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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믿음

성 경 : 로마서 4 : 1 - 25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설교가 스펄전(Spurgeon)은 “설교에 있어서 예화는 집의 창문과 같다”라는 유명한 말했습니다. 집에 있어서 창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창문은 빛을 집 안에 들어오게 하여 밝게 해 줍니다. 창문이 없다고 가정해 보십시다. 얼마나 캄캄하겠습니까? 어두워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있어도 아주 작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좀 보이기는 보이는데 어두워서 견디기가 힘들 것입니다.

설교에 있어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목사가 하는 설교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매우 답답할 것입니다. 아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자리에 앉아 있기도 괴로울 것입니다. 설교를 이해 못하면 마치 빛이 잘 안 들어와 어둡게 된 집과 같아서 마음이 답답합니다. 따라서 올바른 설교자라면 설교 중에 적합한 예화를 들어서 청중으로 하여금 말씀을 잘 깨닫게 하여야 합니다. 즉, 듣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깨달음의 빛을 환하게 비추어지게 하여 어두움과 답답함이 없게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설교 내용에 알 맞는 예화를 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예화는 설교를 잘 이해하게 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또 그 말씀이 머리 속에 오래, 오래 기억하게 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예화가 가지고 있는 현실성과 실제성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런 말도 합니다. “교인들은 목사의 설교는 기억하지 못해도 목사가 든 예화는 기억한다.” 저의 경험으로 보아도 이 말은 대단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어떤 목사의 설교를 듣고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설교 중에 든 예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설교에 있어 예화를 드는 것을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성경만 가지고 말씀을 전하지 왜 예화를 들어 하나님의 말씀을 오염시키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말씀을 듣는 분들이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예화의 사용은 더 권장을 해야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복음을 전하실 때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예화를 사용하셨습니다. “탕자의 비유”, “씨 뿌리는 비유”, “달란트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등의 비유도 역시 예화의 한 종류였습니다. 예수님은 예화를 사용함으로써 듣는 사람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생생하게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게 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인 4장을 보면 한 장 전체가 거의 예화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4장의 내용은 3장의 연속입니다. 3장에서 믿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새롭게 나타났음에 대해 말하였던 바울은 4장에 넘어와서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다시 한번 이것을 설명합니다. 바울이 이렇게 하는 것은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를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4장에서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이 진리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3장에서 바울은 과거에는 율법을 행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율법을 다 지켜 구원을 얻는 것이 불가능 했었는데, 이제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게 되는 하나님의 의, 즉 구원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차별이 없이 믿는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주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3장21절, 22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중요한 말씀이기에 우리 다 같이 찾아 보겠습니다. 신약 성경 243쪽입니다. 평소에 성경을 잘 찾지 않으시는 분이라도 한 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다 같이 읽겠습니다.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계속해서 28절을 읽겠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이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사람이 의롭다 함을 입어 구원을 얻는 것이 첫째는 율법의 행위에서가 아니고 믿음으로 되는 것이고, 둘째는 믿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주시는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아멘. 아, 가만이 계시지만 말고 아멘 좀 하세요. 아멘? 저도 부활절 수양회 강사였던 전춘구 목사님에게 한 수 배웠습니다. 이 말씀 때문에 여러분이나 저나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시겠습니까? 흉악했던 내 죄가 사해지고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멘이 안 나오겠습니까? 아멘이 입에서 안 나오시는 분들은 좀 수상한 분들입니다. 내가 구원을 받았다고 믿으시는 분들은 다 같이 아멘 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그 다음에는 무슨 말이 나와야 합니까? 예, 할렐루야입니다. 다 같이 할렐루야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할렐루야! 내가 구원을 받은 것에 대해 “그렇습니다”라는 의미에서 우리는 아멘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 구원을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그러나 자연 할렐루야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하나님이 완전히 “엎드려 절 받기”가 되었습니다.

