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자, 시므이(Shimei)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대략 세 종류의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많은 위로와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둘째는, 겉으로야 어떻든 속으로 ‘고소해’ 하는 타입이다. 셋째는, 오히려 괴로움을 더해 주는 사람이다. 시므이라는 사람은 공교롭게도 세 번째의 사람이다.
시므이는 누구인가?

1. 시므이의 저주(삼하 16:5∼14)
다윗의 삶을 들여다보면 험한 산을 여러 개 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동안은 장인인 사울 왕에게 쫓겨 목숨을 걸고 도망가야 하는 도망자의 신세로 살았었다. 그러나 그때야 젊었을 때이고, 왕으로 기름부음은 받았지만 아직 왕위에 오르지는 않았을 때니까 그래도 조금은 나은 셈이다. 본문 속에 나오는 다윗의 모습은 그의 삶 속에서 아마 가장 비참한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왕의 신분으로, 본인의 왕권에 도전하여 반역을 일으킨 자신의 친아들(압살롬)에게 쫓겨 다시 한번 도망가는 처지가 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은 다윗이 우리아를 죽이고 밧세바를 빼앗은 사건 다음에 일어난 다윗 집안의 재화(災禍, 삼하 12:11)라는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다윗으로서는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만감이 교차하는 시점에서, 그의 눈앞에 나타난 자가 바로 시므이라는 자이다. 그러니까 시므이 사건은 압살롬 스토리의 일부 속에서 다윗과 연관되어 등장하는 일련의 사건이다.

사건의 시작은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예루살렘을 떠나 도망하고 있을 때에 바후림이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거기서 “사울의 집 족속 하나가 나오니 게라의 아들이요 이름은 시므이라.”고 되어 있다. 시므이가 나오면서 저주하고 다윗 왕과 그의 신복들을 향하여 돌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과거에 다윗이 골리앗과 싸웠을 때에 골리앗의 저주를 돌팔매로 물리쳤던 믿음과 용기의 소년 영웅의 모습(삼상 17:43∼49)과는 대조적으로 여기에서는 저주와 돌질을 오히려 당하고 있는, 그리고 그런 시므이의 행동에 대하여 사실 할 말도 없는 다윗의 참담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본문은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7∼8절).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 사울의 가정에 흘린 피를 여호와께서 갚아 주고 계시다는 것이다. 둘째로, 다윗은 사울의 왕좌를 빼앗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이제 압살롬에게 그 왕위가 넘어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시므이의 고발이 모두 성경적인 근거와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사무엘하 1∼4장에서는 저자가 의도적으로 사울, 요나단, 사울의 또 다른 아들 이스보셋, 그리고 사울의 군장 아브넬의 죽음 모두 다 다윗과 무관함을 애써 기록하고 있다.

또한 사무엘상에서는 하나님께서 왕위를 사울에게서 다윗에게로 옮긴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압살롬이 아닌 솔로몬을 하나님께서 그 다음의 왕으로 택하신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시므이의 고발은 전혀 근거가 없는,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에서 벗어난 것임을 저자는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만약 시므이가 밧세바 사건을 언급했더라면 그것은 다른 의미를 지녔을 것이다. 여기에서 그의 다윗에 대한 고발은, 그가 사울과 같은 족속 사람(베냐민)으로, 정치적이고 인간적인 발상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무례함에 대하여 군인적이면서도 또한 세속적인 방법을 제안한 자는 스루야의 아들 아비새이다: “이 죽은 개가 어찌 내 주 왕을 저주하리이까 청컨대 나로 건너가서 저의 머리를 베게 하소서”(9절). 왕을 모시는 신하로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하겠다. 스루야는 다윗의 누이(대상 2:16), 아비새는 그의 조카인 셈이다. 다윗이 “스루야의 아들들아.”(10절)라고 복수로 부른 이유는 그들 형제들이 모두 이러한 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삼상 26:8; 삼하 2:20∼23; 3:27).

다윗의 대답은, 위의 두 사람과는 대조적으로 신학적인 관점에서 모든 것을 조명하고 있다. 그의 대답도 시므이의 것처럼 세 가지 측면으로 관찰해 볼 수 있다. 첫째, 시므이의 저주는 하나님께서 시키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10절; 참고, 잠언 26:2). 둘째, 압살롬의 반역도 자신이 받을 징계의 대가로 받아들이고 있다(11절; 참고, 삼하 12:11∼12). 셋째,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다윗은 자신이 당하는 모든 고통을 하나님께서 보시고 ‘선(good)’으로 갚아 주실지도 모른다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12절). 이러한 신뢰는 자신의 직감이나 단순한 바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해 주신 언약의 말씀에 근거하고 있다(삼하 7:28, “주 여호와여 오직 주는 하나님이시며 말씀이 참되시니이다 주께서 이 좋은 것 (good things)으로 종에게 허락하셨사오니”).

