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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 그이가 당신입니까?

누가복음 7:18-23

요한의 제자들이 이 모든 일을 그에게 고하니 요한이 그 제자 중 둘을 불러 주께 보내어 가로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까' 하라 하매 저희가 예수께 나아가 가로되 세례 요한이 우리를 보내어 당신께 말하기를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더이다 하니 마침 그 시에 예수께서 질병과 고통과 및 악귀들린 자를 많이 고치시며 또 많은 소경을 보게 하신지라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고하되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하시니라 (누가복음 7: 18-23)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의문을 가진 적은 없습니까? 초신자만이 의문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또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꼭 신앙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신앙 생활을 오래하고 신앙이 좋은 사람들도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께로 무수히 돌아오게 하던 신앙의 용장 세례요한이 주님께 의문을 품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오늘 우리 본문은 세례요한의 질문과 주님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질문부터 살펴봅시다. "오실 그 분이 당신이오니이까? 아니면 다른 이를 우리가 기다려야 하오리이까?" 두 번 반복해서 이 질문은 나옵니다. 제자들의 입에 질문을 넣어주는 과정에서 한번 나오고 다음은 그들의 입을 통하여서 예수님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반복을 통해서 누가는 이 질문을 본문의 핵심으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아니면 우리가 또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예수의 사역에 대한 보고를 들으면서 요한은 메시야에 대한 의문을 오히려 갖게 됩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그 모든 일을 그에게 보고했다는 기록을 통해서 누가는 지금 그의 형편이 어떠한지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전해 주어야만 바깥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처지에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질문을 두사람을 보내서 묻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 행동의 자유을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로 짐작하게 해줍니다.

마태복음의 기록을 보면 11장 2절에 "요한이 옥에서 그리스도의 하신 일을 듣고"라고 분명히 밝혀져 있습니다. 요한은 지금 옥에 갇혀 있는 있습니다. 갇혀서 상당한 기간이 흘러갔습니다. 바깥 소식은 제자들이 전해 주어야만 들을 수 있는 처지에서 몇 달을 지나는 요한의 형편이였습니다. 하지만 누가는 3장 20절에서 그가 하옥되고 있는 것을 이미 밝힌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그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만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은 제자 둘을 보내서 예수가 정말 오실 구원자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만 우리에게 그 사건을 기술하고 있는 누가의 마음 속에는 그가 주님이시라는 것이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래서 여기 "요한의 제자들이 이 모든 일을 그에게 고하니 요한이 그 제자 중 둘을 불러 주께 보내어 가로되" 요한은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우리가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하오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누가는 "주께" 보내었다고 함으로써 그가 주님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요한은 신앙의 근본적인 질문은 던지게 되었을까요? 본문 18절에서 20절의 질문의 배경을 추리해 봅시다. 감옥 안에 있는 요한의 입장에서 그즈음 사건을 생각해 봅시다. 비록 전해 듣기는 하지만 요한은 바깥 세상의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예수님의 사역에 관한 소식을 들으면서 의문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때로 역경은 우리에게 의문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세례요한을 기억해 보십시오. 옥중에 구금 되기 전에 광야에서 외치던 그를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설교자 요한을 여러분은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너희는 주의 길을 예비하라"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모든 산은 낮아지고 굽은 것은 곧아지고 험한 곳은 평탄하여질 것이요." 이런 이사야의 예언에 의해서 세상에 나왔던 사람이 요한입니다. 그는 자신이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리켜 장차 올 진노를 피하게 하더냐" 설교를 들으려고 나온 사람들, 세례를 받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을 향해서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설교했던 선지자가 요한입니다. 앞에 없는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난하고 마주 대한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설교자와는 달랐습니다. 자기 앞에 나아온 사람을 향해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예배드리는 자로서의 합당한 삶을 살라고 외쳤던 설교자입니다.