이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말을 신학적인 용어로는 “이신칭의” 또는 “이신득의”라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교회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상식적으로 이 용어 정도는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이 말은 우리 개신교에서 아주,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진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개신교의 생명을 여기에 걸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6세기에 부패하였던 로마 카톨릭으로부터 종교 개혁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이 말씀이었습니다. 구원의 조건으로 선행을 강조하였던 카톨릭에 대항하여 마틴 루터, 즈빙리, 칼빈과 같은 종교 개혁자들은 “이신칭의”, 즉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로마서에 나온 이 말씀을 가지고 개혁을 일으켰습니다. 개신교의 한 교파인 우리가 속해 있는 장로교도 이 말씀을 진리로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이 사실을 잘 받아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유인 즉, 구원이 너무 쉽다는 것이지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에서 주장하고 있는 그 구원이 공짜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 편에서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구원이 저절로 굴러 들어올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구원을 얻으려면 최소한 내가 몸을 움직이거나 비비꼬거나 발버둥을 쳐야 되는데 믿기만 하면 받는다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너무 각박한 세상 속에 살기 때문에 공짜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가 봅니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여기에 다 죽어가는 환자가 한 사람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말고 가만히 계십시오. 그러면 나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환자는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가만히 있으면 낫는다니....., 아, 내가 드디어 죽는가 보다. 이제 죽게 되었으니 의사도 치료를 포기하는구나”라고 하며 크게 낙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이 약을 먹어 보십시오. 이 약은 최근에 개발된 약인데 당신의 병에는 아주 효과가 큽니다. 그런데 이 약은 매우 비쌉니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환자는 약이 비싼 것에는 관계 없이 살기 위해 그 약을 사서 복용할 것입니다. 환자는 살기 위해서라고 하면 소화제를 주어도 죽기 살기로 먹을 것입니다.

구원의 문제도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원을 받기 위해 하나님 앞에 무엇인가 들고 나와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 제의를 거부감 없이 받아드릴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들고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싱겁다는 것이지요. 그 구원이 정말일지 의심스럽다는 것입니다. 뭐, 일년 동안 새벽에 일어나 냉수를 떠 놓고 손이 닳도록 빈다거나, 또는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 주위를 삼천 번을 돈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돈 일억 원 쯤 내놓아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것을 더 잘 받아드릴 것입니다. 그래야 얻은 것 같고 받은 것 같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믿기만 하면 된다니 이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내 대신 예수님이 다 했으니 나는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그것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쉬운 십자가 앞에 나아가는 자만이 구원의 길이 열립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구원 방법입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학장이자 영국 회중 교회 설교가였던 모건 박사가 1900년 경 영국 중부 지방 요크셔에서 전도 대화를 열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 날 저녁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내용의 설교를 끝낸 후, 한 광부가 찾아 왔습니다. “박사님, 저도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지만 그냥 믿기만 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실지 믿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해서 얻은 구원이 너무 값이 싸 받아드리기가 어렵군요.” 그러자 모건 박사가 광부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당신은 어떻게 땅 속에서 나왔습니까?” “예, 늘상 하던 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왔지요.” 다시 모건 박사가 물었습니다. “그럼 그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얼마를 내셨습니까?”

광부가 정색을 하며 대답했습니다. “돈을 내다니요? 그냥 타면 됩니다. 회사에서 아주 비싼 돈을 들여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기 때문에 그냥 타면 됩니다. 그러면 땅 속 깊은 곳에 들어갔다가도 아주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자 모건 박사가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땅 속 깊은 곳에 들어갔다가도 회사가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해 놓은 엘리베이터만 타면 밖으로 나올 수 있듯이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당신의 죄를 사해기 위해 아주 비싼 값을 치루였기 때문에 그것만 믿음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것은 결코 값싼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십자가 앞에 나아가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수 천년 전에 미리 보여 주셨습니다. 그것이 모세가 뱀에게 물려 죽어가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높은 장대에 매달았던 놋 뱀이었습니다. 모세가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시내 광야로 나왔을 때 일이었습니다. 원래 목이 곧아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던 그들이 불순종 때문에 뱀에 물려 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기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습니다. 뱀에 물린 상처를 칼로 째고 독을 빨아 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물린 팔이나 다리는 잘라 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높은 막대기 위에 매 달아 놓은 놋으로 만든 뱀을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그저 놋 뱀을 매달아 놓은 곳으로 가서 고개를 들어 놋 뱀을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독이 제거되어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세의 말을 믿고 놋 뱀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독이 가시면서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안 쳐다보았습니다. 놋 뱀을 바라본다고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죽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여기서 누가 어리석은 사람입니까? 놋 뱀을 쳐다본 사람입니까? 안 쳐다본 사람입니까? 세상적으로, 이성적으로 본다면 쳐다본 사람들이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안 쳐다본 사람들이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리석게 보이지만 믿음을 가지고 쳐다본 사람들은 살아났습니다. 그렇지만 똑똑하게 보이지만 믿음이 없어서 안 쳐다본 사람들은 죽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1장18절은 이 사실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이것을 오늘 말씀인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진리에 그대로 적용해 보십시오. 그러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것에 대한 판단이 섭니다. 구원을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구원을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것은 무엇을 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믿음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시기 바랍니다.

