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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신일 목사' 의 「결혼 주례사」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말씀하시기를
이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하시니"
(마태복음 19장 4-6절)
 
    이 설교(주례사)는 「고신일목사」께서 결혼주례를 하실 때,
    결혼하는 부부와 하객들에게 전하는 「주례사」입니다.  
    요즘 IMF로 인해 실직당하여 어렵고 힘든 가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부부의  화목이 깨져 이혼율이 급증하며, 가정의 따뜻함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1999년 3월 7일(주일밤)에 가정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과 여러 증인들 앞에서
 「혼인서약 재확인의 밤」이라는 주제로 "부부서약"을 새롭게 시키시고,
   설교 시간에 전하신 말씀입니다.
 
   ♥고신일목사님께 주례를 받으신 분들은 이 화일을 복사하여 보관하시고
      결혼기념일이 되면 함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두 사람이 오늘에 이르게 된 기쁨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는 이렇게 멋지고 고운 신랑신부의 결혼 주례를 하게 되어 감사하면서도 마음에는 부담이 됩니다.  이제 두 사람의 이름은 제 주례 노트에 기록되고 저는 새로운 가정을 위한 기도의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 자랑할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야합니다(주례자는 두 사람이 이루어 내는 행복한 가정을, 두 사람은 주례해준 저를 자랑 할 수 있도록…).
  
    사람은 한 평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집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느냐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만남은 만남 자체뿐만 아니라 만남 이후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유태인 교육학자 [마틴 부버]는 만남을 두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나」와 「그것」과의 만남
                   「나」와  「너」 와의 만남
    오늘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물질 또는 인격이 아닌 것과의 만남이 아니라 인격과 인격, 「나」와 「너」와의 만남이 된 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두 사람은 물론 우리 모두가 '결혼'을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결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많이 있습니다.  아마 여기 모인 분들 중에도, 혹시 오늘의 주인공들도 결혼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는 먼저 결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합니다.
 
「결혼」이 무엇입니까?
 1. 결혼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은 에덴 동산에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두어 살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결혼은 하나님의 의도하심에 의해 사람들에게 허락된 것입니다.  결혼을 통해 이루어지는 최초의 집단인 가정은 하나님에 의해 구상되고 창조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정과 결혼을 생각해 내셨을 뿐 아니라 그런 것에 대해 성경에 자세히 기록하여 우리들이 알게 하셨습니다.
성경말씀에 보면 결혼은 하나님의 뜻입니다(창 2:18-24).  따라서 그것은 결코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것이며(히 13:4), 남/녀 둘이 한 몸을 이루는(마 19:5) 영원한 결합입니다(마 19:6).
 
 2. 결혼의 한계
 
결혼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지만 그것은 이 세상에서만 있는 질서이며(마 22:30) 죽음이라는 것으로 그 관계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관계입니다(롬 7:2-3).  그러나 죽음 이전의 결혼 관계가 종속적인 관계로 억압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위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것은 성경에 돕는 배필(창 2:18)이라고 여자를 표현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성 어거스틴'은 15세기에 살았지만 그가 말한 바는 오늘날 열렬하게 논쟁되는 여성의 권리와 일치됩니다.  그는 「만일 하나님께서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도록 하셨다면 여자를 아담의 머리뼈를 취하여 만드셨을 것이다.  만일 하나님께서 여자가 남자의 노예가 되도록 계획하셨다면 여자를 남자의 발 뼈를 취하셔서 만드셨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자를 남자와 동등하며 돕는 자로 만드셨기 때문에 남자의 옆구리 뼈를 취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결혼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필요로 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기 위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유지하는 하나님의 범주 안에서의 질서입니다.
 
 3. 결혼의 목적
 
결혼은 세상에서 살게 된 인간의 행복과 생존을 위한 것이며(창 1:28, 2:18), 인간에게는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고(잠 5:19, 딤전 2:15, 5:14), 경건한 자손을 얻게 할 뿐 아니라(말 2:14-15) 창조의 질서를 파괴하는 간음을 방지하는 것입니다(고전 7:2-9).
- 하나님께서 정하신 결혼은
ⓐ 떠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떠날 준비와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 딸은   → 사위에게 떠나 보내야 합니다.   
   +-아들은 → 며느리에게 떠나 보내야 합니다.
                      (며느리를 맞는 게 아닙니다. 아들을 떠나 보내는 것입니다)
   +-여자는 → 친정 부모를 떠나 남편에게 가는 것입니다.   
   +-남자는 → 자기 부모를 떠나 아내에게 가는 것입니다.
                      (밥해 주고 빨래해 줄 하녀를 맞는 것이 아닙니다).
☞ 그러므로 이제부터 양가 부모는 두 사람 곁에 있어야 합니다.  결코 두 사람 사이에 있으려 해서는 안됩니다.  너무도 많은 부모 형제들이 결혼한  두 사람의 곁에 있지 않고 가운데 있으려 해서 두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러나 떠난다는 의미는 부모를 봉양하는 것 또는 자녀를 사랑하는 것, 공경하는 것이나 함께 사는 것, 서로 귀히 여기고 돌보는 것까지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물론 결코 아닙니다.
 