다윗은 정치적이고 인간적인 방법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신뢰와 순종의 모습으로 이 모든 상황을 용납하고 있는 것이다(참고, 삼하 15:25∼26). 반면 시므이는 자기 나름대로 맺힌 원한과 사울의 왕위를 빼앗긴 분함으로, 다윗과 같은 영적인 통찰력이 전혀 없이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윗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착각하여 다윗 왕을 저주로 맞았고(5절), 저주로 그를 보낸다(13절).

2. 시므이의 영접(삼하 19:16∼23)

본문은 압살롬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도망했던 다윗이 압살롬의 죽음으로 다시 왕으로 복귀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5절에 보면 “왕이 돌아와 요단에 이르매 유다 족속이 왕을 맞아 요단을 건네려 하여 길갈로 오니라.”고 되어 있다. 그때 유다 족속과 함께 다윗 왕을 맞기 위해 급히 내려온 자가 있는데 바로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시므이였다. 그와 더불어 “베냐민 사람 일천 명이 저와 함께하고 사울의 사환 시바도 그 아들 열 다섯과 종 스무 명으로 더불어 저와 함께하여 요단강을 밟고 건너 왕의 앞으로 나아오니라.”(17절)고 기록되어 있다. 왕이 요단을 건너려 할 때에 시므이가 왕의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하고 자비를 빈다.

전에는 시므이가 다윗을 ‘피 흘린 자, 비루한 자’(가치 없는 자)(삼하 16:7)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내 주여, 내 주 왕께서, 내 주 왕’으로 부르고, 본인은 ‘종, 왕의 종’으로 일컫고 있다(19∼20절). 여기서 시므이가 말한 내용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자신에게 죄를 주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패역한 일을 기억하지 말며 마음에 두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자신의 범죄한 것을 인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이스라엘(요셉의 온 족속) 중 가장 먼저 내려와 다윗 왕을 영접함을 지적하고 있다. 시므이의 회개가 진정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분명한 것은, 그는 살기 위해 그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었으며, 자신의 지파인 베냐민 사람 일천 명이 있는 가운데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구명을 요청하고 있으며, 자신이 정치적으로 다윗을 지지할 것이라는 충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의 다윗의 반응도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오늘 이스라엘 가운데서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그 이유는 본인이 오늘날 이스라엘 가운데서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브르그만(Brueggemann)이라는 학자는 다윗이 ‘현실적인 이유’(practical reason)를 제시하며 시므이를 살려 주었다고 지적했는데, 다윗의 반응을 잘 음미해 보면 다윗은 여전히 신학적인 관점으로 이 사건을 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표현은 ‘내가 왕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을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하며, 아비새가 함부로 왕이 내려야 할 결정에 끼어드는 것을 꾸짖는 의도(22절, ‘알지 못하리요’)가 있다. 또한 ‘오늘 아무도 죽일 수 없다’는 것은 사울이 왕으로 추대되었을 때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구원을 인하여 아무도 죽일 수 없다.’는 사울 왕의 말(삼상 11:13∼15)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사울이 베냐민 지파에서 나왔고, 지금 다윗이 베냐민 지파에 속한 시므이에 관한 일을 처리하고 있으므로, 사울이 처음 왕이 되었을 때에 관대했던 것처럼 다윗도 이제 왕으로 복귀하며 같은 관대함을 베풀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위의 16장에서의 다윗의 생각과 압살롬 사건을 대하는 다윗의 태도를 종합해 본다면 다윗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윗은 예루살렘을 떠나며 “만일 내가 여호와 앞에서 은혜를 입으면 도로 나를 인도하사”(삼하 15:25)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다윗이 왕위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순수히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이라는 메시지가 ‘그가 왕이 되었다.’는 말 속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러기에 시므이의 저주 또한 하나님께로서 왔음을 인정했던 것이다. 셋째, 그러므로 다윗은 시므이에게 “네가 죽지 아니하리라.”고 맹세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 정치적으로도 베냐민 지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효과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압살롬 스토리의 전체 문맥 속에서 보았을 때에 다윗의 행동을 정치적인 전략으로만 해석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삼하 15:30),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믿음의 사람의 모습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 기회주의자 시므이는 목숨을 건진 것이다.

3. 시므이의 말로(末路; 왕상 2:8∼9, 36∼46)
장면이 완전히 바뀌어 본문은 다윗의 임종이 임박하여 후계자 솔로몬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주는 내용의 일부를 다루고 있다. 즉, 시므이에 관한 사건이다. 다윗은 자신이 시므이에게 한 맹세 내용을 솔로몬에게 이야기하며, 이제 자신의 죽음으로 그 맹세의 이행 기간이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그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 것’(왕상 2:9)을 솔로몬에게 지시한다. 다윗이 시므이를 처형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적으로 당한 일을 앙갚음하려는 복수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 그랬더라면 그 사건이 있었을 때, 아니면 다른 기회를 잡아 진작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본문에 정확한 언급은 없지만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시므이의 왕에 대한 저주는 다윗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백성의 지도자를 저주하지 말라는 모세 율법에 금기된, 사형을 받아 마땅한 사건이었다(출 22:28). 둘째, 시므이는 베냐민 지파를 등에 엎고 언제든지 솔로몬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정치적으로 요주의 인물이었다. 셋째, 시므이의 저주는 다윗 대에서 끝나야 하며 솔로몬 대까지 이어져서는 안 되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므로 다윗은 신학적으로(모세 율법에 근거하여), 정치적으로, 또한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삼하 7장) 다윗 왕조에 대한 언약을 지켜 나가기 위하여 시므이의 죄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하며, 처리되어야 하는 일로 간주한 것이다.

