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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아래 있는 인간들

로마서 3 : 9 - 18

매 주일 하는 설교를 귀담아 들으신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지난 4월부터 로마서를 강해해 오고 있습니다. 중간에 부활절, 머릿돌 헌신 예배, 어린이 주일, 어버이 주일, 가정 주일, 야외 예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로마서를 계속해서 설교해 왔습니다. 저가 로마서를 강해하여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로마서가 개인이나 교회를 살리는 진리의 말씀이 담긴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의 다른 책들에는 진리의 말씀이 담겨 있지 않다”라는 의미로 하는 말씀은 아닙니다. 물론 다른 책들에도 진리의 말씀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로마서에는 다른 책들에 비해 심오한 복음의 진수가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복음 중에서도 노란 자위에 해당하는 진리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로마서를 다 강해하려면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로마서 전장을 다 강해함으로써 성도님들로 하여금 복음의 진수에 접할 수 있도록 하여야 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로마서를 가리켜 사람들은 “교회 갱신의 성경”이라고 합니다. 즉 로마서가 교회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책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로마서가 교회들을 새롭게 변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기독교 역사를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로마서를 통해 새롭게 변화를 받았습니다. 초대 교회 시대 신앙의 아버지 어거스틴을 위시하여 중세기 종교 개혁을 일으켰던 마틴 루터, 그리고 20세기 초에 영국의 부흥 운동을 주도한 존 웨슬레 등 크게 쓰임을 받았던 신앙의 위인들을 비롯해서 수많은 신앙의 사람들이 로마서를 읽고 변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변화된 사람들은 교회를 변화시켜 나갔습니다. 그래서 복음으로부터 멀어졌던 교회들이 다시 복음의 안으로 되돌아 오곤 하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수많은 사람과 교회를 변화시켰던 로마서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과 교회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역시 로마서를 통해서 변화되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된 우리를 통해서 교회가 새롭게 되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무슨 힘이나 능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로마서 속에 있는 복음의 능력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 때문입니다. 이 능력 때문에 돌 같이 굳은 마음들이 부서집니다. 얼음 같이 차디 찬 심령들이 녹아집니다. 죽어 있던 영혼들이 다시 소생합니다. 로마서는 이렇게 개인과 교회를 갱신 시키어 하나님의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신앙 생활을 오래 하였는데도 내가 왜 변화되지 않느냐?” “교회를 오래 다녔는데도 내가 왜 새로워지지 않느냐?” “예수를 오래 믿었는데도 내가 왜 힘이 없느냐?” 하는 등, 내 신앙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맥 없는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 내가 변하지 않는 이유, 내가 새로워지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있지 않습니다. 나에게 있습니다. 내가 복음의 핵심 속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의 진수를 맛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수박 속은 먹지 않고 겉만 할는 신앙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교회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교회가 왜 변하지 않느냐? 왜 뜨겁지 않느냐? 왜 부흥하지 않느냐? 등, 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도 복음으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가 복음을 알지 못하면 변하지 않습니다. 복음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하면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없으면 부흥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이나 교회나 복음을 듣고 깨달아 그 복음의 능력을 체험하지 않으면 소망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놀랍게도 오늘날 교회 안에는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지만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 사람, 복음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 그래서 죄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구원의 감격을 체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 수입니다. 심지어는 예수가 누구인지, 그 분이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등, 아주 기본적인 교리에 대해서 조차도 무지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를 오래 다녔다고 하는 사람들이나 직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복음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쩔쩔 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기독교의 핵심이 되는 복음을 잘 모르고 있으니 그들의 신앙이 어떠하겠습니까? 말씀을 안 드려도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혹시 나의 신앙의 모습이 아닌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것이 남을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나에 대한 신앙 진단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우리는 오늘 로마서를 다시 한 번 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로마서가 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차근, 차근 살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과 죄의 결과가 무엇이라는 것, 그리고 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어야만 했는지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죄인을 구원하는 복음의 능력과 죄인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오늘 교회를 오래 다녔던, 조금 다녔던, 믿음이 있던, 믿음이 없던 간에 따지지 마시고 겸손한 심정으로 로마서 앞에 다시 한 번 서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마음을 활짝 여시고 로마서를 통해 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말씀 앞에 자신을 조명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씀의 거울 앞에서 나를 비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말씀 앞에서 벌거벗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말씀 앞에 벗겨진 나의 죄악된 모습을 볼 때 비로서 주님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그 본질에 대해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습니다. 본문 9절은 모든 인간이 다 죄 아래 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인간은 다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9절을 보십시오. ‘그러면 어떠하뇨 우리는 나으뇨 결코 아니라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다고 우리가 이미 선언하였느니라’ 지금까지 바울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의 죄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하나님을 아는 유대인의 죄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방향을 돌려 “그러면 우리는 어떠하냐?”라고 묻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란 누구를 가리키는 말 같습니까? “우리”란 앞서 바울이 지적한 하나님을 모르는 헬라인이나 하나님을 아는 유대인이 아닌,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리”는 일차적으로는 이 편지를 받는 로마 교회 교인들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는 “나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이 아니므로 나야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우리도 헬라인이나 유대인과 같이 다 죄 아래 있다”고 말한 의미 속에는 모든 인간을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울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 또 하나님을 안다고 하는 유대인, 그리고 나는 그들과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두가 다 죄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너나 할 것 없이 다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죄 아래 있다”라고 한 말의 죄는 복수가 아닌 단수 명사로 쓰여졌습니다. 우리 말에는 단수와 복수의 개념이 좀 애매하지만 신약 성경이 쓰여진 헬라어에서는 아주 명확히 구별합니다. 죄를 복수 명사로 쓸 때에는 사람이 짖는 여러 가지 죄들을 말합니다. 그러나 단수 명사로 쓸 때에는 보이지 않는 힘, 세력, 즉 죄의 실체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죄 아래 있다는 말은 죄의 무서운 힘 또는 세력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무서운 힘을 가진 죄의 손아귀에 숨통을 꼭 잡혀서 끌려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슬에 매여 끌려가는 노예의 모습, 이것이 바로 죄 아래 있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이것을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거나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하나도 예외 없이 죄의 권세에 짓눌려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7장23절에서 사도 바울이 ‘죄의 법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하고 하며 탄식을 하였습니다.

