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하시는 하나님

추적하시는 하나님
(요나서 1:4-19)

들어가는 말

성경 이야기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요나서를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우선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내용이나 스타일이 재미있습니다. 요나를 삼킨 물고기와 같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내용들이 들어 있고 끝까지 하나님을 대적하고 불평하며 투덜거리는 요나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요나서는 요나를 통해 주어지는 예언보다는 예언자인 요나 자신에 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과감하게 도망하는 모습과 스스로 피할 수 없는 어려움과 고통 가운데 어쩔 수 없는 순종을 드리는 요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 혹시 사역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받아 보신 적 없으십니까? 그리고 그 부르심을 무시하거나 또는 그 부르심 자체를 거부함으로 하나님의 추적을 받아 보신 적 없으십니까? 저는 그런 경험을 했던 사람입니다. 철저하게 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이 사명을 맡기시면 적당한 다른 대안을 내어 놓고 하나님과 타협합니다. 분명한 목회적 헌신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는데 교묘하게 피합니다. 목회보다는 장로가 되어 돈을 벌어서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일이고 가능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분명히 표현해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기뻐하고 편한 쪽으로 스스로 수정해서 결정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 대안을 내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그 대안에 만족하라는 것입니다. 노골적으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의도는 그것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분명한 선교적 소명이 있는 데 꼭 그 어려운 선교지에 가야만 선교하는 거냐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주변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안 그래요? 후방에서 지원할 사람도 있어야하지 않아요? 기도도 해야 하지요. 물질도 공급해야 하지요.” 동조자를 찾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적당히 희석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하나님은 어떻게 하실까요? 오늘 요나서는 저희에게 정확하게 보여 주십니다. 추적하시는 하나님을 보여 주십니다. 이런 하나님의 부르심을 피할 수 없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뛰어야 벼룩

요나의 문제점은 스스로 하나님의 낯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낯을 피한다는 말은 하나님의 임재를 피해 떠난다는 말입니다. 착각입니다. 인간은 쉽게 착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합니다. ‘교회 안에서 그런 일을 하다니. 하나님의 성전에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무엇이지요? 세상도 아닌 하나님의 낯이 있고 임재가 있는 거룩한 곳에서 그런 일을 하거나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무척 경건한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건물에 갇힌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한 곳에 국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계시고 싶은 모든 곳에 동시에 계십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입니다. 그곳에만 계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한 후 여호와의 언약궤를 성전에 모신 후 백성 앞에서 여호와를 향하여 외쳐 말합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전이오리이까?”(왕상 8:27) 하나님은 그 임재가 결코 제한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고 어디에나 충만하십니다. 다만 임재 약속의 장소로 성전과 성막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이 거기 있으리라 하신” 하나님이 선택하신 은혜의 장소인 것입니다.(왕상 8:16, 29)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여호와가 말씀하십니다.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을꼬? 나의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사 66:1) 바울 사도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레오바고 언덕에서 아테네 사람들을 향해 외칩니다.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유를 지으신 신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으신 전에 거하지 아니하시고”(행 17:24) 하나님은 어디에나 그리고 모든 곳에 계신 편재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피하거나 도망할 대상이 결코 아닙니다. 뛰어보았다 벼룩인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우리는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하나님께 무모한 타협을 하고 어리석은 줄행랑을 치지 않게 됩니다.