다윗이 솔로몬에게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인즉 저에게 행할 일을 알지니”(왕상 2:9)라고 한 대로, 솔로몬은 시므이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못하도록 목숨을 담보로 맹세를 얻어낸다. 그것을 통하여 다윗이 지시한 대로 그가 다윗 왕에게 저지른 악을 그의 머리로 돌려보냈으며, 다윗의 후계자 솔로몬은 저주대신 복을 받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다윗의 위는 영원히 여호와 앞에 견고히 서는 업적을 성취했다(왕상 2:43∼46). 이것으로 시므이는 그의 말로를 맞이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첫째,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영어에 Integrity라는 좋은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는 ‘정직, 청렴, 고결’ 등의 뜻으로 번역이 되어 있다. 아마 그 세 단어를 다 합해야만 이 단어의 뜻이 나타날 것이다. 영어 사전에 보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을 타협하지 않고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이러한 Integrity가 없는 자의 전형이 시므이 같은 인간이다.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번복할 수 있는 자이다. 한쪽에 충성을 보이다가도 다른 쪽에 가서 그것이 득이 안 될 때는 의리를 져버리는 유형의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도 살다 보면 이런 사람 한둘쯤은 꼭 만나게 된다. 지금도 이 글을 읽으며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 그 사람이 시므이 같은 사람이야.’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말씀을 읽는 우리는 그러한 자들을 재빨리 기억해 내는 것도 불가피하겠지만, 결국 손가락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려보아야 한다. 우리는 시므이처럼 공공연히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도록 태도와 말을 바꾸는 유치한 행동은 하지 않을지라도, 우리 속에 거하며 은근하게 작동하고 있는 ‘시므이 같은 속성들’이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상대방을 기쁘게 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속성들, 나의 실제보다 더 거룩하게 보이고 더 영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속성들, 사역의 잘 됨을 가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은 하면서 은근히 뻐기고 싶어 하는 속성들, 남이 어려울 때 위로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러면 그렇지’라고 하는 속성들, 여기 가서 이 말 하고 저기 가서 저 말 하는 속성들, 이런 모든 Integrity 없는 삶의 속성들이 우리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시므이 근성의 싹임을 인식하고 우리는 그것들을 솎아내고 잘라내는 연습을 수시로 하여야 한다.

최근에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국가적 영웅 취급을 받은 것도 그가 자신이 세운 원칙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야 결국에 가서 부끄럽지 않게 되는 것이다.

둘째, 영적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를 때에는, 때로는 어디에 하나님의 뜻이 있지 않은지를 먼저 가려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나님께서는 진리가 없는 곳에 역사하시지 않으신다. 시므이의 삶과 다윗의 삶의 차이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시므이의 다윗에 대한 고발은 전혀 사실과 무관한 것이었으며, 왜곡된 진실을 가지고, 개인적인 원한, 분노를 섞어 사울 왕조를 옹위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행동했다. 또한 불법으로 왕위를 빼앗고, 자신의 아버지의 목숨을 노린 패역한 아들 압살롬의 왕권을 인정했다(삼하 16:8). 그리고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를 두려움 없이 저주했다. 시므이의 어느 한 곳에서도 의로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다윗은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낮은 지점(the lowest point)에 있을 때에도 영적인 시각으로 모든 것을 겸손히 받아들였다. 자신의 잘못과 거기에 대해 하나님이 주시는 징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거기에 믿음과 희망을 두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은 겪었지만 결국은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를 통하여 역사하셨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판단이 흐려질 때에는 먼저 진실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무슨 동기에서 상대방이 또는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 그러한 분별력 없이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판단과 기회주의적인 속단으로 하나님의 뜻을 역행하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심은 대로 거둔다는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 시므이는 일단 위기를 모면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지은 죄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 앞에 그가 진심으로 회개했다는 기록도 없다. 시므이처럼 이렇게 처세술만 가지고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자들도 많이 있다. 때로는 세상에서 그것을 ‘영리하게 산다’고도 이야기하고, ‘요령 있게 산다’고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그러한 삶을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다.”(시 1:4)고 비유하고 있다. 결국은 아무 의미가 없는 삶이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하나님이 주신 원리를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처세술(‘살아가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야겠다.

김윤희 박사는 미국 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싱가폴 동아시아신학대학원 교수를 거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명쾌한 논리와 언변으로 기독교방송(CBS)의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