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등대
출애굽기 25:31-32

정금으로 만들어진 등대 혹은 촛대는 성막 안의 여러 기구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였습니다. 성소 안의 세 기구 중 진설병을 담은 상은 성소의 북쪽 벽을 따라 놓여 있었고, 이 등대는 남쪽 벽을 따라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성소로 들어오는 문이 위치하였고, 서쪽으로는 지성소로 들어가는 휘장 앞에 금향단 혹은 향로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출애굽기 25:31-32 “너는 정금으로 등대를 쳐서 만들되 그 밑판과 줄기와 잔과 꽃받침과 꽃을 한 덩이로 연하게 하고 가지 여섯을 등대 곁에서 나오게 하되 그 세 가지는 이편으로 나오고 그 세 가지는 저편으로 나오게 하며.” 라고 했습니다.
등대의 모양에 관하여 더 상세히 말씀하신 후에, 또 하나님은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등잔 일곱을 만들어 그 위에 두어 앞을 비추게 하며 그 불집게와 불똥 그릇도 정금으로 만들지니 등대와 이 모든 기구를 정금 한 달란트로 만들되 너는 삼가 이 산에서 네게 보인 식양대로 할지니라.”(37-40절) 고 했습니다.
등대가 정금 한 달란트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39절). 한 달란트는 90파운드(약 43kg에 해당함)가 넘는 무게였습니다.
오늘날 금의 가치와 비교해 볼 때, 정금 한 달란트가 얼마나 엄청난 액수인지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등대는 어떤 금속 주물처럼 여러 덩어리의 금을 녹여서 주조된 것이 아니라, 한 덩어리의 금을 계속 두드려서 형상화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등대 전체가 한 덩어리의 금으로부터 탄생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지시하심 중에서도 마지막으로 “너는 삼가 이 산에서 네게 보인 식양대로 할지니라.”(40절)라는 말씀은 지극히 중요한 내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등대가 오늘날 흔히 초를 고정해 주고 또 지탱해 주는 촛대로서 언급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오늘날의 촛대와는 크게 다른 것이었습니다. 초들은 빛을 비춰 주지만, 그 과정에서 녹아 없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정금으로 만들어진 등대는 그런 종류의 촛대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등대의 줄기 끝에는 특별히 기름을 담을 수 있는 등잔이 있었고, 빛은 거기에 담긴 기름이 타면서 생산되었습니다. 성경에서, 기름은 종종 성령을 상징하는 의미로 말씀합니다. 이것은 모든 것이 성령에 의해 조명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기 때문에 특히 성막에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등대가 상징하는 의미

등대의 상징론 중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해석은 등대의 중심 줄기는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나타내며, 등대의 여섯 가지는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되고 또 세상에 빛을 던지는 교회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비록 이 해석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인정되긴 하였으나, 몇 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등대는 전부 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나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등대는 그리스도의 인성을 가리키는 구석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앞에서 여러 번 언급하였던 바와 같이, 금으로 싸인 나무는 하나님이심과 동시에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였습니다. 그러나 등대는 오직 정금으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성만을 나타낼 수 있을 뿐입니다.
등대는 교제의 장소인 성소 안의 모든 것에 빛을 비추기 때문에 성령에 의한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우리가 공부하게 될 지성소의 속죄소도 정금으로 전부 만들어진 것인데, 이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증거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소 안에 있는 등대의 목적은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과 교제를 나눌 수 있는가를 중거 하기 위한데 있었습니다.
성막 안에는 창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안에는 자연 광선이 들어 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등대는 성막 안을 비추는 유일한 빛이었던 것입니다. 이 등대의 빛에 의해 제사장들은 성막 안에서 하나님과 교제를 나눌 수가 있었고 또 봉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등대는 유일한 빛이신 그리스도를 가리켜 주었습니다. 한편 등대 안의 기름은 신자가 말씀의 빛 안에서 행할 수 있도록 신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조명하시는 성령을 상징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성막 안에 자연 광선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은 또한 자연계나 혹은 육에 속한 어떠한 것으로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아무 것도 증거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 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전 2 : 14).
성막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단지 황갈색의 가죽 덮개만을 볼 수 있으나, 성막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금으로 된 등대에서 비추어진 빛에 의해 성막 안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그로 인하여 신령한 영역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만이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불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지극히 높은 도덕관을 가진 위대한 선생으로 인정할지는 모르나, 그들은 결코 그리스도의 신성의 아름다움은 볼 수도 없고 또 깨달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함으로써 성막 “내부로” 들어온 사도 바울은 그의 마음 중심에 있는 불타는 소망을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빌 3: 10). 육에 속한 사람들은 단지 세상적인 판단 기준에 입각하여 그리스도를 볼 뿐입니다. 그 결과로 세상에는 그리스도에 관한 많은 그릇된 이론들과 허황된 철학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을 혁신이나 혁명과 같은 거짓 가르침들로 인도합니다. 그러나 구원 받지 못한 사람들은 단지 외부에서 바라볼 뿐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등대가 세상의 빛인 신자들을 가리킨다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 14)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막 안에 비치된 등대가 반드시 신자들을 상징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입니다.
등대가 세상의 빛인 신자들을 상징하려면 성막 안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 세상에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등대는 항상 성막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세상에 노출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등대가 그리스도와 교회(그리스도와 연합됨으로써 세상에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하는)를 상징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인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정금으로 싼 나무로 만들어져야 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등대는 성막 밖의 세상에 공개되어 세상에 빛을 비추어 야 했을 것입니다.
성막 안에 비치된 다른 모든 기구들도 성막 안에서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특별히, 성소와 지성소 안에 비치된 기구들은 하나님과의 교제와 경배를 위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오직 제사장들만이 성소와 지성소(이 곳은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었음)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을지라도, 그들은 “왕 같은 제사장들”(벧전 2: 9)로 간주되는 오늘날의 모든 신자들을 상징하였던 것입니다.