동시에 그는 설교를 듣고 있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앉아 있는지를 읽고 있던 설교자였습니다. "아니 우리가 돌이키기는 어디로 돌이켜? 우리는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언약의 자손인데" 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던 설교자였습니다. 그들을 향해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속으로도 생각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청중의 마음 어느 한구석에도 도피할 곳을 도무지 주지 않던 설교자였습니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않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리니" 그는 열매 맺지 않는 가지를 꺾어 버린다는 것이 아니라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여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총체적 위기에 처한 실상을 경고합니다. 나무 전부를 다 절단 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삶의 전환이 없이는 찍혀 불에 던져질 것을 말씀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조금 고쳐서 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당시의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두벌 옷 가진 사람은 한 벌 가진 자에게 주라, 먹을 것 가진 자는 없는 자에게 그리하라, 정한 세 외에는 받지 말라, 사람에게 공권력을 남용말고 함부로 사람을 기소하지 말라, 받은 월급에 만족하라'고 군병들을 향해서, 군중들을 향해서, 세리들을 향해서 설교했던 사람입니다. 도무지 오해할 여지가 없는 분명한 삶의 방식을 각 사람에게 제시하던 선지자 요한이 지금 옥중에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약 없는 구금 생활이 그로 하여금 마음이 약해지게 만들었을까요? 몇 개월의 감방 생활이 그의 신앙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을까요?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설교했던 그가, 그처럼 분명히 사람들에게 메시야이심을 전했던 자신이 몇 개월 감방 생활로 인해서 예수의 메시야이심을 의심하게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약속과 증거에 의해서 예수를 사람 앞에 소개하기를 "이 분이 곧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이"시라고 소개했던 그 능력의 설교자가 스스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일까요? 몇 개월 감옥 생활 때문에 신앙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되었을까요?

"오실 그이가 당신입니까 우리가 다른이를 기다려야 되겠습니까?" 이 질문을 믿음 부족이라고 보기에는 길고 험난했던 그의 사역 준비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광야의 사람으로 부름 받았던 그 험난했던 생애, 그 수십 년의 생애를 가지고 생각해 볼 때 몇 개월의 감방 생활로 인해서 흔들릴 선지자라고 보기에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예수께서 그리스도라는 하늘의 소리를 직접 듣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는 것을 직접 그 눈으로 보았던 세례요한과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신앙의 용사들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속되는 역경 속에서 이런 의문 제기가 가능할 것입니다만 세례요한의 경우를 그렇게 본다는 것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주석가들은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은 아마 세례요한이 자기가 메시야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죽고나면 제자들이 갈팡질팡할 것 같으니까 예수님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려주기 위해서 대신 질문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에도 누가 세례를 많이 주느냐를 가지고 두 그룹의 제자들 사이에 신경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이 무대에서 사라지면 자기의 제자들이 잘못하면 예수님의 하는 일에 반대되는 세력으로서 앞장 설 것 같은 염려 때문에 그런 일을 미리 막아 보겠다고 제자들 중에서 대표를 두사람 보내어서 그가 누구인지 한 번 더 확인 시켜 주기 위해서 했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그럴둣하고 은혜로운 설명같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설명은 쉽게 무시하기가 어려운 것이 교회사에서 상당한 이름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런 설명들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초대교회 "황금의 입" 이라고 불리웠던 크리소스톰이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어거스틴이 그랬고 칼빈의 입장이자 그 외에도 많은 주석가들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본문의 말씀과 엄밀하게 대조해 볼 때는 맞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본문은 요한이 이 질문을 제자들을 통해서 예수에게 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권위있는 이름이라고 할지라도 본문보다 더 권위를 줄 수는 없습니다. 크리소스톰도 어거스틴도 칼빈도 훌륭한 분들이지만 본문이 말하고 있는 그것을 거스려서 따를수는 없는 것입니다. 요한이 그 제자중에 둘을 불러 주께 보내어 질문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그 대답을 누구에게 하고 있습니까? "너희는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전하라" 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질문을 요한이 제자 대신 했다면 예수님께서 요한의 제자들에게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너희 스스로 판단하라'고 다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요한의 제자들에게 아무런 책망을 하지 않고 오히려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을 대신해서 제기한 의문이라고 하는 것은 본문 자체의 기록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오히려 요한 자신의 의문이라고 보고 풀어야 타당합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아니면 우리가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되겠습니까?" 우선 이 질문의 성격을 바로 파악합시다. 요한은 왜 이런 질문을 했을까요? 이 질문은 예수께서 메시야이심에 대한 의문이라기 보다는 예수님의 사역의 성격 내지는 그 사역의 진척에 대해서 불만족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겠습니다. 요한은 이 질문을 통해서 보다 확실한, 좀 더 신속한 예수님의 사역을 요청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에 관한 소문은 날마다 번져 같습니다. 병들어 죽어 가는 백부장의 종을 말씀으로만 고쳤다는 소식과 함께 매장지를 향해서 상여에 실려 가는 나인성 한 과부의 아들을 살리셨다는 소문은 끝없이 퍼져갔습니다. 유대와 사마리아에 두루 퍼졌고 마침내 감옥에 갇혀 있는 세례 요한의 귀에까지 이 소문은 전달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날이 흐를수록 그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주님의 사역이 분명한 성격을 나타낼수록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세례 요한의 마음 속에는 의혹의 구름이 피어올랐습니다. 자신이 예언하고 바란 메시야와는 너무 대조적인 메시야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열매 맺지 않는 나무마다 찍어 불에 던지는 도끼로서가 아니라 상한 갈대도 꺾지 아니하시는 그분의 사역은 갈수록 이해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마당을 정하게 하는 대신에 쓰레기 같은 헤롯의 행위에 대해서 언급조차 없는 그분의 사역을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알곡을 모아서 곳간에 들이시고 쭉정이는 골라서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는 대신에 헤롯 도당의 반민주적인 인권유린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한마디 성명조차 없는 그분의 입장이 불만스러웠을지 모릅니다.

