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여인, 다말

여성들에게 가장 심각하고 정신적인 상처가 되는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시대에 관계없이 ‘강간’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한 여성의 육체를 망가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과 영혼까지도 파괴하는 무서운 범죄로 규정짓기도 했다.
그렇다! 강간이란 이렇듯 한 여성의 꿈과 미래를 모조리 파괴해 버리는, 그 어떤 범죄보다도 잔인하고 치사한 유형의 범죄인 것이다. 경건하고 점잖은 기독교인들이라면 이런 단어조차도 입에 담기를 거부하겠지만, 성경에는 이런 사건들을 서슴없이 기록하고 있다. 그것도 여기에서는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의 가정 안에서 일어난 치부를 자세히 드러내고 있다. 간음, 강간, 근친상간, 살인이라는 끔찍한 일련의 사건들이 한 가정 안에서 모조리 일어났는데, 그 속에서 비운의 운명을 당한 사람이 다름아닌 다말이라는 여인이다.

다말은 누구인가?(삼하 13:1∼22)
구약성경에 다말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세 명이 나오는데, 그 중에 하나는 창세기 38장에 나오는 유다의 며느리요, 두 번째는 압살롬의 딸로 그 이름이 다말이다(삼하 14:27). 마지막으로 본문에 나오는 다말로서 “다윗의 아들 압살롬에게 아름다운 누이가 있으니 이름은 다말이라.”(삼하 13:1)고 되어 있다.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저자가 다말을 소개함에 있어 단순히 ‘다윗의 딸’이라고 해도 되는 것을 ‘압살롬의 누이’라고 한 점이다. 사실 본문은 압살롬 스토리의 일부(삼하 13∼19장)로 등장하며, 실제적으로 압살롬 스토리의 서론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본문은 “그 후에 이 일이 있으니라.”(삼하 13:1)고 시작함으로 앞의 어떤 사건을 전제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다윗과 밧세바’의 사건으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말씀하신 재화(災禍, 삼하 12:11∼12)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후에 압살롬은 다윗의 왕권에 도전하여 반란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다윗의 후궁들과 온 이스라엘 무리의 앞에서 동침함으로 본문 말씀의 성취를 보여 주고 있다(삼하 16:20∼22). 그리고 다말의 사건은 다윗의 범죄로 인하여 그 가문에 일어난 ‘재화’의 시작을 알리는 제 2탄의 사건의 역할을 하고 있다(제 1탄은 밧세바가 낳은 아들을 하나님께서 데려 가심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삼하 12:13∼15, 18).

다말 사건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은 암논으로, 그는 “다윗의 아들”이라고 되어 있다. 사무엘하 3장 2절에 따르면 그는 다윗의 맏아들로 아히노암의 아들이다. 압살롬과 다말은 마아가의 아들과 딸로서(삼하 3:3) 암논과는 이복형제 지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암논이 다윗의 맏아들이라는 사실은 그 다음의 왕위계승자로서의 강력한 후보임을 시사하고 있어 다윗의 셋째 아들인 압살롬과의 관계가 더욱 주목되는 바이다.

