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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판단하는 죄인들

로마서 2 : 1 - 16

항상 다른 사람을 비판을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농사 하러 밭에 나가면서 그 날도 여전히 남을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난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처럼 비열한 사람들은 처음 보았어. 저들은 상스럽고 욕심만 부리고 이기적이지. 저들은 자기들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항상 남의 결점을 들어내며 떠들고 있지.”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 천사 하나가 내려 와 이 사람 곁에서 같이 걸어 갔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라고 천사가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람은 그가 천사 인 줄 모르고 입에 침을 튀기며 동네 사람들을 비판했습니다. “정말이고 말고요. 저기 우리를 향해 걸어 오고 있는 저 사람만 보아도 그래요. 얼굴은 많이 본 듯한데 이름은 기억할 수 없군요. 저 탐욕스럽게 보이는 눈을 좀 보십시오. 무엇이든지 먹어치워 버릴 듯한 눈초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 입은 어떻습니까? 한시라도 남의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입 같지 않습니까? 저 축 쳐진 어깨는 천하고 비굴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걸음 걸이는 어떻습니까? 마치 좀도둑처럼 살금, 살금 걷지 않습니까?”

이 말을 다 들은 다음 천사가 그 사람을 보고 말했습니다. “예, 당신은 아주 사람을 잘 판단하시는 분이 같군요. 저 사람은 당신이 말한 대로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방금 말한 저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저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비판을 잘 하는 사람은 눈이 뚱그래져서 천사를 바라 보며 말했습니다. “아니 저기 오고 있는 사람이 나라니요? 말도 되지 않는 소리 마시오.” 천사가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큰 거울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거울을 향해 걸어 가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사람은 바로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입니다.” 이 사람은 그만 할 말을 잊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남을 비판하기 좋아하던 이 사람은 그 비판 때문에 자기 눈이 가리워 졌습니다. 그래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동양의 성인이라고 하는 공자는 “네 집 앞에 어지러운 것을 보지 않고 남의 지붕에 눈 덮인 것을 흉보지 말라”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대통령이었던 링컨은 “남에게 욕설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남을 욕하지 말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속담에도 “똥 뭍은 개가 겨 뭍은 개를 흉본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금언과 속담이 말해 주고 있듯이 사람들은 남을 흉 보거나 비판을 잘 합니다. 이것은 타락한 인간의 죄성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속에는 남을 흉보고 비판하려는 못된 습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에서 목사가 야고보서 5장 16절에서 “너희 죄를 서로 고하라”라는 말씀을 가지고 설교를 했습니다. 이 설교에 은혜를 받은 교인 4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들었던 말씀 대로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기로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나는 교회를 다니지만 지금까지 담배를 끊지 못했습니다.” 옆에 있던 두 번째 사람이 말했습니다. “나는 아직 여자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자기에게는 아직 도벽이 남아 있는데 그것을 끊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에 교회에서 물건을 하나 슬쩍 하였다고 했습니다.

네 번째 사람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자신들의 죄를 이미 고백한 세 사람이 말했습니다. “너는 통 뼈냐? 우리는 다 말했는데 너는 왜 고백하지 않느냐?”고 다그쳤습니다. 그 사람은 우물, 우물 하다가 마지 못해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잘못을 보면 불고 다니는 나쁜 버릇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세 사람은 큰일이 났습니다. 이제 자기들이 고백한 잘못이 들통이 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것은 네 번째 사람만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타락한 인간에게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망정 다 이런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의 약점을 들추어 내며 흉보는데 쾌감을 갖고 있습니다.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아서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가느니라’(잠언26:22)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과 같이 우리는 남의 이야기를 하는데 재미를 느낍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듣는 것입니다. 이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기는 말하지 않고 점잖게 있습니다. 대신 상대방이 말할 때 가끔 맞장구를 쳐 줍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더 말하도록 부채질하여 내가 하고 싶은 것까지 다 말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그것을 즐깁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를 하면 좋은 것만 골라서 하나요? 사람들은 남의 좋은 점은 잘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나쁜 점을 더 많이 합니다. 그래서 남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90% 이상이 흉보는 이야기로 변합니다. 그리고 남의 단점, 약점, 결점, 실수, 외모, 잘못 등에 대한 이야기는 더 발전해서 결국은 비판이 됩니다. 이 때쯤 되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흥분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마치 재판장이 된 것처럼 행동합니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나쁘고, 그 사람은 그래서 잘못하였다라고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이 쯤 되면 세상에서 자기 만이 옳고 자기가 의인입니다.