여러분, 혹시 꿩이나 닭을 쫓아 보신 적 있습니까? 도망가다 지치거나 급하면 어떻게 하지요? 덤불이나 두엄에 머리를 처박고 자기는 잘 도망해서 숨었다고 착각합니다. 꽁지를 다 내놓고 자기 눈을 가리고 상대방도 자기를 못 본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숨바꼭질 할 때 엄마 치마폭에 머리를 묻고 ‘나찾아봐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합니다. 그러나 커서도 그러면 그건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놈이 숨바꼭질 하면서 제 엄마 치마폭에 머리만 묻고 ‘나 찾아봐라!’ 하면 그건 뭔가 모자라는 겁니다. 우리가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그 자리를 피하면 하나님의 낯을 피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한국에서 소명 받고 미국으로 이민가면 하나님의 낯을 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죄 짖고 호주에 오면 피한 줄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십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가끔 그런 실수를 합니다. 설마 요나가 어디에나 계신 하나님의 편재성을 몰랐겠습니까? 그러나 영적으로 불순종의 영이 임하고 반역의 영에 사로잡히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추적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그런 요나를 그냥 놓아두지를 않으십니다. 요나를 개인적으로 살펴보면 사역자로서 신앙 인격이 형성이 안 된 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투덜거림, 불평, 강퍅한 도전, 버리지 못하는 오기와 고집, 용서가 없는 독한 성격 등.... 사역자로서 결격사유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완벽한 사역자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보면서 하나님은 준비된 사역자를 쓰시기도 하지만 준비가 안 되었고 인간적 생각에는 그 사람은 아니다 싶어도 주권적으로 쓰기도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임을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런 도망자 요나를 그냥 풀어 주지를 않으십니다. 절대로 징집 면제 안 시켜 주십니다.

여러분, 사실 이럴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 호소합니다. ‘하나님,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저보다 좋은 사람 얼마든지 있잖아요!’ 그러나 여러분, 여전히 요나를 찾으시는 하나님은 은혜의 하나님이심을 기억하십시오. 사실 요나는 생각하기를 니느웨 백성이 잃어버린 사람이요 구원받기에 무가치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잃어버린 첫 번째 사람은 요나 자신입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을 받기에는 너무 패역하고 불순종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너무나 당연히 구원의 영 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내가 바로 하나님이 찾기 위해 추적하시는 잃어버린 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요나의 생각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하나님의 사랑의 추적이 없으시다면 그는 버림받은 자입니다. 그냥 놓아두면 그는 이름만 이스라엘 사람이지 속은 결코 아닌 버림받은 자입니다. 하나님의 찾으심은 버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추적하심은 은혜를 주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먼저 요나를 은혜 가운데 회복시키시기 위해 태풍과 파도를 몰고 추적하시는 것입니다.

추적이라기보다는 모든 곳에 편재하신 하나님이 하나님의 자신의 임재가 요나가 도망가서 ‘이제 됐다.’ 하는 바로 그곳에도 계심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요나가 있는 그 어느 곳에도 계신 하나님임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그 곳에 하나님의 지켜주심과 보호하심이 없다면 바로 그곳이 가장 위험하고 불안전한 곳임을 깨우쳐 주시는 것입니다. 환난과 시련을 통해 요나를 부르시기 위함입니다.

어디에나 계신 하나님은 온 창조 세계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낮을 피하여 다시스로 도망하는 요나를 깨우치고 돌이키기 위하여 하나님은 창조물을 사용하십니다. 커다란 바람을 일으키시고 폭풍으로 추적하시는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고백합니다.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음부에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나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 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 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 139:7-10) 하나님은 내가 가는 그곳에 언제나 계십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폭풍을 만날 때는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가는 길이 바른지, 내가 내린 결정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 점검해야 합니다.

그러나 요나는 배 밑층에서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지금 폭풍이 대작하고 배가 거의 깨질 지경이 된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욥바에서 자기 생각대로 선가를 주고 배에 오른 요나는 이제 안심한 것입니다. 이제 모든 것을 잊고 다시스에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편히 휴식을 취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무엇인가 진행이 되고 방향이 잡히면 안심합니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결정이 나를 축복과 안전의 포구로 데려다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이 그를 축복하고 지키시지 않으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시스에 가기도 전에 낭패를 당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의 요나의 모습입니다.

