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하시는  하나님
시편 95편
장 석 정
목사, 관동대학교, 구약학
구조분석
시편 95편은 11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의 구조
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어느 절이 서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지
를 파악하여 그것들을 한 단락으로 묶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즉, 각각의 절들을 나누
고 합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 본문에 적용할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우
선적이다. 여러 가지 기준들 가운데 여기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의 입을 빌어서 여
호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는 내용과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
시는 말씀으로 나누는 작업을 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결국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나누는 것을 의
미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찬양내용인가 아니면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인가를 구분하는
것이다. 우선 이스라엘 백성들의 찬양은 어느 절에서 기록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
자. 본문을 분석해 보면, 1절에서 7절까지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찬양하
는 말씀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절에는 구원의 반석이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 찬양하자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
한 이러한 찬양은 감사의 제목을 통하여 2절로 이어지고 있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여호
와께 즐겁게 찬양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러한 찬양을 여호와께 돌리는 이유가 필요
하게 된다. 도대체 왜 이러한 찬양을 여호와께 드려야 한다는 것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
이 다음절에 주어져 있다. 3절은 여호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든
신 위에 크신 왕이심을 고백하고 있다. 즉,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들의 찬양을 받으셔
야 하는 이유는 가장 위대하고 뛰어난 왕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지는 4절은 땅과 산들이 모두 하나님의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모든 자연들
의 진정한 주인 되시는 분이 여호와이심을 말하고 있다. 전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어
보이는 산과 들도 모두 하나님의 소유임을 말하고 있는 것은 이 모든 우주만물들이 여호
와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분명하게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하심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5절과 6절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을 연이어서 강조하고 있는 구절들이다.
5절은 바다와 육지가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임을 말하고 있으며, 특별히 그의 손으로 만
드셨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6절은 이러한 창조주 여호와께 우리는 경배해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땅히 피조물인 우리들이 창조주께 경배해야 하는데, 그 분명
한 이유들을 이 구절에서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크게 나누었던 기준으로 보면, 7절이 첫 부분의 마지막 절이 되는데, 여기까지에
서 시편 기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경배해야 하는 이유들을 나열하
고 있기 때문이다. 7절은 여호와는 우리의 하나님이시며,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
고, 이는 결국 우리가 그 분의 양들이라는 것이며, 양들은 여호와의 음성을 듣기를 원한
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7절까지의 내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모
든 것을 바쳐서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을 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를 기다려야 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8절부터 마지막 11절까지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을 기록한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8절은 하나님께서 므리바와 맛사에서 있
었던 일들을 예로 들어서 언급하신다. 이 사건들을 통해서 성서독자들은 이스라엘 백성
들이 하나님께 그들의 마음을 강퍅하게 했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
엘 백성들이 그런 사건에서처럼 그들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계신다.
9절에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의 선조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시험하고 탐지하고 행사를 보았
던 일들을 열거하고 계신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마땅히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창조주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얼마든지 시험하실
수 있으나, 이스라엘은 절대로 하나님을 시험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데도 그들은 그러
한 일들을 서슴없이 자행했음을 상기시키고 계신다.
10절 말씀은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선조들로 인하여 가장 먼저 어려움을 당하신 것
은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말하고 있다. 즉 피조물들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시는 것이 창
조주이신 데, 정작 피조물들은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께
불평하고 그 분을 떠나는 생활을 하였다는 것을 이 본문은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그렇
다면 이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몰라주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대하실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이 마지막 절인 11절에 주어져 있다.
광야생활 40년은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도를 알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을 때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하신 방법은 11절에 나오는 것처럼 여호와 하나님께서 노하시고
그 분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시는 것이었다. 출애굽 사건을 체험한 세대들은 아무
도 약속의 땅에 들어오지 못했으며, 그것은 그들의 지도자였던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모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그 광야의 40년이 전부였던 것이다.

적용
시편의 대부분이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찬양 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
95편은 물론 전반부에 걸쳐서 이러한 여호와께 대한 찬양의 촉구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후반부에 가면서 특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
은 광야생활과 연관지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된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창조주 되신 하나님께 찬양과 경배를 드리는 것은 마땅한데, 여호와 하나님의 백성이 되
며, 그 분의 양들이 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
리고 들려지는 하나님의 음성은 그들의 열조들이 출애굽을 체험한 이후에 광야생활을 통
하여 얼마나 하나님께 죄를 지었는지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결국 아무도 약속
의 땅에 들어오지 못하는 엄청난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말씀으로 이 시편 95편은 끝맺
고 있다.
출애굽을 체험한 1세대들은 역사적인 공동체이며, 일회적인 사건을 통해서 존재했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닌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이러한 사건이 어떤 의
미를 가지고 있는가? 늘 불평을 하면서 하나님께 간구의 제목들만 늘어놓고 있는 우리들
의 모습이 출애굽 이스라엘 공동체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끊임
없이 하나님의 능력을 시험하며, 우리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편 95
편은 가장 정수를 찌르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직접 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도 여전히 하나님을 시험했던 것을 보
면, 우리들도 우리의 눈으로 하나님을 볼 수 없어서 믿지 못하겠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
는 주장임이 자명해진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지켜야할 것들을 명령하시고 그대로
아무런 감정도 없이 계시는 분이 아니시다. 오히려 그분의 백성들인 우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길을 벗어나 잘못된 길로 가게될 것을 근심하시는 분이시다.
40년이라는 기간은 긴 세월에 대한 상징적인 숫자이다. 따라서 40년간 근심하신 하나님
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평생동안 우리들을 위해서 근심하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마음
을 강퍅하게 하지 말고,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며, 하나님의 근심을 덜어 드리는 자만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안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이 시편 말씀은 강조하고 있다.
한국성경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