등대로부터 나온 빛

정금으로 만들어진 등대로부터 나온 빛은 진설병을 담은 상뿐만 아니라 중보의 장소인 금향단에도 빛을 비추었습니다. 또한 그 빛은 성소 내부 전체를 환히 밝혀 줌으로써 그 안에서 사역하는 제사장들로 하여금 주님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빛은 한편 성소와 지성소를 분리하는 휘장에 수놓아진 그룹들도 비추어 주었습니다. 사실상, 그룹들은 하나님의 거룩을 수호하면서, 일년에 한번 대제사장 외에는 아무도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마치 “거기서 멈추어라” 혹은 “더 이상 들어 가지 말라.” 고 말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금 촛대로부터 나온 빛은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하는 진설병을 담은 상과, 중보 기도의 장소를 상징하는 금향단과,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의 수호를 상징하며 지성소로 들어가는 휘장 위에 수놓아진 그룹들을 나타내 보여 주었던 것입니다.
성소 안의 빛은 완전한 순결을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였습니다. 이것은 성경에서 다음과 같이 그리스도에 관하여 증거한 말씀을 우리에게 생생히 보여줍니다. “우리가 저에게서 듣고 너희에게 전하는 소식이 이것이니 곧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두움이 조금도 없으시니 라. 만일 우리가 하나님과 사귐이 있다하고 어두운 가운데 행하면 거짓말을 하고 진리를 행치 아니함이거니와 저가 빛 가운데 계신 것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가 서로 사귐이 있고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 :5-7).
성막 안에서 빛은 성령을 통하여 어두움을 비추는 하나님을 상징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그 빛은 교제의 장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 진설병을 담은 상과 금향단을 밝히 비추는 것과 같이, 하나님께 자백될 필요가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교제의 장소에서 환히 드러나야만 했던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케 하질 것이요.” (1 : 9).
하나님의 말씀의 빛은 유일한 참된 빛이며 안전한 안내자와 같습니다. 그리고 중보 기도의 삶은 오직 성령의 참된 빛 안에서 이루어질 때에만 효력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자기 자신을 세상의 빛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라.”(요 9 :5) “아직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으니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두움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 어두움에 다니는 자는 그 가는 바를 알지 못하느니라. 너희에게 아직 빛이 있을 동안에 빛을 믿으라. 그리하면 빛의 아들이 되리라.”(요 12: 35, 36).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장사되셨으며,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 속으로 곧 성소 안으로 다시 들어가시기 위하여 일으키심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빛이 하나님과 함께 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그가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것과 같이 우리와 함께 더 이상 거하시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빛없이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죽음은 휘장을 두 쪽으로 찢어 놓았고, 그로 인하여 모든 신자들이 하나님의 임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 또 하나님의 집 다스리는 큰 제사장이 계시매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양심의 악을 깨닫고 몸을 맑은 물로 씻었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 10: 19-22).
우리가 빛 가운데 행할 때, 우리는 하나님은 물론이요 다른 신자들과도 교제를 나누게 될 것이며, 또한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케 하실 것입니다(요일 1 :5-7).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기를 거절한 사람들은 영적 어두움에 거하고 있으나 그를 구세주로 믿는 신자들은 영적 빛 가운데 행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새 하늘과 새 땅에서의 영원하신 빛으로서 재림하시기 전에, 이 암울한 세상에서, 등대는 신자가 빛으로서의 그리스도를 증거 해야 합니다. 비록 우리가 실제로 들어가서 보아야 하 성막은 가지지 않았으나, 예수님이 빛이신 것과 같이 우리도 빛 가운데 행하면 우리는 진짜 거룩한 성소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