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잊지 말라> 신8:11-20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은 모세와 함께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생활을 한지 40년째 된 해에(신1:3) 요단 건너편 모압 땅에 이르러(신1:5)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을 눈 앞에 두고(신1:8)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계명들을 설명하고 가르친 내용의 일부입니다. 본문 첫 절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가 오늘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법도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삼갈지어다” 하며 엄중하게 훈시하고 있습니다. “삼가 하나님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18절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했습니다. 왜 모세는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당부했겠습니까?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가서는 하나님을 쉽게 잊어버릴 것을 예견하며 염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4절에 보면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어떻게 쉽게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까? 12절로부터 14절 상반절에 걸쳐 보면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했습니다. 17-18절에서는 그 교만이 어떤 교만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즉 앞서 본 대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배불리 먹으며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며 또 소와 양의 떼가 많아져 금과 은이 증식되며 재산이 풍부해 질 때에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되게 해주신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들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된 일인 줄로 착각하게 되는 것, 그것이 마음이 교만하여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잊어버리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만족할 줄 모르게 되는 것을 또한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면 자기 마음대로 더 크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보다 손쉬운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것이 우상을 숭배하는 일입니다. 우상은 자기 마음대로 자기 가까이 끌어다놓을 수도 있고, 우상에게 절함으로써 그 우상이 자기에게 우호적으로 되게 만들기가 쉽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19절에서 모세가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이라고 말한 것은 하나님을 잊어버림과 우상숭배 사이의 필연적인 관계성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잊지 말라는 경고를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하여 하나님을 잊을 경우에 그 결과가 무엇일지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19-20절을 봅니다: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멸망시키신 민족들 같이 너희도 멸망하리니 이는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함이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역사 속에서 잊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을 잊지 않는다는 것, 하나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하나님을 잊지 말라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의 이름을 기억하라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잊지 말라 할 때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학대와 고된 노역으로 말미암아 부르짖을 때 그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 크고 놀라운 은혜와 권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왕 바로의 손에서 건져내신 일, 40년간의 광야생활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온갖 놀라운 이적기사로 물과 양식을 공급하시며 의복도 해어지지 않고 발도 부르트지 않게 하신 일, 모든 타 민족들의 위협과 공격과 적대행위로부터 지켜주신 일들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4:9에 보면 “오직 너는 스스로 삼가며 네 마음을 힘써 지키라. 그리하여 네가 눈으로 본 그 일을 잊어버리지 말라. 네가 생존하는 날 동안에 그 일들이 네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조심하라” 했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는 것은 그가 행하신 모든 선한 일들을 상기하며 그 일로 인해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리고 그를 사랑하며 경외하고 섬기는 것을 뜻합니다. 참 하나님은 오직 그 하나님뿐이심을 믿고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잊지 않고 있다는 일차적 표시는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듣고 배우고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모세는 “내가 오늘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법도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삼갈지어다” 말함으로써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듣고 배우고 지켜 행하지 않는 것은 곧 하나님을 잊어버렸음을 가리키는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나님을 잊지 않는 것은 또한 우상을 섬기지 않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모든 계명 중 첫째가 하나님 외의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잊지 않는 것은 세상 그 어떤 것도 하나님과 같은 자리에 두고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곧바로 우상에게로 