폭풍이 대작하고 배가 깨어지려 하자 먼저 다급해 진 것은 그 배의 사공들입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첫 번째 그들이 하는 것은 자기들의 신을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무엇인가 절대자를 향한 강한 의존 욕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종교성이라고 말합니다.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내적 열망입니다. 바울 사도는 온 성에 우상을 만들어 놓고 섬기는 아테네 사람들을 향해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라고 말했습니다.(행 17:22) 파스칼은 그것을 그리스도로만 채워 질 수 있는 인간영혼의 빈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파스칼의 말은 절대적으로 옳은 말입니다. 천지의 주재이신 그리스도를 부르지 않는 사공들의 기도는 응답되지 않습니다. 열심은 있지만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열심은 좋은 것이지만 대상이 바르게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파선의 위기에 처한 사공들의 첫 번째 조치는 자기들의 신께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사공들의 두 번째 방법은 배를 가볍게 하려고 배 안에 있는 물건들을 마다에 던지는 것입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세상 재물이나 소유가 궁극적인 순간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질이 구원을 주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진노를 쉬게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추구하고 바라보는 데 짐이 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사공들은 이런 생각 때문에 짐들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본문 5절에 나오는 대로 배를 가볍게 하려는 노련하고 숙달 된 경험에 의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경험과 노련한 항해의 기술도 그들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합니다. 우리 인간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라는 게 그런 것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보잘 것 없는 몸부림에 불과 한 것입니다. 이렇게 갑판 위에서 난리가 났을 때 배 밑에서는 상황이 너무 다릅니다. 당황하고 공포에 질린 사공들과는 달리 요나는 깊은 잠에 빠져 쿨쿨 자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선가를 주고 배를 타는 순간 모든 짐과 부담에서 벗어났다고 안심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푹 자고 일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하자고 다짐하며 오히려 희망의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방인의 충고

그러나 그 때 하나님은 이방인 선장을 통해 요나를 깨우십니다. 배 밑에서 자고 있는 요나를 선장이 육신의 잠에서 깨웁니다. “자는 자여 어찜이뇨?”(1:6) 어떻게 이런 위기의 순간에 잘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요나를 육적 잠에서만 깨우는 게 아닙니다. 영적 잠에서 깨우는 것입니다. “일어나서 네 하나님께 구하라. 혹시 하나님이 우리를 생각하사 망하지 않게 하시리라.” 6절입니다. 소위 선지자를 향한 이방인의 충고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이 세상 잠에 빠져 있으면 이런 부끄러운 충고를 듣게 됩니다. ‘당신은 믿는다는 사람이 왜 기도 안하십니까?’ 믿는 사람이 믿는 사람의 행위와 삶을 상실한 채 세상 가운데 서 있으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조롱합니다. 자기는 믿지 않지만 그 믿는 사람을 향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만이라도 똑바로 살아주길 바라는 인간의 포기 할 수 없는 선을 향한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 안 믿어도 세상 사람들은 교회 지도자들이 그 영적 자리를 잘 지켜 주길 기대하고 성도들이 건전하고 바른 영적 영향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 때 그들 가운데 설왕설래 이 재앙의 원인을 찾아 웅성댑니다. 그리고는 그 원인을 찾는 방법을 정합니다. “우리가 제비를 뽑아 이 재앙이 누구로 인하여 우리에게 임하였나 알아보자.”(1:6) 사공들이 왜 하필 제비뽑기로 그 재앙의 원인을 찾으려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인 잠언서 16장 33절은 말합니다.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여호수아서 7장을 보면 아이성에서 패배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그들이 바친 물건을 취하고 도적질하고 사기하여 자기 기구 가운데 둔 사람을 제비를 뽑아 갈미의 아들 아간을 찾아내는 것을 보여 줍니다. 사무엘 상 14장을 보면 사울의 명을 어기고 꿀을 맛봄으로 하나님의 승리의 약속을 받아 내지 못하게 한 요나단을 제비를 뽑아 찾아냅니다. 사도행전 1장 26절을 보면 제자들이 제비를 뽑아 맛디아를 열한 사도의 수에 가입시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이지요?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 16:33) “제비 뽑는 것은 다툼을 그치게 하여 강한 자 사이에 해결케 하느니라.”(잠 18:18)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전적으로 의뢰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편견을 배제하고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입니다.