모세 이후 약 1천 3백년이 지난 후에도 유대인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울이 전하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말에 크게 반발을 하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행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되어 구원을 받았어. 그런데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말도 되지 않는 소리하지 말아라. 어떻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구원을 받을 수 있단 말이냐? 구원을 받으려면 할례를 행하고 율법을 지켜야 돼.” 그래서 바울은 이 돌맹이 같이 둔하여 깨닫지 못하는 유대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지금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왜 하필이면 바울이 아브라함을 예로 드는 것일까요? 아브라함은 유대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민족의 조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인물인 단군을 민족의 시조로 정해 놓고 존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아브라함에 대한 자랑과 존경의 정도는 우리가 단군에게 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우 큽니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 때문에 자신들이 하나님의 특별한 택함을 받은 선민이 되었고, 또 아브라함의 자손이어서 구원을 받는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면 자동적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얻어 구원을 받은 것은 첫째, 행위에서도 아니었고 둘째, 할례에서도 아니었고 셋째, 율법에서도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의롭다 함을 받게 되었던 것은 그런 외적인 것들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믿음에 있었음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주장은 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크나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수 천년 동안 믿어왔던 구원관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본문을 시작하면서부터 이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절부터 3절을 한 번 보시겠습니다.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된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면 자랑한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뇨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이것이 저에게 의로 여기신 바 되었느니라’(롬4:1-3). 만일 아브라함이 의롭게 된 것이 순종의 행위에서 된 것이라고 하면 그 행위가 하나님 앞에서 자랑 거리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구원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 사람의 행위에서 얻은 것이 됩니다. 마치 일한 사람이 당연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삯처럼 됩니다. 그래서 구원을 은혜로 주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의도를 잃어 버리게 됩니다. 아브라함이 구원을 얻은 것은 행위에서가 아니라 믿음에서 였습니다. 즉 은혜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은 유대인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이 행위로 구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의 의를 순종의 행위에서 찾고 있습니다. 정든 고향 땅을 떠나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니 아브라함은 떠났습니다. 또 백 살에 나은 귀한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니까 바쳤습니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의 이런 순종을 보시고 하나님이 그를 의롭다고 하신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물론 아브라함이 하나님 명령에 순종을 잘 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순종 때문에 그를 의롭게 보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의롭게 보신 것은 그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아브라함이 고향을 떠나 가나안 땅에 들어 와서 산 지 5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 모래와 같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약속을 받을 당시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 석녀였습니다. 즉 불임 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그 때 80살, 사라는 70살이었습니다. 이런 나이에 무슨 아이를 낳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이며 황당무계한 일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치 않고 믿었습니다. 놀라운 믿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었던 당시 하나님의 말씀을 믿을 수 있었던 아브라함의 믿음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이 믿음을 보신 하나님은 놀라고 감동하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셨던 것입니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창세기 15장 6절 말씀입니다.

이 사실을 바울은 본문 18절부터 21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244쪽입니다. 다 같이 보겠습니다.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으었으니 이는 네 후손이 이 같으리라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려 하심을 인함이라 그가 백세나 되어 자기 몸의 죽은 것 같음과 사라의 태의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음이 약하여지지 아니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고 믿음에 견고하여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그러므로 이것을 저에게 의로 여기셨느니라’(롬4:18-21). 이 말씀은 아브라함이 백세가 되었을 때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브라함에게 나타나 후손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후 거의 20년이 지났습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약속의 말씀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아내 사라는 90살에 잉태하고 아브라함은 백 살에 아들 이삭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약 15년이 지난 후 창세기 22장으로 가면 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 아들을 비치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 명령에 순종하여 모리아 산에 가서 바칩니다. 철저한 순종이었습니다. 이것을 보고 유대인들은 이 순종 때문에 의롭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러한 유대인들에게 성경의 순서를 좀 보고 말하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이 언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얻게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아들 이삭을 바쳤을 때이냐? 그 전이냐?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의롭게 된 것은 15장에서의 믿음 때문이었지 22장의 이삭의 번제 사건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5장과 22장은 시간적으로 약 35년이 떨어져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의 번제 사건과 관계 없이 35년 전에 이미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았습니다.