여러분! 이런 것들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나의 대화의 내용 중 덕이 되고 은혜가 되는 것이 얼마나 차지 하고 있습니까? 남을 높이고 좋은 점을 말하며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말을 얼마나 하고 삽니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과 같이 남이 잘되는 것을 얼마나 기뻐하고 있습니까? 자신의 언어 생활을 뒤 돌아 보면 나도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사람의 범주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본문 말씀도 바로 자신의 결점과 잘못은 보지 못하고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교훈입니다.

사람이 언제 비판합니까? 다음의 세 가지 경우에 남을 비판을 합니다. 첫째, 교만할 때입니다.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고 생각할 때, 나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다고 생각할 때, 그리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고 생각할 때 남을 비판합니다. 둘째, 시기심이 날 때입니다. 남이 잘 될 때, 성공했을 때, 좋은 일이 있을 때 마음 속에서 시기심이 발동을 합니다. 이 시기심을 풀기 위해 그 사람을 깎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깎아 내리기 위해서는 비판을 하여야 합니다. 셋째, 자기를 보호하려고 할 때 입니다. 사람에게는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심성이 있습니다. 자기가 정죄를 당하거나 잘못한 것을 지적 받거나 하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공격을 최대의 수비라는 말도 있듯이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하는 그 비판이 대부분 옳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비판의 대부분은 옳은 판단 기준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비판의 내용을 관찰해 보면 자기 중심적인 기준에서 나온 것이 거의 다입니다. 그러므로 비판에는 잘못 판단하는 위험이 따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비판은 건설적인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파괴적인 성향이 더 짙습니다. 비판을 하면 그 사람이 좋아질 것 같지만 십중팔구는 더 나빠집니다. 오히려 비판을 함으로써 더 문제가 복잡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는 논리적인 동물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허영과 자랑과 편견과 감정이 가득찬 동물을 상대하고 있다. 그런고로 비판은 자만의 화약고를 폭팔 시키며 사람의 귀중한 목숨까지도 폭팔 시킬 수 있다.” 미국의 저술가 카네기의 말입니다. 또 유대인의 지혜서 탈무드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지 않고는 그 사람에 대해 말하지 말라” 이 말과 같이 우리의 비판은 편견과 고집과 선입견과 자기 경험과 자기 입장에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시시의 성자 프란시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가 만일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를 판단할 때 그 사람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고는 말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의 아픔과 같은 아픔을 내 가슴 속에 갖지 않고는 판단하지 마십시오. 정말로 그 사람을 도울 마음과 사랑이 없이는 판단하지 마십시오.” 남을 판단하기 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나 살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먼저 성찰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안목으로 나를 먼저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을 판단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비판을 하지 말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을 하지 말라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태복음7:1-5).

야고보서에도 비슷한 말씀이 있습니다. ‘형제들아 피차에 비방하지 말라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라 네가 만일 율법을 판단하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요 재판자로다 입법자와 재판자는 오직 하나님이시니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너는 누구관대 이웃을 판단하느냐’ 야고보서 4장11절부터12절 말씀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판단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착각하고는 이방인들을 가차없이 정죄했습니다. 자기들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라 마치 재판자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것은 그것을 준행하라고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율법을 준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율법을 가지고 이방인들을 판단하며 정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대인들이 더 큰 죄를 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들과 같은 죄 위에다 판단하고 정죄하는 죄를 하나 더 얹었습니다.