헤롯의 그 반인륜적인 비리를 공개 비난한 죄목으로 감옥에 갇힌 양심수 요한으로서는 예수님의 사역이 너무 관용과 인내로 가득찬, 동정과 연민으로만 특징지어진 것으로 보여졌을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비판치 말라'는 그 분의 설교는 '사회학적 상상력의 빈곤'에 기인한 설교처럼 들렸습니다. 시국이 어떤 시국인데 그렇게 설교하시다니... 결국 기존 권력층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말씀을 하시다니...쉽게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병든 자나 고치고 슬피 우는 과부나 위로하는 일에만 매달려 있을건지 상당한 기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는 그로서는 답답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예수의 동향을 보고 받은 요한은 드디어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직접 예수께 질문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다시금 본래적인 질문을 해봅시다. 왜 요한은 의문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의 질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오실 그이가 당신입니까? 다른이를 우리가 기다려야 되겠습니까?" 주님, 당신이 오실 그분 같으면 무언가 빨리 일을 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이 당신을 통해서 하시는 일이라면 속히 해결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아니 당신의 길 안내자인 나를 언제까지 감방 안에 두시려고 하십니까? 당신이 하시려고 하면, 주님의 명령 한 마디면 하루 밤에 감방 문을 열어 제칠 수 있는데 언제까지 나를 여기 두시려고 합니까? 그런 개인적인 불만이 포함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양심수 석방 뿐 아니라 헤롯 왕과 로마 통치를 절단내어 새로운 나라 도래를 빨리 이룩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간접적인 호소일 수도 있습니다.

하필이면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이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메시야라는 사실 자체를 의심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필이면 요한이 나인성 과부의 아들을 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사역의 결과를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묻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아직 예수께서 메시야이심을 믿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렇습니다. 그 분이 주님이십니다. 그 분께 물어 보십시오. 신앙생활의 근본 문제는 주님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의문들입니다. 그 의문은 제자들을 보내 묻는 요한의 질문 속에 요약되어져 있습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아니면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려야 하리이까?" 로 표현되고 있지만 신앙생활 하면서 우리가 당면하는 문제는 언제나 우리 자신과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은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 바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께 나아가기를 결정했습니다. 예수를 만나기 전에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자기 느낌을 섞어 가면서 이전 저런 불평을 늘어 놓는 것이 아닙니다. '난 이렇게 일을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감정 섞어 가면서 토로한들 해결책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직접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제자를 대신 파송했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아니면 우리가 다른이를 기다려야 하오리까"

