신을 내쫓는 일... 이 모든 일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당신께서 하나님의 사람이요,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증거하셨다는 것입니다. 말씀만 하신 것이 아니라 치유하셨고, 귀신을 내쫓았으며, 바다의 풍랑을 잔잔케 하셨습니다.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장정 5천명을 먹이시고, 죽은 자를 살리셨습니다. 이 모든 기적의 사건들이 무엇을 증거합니까? 그가 하나님께로서 오셨으며, 하나님 되시고, 특별히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그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내용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고 베드로는 증거합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셨다, 우리의 모든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것, 곧 복음의 진수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통하여 하나님을 알고, 십자가를 통해서 나를 압니다.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의 장래도 내다봅니다. 그 속에는 모든 진리가 다 숨겨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기에 죽으셨습니다.
네 번째로는, 그는 부활하셨다고 베드로는 말씀합니다. 초대교회, 특별히 사도행전에 있어서는 십자가와 부활이 골치 아픈 문제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언제나 이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이 교회의 기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누누이 설명한 것인즉 저희가 나무에 달아 죽였다, 유대인들이 죽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우리들이요, 그 예수를 부활시키신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바로 이 사건 속에 모든 하나님의 말씀이 집약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우리가 그 증인이다, 보았다, 우리는 분명히 보았다, 십자가도 보았고 부활하신 모습도 보았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체험한 것입니다. 이론이 아니요 철학이 아니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엄연한 사건입니다. 그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하는 것입니다. 법정에서 증인은 직접 보았어야 하고, 들었어야 하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증인의 자격이 됩니다.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보든 제자들이 말씀합니다.- "우리가 증인이다" 동시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선택하셨고, 전도하라고 명령하셨다", "우리는 사명을 받았다, 지상 명령을 받았다,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주님께서 명하셨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심판주시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다시 오실 심판주가 되십니다. 만민의 구주가 되실 뿐만 아니라 디시 오셔서 심판하시게 됩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말씀하고나서 그와 우리와의 관계를 말씀합니다. 43절을 보십시오.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 하였느니라."- 저를 믿는 사람들이 다 죄 사함을 받는다, 이것입니다. 그런고로 여러분, 꼭 명심할 것입니다. 예수 믿는 목적은 흥청망청 잘 살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죄 사함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 문제는 죄에 걸려 있습니다. 우리의 그 모든 죄를 사함 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예수님뿐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죄권을 행사하십니다.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그분만이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그 분 말고는 아무도 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좌 사함 받는다- 이것이 예수 믿는 최종적인 목적입니다. 죄 사함을 받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죄 사함을 받음으로 영생을 얻는 것입니다. 죄 사함을 받았으니 축복도 받는 것입니다. 핵심은 죄 사함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올 때마다 우리의 기도가 여기에 있어야 합니다. 회개하고, 순간순간 다시 죄 사함 받고, 사죄 받는 은혜를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예배하는 목적입니다. 그런데 오늘 여기 보니 중요한 것은 "믿으면"입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믿습니까? 증거를 믿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증거해 주는 사실을 믿으면, 사실을 보고 증거하는 사람들의 증거를 믿으면 그 사건이 나에게 사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으면 그 사실은 역사적 사실일 뿐,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언제든지 믿어야 합니다. 확실하게 믿어야 합니다. 죄의 삯은 사망입니다. 이것을 믿어야 합니다.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믿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믿어야 합니다. 믿고 십자가를 쳐다볼 수 있을 때에야 죄 사함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고 구원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지금 이 귀한 진리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도신경과 같은 내용입니다. 기독교 복음의 진수입니다. 화평의 복음입니다. 오늘 베드로는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역시 우리에게도 전해진 복음입니다. 이 은혜, 이 복음의 은혜가 성도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