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66·두레교회)목사를 만났다. 인터넷에 김 목사를 검색하면 경기도 구리의 두레교회 담임이자 계명기독학원 이사장,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등의 다양한 타이틀이 나온다. 김 목사는 1971년 청계천에 활빈교회를 개척,도시빈민 선교에 앞장섰고 1974년에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기도 했다.여느 목회자와는 다른 길을 걸었던 김 목사는 최근 뉴라이트운동을 추진하면서 교계 밖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또한 ‘아침묵상’이란 매일 보내는 인터넷 편지가 회원수 10만명을 돌파했다. 김 목사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목회자 임에는 틀림없다. 시민운동가에 사회사업가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김 목사는 “설교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목사다. 두레교회라는 지역적 교회가 아니라 국민 대중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국민 목회’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김 목사로부터 목회와 삶의 철학,아침묵상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김 목사님을 떠올리면면 ‘두레 공동체’가 연상이 됩니다. 회원수가 2만명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두레 정신은 과연 무엇입니까.

△두레 정신은 한마디로 공동체 정신입니다. 더불어 사는 정신이지요.하나님과 사람,자연이라는 삼박자가 함께 나가는 정신입니다. 또 다른 의미의 삼위일체 신앙입니다. 두레 정신에 따르면 교육도 교회와 가정,학교 교육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한국도 민족과 교회,자본주의 산업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민족사와 교회사가 하나가 되고,건강한 경제 산업까지 하나가 되어서 번영하는 민족,진실된 교회,부흥하는 산업이 되어야 합니다. 항상 그같은 두레 정신을 염두에 두고 설교하며 묵상했습니다.

-‘김진홍’이라는 이름에는 목회자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빈민운동가,사회사업가,우파 지식인적인 이미지 등이 오버랩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목사님의 목회관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나는 목사가 체질에 맞습니다. 설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쁜 사람입니다. 성도들이 교회에 와 주는 것이 고마운 사람입니다.35년동안 목회를 했습니다.지난 시절 바닥에서 목회를 해 왔는데 서서히 드러나는 것을 느낍니다. 크게 목회 하자는 생각 없이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장년 4000여명에 아이들이 1500명 정도 나옵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교회는 특별히 교육목회와 치유목회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교육목회를 꾸준히 강조한 결과 지역주민들이 “자식 때문에 교회 나오게 됐습니다”라고 말합디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별다른 목회관도 없습니다. ‘예수 믿어 행복하자’가 나의 목회관입니다. 목사는 나의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목사를 하면서 살 것입니다.

-목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목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진실되게 사는 것입니다. 설교와 행정 및 잡다한 목회 일 이전에 목사는 진실되게 사는 삶을 보여야 합니다.동네 부모들이 목사가 지나갈때 아이들에게 “너도 나중에 저사람처럼 살아라”라고 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목사의 주 된 직업은 ‘믿는자들은 저렇게 사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어떤 삶을 사느냐가 설교로 연결됩니다. 목사는 자신이 고민하고,체험하며,체득한 것을 설교하게 됩니다.

-목사님은 ‘국민 목회’를 강조하시고 있습니다. 사실 이 땅의 많은 목회자들이 ‘동네 목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국민 목회자,민족 목회자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 목회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목회자들이 교회내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한 목사의 목회는 국민전체를 상대로 해야 하며 시대정신을 구현해야 합니다.교회는 물질과 힘을 국민을 위해서 베풀어야 합니다. 목사는 교회뿐 아니라 세상안에서 세상을 섬기고 이끌어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내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나는 설교때나 교회 프로그램 운영도 국민 목회를 염두에 둡니다.그래서 지역 사회 돌봄이나 북한 돕기 등이 체질화 되어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 지지 설교를 하셨는데요….

△국민 목회를 하다보면 자연히 시사문제를 이야기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시사에 관심이 있습니다.이라크 파병 지지 설교를 했지요. 찬반논란이 강하게 일더군요. 내 설교를 도배한 인터넷 언론도 있었습니다. 반대도 극심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설교에 대해서 찬반이 엇갈린다는 것은 좋습니다. 사회문제에 기독교적인 대안을 내놓는 과정이지요. 인터넷에 수많은 비난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주위에 이야기했어요. “좋지않아? 내가 설교를 잘한거지”

-목사님은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시고 계십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정치적인 활동을 하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뉴라이트는 정치운동이 아닙니다. 가치관운동입니다.올해 안에 구체적인 모양을 나타낼 것입니다.최근 우리의 가치관이 너무나 좌 편향으로 치우친 감이 듭니다.바른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나는 가치관 운동으로 뉴라이트를 일으키고 싶습니다.특히 청년과 대학생들에게 건전한 시민정신을 심어주기를 원합니다.뉴라이트의 중심은 대학 캠퍼스가 될 것입니다.좌파적인 학생운동권 주도의 캠퍼스를 뉴라이트 운동권으로 대치시킬 것입니다.사람들은 내가 뉴라이트 운동을 하니까 정치를 하려는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물론 과거에 여러번 정치권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성직자는 성직자로 머물러야 합니다.교회는 사람들의 건전한 정치의식을 일깨우고 올바른 정치가를 길러내는 것으로 끝내야 합니다.

-‘아침묵상’ 회원이 10만7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아침묵상’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학생들이 가치관 혼란에 빠진 것을 느끼고 아침묵상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직설적으로 성경을 인용하지 않고도 성경적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려는 생각으로 시도했습니다. 매일 원고지 3매 분량의 글을 100% 직접 씁니다. 가끔 성경이야기가 나오지만 대부분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글을 씁니다. 시작때부터 회원수 10만명이 넘으면 가치관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10만명이 넘었으니 본격적인 가치관운동을 벌여야지요. 묵상 회원들은 대부분 청년과 대학생들입니다. 청년들의 질문에 육성으로 대답할 수 있는 시스팀을 구축하려 합니다.

-회원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데 부담감도 느끼지 않습니까

△부담감은 없습니다. 가족이 늘어난다는 생각입니다.매주 제 설교 테이프를 보내는 회원에 국내외에 2만명에 달합니다.묵상 회원들도 11만명에 달하고 두레 교인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족이 증가하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아침묵상은 현재 교회 김찬주 목사가 홀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묵상을 받아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인터넷(www.mooksang.net)에 들어오면 됩니다.

-목사님은 최근 인터넷 매체 등과의 인터뷰에서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70세 은퇴를 반대한다고 밝히셨는데요.

△목회자가 70세에 은퇴해야 한다는 것은 성경에 나와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물론 모세의 십계명에도 없습니다. 저처럼 평범한 목회자는 적당한 시기에 은퇴를 해야 하지만 은퇴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 목사님 같은 분은 건강이 허락하시는 한 목회를 하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저는 이같은 이야기를 이전부터 여러 모임에서 해왔습니다. 또한 조 목사님의 은퇴 문제는 전적으로 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다른 교회나 단체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인생의 참된 의미는 무엇입니까.

△신앙의 기초위에서 자기 신념대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신념대로,소신대로 산 뒤에 예수님 앞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행복한 목회자 입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사나이로서,신앙인으로서 신념과 신앙대로 살려고 애썼던 시절이었습니다. 예수님 앞에서 “주님,나는 열심히 살았잖아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내가 큰 일을 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내 인생 을 소신대로 일관성 있게 산 것이 중요합니다.저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만족합니다.

국민일보 대담=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