문제를 가지고 예수께 나아오는 것은 현명한 결단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신앙생활을 하면서 의심을 품지 않는다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신앙 생활을 하면서 의문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직하게 보지 못하면 더 말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 자신을 정직하게 관찰하면 우리가 어떠한 신앙상태에 있다 손치더라도 우리 역시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누구나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문제에 봉착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우리의 신앙의 근본대상이신 주님께 조차도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자체가 크게 비난 받아야 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신앙생활 할 때에 이런 의문을 가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나는 문제 없어요' 하고 시침떼는 것이 문제 해결의 길이 아닙니다. 나도 의문이 있습니다. 의문이 있다는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도 숨길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그것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세례요한의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신앙생활의 문제는 혼자 안고 뒹굴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제자둘을 보내어서 예수께 와서 질문하기 전에 요한은 감방에서 혼자서 생각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문제룰 안고 혼자서 뒹굴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문제를 안고 혼자 뒹굴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하소연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해 주실 분에게로 나아갑니다. 비록 행동의 자유가 없어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제자들을 보내어 질문합니다. 여러분은 의문을 갖지 않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랑하지 마십시오. 신앙 수준에 상관없이 우리도 의문을 갖습니다. 다만 그때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해결해 주실 분, 예수께 나아가십시오. 그 분 만이 우리의 의문을 대답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다만 여기서 세례요한의 의문과 관련해서 무엇인가를 좀더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시리라는 자기나름의 그림을 그려두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세례요한 역시 예수께서 오시면 어떻게 하시리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말씀에 근거해서 힘있게 설교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예수께서 오셔서 타작 마당을 키질하시는 역사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데 그의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신앙인의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동일한 것 때문에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분명히 우리 스스로의 그림을 그려두고 있습니다. 이때쯤은 하나님이 이렇게 도울것이라고 이미 답을 써 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답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방법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보내신 메시야라는 사실을 요한은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이심을 믿고 계십니다. 두 제자가 찾아가서 만난 그 분이 주님이신 것을 여러분은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고 하면, 그분이 주권자라고 하면 그 분의 때에 그 분의 방식대로 하실 것을 신뢰해야 합니다. 주님은 당신의 방법으로 당신의 때에 영광스럽게 역사 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내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 분이 주이신 것을 생각하십시오. 여러분이 그 분의 방법과 그 분의 시기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자주 여러분은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불만과 의문 가운데 빠질것입니다.

사실 요한은 구약의 많은 선지자들과 같은 계열에 서 있는 자였습니다. 구약 선지자의 특징 중에 하나가 무엇입니까? 그들은 주님이 초림하셔서 하실 일과 주님이 두 번째 오셔서 하실 일에 대해서 구별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처음 오셔서 하게 될 구원의 사역과 다시 오셔서 하게 될 심판의 사역 사이를 구분 지어서 보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그는 구원사역과 심판사역을 동시적인 일로 보았습니다. 세례요한은 그렇게 설교했고 그러한 메시야의 사역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메시야에 대한 그림이 그렇게 그려져 있었기 때문에 주님의 소식을 들으면 들을수록 주님의 사역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세례요한의 마음에 의혹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나름대로의 메시야 사역을 그려 놓고 있었기 때문에 그로서는 지금 하시는 주님의 사역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지금 정의를 말하기 위해서 감금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여기 감방에 임하지 않는가'라고 해서 불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내 딴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게 무엇입니까? 아직도 이게 무엇입니까? 몇 달째입니까? 몇 년째 입니까? 이게 우리들의 질문이 아닙니까?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왜 들어주시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게 이사야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했던 질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신앙의 용장 요한이 그랬다면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아니할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주께서 역사하지 않는다고 의문을 품고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황이 어렵고 도움이 쉬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한때 모범적인 신앙의 사람조차도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의문을 갖는 것 자체는 비난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의문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그것을 주앞에 가지고 나갑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문제를 자기 관점에서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의 관점에서 보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만나서 제일 답답한 사람이 어떤 사람입니까? 남의 말은 도무지 들을려고 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입니다. 설명을 해 주어도 도대체 그렇게는 생각도 해 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 하소연만 하는 사람입니다. 병적인 사람입니다. 정말 어려운 사람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시각을 주님의 관점에서 갖는 것입니다. 사물을 주님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때 '언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하는 우리의 질문이 사라지고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구원하실 것을 내다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신앙생활에는 문제가 생길수 있습니다. 의문을 품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가 유독 비난 받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뒹굴지 마십시오. 주님께 내어 놓으십시오. 주께서 이렇게 지금 하실 것이라는 자신의 그림만 붙들지 마시고 주님이 주님되심을 믿으십시오. 그분이 주님이시면 주님이 알아서 결정하시도록 기다려야만 합니다. 주께서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식으로 영광스럽게 역사하실 것을 신뢰하십시오. 여러분이 생각하는데로 되어도 감사할 일이거든 하물며 여러분의 생각 보다 크시고 더 영광스러운 주님의 계획대로 되어 진다는 것을 기다리면서 영광스러운 내일을 소망해 보십시오. 상황은 어렵고 도움은 지연될 때에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배웁시다. 문제를 주님의 관점으로 보는 성숙한 자리로 나아가는 울산교회 성도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