사건의 발단은 암논이 다말을 연애하나 “저는 처녀이므로 어찌할 수 없는 줄을 알고 암논이 그 누이 다말을 인하여 심화로 병이 되니라.”(삼하 13:2)는 것에서 시작된다. ‘연애한다’는 단어는 ‘사랑한다’라는 단어로써 야곱이 라헬을 ‘사랑한다’(창 29:18)는 표현에서도 사용된 일반적인 단어이며 부정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다.
다말이 처녀라는 사실은 본문을 통틀어서 두 번 나오는데, 한 번은 여기에서 나오고, 또 한 번은 18절에 ‘출가하지 아니한’이라는 단어가 원어로 보면 ‘처녀’라는 단어이다. 암논의 태도가 다말이 처녀였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180도 달라진 것을 보여 주면서, 그녀의 처녀라는 사실이 암논에게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어찌 할 수 없는”이라는 단어는 뜻이 애매하게 사용되고 있다. ‘무엇을 어찌한다는 말인가’라는 의문을 남긴 채 진행되다가 나중에 가서야 암논의 진정한 의도가 파악되도록 유도하고 있다(삼하 13:14). 이것을 통하여 암논의 사랑의 종류와 질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잘 보여준다. ‘누이’라는 단어는 본문 속에서 여덟 번이 사용되고 ‘오라비’라는 단어는 아홉 번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이들 모두가 가족관계 속에서 일어난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본 도덕적인 인륜을 넘어선 사건이며, 그렇기에 다윗 집안의 ‘재화’라는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고민하는 암논에게 도움을 줄 친구가 나타났는데 요나답이라는 자이다. 그는 “다윗의 형 시므아의 아들”(삼하 13:3)이라고 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을 진행시키는 데 공헌을 한 자도 다윗의 집안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심히 간교한 자”라고 되어 있다. 원어로 보면 ‘간교하다’는 단어는 사실상 ‘지혜롭다’는 단어이다. 지혜가 있다는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그 지혜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짐을 볼 수 있다.

사실 요나답의 계획은 암논이 다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는 암논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 일에 있어 궁극적 책임은 전적으로 암논에게 있는 것이다. 요나답의 계획의 완벽성은 다윗까지도 그 계획의 일부에 포함시킨 데에 있다. 다윗의 명령에 따라 꾀병을 앓고 있는 암논의 집에 다말이 가게 됨으로 누가 보아도 부모의 명령에 순종하며 형제끼리 돌아보는 아름다운 가족관계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 나아가서 암논이 일을 저질렀을 때에 다윗도 졸지에 이 일에 일련의 책임이 있는 자로 되어버림으로 다윗의 입장까지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요나답과 암논 모두 목적이 다말과의 개인적인 시간을 마련하는 데에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 다 ‘다말의 손으로 직접 먹여 주게 해 달라’는 구체적인 요청을 포함시켰는데, 다윗이 막상 다말에게 지시할 때에는 그러한 의도가 전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윗이 다말에게 요청한 것은 “네 오라비 암논의 집으로 가서 저를 위하여 음식을 차리라.”(13:7)는 것으로 마치고 있다.
다말도 거기까지만이 본인의 의무로 알고 있었음이 본문에 잘 나타나 있다(13:8∼9). 그 이상의 것은 다윗의 입장에서 보거나 다말의 입장에서 보아도 단순한 병문안으로서는 불필요한 것임으로 다윗도 언급하지 않았고 다말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암논이 적극적인 행동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것은 독자도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며, 요나답도 지시하지 않은 것이다. 그가 먹기를 싫어하고 주위 사람들을 다 물러가라고 한 것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되어 가는 상황에서 다말을 침실로 혼자 불러들여 음식을 먹이도록 한다. 유일한 안도감이 있다면 그래도 그 둘은 형제 자매 사이라는 것이다. 다말도 그 점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암논은 갑자기 본색을 드러내며 “누이야 와서 나와 동침하자.”(13:11)라며 노골적인 표현을 한다. 이것은 나중에 다말에게 “일어나 가라.”(13:15)는 표현과 대조를 이루며(와라-가라; 눕자[동침하자]-일어나라), 이 짧은 말들 속에서 그의 행동의 잔인성이 잘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다말이 암논을 설득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나온다. 12절에 보면 “아니라”, “욕되게 말라”, “행치 말라”는 강한 부정의 표현을 세 번씩 사용하여 그의 행동을 일단 막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내 오라비여”라는 말로 그들의 관계가 가족간의 관계임을 상기시키며 그의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이 괴악한 일을 행치 말라.”(13:12)는 표현은 다른 곳에서는 주로 성적인 죄나 심각한 범죄를 언급할 때 사용되었으며(창 34:7; 신 22:21; 수 7:15; 삿 20:6, 10; 렘 29:23), 모두 생명을 잃게 되는 대가를 치루었다.
이것을 통하여 다말은 지금 암논이 저지르려는 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다말의 이러한 경고는 후에 사실로 나타난다. 결국 암논은 이 일로 인하여 압살롬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다말은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마땅히 행치 못할 것”이라고 호소한다.

