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으로” <갈라디아 3장>

 



갈라디아서는 종교 개혁을 일으켰던 말틴 루터가 제일 사랑했던 성경책이었습니다. 종교 개혁의 성서적인 기초를 마련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 얻는다는 진리를 분명히 가르쳐 당시 잘못된 교회법에 매어있는 백성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근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출애굽기를 상고할 때도 그랬지만 갈라디아서를 공부하면서 목장 성경 공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구구절절이 주옥같은 진리가 담겨져 있는 데 이것을 설명하려면 설교 시간을 다 잡아먹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본문 내용은 목장 성경 공부에서 다루고 저는 설교를 통하여 생활 적용만 찾으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을 이해하려고 하면 사도 바울이 어떤 사상을 대적하고 있는지를 알아야합니다. 당시 유대인 크리스천들 중에는 이방인 크리스천들에게 유대인의 풍습과 계율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유대주의자라고 한 마디로 무시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들의 생각도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이들도 예수를 믿어서 구원 얻는 것에는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는 예언자를 약속된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메시아입니다.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징표로 할례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된 사람들도 축복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었다는 증거로 할례를 받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으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여서 주신 율법을 지켜야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은 얻었지만 율법을 지킴으로써 완전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Ⅰ. 착하게 살아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

이에 대해서 사도 바울은 강렬하게 반발합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은 혈통으로써의 후손이 아니라 믿음으로써 후손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가장 큰 특징은 믿음입니다. 믿음 때문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습니다. 믿음 때문에 많은 후손을 약속하셨습니다. 믿음 때문에 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의 진정한 후손이라면 믿음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유대인이라도 믿음이 없으면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할 수 없고 이방인이라고 믿음이 있으면 아브라함의 후손이 될 수 있습니다(7-9절). 또 율법은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잠정적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이 약속하셨던 그리스도 예수께서 오신 이 즈음에 예수님을 믿고 거기에다가 이미 효용 시기가 지난 율법을 지켜야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23-25절).
        
우리는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방인입니다. 그러므로 율법에 관한 사도 바울의 말을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여기에서 율법을 말할 때에는 특별한 율법 조항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일반적인 의미의 율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상황에 적용시키자면 율법을 ‘인간의 노력’이라고 말하면 의미가 근접할 것입니다. 구원받으려는 인간의 노력, 아브라함의 복을 누리려는 인간의 노력을 말합니다.
        
우리가 예수 믿지 전에는 착하게 살아야 천국이고 천당에 간다라는 생각을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하였습니다. 삶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서 “저런 사람이 어떻게 천국에 가느냐?” 비난을 한다든가 “나는 예수 믿는 사람보다 더 착하게 사니까 예수 믿을 필요가 없다”라고 공언하는 데에는 천국이라는 곳이 있다면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착하게 살아보려는 노력은 우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착하게 살아서 천국에 가려면 완전히 착한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남보다 더 착한 사람은 될 수 있지만 천국에 갈 정도로 완전히 착한 사람은 될 수가 없지만 착하게 살아서 천국에 가려는 노력은 오히려 우리를 저주로 몰아넣습니다. 여기에서 착하게 사는 것을 율법으로 바꾸면 사도 바울이 율법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10-12절). 그러면 어떻게 구원을 얻습니까? 예수님을 믿어서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당신이 우리가 받을 저주를 십자가에서 받으셨습니다(13절).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는 길을 열어 놓으신 것입니다(26-29절).
        
그러므로 우리는 착하게 살아서 천국 간다는 생각을 버려야합니다. 우리는 착하게 살거나 율법을 지켜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을 얻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누구를 의지하느냐는 것입니다. 자신을 의지하느냐 그리스도를 의지하느냐? 주님을 의지하는 것을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덕적인 크리스천의 삶에서 벗어나서 영적인 크리스천이 되어야합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어떤 분들은 구원 얻는 것은 예수를 믿어서 되지만 그 다음에는 자신의 노력으로 소위 크리스천답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본문에 나오는 유대주의자들의 오류입니다. 또 예수를 믿어 구원을 얻은 다음에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리가 위하여서는 성경대로 살려고 애를 써야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것도 유대주의자들과 비슷한 사상입니다. 이런 사고의 오류는 성경대로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초점이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초점은 그리스도에게 맞추어져 있어야합니다. 구원 받는 것도 내가 착하게 살아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의지하여서입니다. 삶에서 축복을 누리는 것도 내가 하나님의 마음에 들도록 살아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이미 나에게 주어진 유업을 즐기는 것입니다.
        

Ⅱ. 성령은 믿음으로 받는다.

크리스천의 삶의 원칙이 율법이 아니라 믿음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하여 사도 바울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성령을 받았을 때에 율법을 지켰을 때에 받았느냐 믿었을 때에 받았느냐는 것입니다(1-5절). 사도 바울이 기대하는 대답은 물론 “믿었을 때입니다”라는 대답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에게는 성령을 받는 것이 구원 얻었다는 큰 징표였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갈라디아 사람들이 믿었을 때에 어떤 식으로 성령 받았음이 나타났는지는 설명이 되어 있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성령을 받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사도 바울이 “성령 받은 것이 율법을 지켜서냐, 믿어서냐?”라고 도전할 때에 확실하게 “믿었을 때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체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성령님에 관하여 몇 가지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할 때에 누구나 성령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구원을 받고 난 후에 소위 성령 세례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는데 틀린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원 받은 후에 강한 성령 체험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을 받는 것은 구원 받는 순간입니다. 구원 받았다는 용어 자체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하면서 성령을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인 영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성령을 받았으면 자신이 감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몸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뒹굴면서 회개를 하기도 하고, 방언이 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감각적으로 성령님이 임하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내적인 변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설교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떤 분은 즐기던 술 담배가 싫어집니다. 어떤 분은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을 용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또 실제로 용서가 됩니다. 어떤 분은 밉기만 하던 배우자가 측은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분은 끌려서 나오던 예배가 나오고 싶어집니다. 어떤 분은 크리스천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분들이 눈에 뜨이기 시작합니다.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내적인 변화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님께서 임하셨다는 증거인 것입니다. 성령님은 체험되는 분입니다.