둘째로 아브라함은 유대인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할례를 행했기 때문에 구원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할례는 구원 받은 사람의 외적 표시이지 할례 그 자체가 구원의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이 할례를 행한 것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고 난 후이지 그 전이 아니었습니다. 할례는 창세기 17장의 사건이고 의롭게 된 것은 15장의 사건입니다. 아브라함은 의롭다 함을 받은 후 14년이 지나 나이 99세에 할례를 행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이 의롭게 여김을 받은 것은 할례를 행했기 때문이 아니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10절은 이렇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이를 어떻게 여기셨느뇨 할례시냐 무할례시냐 할례시가 아니라 무할례시나라’(롬4:10). 의롭게 여김을 받은 것은 할례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아 의롭게 되었다는 유대인들의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할례를 받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도 틀린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받고 있는 세례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약 시대의 할례를 신약 시대의 세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세례를 받았다고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세례를 내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는 것에 대한 외적인 표시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나는 죄로 인해 죽어 장사되었고 그리스도가 부활한 것처럼 나도 부활한다는 것을 믿는다는 표시입니다. 만일 이러한 믿음의 고백 없이 세례를 받았다면 그 사람은 구원을 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셋째로 아브라함이 율법을 지켰기 때문에 의롭게 된 것도 아닙니다. 만약에 아브라함이 율법을 지켜서 의롭게 되었다면 그 당시 율법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율법은 아브라함이 의롭게 된 후 약 5백년 후에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살 때에는 율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율법을 지키지 않았어도 아브라함은 의롭게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믿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13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나 그 후손에게 세상의 후사가 되리라고 하신 언약은 율법으로 말미암은 것이 이니요 오직 믿음의 의로 말미암은 것이니라’(롬4:13). 그러니까 결국 아브라함이 의롭게 된 것은 율법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믿음에 있었던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때는 예수님 오시기 2천년 전의 일입니다. 한편 오늘 로마서는 그리스도를 믿어야 의롭게 되어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브라함이 2천년 후에 오실 그리스도를 믿을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하나님이 세상의 구속주로 그리스도를 보내실 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창세기 어디를 보아도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한 군데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후손인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을 수 있었다니 참으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분들은 아브라함이 정말로 그리스도를 알고 있었을까 하고 의아해 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 의구심을 예수님은 단 한 마디의 말씀으로 풀어 주셨습니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때 볼 것을 즐거워 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 요한복음8장 56절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말씀입니까? 아브라함은 자기 후손을 통해 인류의 구세주 그리스도가 나실 것을 알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믿음 때문에 의인으로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다른 방법을 없고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받는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성도들이나 신약의 성도들이나 다 같이 믿음으로 의롭게 되어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히브리서 11장은 웅변적으로 말하고있습니다. 11장에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구약의 성도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 할례를 받지 않고 구원을 받았던 아벨, 에녹, 노아, 세 사람의 이름이 나옵니다. 또 율법이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 일곱이 나옵니다. 그리고 율법이 있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 여덟이 나옵니다. 히브리서는 이들 모두에 대해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 지는 것, 즉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을 성취하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그것을 믿음으로 바라보다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후에 구원을 받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이 다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증인들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원의 선물을 받지 못합니다(히11:6).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히12:2). 믿음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사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구원을 받습니다.

바울은 4장의 결론을 아브라함의 믿음을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맺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으로 보시고 그를 의롭게 여기신 하나님은 지금도 믿음을 가진 자를 의롭게 여기신다는 것입니다. 23절, 24절을 보십시다. ‘저에게 의로 여기셨다 기록된 것은 아브라함만 위한 것이 아니요 의로 여기심을 받을 우리도 위함이니 곧 예수 우리 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를 믿는 자니라’(롬4:22-23). 그러기 때문에 아브라함은 유대인 뿐만 아니라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이 되십니다. 아브라함은 혈통상으로는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지만 믿음으로는 세계 모든 민족의 조상도 되십니다. 즉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받은 자는 신분이나 민족이나 형통의 구별 없이 누구나 아브라함의 후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저는 오늘 말씀을 마치면서 결론적으로 다음 두 가지를 여러분들에게 권면합니다. 첫째는 전도와 선교로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에 동참하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인을 구원하시되 애초부터 아무 조건 없이 믿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선행이나 율법을 지키거나 종교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구원을 얻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만일 그런 조건을 제시한다면 아무도 구원을 받을 수 없음을 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게 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구원을 받고 영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된 우리는 이것을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일지기 아브라함을 통해 이신칭의의 구원의 원리를 제시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만민을 구원하려는 원대한 구속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믿음으로 구원을 받은 우리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전도와 선교로 이 계획에 동참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구원을 얻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둘째는 한번 붙잡은 믿음에서 흔들리지 말고 견고하게 서 있으라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속의 계시가 아주 희미하게 주어진 상태에서도 약속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는 바랄 수 없는 중에서도 바랐고 믿을 수 없는 중에서도 믿었습니다. 그는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고 견고하게 붙들었습니다. 그는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부르시는 하나님이심을 확신하였습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믿음의 위대성입니다. 우리가 천국 문에 들어가려면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의 행진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믿음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의심이 날 때가 있습니다. 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장해물과 거침돌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아브라함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믿음을 가지십시오.

저는 히브리서 11장 6절을 읽어 드림으로써 오늘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11:6). 이 말씀과 같이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구원의 상급을 선물로 받으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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