다말은 구체적으로 그녀에게 일어날 비극적인 결말을 인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이 수치를 무릅쓰고 어디로 가겠느냐.”는 것은 암논이 다말을 약간이라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녀가 당할 고통에 대해 조금이라도 동정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암논이 당할 일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암논은 이스라엘에서 ‘괴악한 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원어로 보면 ‘괴악한 자’라는 것은 ‘나발’로써 ‘바보, 미련한 자, 어리석은 자’의 뜻을 가지고 있다. 시편에 보면 이런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저희는 부패하고 소행이 가증하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시 14:1)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그의 행동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이 암시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말은 재빨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해 주는 지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 아니라 아예 왕에게 요청하여 떳떳이 혼인을 하자고 제시한다. 창세기에 보면 족장들의 경우 이러한 혼인이 행해졌으나(창 20:12), 원래 모세의 율법은 이러한 관계를 금하고 있다(레 18:9, 11; 20:17). 율법에 어긋나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일단 다말이 더 큰 범죄를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다말의 이런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녀의 모든 설득은 무참하게 무시당한 채 암논은 다말을 강간하고 만다. 여기서부터는 일이 빠르게 진행된다. 일단 자신의 욕구를 채운 암논의 인간성과 그녀에 대한 사랑의 종류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다음의 표현이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리하고 암논이 저를 심히 미워하니 이제 미워하는 미움이 이왕 연애하던 연애보다 더한지라”(13:15).

암논은 그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정욕’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욕구가 채워지자 그에게 그녀는 흥미 없고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말에 ‘헌신짝 버리듯 한다.’는 말이 여기에 걸맞는 표현이다. 다말은 다시 한번 암논에게 호소한다. 욕을 보인 것도 큰 죄악이지만 그 이후에 자신을 쫓아 보내는 것은 “아까 내게 행한 그 악보다 더하다.”라고 주장한다. 다말의 이러한 말의 배후에는 모세오경의 율법이 깔려 있다.

신명기 22장 28∼29절에 따르면 강간한 자는 처녀에 대해서 그 처녀의 아비에게 은 오십 세겔을 주고 그 처녀로 아내를 삼고 그가 그 처녀를 욕보였은즉 평생에 그를 버리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문은 이것조차도 암논이 다말을 “듣지 아니했다.”(13:16)고 기록하고 있다. 모세의 율법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암논의 언어가 거칠게 변하여 “누이”(13:11)라고 한 것에서 “이 계집”(원어로는 “이것”, 13:17)으로 바뀐다. 그리고는 하인을 시켜 다말을 끌어내고 문빗장을 지르게 함으로 그녀가 집안으로 다시 들어오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못하도록 한다.

암논은 그 아비를 속이고 자신의 누이를 강간하여 천륜을 저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전혀지지 않고 그녀를 면전에서 쫓아내고 수치를 당하도록 길거리에 내치는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모를 섬기지 않고, 형제 자매의 관계를 무시하는 파렴치한 인간인 것이다.

