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우신 재판장

시편 7:1-17

강희창목사

성경에 나오는 훌륭한 인물들을 보면, 거의 모두가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는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너무나 억울하고 고통스럽게 살았습니다. 모세 자신은, 살인자가 되어서라도 이스라엘 민족을 구하려고 했는데, 정작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모세를 살인자라고 고발했기 때문에, 모세는 이잡트 당국에 살인자요 배신자로 알려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살인자요 도피자로서 지명수배자로서, 사십년 동안 광야를 헤매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자포자기한 가운데 이방인 제사장의 사위가 되어서 그럭저럭 양치는 목동의 일이나 하는 동안에, 팔십노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모세의 일생은 그냥 그것으로 끝나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팔십노인이 되어서, 하나님께서 꺼지지 않는 불꽃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셨을 때,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세을 애굽 땅으로 보내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려 하셨는데, 모세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 기나긴 억울하고 고통스러웠던 세월이, 아마도 모세의 마음을 차갑고 굳어지게 만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나님 지금 저는 다 늙어서 팔십노인이 되었습니다. 그 옛날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힘이 넘칠 때, 제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도대체 어디 계시다가, 이제는 제가 다 늙었는데, 이제야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하나님 제가 살인자요 도피자가 되어서 그 광야를 헤매던 저를 보셨습니까? 그 때 하나님께서는 어디 계셨습니까? 이제 아무런 힘도 없이 지팡이 짚고 다니는 이 팔십노인을 하나님은 도대체 왜 이제야 찾아 오셨습니까?" 아마도 모세는 그런 마음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런 모세도 하나님의 말씀을 여러번 자주 듣는 가운데, 마음이 돌아서게 되었고, 그리고, 마음이 돌아선 모세는 위대한 출애굽의 역사를 위하여 하나님의 종으로서 애굽을 향하여 담대하게 나아가게 됩니다.

다윗은 일개 양치는 목동으로서 이스라엘 최고의 왕이 된 사람입니다. 모세의 경우는 원래 애굽 궁중에서 사십년을 살면서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늙어서 무슨 일이 갑자기 맡겨지더라도,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경우는 본래부터 양치는 목동이었습니다. 양치는 목동으로서 이스라엘 최고의 왕이 되었을 때, 그 중간에 그가 거쳐야만 했던 어려운 과정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시편들을 통하여, 그리고 저의 짧은 목회 경험에 비추어서, "그당시 다윗으로서는 어떤 일이 가장 힘들었을까?" 격렬한 전투가 힘들었을까? 먹을게 없어서 가난하게 돌아다닐 때가 힘들었을까? 도대체 어떤 일이 다윗을 가장 힘들게 만들었을까? 그것을 생각해보면, 적어도 시편을 통하여 보면, 다윗이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워했던 것은, 사람들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사울왕처럼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오던 사람들이 힘들게 하기는 했지만, 다윗이 그보다 더 고통스러워 했던 것은, 배신과 모함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사울같은 사람이야, 혹시 자기 왕자리를 다윗에게 빼앗길까봐, 다윗을 죽이려는 것이니까, 그가무슨짓을 하더라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에게 가까이 있다가, 다윗을 배신하고서 사울 편에 서서,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니고 음모를 꾸미고 모함하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용서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시편 7편을 보시면 제목 아래 괄호를 처놓고서 그 안에, 베냐민 구시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베냐민 구시라는 사람은 바로 그런 배신자를 말합니다. 다윗이 가장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사울 편으로 돌아서서 다윗을 모함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그리고 사울과 함께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니던 사람인 것입니다. 시편 7편은, 바로 그런 베냐민 구시와 같은 사람을 놓고서 하나님께 고발하며 기도하는 다윗의 시인 것입니다.

시편 7편 1절과 2절 말씀은 이렇게 전합니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주께 피하오니 나를 쫓는 모든 자에게서 나를 구하여 건지소서 건져낼 자 없으면 저희가 사자 같이 나를 찢고 뜯을까 하나이다."다윗은 지금 소수의 사람들을 거느리고서 쫓기는 신세입니다. 사울왕은 강한 군대를 이끌고서 다윗을 추격해옵니다. 그런데 그 추격해오는 사람들 가운데는 옛날에 다윗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있고 다윗의 부하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다윗 가까이서 살았기 때문에, 다윗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모를 꾸미거나 모함을 하려면 얼마든지 말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식으로 다윗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널리 알렸고 그러면서 "다윗은 이 나라를 위해서는 죽여야만 하는 그런 인간이다." 그런 여론을 조성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는 사울왕보다, 그런 배신자, 그런 음모와 모함을 꾸미는 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럴 수가 있는가? 도대체 왜 그들이 그러는가?" 다윗은 그 배신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고통스러웠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다윗은 그들에게 복수를 할 수 없었고, 또 그런 식으로 복수를 생각해서도 안되었습니다. 다윗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아뢰고 기도하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아시오매 하나님께서 저를 구하시옵소서. 이들의 음모와 악한 행동에 나를 버려두지 마옵소서 하나님이시여." 다윗은 그렇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8절부터 10절 까지의 말씀을 통하여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께서 만민에게 심판을 행하시오니 여호와여 나의 의와 내게 있는 성실함을 따라 나를 판단하소서 악인의 악을 끊고 의인을 세우소서 의로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심장을 감찰하시나이다.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 결국 이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렇습니다. "하나님이시여 하나님께서 판단하시옵소서" "하나님께서는 저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하나님께서는 너무나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저는 옳고 그른 것을 가리고 복수하고 해결할 능력도 없고, 여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 하나님이시여 하나님께서 판단하시고, 하나님께서 옳은대로 하시옵소서" 다윗은 그렇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11절 말씀을 통하여 다윗은 하나님께 대하여 이런 신앙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심이여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하나님께서는 의로우신 재판장이라고 말합니다. 의로우신 재판장, 불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말씀입니다. 당장에 심판과 징계가 없다고 해서, 하나님의 심판이 없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정하신 시간이 되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재판하시고 그리고 그에 따른 형벌을 내리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이 매일매일 범죄하는 순간마다 그에 따라 즉각적인 형벌을 내리시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형벌을 내리신다면, 우리 중에 온전히 살아남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범죄할 때마다 분노하시고 기억하시면서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것은, 형벌을 내리시기 위한게 아니라, 죄인들이 깨닫고 회개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서 12절 말씀은 이렇게 전합니다. "사람이 회개치 아니하면 저가 그 칼을 갈으심이여 그 활을 이미 당기어 예비하셨도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범죄한 인생들이 회개하기를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인생들이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다가, 인간들이 더이상 회개하지 않으며, 또한 하나님의 정하신 때가 찼을 때,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셨던 하나님의 칼과 화살로 죄인들을 징계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죄인들이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시요. 불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심판하시는 의로우신 재판장이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