여러분! 성경이 이렇게 죄 아래 있는 우리 모든 인간을 향하여 죄인이라고 한 이 선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를 보고 “너는 죄인이야. 심판을 받고 죽을 죄인이지.”라고 하는 말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럼 그렇지. 성경 말씀이 옳아. 나는 죄인이야. 나는 정말 죽을 죄를 지은 죄인이지.”라고 순순히 동의하십니까? 아마도 겉으로는 “그래, 내가 죄인이라고 하니 죄인이지”하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정말 그런 지적을 받을 죄인인가?”라고 반문하실 분이 계실 것입니다. 또는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피상적으로는 죄인이라는 것에 동의를 하지만 실제로는 죄인임을 부정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자기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책망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누가 이런 말을 듣기 좋아 합니까? 철이 든 어린아이도 자기를 나쁘다고 하면 싫어하는데 말입니다. 사람은 이런 말보다는 듣기 좋은 말, 칭찬하는 말, 기분을 좋게 하는 말을 들으려고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은 죄인입니다”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설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님들은 설교도 부담스럽지 않고 귀에 듣기 좋은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죄를 지적하거나 심판에 대해 이야기 하면 싫어합니다. 대신 마음을 위로해 주고 편안하게 해 주는 설교를 듣기 바랍니다. 이는 사람 마음 속에 보상의 심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져보지 못했던 것, 이루어보지 못했던 것을 교회에 와서 가져 보고 이루어 보려고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일입니다. 저하고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주보에 실린 설교 제목을 보고 이번에도 또 죄와 심판에 대한 설교를 하느냐고 약간 비난이 섞인 조로 말했습니다. 죄와 심판에 대한 설교를 이제 그만하고 위로와 소망을 주는 설교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좀 편하게 하여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것입니다. 매우 인본주의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사람의 귀에 듣기 좋은 설교를 하여야 하느냐? 하나님이 하기를 원하는 설교를 하여야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 좀 고심을 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말합니다. 세상에서 상처 받고 힘들게 살았는데 교회 와서는 좀 위로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옳습니다. 교회에서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도 선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전해야 할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죄인임을 깨닫게 하는 말씀입니다. 내가 죄인인 것을 진정으로 알게 될 때야 진정 위로가 있고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듣는 위로와 소망의 설교는 일시적인 효과 밖에 거둘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고통 중에 있는 환자에게 몰핀 주사를 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진정한 위로와 평안은 내가 죄인임을 깨닫는 데서 시작이 된다는 것을 꼭 아시기 바랍니다.

