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6장 7-15

꾸짖고 바로잡아 주시리라  


우리를 사랑하셔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사역을 다 마치신 후, 주님께서 우리를 떠나가시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몸을 가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떠나가셔야 하나님의 영이신 보혜사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7절)
'보혜사'는 '돕는 자'란 뜻을 가지고 있는 성령님에 대한 명칭입니다. 그렇다면 성령께서 우리를 어떻게 도우시기에 성령이 오시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이 되겠습니까?  주님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8절)
이 구절을 표준 새번역은 다음과 같이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가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 우리를 도우시는 가장 큰 일은 우리를 꾸짖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영이시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책망하시고 꾸짖어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의 양심을 찔러 우리를 깨워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허망한 욕망과 추악한 이기심 그리고 이기적인 감정을 따라 그릇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진리로 우리를 꾸짖어 주시기에, 우리는 잘못된 삶을 떠나 진리를 좇아 바른 마음으로 바르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보혜사 성령의 꾸짖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8절)
오늘은 죄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칼 매닝거 박사는 현대인의 병을 "죄인은 많은데 죄의식은 없는 것"으로 진단합니다. 참으로 수긍이 가는 이야기 아닙니까?  과연 그의 말대로 죄인이 많은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죄인들이 있을까요?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저희를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어버려 두사 합당치 못한 일을 하게 하셨으니,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 비방하는 자요, 하나님의 미워하시는 자요, 능욕하는 자요, 교만한 자요, 자랑하는 자요, 악을 도모하는 자요, 부모를 거역하는 자요, 우매한 자요, 배악하는 자요, 무정한 자요, 무자비한 자라"(롬1:28-31)
이 말씀의 관점에서 본다면, 죄인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죄인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죄인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죄인이라고 해서 죄를 당연시하거나 죄를 즐기거나 자위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죄와 단절된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어떻게 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죄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알아야만 합니다.  믿는 사람치고 말씀을 따라 진리의 삶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죄 가운데 있는 것은 죄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죄를 헬라어로는 "하마르티아"라 하는데 그 뜻은 "과녁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입니다. 과녁판이 있고 그 한가운데 과녁이 붙어 있습니다. 궁수가 활은 쏘는 이유는 그 과녁을 맞추기 위함입니다. 과녁을 맞추어야만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과녁에서 벗어난 화살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아무리 열심히 쏘아도 모두 헛일입니다. 또한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죄가 이와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과녁으로 삼고  그 과녁을 향해 나아가는 자들입니다. 그 과녁을 향해 제대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진리의 삶, 의로운 삶입니다. 그런 이유로 그 과녁에서 벗어난 것은 모두 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십시다. 과녁을 벗어난 것이 죄라면 왜 과녁을 벗어났습니까?  원인은 과녁을 향한 조준이 잘못된 데 있습니다. 과녁을 벗어난 것은 결과일 뿐입니다.  조준이 잘못된 이상 시위를 당기기도 전에 그 화살은 이미 과녁을 벗어나 있는 것입니다. 잘못은 오직 궁수의 잘못된 조준에 있지 과녁판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로마서에서 말한 불의 시기, 분쟁 교만 등과 같은 것들은 죄가 아니라 죄의 결과일 뿐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본질적인 죄와 구별하여 범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죄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겨냥하지 아니한 잘못된 조준입니다.  주님을 향한 조준이 잘못되어 있는 한, 그 결과는 단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범죄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본문 속에서 주님은 이것을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9절)
"그분은 '나를 믿지 않는 것이 바로 죄'라고 지적하실 것이며"
성령께서 살인이나 도적질을 죄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이 죄라고 일깨워 주실 것이란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조준되어 있지 않는 것 자체가 이미 죄라는 뜻입니다.
(조준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예수 그리스도를(하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의 존재를 모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하나님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안다는 뜻은 그 사람에게 하나님이 실제적인 의미가 있느냐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그의 모든 삶에 주인이 되셔야 합니다. 알고 모르고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간섭하시고 개입하시고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죄는 나의 삶을 내 마음대로 살려고 하는 것, 주님의 개입과 간섭을 몰아 내는 것)  그러므로 죄는 우리 삶의 현장인 과녁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 하나님을 겨냥해 조준되어 있지 아니한 우리의 마음 속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빗나간 과녁판 주위에서 맴돌 것이 아니라(내가 더 이상 시기하지 않고, 불의를 저지르지 않고, 범죄치 않기 위해 애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심령이 주님을 향하여 바르게 조준되도록 해야만 합니다. 우리 마음이 진리를 바르게 조준할 때에만 죄에서 자유할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성령께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죄에 대하여 책망하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불행한 모든 원인은 축복과 은혜의 근원되시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단절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복이 오지 않으면 아무도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복을 차단시키는 것은 바로 "죄" 하나님 앞에서 교만과 하나님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고집스러운 자세입니다.  바로 이것이 죄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그 사람에게는 서광이 비칩니다. 그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령 충만한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성령의 책망을 사모하는 자요, 그분의 꾸짖음에 민감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참된 진리의 사람답게 그 삶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마음을 주님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왜요?  성령님은 우리 마음의 잘못된 조준을 꾸짖어 주시사 주님을 향해 바른 조준을 하도록 우리를 도우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보혜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령의 책망이 인간의 책망과 구별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책망은 단지 책망일 뿐인데 반하여 성령의 책망은 그 속에 반드시 성령의 격려와 위로가 함께 깃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꾸짖음이 꾸짖음으로 끝난다면 그 꾸짖음을 받은 인간은 절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책망은 언제나 위로와 격려를 수반합니다.
"넌 할 수 있다", "넌 반드시 바로 일어설 수 있다.", "너와 함께 하는 내가 널 도와 줄 것인즉 힘을 내라"고 끊임없이 격려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혜사라는 명칭은 '위로자' '격려자'라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적자였던 사도 바울이 주님을 만났을 때 그는 잘못되었던 그의 삶에 대해 성령으로부터 계속 꾸짖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책망을 받은 그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바르게 살려고 해도 자신의 능력으로는 전혀 불가능함을 확인했던 것입니다. 노력하면 할수록 할 수 없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그는 그 절망이 얼마나 컸던지 다음과 같이 탄식했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7:24)
그러나 그는 그 절망의 밑바닥에서 말할 수 없는 성령의 격려를 접했습니다. 비록 온전치 못하다 할지라도 자기의 중심이 하나님을 향해 있는 한 결코 정죄치 않으시고 도리어 깊은 사랑으로 도와주시는 성령을 인격적으로 만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 절망 속에서 다음과 같이 외치며 일어섰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니라"(롬8:1-2)
살인자 바울은 이처럼 성령의 책망과 격려 속에서 위대한 사도로 가꾸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