로마서 1장18절부터 32절까지에서 이방인들의 죄악을 통렬하게 고발한 바울은 이제 논지의 대상을 바꾸어 유대인들의 죄악을 고발합니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무론 누구든지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 1절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이방인들의 죄악에 대한 바울 고발을 듣고 있었던 유대인들은 마음이 시원했을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는 아멘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 주는 바울을 똑똑하다고 칭찬했을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바울 사도가 아주 잘 지적하고 있는데. 너희 죄 많은 이방인들 잘 들어라. 너희들에게는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님의 심판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지금까지 잘 나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공격의 화살이 자기들에게로 돌아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방인들을 정죄하고 판단하였던 유대인들이여! 당신들은 이방인들과 다른 줄 아십니까? 당신들도 이방인들과 똑 같은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어찌하여 그들만 나쁘다고 판단합니까?”

유대인들은 자기들도 이방인들과 같은 죄를 짖고 있으면서도 자기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자기들은 이방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의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마음 속에 “의인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너희들은 심판을 받을 죄인들이지만 우리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이다.”는 생각입니다. 아까 예화로 들었던 사람처럼 거울에 비친 사람이 자기인 줄도 모르고 비판했던 사람과 다름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기들은 하나님이 특별히 택한 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선민 의식”이라고 합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이 의식이 매우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방인들은 죄가 많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여 개와 같이 취급을 했습니다. 개는 유대인들에 있어서 아주 불경스러운 동물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방인을 창기와 세리 같은 죄인의 범주에 넣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율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모세 오경, 즉 율법이 있다는데 이들은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율법을 행하지는 않고 가지고 있는데 만족하였습니다. 듣는 것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13절에서 ‘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을 듣는 자가 의인이 아니요 오직 율법을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으리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듯이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도 구원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에게 자랑하는 율법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귀한 성경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율법을 듣고 묵상하듯이 우리도 말씀을 듣고 성경을 공부합니다. 그러나 듣는 것하고 지키는 것은 아주 다른 말입니다. 이것을 혼돈하면 우리도 의롭다고 자처하던 유대인들이 빠졌던 함정에 우리들도 빠질 수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말씀의 홍수 시대는 없습니다. 말씀을 들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손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주위에 성경책이 널려 있습니다. 설교 테이프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설교집을 얼마든지 구해 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번 주일에 설교한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를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나와 매 주일 설교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판단만 하고 있는 유대인들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율법을 듣고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과 같이 우리도 말씀을 듣고 행해야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에서 긴 산상 수훈의 말씀을 하신 다음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아야 들어가리라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마태복음7: 21-23).

저는 지난 두 주에 걸쳐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에 대해 설교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구원 받지 못한 사람들의 종말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보았습니다. 이 설교를 들은 후 여러분들의 마음의 반응은 어떠하였습니까? 덤덤하였습니까? 아니면 충격적이었습니까? 그것이 이방인이나 불신자들을 향해 한 말로서 나하고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끼셨습니까? 그것은 죄인들에게 향한 말이지 나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말씀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듣지 않으셨습니까?

죄나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전부 남하고 관계된 이야기로 듣는 데 우리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평생 신앙 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의 깊은 은총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나를 정죄하시는 하나님의 준엄한 말씀 앞에 무릎을 꿇지 못하니 진정한 회개가 없습니다. 회개가 없으니 사죄의 은총이 임하지 않습니다. 사죄의 은총을 체험하지 못하니 신앙 생활의 감격도, 감사도, 그리고 기쁨도 없습니다. 그래서 형식과 습관적인 신앙으로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것이 화석처럼 굳어져 버린 고질적인 나의 신앙의 모습이라고 깨닫는 분들이 얼마나 계신지요? 이런 구태연한 신앙 생활을 해서는 안되겠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얼마나 계신지요?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말씀 앞에서 나의 추악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하고 계신 분들은 얼마나 계신지요?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나도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정죄하며 또 한편으로는 “나는 괜찮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눈을 뜨시고 귀를 여시고 겸손히 자신을 성찰해 보십시다. 나는 항상 말씀 앞에서 나의 죄악 된 모습을 비추어 보고 있습니까? 그리고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나를 불쌍히 여겨 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있습니까? 이러한 자기 반성과 성찰이 없이는 나도 사도 바울의 책망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임을 아시기 바랍니다.