어떤 중병에 걸린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십시다. 이 환자에게 의사가 웃으면서 “별 것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약 가지고 한 일주일만 복용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걱정과 근심 속에 있던 환자가 이 말을 들으면 어떻겠습니까? 매우 기분이 좋을 것입니다. 아마도 의사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 의사가 올바른 의사입니까? 의사라고 하면 환자의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 주어야 합니다. 수술을 받아야 되면 수술을 받도록 권유해야 합니다. 약을 복용하여야 되면 올바른 약을 주어야 합니다. 그저 환자가 듣기 좋으라고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 의사는 자격이 없는 사람일 것입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버트 슐러 목사나, 빈센트 필 목사를 여러분들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신문을 파는 소년에서부터 시작하여 학생, 가정 주부, 연예인, 사업가,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분들의 메시지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절대로 강단에서 죄에 대해서 말하거나 죄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향해 죄인이라고 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구태여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설교를 하는 설교자는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이 이분들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위로와 소망과 용기를 주는 설교, 긍정적인 설교 등 듣기 좋은 설교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분들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말씀을 듣고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복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일까?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신구약 성경이 통 털어 강조하고 있는 이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결국 그는 마마 보이와 같은 나약한 신자들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한국에서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이유인즉 엄마 품에서 자란 마마 보이여서 결혼해서도 엄마와 같이 느껴지는 연상의 여인 품에서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진단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의 신앙도 이와 비슷합니다. 만일 우리도 교회에서 복음은 듣지 못하고 다른 것만 듣는다면 우리의 신앙도 마마 보이와 같은 나약한 신앙이 될 것입니다.

로버트 슐러나 빈센트 필 목사님의 말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보고 “너는 죄인이야”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신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 시키려고 왔다”(눅5:32)고 하신 것을 보면 예수님이 우리를 분명히 죄인으로 보았고, 그리고 죄인으로 다루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귀에 듣기 좋은 말, 기분 좋은 말, 아첨하는 말, 거슬리지 않는 말,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말만 골라서 한다면 이것은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과는 정면으로 대치가 되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런 설교를 사람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교를 하는 목사가 인기를 끌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한국 교회의 강단이 여성화 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는 강단에서 죄와 심판, 회개와 구원, 그리고 십자가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선포가 줄어들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기복, 만사 형통, 윤리, 도덕, 치유, 위로, 소망 등에 대한 설교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 한국 교회가 복음으로부터 멀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좋은 증거입니다. 그리고 사람 듣기 좋은 설교, 아첨하는 설교, 마음에 거슬리지 않는 설교를 한다는 것은 교회가 세속화 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로마서 1장 18절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공부해 오면서 발견하게 되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듣기 좋은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1장18절부터 3장18절까지 걸쳐 한 긴 말씀을 보십시오. 거의 다 인간의 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치 재판장에서 피고를 앞에 놓고 검사가 정죄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인간의 죄를 낱낱이 다 파헤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나를 한 번 대입시켜 보면 내가 얼마나 흉악한 죄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스스로가 놀라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본문의 말씀인 3장 10절로부터 18절까지는 그 정죄의 클라이막스에 달하고 있습니다.

먼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10절부터 12절을 보십시다. ‘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 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우선 성경은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라고 단정하고 나섭니다. 의인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것은 다 죄인이라는 것이지요. 9절에서도 다 죄 아래 있는 죄인이라고 하였는데 10절에서도 죄인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눈에 보기에는 “저 사람은 선한 사람이다”, “저 사람은 악한 사람이다”,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 보기에는 다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깨닫는 자도 없다고 합니다. 무엇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연 만물을 통해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보여 주시는 데도 그것을 못 깨닫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없다고 부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나에게는 선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뭐라고 내가 죄인이라고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데, 내가 살인을 했나? 간음을 했나? 그렇다고 도적질을 했나? 나처럼만 살라고. 나는 법이 없어도 사는 사람이야” 그러나 그런 나를 향해 하나님은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 바로 죄라고 합니다. 그리고 죄가 없다고 부인하는 것, 그것이 바로 죄라고 합니다.

다음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다고 합니다. 인간의 본능 속에는 신에 대한 의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막연하게나마 “신이 있겠지”하는 생각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을 찾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를 창조하신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으나 그 분을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다 한 쪽으로 치우쳐 무익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익이란 말은 우유가 쉬어서 먹지 못하게 된 경우에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진리를 깨닫지 못하여 하나님을 찾지 않으니 우유처럼 쉬어 버려 쓸모 없게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비참한 신세가 되었습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인간이 우유처럼 쉬어져 아무 소용이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으니 이 얼마나 엄청난 가치와 본질의 전도입니까?

그렇게 되니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12). 즉 악만을 행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느 구석을 살펴 보아도 하나님 앞에서 선을 행하는 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선한 일을 한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보기에는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선한 일이라고 하는 그 행동 뒤에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그것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동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중심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눈에는 선하게 보일 수가 없습니다.