나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가장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19절에서는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따라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라” 엄히 경고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잊지 않는 것은 또한 자자손손에게 하나님과 그의 계명을 가르치며 그 계명을 바르게 반드시 지키도록 훈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지향적인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를 위한 일이고 후손들을 위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하나님과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에게 행하신 일들과 그의 뜻을 잘 가르쳐 기억하게 하고 지키게 할 때 비로소 하나님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4:9에 보면 “오직 너는 스스로 삼가며 네 마음을 힘써 지키라 그리하여 네가 눈으로 본 그 일을 잊어버리지 말라. 네가 생존하는 날 동안에 그 일들이 네 마음에서 떠나지 않도록 조심하라” 한 후에 이어서 “너는 그 일들을 네 아들들과 네 손자들에게 알게 하라” 했습니다. 6:6-9에서는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 하나님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요구합니다. 6:20-25는 우리 또한 귀담아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증거와 규례와 법도가 무슨 뜻이냐 하거든 너는 네 아들에게 이르기를 우리가 옛적에 애굽에서 바로의 종이 되었더니 여호와께서 권능의 손으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나니 곧 여호와께서 우리의 목전에서 크고 두려운 이적과 기사를 애굽과 바로와 그의 온 집에 베푸시고 우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을 우리에게 주어 들어가게 하시려고 우리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시고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이 모든 규례를 지키라 명령하셨으니 이는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항상 복을 누리게 하기 위하심이며 또 여호와께서 우리를 오늘과 같이 살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가 그 명령하신 대로 이 모든 명령을 우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삼가 지키면 그것이 곧 우리의 공의로움이니라 할지니라.”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받은 백성입니다. 그 명령과 규례와 법도는 그저 듣기만 하고 알고 있기만 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듣고 준행하라”고 주신 것입니다(4:1). 모세는 “온 이스라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아 오늘 내가 너희의 귀에 말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그것을 배우며 지켜 행하라”(5:1) 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을 너희는 가감하지 말고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라”(신4:2)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리라고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 오래도록 복되게 사는 길입니다. 신명기 4:5에 보면 “내가 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규례와 법도를 너희에게 가르쳤나니 이는 너희가 들어가서 기업으로 차지할 땅에서 그대로 행하게 하려 함” 이라 했고, 4:40에서는 “오늘 내가 네게 명령하는 여호와의 규례와 명령을 지키라 너와 네 후손이 복을 받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한 없이 오래 살리라” 했습니다. 5:10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말씀하셨으며, 5:29에서는 “나를 경외하며 내 모든 명령을 지켜서 그들과 그 자손이 영원히 복 받기를 원하노라” 하셨습니다. 이 명령과 약속은 그 후에도 계속해서 반복하여 주어진 것입니다(Cf. 5:33, 6:1-3, 6:24, 8:1). 이렇게 하나님을 잊지 말라는 명령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께서 복 주시리라 하신 약속을 이루어지게 하는 길입니다. 본문 18절이 그것을 말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는 것은 또한 주변의 여러 민족들로부터 크고 지혜로운 백성으로서 인정받는 길입니다. 4:6에 보면 “너희는 지켜 행하라 이것이 여러 민족 앞에서 너희의 지혜요 너희의 지식이라. 그들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하리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광야생활을 통해 오직 유일하신 참 하나님만을 믿고 섬기며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만을 의지하며 그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것이 살 길이고 복 받는 길임을 충분하고도 남게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에 들어와 풍족한 삶을 누리게 되자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그들이 누리는 풍요로움이 그들 스스로의 힘과 재능 때문으로 여기는 교만에 빠지며 우상을 숭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그 때마다 국가적 위기를 맞고 온 백성이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언자들을 보내셔서 거듭하신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끝에 북왕국은 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남왕국 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차례로 멸망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오늘은 3.1 독립운동이 일어난지 85주년이 되는 기념주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35년간의 일제의 억압과 강제노역과 착취 아래 있던 우리 민족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셨고 독립과 자유를 주셨습니다. 