이런 분들을 향해 이사야 선지자는 외칩니다.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이사야6:9).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저주요 심판입니다. 말씀을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이 저주로 인해 심판을 받게 되며 멸망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우리는 항상 그 말씀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으시는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으십시오. 그럴 때 나에게는 저주와 심판 대신 축복과 은총이 임하는 것입니다.

아무개 집사가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목사님, 오늘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설교는 김 집사가 들어야 하는데 오늘 나오지 않아 안타깝군요.” 이 사람은 “아멘”, “아멘”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까? “그래, 이것은 김 집사가 듣고 회개해야 해”, “옳커니, 이 말씀은 박 집사에게 하시는 말씀이구먼.”, “아, 저건 이 집사가 꼭 들어야 하는데......”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모두 남에게만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말씀은 무슨 은혜가 되겠습니까? 이 사람은 말씀을 듣고 행하는 것이 아니고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부에 대한 설교를 하면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목사가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자기 몸같이 사랑하라고 말하면 그 적용을 상대방에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내는 순종하는 것을 제쳐 놓고 남편의 사랑만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사랑하는 것은 제쳐 놓고 아내의 순종만 요구합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아내와 남편은 서로 자기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에배소서에 나오는 이 말씀은 받을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아내는 사랑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순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순종을 요구하지 말고 사랑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이 말씀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말씀에 대한 올바른 태도이며 적용 방법입니다.

여러분! 오늘 설교를 들으면서도 이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말씀은 김 집사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박 집사도 아닙니다. 이 집사도 아닙니다. 오늘의 말씀은 바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럴 때 내 가슴이 찔려 회개할 마음이 생깁니다. 그럴 때 말씀이 내게 은혜와 축복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말씀을 들어도 변화되지 않습니다. 평생을 예수 믿어도 여전히 옛 사람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앙이 된다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하지만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합니다. 남이 바람을 피면 불륜이지만 내가 바람을 피면 로맨스입니다. 남이 실수를 하면 어떻게 그런 실수를 했냐고 책망하지만 내가 실수를 하면 사람이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용서합니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의 죄를 율법에 의거 예리하게 판단하며 정죄할 줄을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죄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지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율법은 다른 사람들만 판단하는 잣대였지 자신들을 판단하는데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바울은 말합니다. ‘이런 일을 행하는 자를 판단하고도 같은 일을 행하는 사람아, 네가 하나님의 판단을 피할 줄을 생각하느냐’ 3절입니다. 피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남을 판단하는 사람은 그가 하는 판단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 회개하는 것입니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예수 믿는 사람이나 안 믿는 사람이나 모두 다 회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였던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만일 회개하지 고집을 부리다가는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네 고집과 회개치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판단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5절).

하나님께서 진리대로, 행한 대로, 그리고 은밀한 중에 심판하실 때 들어나지 않을 죄가 하나도 없습니다. 율법이 없는 이방인이나 불신자는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리고 율법이 있는 유대인이나 신자는 율법이 기준이 되어 심판을 받습니다. 이 심판이 임하기 전,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기회가 있을 때, 아직 늦지 않았을 때 회개하고 심판을 피하십시오. 아직 하나님의 인자 하심과 용납 하심과 인내 하심이 남아 있을 때, 고집을 부리지 말고 겸손하게 십자가 앞으로 나오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길을 미련해 놓으셨습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 나아오라 그가 널리 용서하시리라’(이사야55:6-7). 이 말씀과 같이 하나님 앞에 나와 긍휼함을 입고 용서함을 받음으로 은혜를 누리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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