ⓑ 허물과 약점의 연합임을 알아야 합니다.
     옷에 비유하자면 결혼은 기성복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맞춤복은 자기의 몸 치수에 맞게 재고, 정성들여 만들고, 만드는 과정 중에 잘 되어 가는지 확인해 보고, 완성 후에는 입어 보고 잘못되었으면 고쳐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성복은 이미 완성된 옷이므로 좀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맘에 드는 부분으로 인하여 만족해하며 입어야 합니다.  
 
오늘 결혼하는 두 사람은 오래 전부터 서로를 알고 사랑을 확인하여 이 자리까지 왔지만 사실 잘 아는 것 같았던 서로에게서 오늘부터 몰랐던 것/어울리지 않는 것/맘에 들지 않는 것/허물과 약점…등을 발견하며 살아가게 될 것 입니다.  그러나 결혼 그 자체가 '허물과 약점의 연합'임을 전제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덮어 주고/이해하고/보완하고/귀히 여기며 살아야 합니다.
 
 4. 행복한 가정이 되려면
 
㉠ 영적(靈的)으로 하나 되어 바르게 하나님을 섬기는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러움 없는 신앙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 자신을, 서로를, 양가 가족을, 그리고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일과 상황을
    긍정적인 눈으로 보고/생각하며/말하고/행동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자세로는 결혼 생활은 물론 인생 자체를 행복하고 보람되게 할 수 없습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매일매일 "보시기에 좋았더라"했 습니다.  그만큼 완벽한 창조를 하셨다는 뜻이며 스스로의 창조 활동 결과를 좋게 보셨고 "좋다"고 선언하셨던 것입니다(창세기 1장).
두 사람은 매일매일 좋은 것을 생각하며, "좋다"고 서로에게 고백하고, 남에게도 "좋다"고 자랑하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서로 장점만 보고 칭찬하고 단점은 가려 주어야 합니다.
 
㉢ 서로 존경하며 귀중히 여겨야 합니다.  서로 높이고 자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내가 존경하는 남편이 나가서도 존경받습니다.  남편이 귀히 여기는 아내가 남에게도 귀히 여김을 받습니다.  대접을 받고자 하는 것 이상 서로를 귀중히 여겨야 합니다.
     제가 결혼하고 신혼시절에 제 아내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쓸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편지지에 첫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습니다.
 '여보'라고 부르기는 왠지 나이 드신 분들이나 부르는 호칭 같아 쑥스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제가 가르쳤던 제자라고 아내를 '오현옥'이라고 부를 수도 없어 궁리하고 있는데 마침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왕비할 때 쓰는 한자어 '비(妃)'를 편지머리에 썼습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을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등등의 사랑이 가득 담긴 글을 쓰고난 후 맨 마지막에 제가 뭐라고 썼겠습니까?  
제 아내를 왕비라고 불렀으니 저는 자연히 왕(王)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편지의 끝맺음을 '왕(王)'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우리집은 왕궁이 되는 것이고 우리집의 아이들은 왕자가 되는 것입니다.
 
    -. 왕(王)같이 여김 받기 원한다면 아내를 왕비(王妃)로 대하시고, 왕비(王妃)같이         여김 받기 원하신다면 남편을 왕(王)으로 대해야합니다.  
        그러나 조건적이어서도 안됩니다.
 
㉣ 양가 부모님을 잘 공경해야 합니다.
    -. 보이는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잘 섬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성경에도 '부모 공경'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십계명]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5. 결혼이 무엇입니까?  
 
    결혼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택하는 날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한 여자가 한 남자를 택하는 날도 아닙니다.  결혼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선택하는 것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가능성 있는 여자들을 포기하는 것이며,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선택하는 것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가능성 있는 남자들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즉 많은 여자 가운데 한 여자를 택한 것이 아니라 택한 그 여자 때문에 다른 모든 여자를 포기한 것입니다.  물론 여자도 한 남자를 선택하므로 이 세상의 모든 가능성 있는 남자들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피차 이런 사실을 잊지 말고 자신을 선택하고 모두를 포기한 상대방에게 감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이제 지루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주례사를 끝내려고 합니다.
    신랑 신부에게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 결혼 이후의 [모든]것의 책임은 두 사람에게 있습니다.
            이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모든]것의 책임은 두 사람에게 있습니다.
 
    여기 계신 양가 부모님, 일가친척, 친구들 모두에게 한마디만 드리겠습니다.
        ☞ 칭찬하는 말만 하시기 바랍니다.
            덜된 사람일 수록 신랑 흉보고, 저 못난 것이 신부 흉보며, 반찬 하나 제대로
            맛있게 못 만드는 사람일 수록 남의 잔치 음식 탓합니다.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니까 공부 못하는 학생일수록 교수 탓하고             학교에 불만이 많더군요.
            흉보고 깔보는 피해 의식 속에서 자란 악습(모든 것 / 모든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을             이 멋지고 예쁜 신혼부부와 이들의 결혼에서는 발휘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평강의 복(福)이 오늘의 주인공들과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히 함께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999년 3월 7일 주일밤예배 - 혼인서약 재확인의 밤 / 고신일목사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