이런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들이 하고 있는 말과 행동은 어떻습니까? 그것에 대한 묘사가 13절부터 15절에 나옵니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13절, 14절은 인간이 하는 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말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 수 있습니다.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역시 타락하고 부패한 내용이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사람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마12:34)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목구멍, 혀, 입술, 입은 말을 하게 하는 기관들입니다. 이 기관들을 통해 우리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말을 하게 하는 기관들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습니까?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덤은 봉분이지만 유대인의 무덤은 바위에 굴을 파고 그 입구를 돌로 막아 놓는 무덤입니다. 그래서 도둑이나 지진 등에 의해 무덤이 열려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입구가 열려져 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시체 썩는 악취가 진동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혀에는 속임이 있고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부패한 인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죄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내용은 시체 썩는 냄새와 같이 고약하고, 속임과 저주와 악독이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언어 생활을 한 번 돌이켜 보십시다. 하루 생활 속에서 하고 사는 말의 내용이 어떠합니까? 입을 열어 하는 말들이 남을 흉보고, 판단하며, 깎아 내리고, 거짓말하며, 비난하는 것들이 아닌지 살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타락한 인간의 행동은 또한 어떻습니까?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피 흘린다”는 말은 꼭 살인하는 것만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행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내 욕심만 챙기는 이기주의적인 행동, 남이 어찌 되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행동, 남을 짓밟고라고 올라서려는 행동,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려는 행동,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고통에 무관심한 행동, 공중 질서나 사회의 법을 무시하는 행동 등은 결국 남에게 피해를 주어 피를 흘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런 부패하고 타락한 인간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16절부터18절에 나옵니다.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 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첫째, 파멸과 고생이 그 인생 앞에 놓여 있습니다. 멸망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7, 80년 살고 난 후 받을 심판과 가야할 지옥이 그 앞에 놓여 있습니다. 둘째, 평강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도 항상 불안과 근심과 걱정 속에서 살지만 죽은 후에도 평안이 없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인생이 무슨 평안이 있겠습니까? 셋째,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죄인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뱃장으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몸과 영혼을 동시에 죽여 지옥에 보낼 수 있는 하나님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죄의 권세 아래서 멱살을 잡힌 채 옴짝 달싹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이것이 죄 아래에 신음하고 있는 인간의 실체라고 보십니까? 이것이 구원 받지 못한 인간의 가련한 모습이라고 믿으십니까? 이것이 복음을 모르는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이 예수 믿지 않는 나의 부모, 형제, 자매, 친구, 이웃의 모습이라고 깨닫습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이 부패하고 타락하여 아무 소망이 없는 죄인의 모습입니다. 이것은 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울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 어떤 사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이야기요, 하나님의 지적이요, 하나님의 판단입니다. 이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으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단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자신을 바로 아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말하고 있는 성경의 가르침을 받아드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면 믿음을 갖지 못합니다. 자신이 정말로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예수님 앞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인간은 교만으로 쌓여진 존재이기 때문에 좀처럼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교회를 오래 다녀도 그럴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을 그토록 책망하신 것도 그들이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할 때 예수님이 보입니다. 십자가가 보입니다. 구원의 길이 보입니다.

어거스틴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죄인이 있는데 하나는 내가 죄인이라고 하는 죄인이 있고, 다른 하나는 내가 의인이라고 하는 죄인이 있다”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죄인인 것을 알면서도 애써 부인합니다. 입으로는 죄인이라고 쉽게 말하면서도 중심으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기가 죄인임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누구에게 예수님이 필요합니까? 누구에게 십자가가 필요합니까? 누구에게 하나님이 구원을 베푸시겠습니까?

오늘 바울이 우리가 죄인임을 역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죄인임을 깨달아야 예수님을 찾게 됩니다. “주여,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는 진정한 고백이 있어야 십자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손을 들고 나와 항복을 해야 복음이 마음 속에 들어오게 됩니다. 사람들이 예수를 쉽게 받아드리지 않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입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죄임임을 깨닫기만 한다면 예수를 믿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교회를 다녀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직 자기 실존에 대해 눈을 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듣고 계시는 성도 여러분! 예수를 오래 믿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나 이제 갓 믿기 시작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모두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계십니까? 그리고 이 죄 때문에 나는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을 받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믿으십니까? 그래서 나를 구원하여 주실 예수님과 십자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절실히 느끼고 계십니까? 예수님 그 분만이 나의 구원이시요 소망이시라는 것을 정말로 믿으십니까?

그러면 나의 구원이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눈 앞에 있습니다. 구원의 주이신 예수님을 바라 보십시오. 그 분이 나를 위해 피 흘리고 돌아가신 십자가를 바라 보십시오. 여기에 나의 구원이 있고 여기에 나의 소망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드리십시오. 이것이 복음입니다. 이 복음을 믿으실 때 나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됩니다.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여기서부터 우리의 신앙이 시작됩니다. 이런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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