해방 된지 5년도 안 되어 공산주의 소련과 중공의 힘을 뒤에 업은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한반도는 공산화의 위기를 맞았었으나 하나님께서는 또 은혜로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의 유엔군을 참전하게 하심으로써 우리를 구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해방 된지 59년만에 최대의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오늘 우리가 취할 자세가 무엇인지를 본문의 말씀을 통해 성찰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음식쓰레기가 넘쳐나는 배부른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 어느 나라에 가도 부러울 것이 없는 초호화주택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나라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와 함께 부와 사치와 낭비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교만해질 대로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냉엄하게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이 눈부신 발전이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줄을 모르고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힘으로 얻었다고 여기며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탐욕과 불의의 길을 달려가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이 처한 위기가 우리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온갖 우상숭배에 빠진 결과로 말미암은 것은 아닌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기를 거부한다면 결국 멸망을 자초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경고의 음성에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또 물어야 할 것입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4:4에 보면 “오직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붙어 떠나지 않은 너희는 오늘까지 다 생존하였느니라” 했습니다. 우리 또한 하나님께 꼭 붙어서 그를 떠나지 않는 것만이 우리가 생존하는 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4:6-7에서의 모세의 말대로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가까이 하셨고, 하나님의 가까이하심을 얻는 것이 이스라엘에게는 작으나 큰 나라로 여겨지는 길이었으며,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잘 지켜 행할 때 이스라엘 백성은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는 것이 우리 주변의 여러 나라들로부터 작지만 큰 나라, 지혜로운 백성이라 인정받는 길임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또 신6:25에서 “우리가 그 명령하신 대로 이 모든 명령을 우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삼가 지키면 그것이 곧 우리의 공의로움이니라 할지니라” 한 것처럼 오늘날 이 부패하고 부정한 나라를 정의로운 나라로 만드는 길은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는 것뿐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85년 전 우리의 독립과 자유를 억압하던 세력에 맞서서 궐기했던 것처럼 이제는 이 땅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보전을 위협하는 모든 악의 세력에 맞서 일어남으로써 위기에 처한 이 나라를 살려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는 교만과 하나님을 부정하며 하나님의 뜻에 거슬려 싸우는 세력들에 동조하는 온갖 형태의 우상숭배를 우리 안에서부터 추방해야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권능의 손으로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신 일과 그들의 목전에서 크고 두려운 이적과 기사를 행하신 일과 그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땅을 그들에게 주어 들어가게 하신 일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라 명했습니다(6:21-23). 우리도 일제치하와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어떻게 구원하셨으며 얼마나 크고 놀라운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나라를 세계 속에서 지금의 자리에 서게 하셨는지를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과 이 땅의 젊은이들을 3.1운동도 모르고 8.15도 모르며 6.25도 모르는 386세대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그들이 누리는 평화와 자유와 풍요로움이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와 교회의 큰 문제의 하나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교회를 가장 철저히 박해했으며 기독교인들을 가장 악랄하게 멸절시킨 공산정권에 지나치게 관용적이며, 가장 잔혹하게 인권을 유린하며 반인류적 범죄를 자행하는 집단에 대해 눈을 감고 굳게 침묵할 뿐 아니라 오히려 어이없이 그들을 두둔하고 미화하며 찬양하는 것이며 그래야 칭찬 받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한국사회의 심각한 병의 하나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며 기독교정신에 입각해서 공산주의와 북한의 독재체제 및 그 반인류적 행태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기득권층이고 냉전수구세력이며 반민족적 반동으로 몰아붙이는 광기이며, 그 광기어린 집단들의 인격말살적 언어폭력이 두려워 대응하지 못하며 숨죽이고 지내는 보신주의와 자포자기이고, 그래서 피어나지 못하고 죽어가는 토론문화입니다. 물론 이러한 중병의 시발점에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탈을 쓴 군사독재정권의 음지에서 오랜 세월 비호 받으며 창궐해온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방조한 원죄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만고불변 세계에서 가장 확고한 반공국가이리라는 안이한 생각 속에 반공의 명분을 내세우며 민주화를 회피하고 경제정의의 실현을 외면하며 소외계층의 이익을 무시해온 권력층과 일부 재벌들의 눈먼 탐욕이 젊은 지성인들에게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며 반항적인 체질을 키워주었다고 봅니다. 여기에 일부 대학사회의 지도자들의 기회주의적이고 출세주의적인 처신이 더해져 이 땅의 젊은이들을 사회주의적 사상무장에로 내몰았고 급기야는 감상적인 민족주의의 유혹에 빠져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이며 자기모순적인 김일성, 김정일 부자 찬양과 그들의 통일전략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에로 기울게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다함께 이 모든 죄를 고백하고 참회해야 할 것입니다. 뒤늦은 회개이지만 우리가 진실로 이 모든 죄를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지금의 이 위기와 난국으로부터 이 나라를 구하여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