이러한 성령님의 역사를 감지할 수 없다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첫째는 성령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오해하여서 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기대하고 성령님이 주시는 내적인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영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령을 못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것은 그분을 주님으로 영접한다는 것입니다. 그분을 자신의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자신의 인생의 주도권을 내어드릴 의도가 없이 영접하는 기도를 쫓아합니다. 그런 기도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만들고 성령님이 내리도록 하겠습니까? 우리는 종종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한탄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복음에 접한 적이 없는 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생활을 오래 했고 생명의 삶까지 수강하도고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믿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믿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제가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할 때에 포기해야하는 죄를 포기하기 싫기 때문에 믿고 싶지를 않은 것입니다. 이런 분은 설득하려하지 말고 자신이 포기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으로 인하여 실망하든지 상처를 입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낫습니다.
        
셋째로 성령님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한 분 안에 다 내주하고 계시기 때문에 성령 충만은 일부 특수한 계층들의 특권이 아니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한 모든 분들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그러므로 성령 충만은 노력을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성령 충만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얻어집니다. 방해하는 요소라는 것은 성령 충만에 대한 기대의 결여입니다. 성령 충만을 원하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데 성령님께서 충만히 채우시지 않습니다. 성령님은 인간의 결정을 존중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방해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회개하지 않는 죄입니다. 죄는 하나님과의 사이를 막습니다. 방해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불순종입니다. 성령 충만이라는 것은 성령님의 지배 밑에 자신을 놓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님의 인도에 순종할 마음이 없으면 성령 충만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령 충만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 성령 충만을 바라고 하나님이 지적하시는 죄를 회개하고 순종을 결심하면 성령 충만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성령 충만은 극히 자연스러운 성도의 정상적인 삶을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방해 요소를 제거하였으면 성령충만의 역사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기도할 때에는 응답이 올 것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아픈 분에게 손을 얹고 기도했으면 나을 것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지혜를 구했으면 지혜를 주실 것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남 앞에서 말을 해야 하면 하나님 게서 그 자리에서 적합한 말을 주실 것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막 13:11).
        

Ⅲ. 믿음은 신뢰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과 만찬을 나누시면서 열매를 맺기 위하여서는 자신에게 붙어만 있으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5:5). 나무 가지가 열매를 맺으려면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나무에 붙어 있으려고 해야 합니다. 그러면 열매는 자연히 맺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열매보다 관계에 집중해야합니다. 항상 주님과의 관계를 점검해야합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막는 것이 죄입니다. 그러므로 작은 죄라도 즉시 회개하여 정리하여야합니다. 주님과의 관계를 막는 것이 불순종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에서 불순종의 모습이 발견되면 즉시 회개하여야합니다. 그리고 주님과의 관계가 항상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예배, 기도, 말씀 읽기를 소홀이 하지 말아야합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올바르고 건강하면 거기에서 열매가 맺게 마련입니다. 주님과의 돈독한 관계 가운데에서 열매가 맺어지면 저절로 성경대로 살아집니다(갈 5:22-23절). 이것을 금할 법이 없다는 것이 이러한 의미입니다.
        
믿음은 한 마디로 신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신뢰한다는 것이고 믿지 않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주님을 신뢰하는지 안 하는지는 어떻게 아는가? 염려하느냐 않느냐를 보아서 알 수가 있습니다. 남편이 가족과 더불어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아내는 아주 불안해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아내는 남편을 잘 아니까 신뢰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댓 살 난 자녀들은 염려하지 않습니다. 위험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더 크게는 아버지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둘 중의 하나를 신뢰하게 되어있습니다. 자신을 신뢰하든지 주님을 신뢰하든지. 하나님을 신뢰할 때에는 평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신뢰하면 염려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에 염려가 틈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염려를 하면 건강에 안 좋다, 염려해도 소용없다, 이런 식의 현실적인 유익 때문이 아니라 염려는 주님에 대한 신뢰의 결여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염려가 생길 때에는 다시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상기하고 지난 날 베풀어주신 은혜와 기적을 기억하면 염려하는 대신에 기도를 합니다. 저에게도 가끔 이처럼 염려 않고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하다가 인생에서 실패를 맛보지 않을까 는 두려움이 스쳐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마음을 정했습니다. 어차피 망할 것이면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해서 망하지 말고 너무 신뢰해서 망하자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인도해 주셨는데 지금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여 염려한다는 것은 그를 모욕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처럼 절대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려하니까 제 삶에서 능력이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치유 기도를 해 준 후에 나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직도 신기합니다. 설교 후에 헌신자가 줄을 이어 앞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이 사람들이 왜 이러나?” 신기합니다. 절대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니까 하나님의 능력이 저를 통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를 신뢰하는 자를 절대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신실한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