다말이 입은 채색옷은 그녀의 신분과 처녀임을 상징한다. 그녀는 극심한 슬픔의 표현으로 재를 머리에 무릅쓰고 자신의 순결의 상징인 채색옷을 찢음으로 그녀의 상태를 보여 준다. “손을 머리 위에 얹고 크게 울며 가니라.”는 표현은 그녀가 공공연히 그녀의 억울함을 알리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녀는 그 오라비 압살롬의 집에 거하며 ‘처량하게 지냈다’(13:20)라고 그녀의 ‘강간 사건 이후’의 삶을 일축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 사건은 후에 압살롬의 암논에 대한 살인으로 이어진다. 이것을 통하여 저자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집안에 내린 ‘재화’가 어떻게 성취되는가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또한 아비의 죄(간음-살인)가 어떻게 그 아들 대에 와서 반복되는지(강간-살인)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죄의 결과 속에서 희생당한 비운의 여인이 바로 다말이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첫째, 건전한 남녀 교제에 대하여－다말 사건에서 보여 주는 것처럼 우리는 사랑(love)과 육욕(lust) 또는 정욕(desire)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해 주는 것이고, 존중해 주는 것을 포함한다. ‘사랑하니까’ 선을 넘어도 된다는 논리는 편의주의적인 얄팍한 합리화에 불과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니까’ 오히려 절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했을 때의 대가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우선은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범죄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매들에게는 특히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셈이 된다. 형제들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 사람의 육체와 정신과 영혼에 상처를 주고 어찌 복 받고 살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둘간의 관계 속에서 결혼 첫 날의 환상은 이미 깨어진 상태일 것이며, 또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결혼의 신성함은 영원히 경험해 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평생토록 서로에게 떳떳치 못한 존재로 남을 수도 있다. 일순간의 절제 부족으로 인해 잃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번 실수로 인해 용서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용서의 문제를 떠나 용서 받더라도 원상복구가 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큰 대가를 치루어야 하는 이슈임을 깨닫고 특히 젊은이들은 성(性)을 접근하는 데에 있어 몇 배의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세상이 마치 성(性)의 압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성(性) 개방을 외칠 때에 세상은 거기에서 오는 씻을 수 없는 상처들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경외하며 듣는 지혜로운 젊은이들이 되어야 한다.

둘째,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다말 사건은 사실상 다윗 사건의 일부이다. 본문은 철저히 다윗이 밧세바와 저지른 죄가 낳은 결과에 대하여 보여 주고 있다. 부모의 죄가 자녀 대에 와서 되풀이되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항상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럴 확률이 높음을 보고 부모로서 본이 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며, 부모 될 자들은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 다윗의 경우 암논이 다말에게 한 행위를 듣고 “심히 노하니라.”(13:21)고만 기록되어 있지 그 아들을 징계했다는 기록은 없다. 다윗의 자격지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암논을 훈계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윗은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상실했고, 또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것이 압살롬을 더욱 분개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결국 아버지에 대해 반기를 들었고 암논을 살해했다. 물론 우리의 가정들이 다윗의 가정처럼 그러한 끔찍한 범죄의 소굴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논리를 펴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것이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부모들의 가치관이나 평소의 생활 태도가 부모들의 말보다도 더 영향력 있게 자녀들의 삶 속에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말과 행동과 삶이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도전이 모든 부모들 앞에 놓여 있음을 인식하자는 것이다.

셋째, 다말과 같은 범죄의 희생이 된 자들에 대하여－구약 속에서 ‘강간’에 대한 원리를 위에 언급된 것 외에 하나 더 본다면 신명기 22장 25∼27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순수한 강간의 경우 그것은 가해자가 처벌 대상이지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 하나님의 의로우신 판결이다. 강간을 당한 경험이 있는 자들은 몸과 마음의 상처가 다 치료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아마 평생 동안 그것이 악몽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적어도 말씀 속에서 위로를 받기를 원한다. 또한 그러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위로해 주기를 원한다.

사회가 어지러워짐에 따라 범죄의 희생자들도 늘어가는데 강간의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들은 죄의식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상처를 극복한 다말처럼 ‘처량하게’ 일생을 어두운 그늘에서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김윤희 박사는 미국 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싱가폴 동아시아신학대학원 교수를 거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명쾌한 논리와 언변으로 기독교방송(CBS)의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