제비를 뽑은 결과 요나가 뽑힙니다. 그러자 그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어 묻습니다. “이 재앙이 무슨 연고로 임하였는가 고하라. 네 생업이 무엇이냐? 어디서 왔느냐? 고국이 어디며 어느 민족에게 속하였느냐?” 8절입니다. 비공식 재판 겸 심문이 시작된 것입니다. 요나가 대답합니다. 9절과 10절입니다. 우리 함께 읽어 보십시다. “그가 대답하되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로다 하고 자기가 여호와의 낯을 피함인 줄을 그들에게 고하였음으로 무리가 알고 심히 두려워하여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행하였느냐 하니라.”(1:9-10)

요나의 대답을 보면 정통 이스라엘 사람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자기의 하나님 백성 됨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히브리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그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합니다.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정통 교인의 모습 아닙니까? 모태 신앙이니까 자기가 성도인 것을 한 번도 부정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랐고 배워 왔기 때문에 하나님을 너무 잘 압니다. 그 아는 것이 그를 신앙인다운 면모를 갖추게 하고 잘 믿는 자인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사실 신앙처럼 기만하기 쉬운 것이 어디 있습니까? 더군다나 교회라는 곳으로 숨어서 위장하는 것은 너무나 쉽습니다. 현대인들 가운데 더러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일 날 꼬박 꼬박 예배드리지요. 신앙 고백하지요. 찬양하지요. 성경 공부하지요. 그런데 순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부르면 자기 좋은 대로 해석하고 다시스행 배를 탑니다. 오늘날 이런 성도들이 많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성도인 것을 확신하십니까? 하나님의 속성을 잘 아십니까? 이 모든 것은 너무 중요합니다. 아주 귀한 것입니다. 신앙고백이 확실해야 하고 하나님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여기서 잘 아는 부정 할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일원이 되고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과 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 있어야 합니다. 행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 부분이 결여 된 요나의 고백이 들어 있습니다. 자기가 여호와의 낯을 피했다는 것입니다. 정직하고 매우 용기 있는 모습 같습니다. 변명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요나의 성격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변화 받지 못한 성품입니다. 강한 오기일 수도 있습니다. 정직하고 바른 것도 있지만 이 어투 가운데에는 요나의 교만과 하나님의 소명에 대한 자기 합리화가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요나의 강한 성품은 앞으로 계속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성격을 버려야 합니다. 부들부들해져야 합니다. 너무 강하면 하나님이 쓰시지 못합니다.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지를 못합니다. 상대에게는 상처를 주고 자기는 부러집니다. 진리를 타협하는 어리석고 나약한 모습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성품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나가 그렇게 말하자 사공들이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안 그렇겠습니까? 우리 식으로 말하면 용왕님을 믿고 바다의 수신을 믿고 고사나 지내는 수준의 영성의 사람들이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고 도망하는 무당 왕초쯤 되는 사람이 자기들과 함께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 하나님이 화가 나서 폭풍과 파도를 몰고 추적하신다는 데 당연히 공포에 젖지 않겠습니까? 사공들이 공포 가운데 묻습니다.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행하였느냐?”(1:10)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는 것입니다.

나가는 말

여러분,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게 됩니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어 하시는 것입니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의 낯은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고 모든 곳에 임재하시는 전능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찾으신다는 것입니다. 평온과 일상 가운데 부르시다가 응답하지 않거나 도망가면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라도 찾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멸망과 심판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명과 긍휼 가운데 살아가게 하시기 위하여 찾으십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은혜의 부르심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로 내 불순종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어려움 가운데 처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공동체가 가족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교회 공동체일 수도 있습니다. 넷째로 교회 공동체에 속했다거나 오래 믿었다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잘 알고 신앙고백이 확실한 것은 좋지만 그 하나님의 말씀과 부르심에 순종하지 않으면 그 고백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한갓 자기가 만든 틀 속의 종교 놀이에 불과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유의하면서 요나의 모습 속에 나를 찾아 우리의 신앙의 자태를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