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코칭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교수는 그의 최신 저작 『 부의 미래 』에서 가장 빠른 변화의 속도를 보인 조직으로 기업을 꼽고 있다. 그는 기업을 시속 100마일로 달리고 있다고 보고, 여럿이 한 차에 올라타 집단적인 견해를 형성하고 있는 시민단체(NGO)는 90마일,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뀐 가족제도는 60마일, 노동조합은 30마일, 미국의 관료조직 25마일, 교육기관 10마일, 그리고 “법”은 시속 1마일로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것으로 꼽고 있다.
그는 기업은 “경영자와 직원들이 감내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 최선을 추구하는 기업은 사고의 유연성, 변화에의 민감성에 단연 첨단을 달리고 있으며 또한 최신 이론과 기술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 할 수 있다. 이점은 리더십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기업들이 최근 주목하는 리더십은 “코칭”이다. 그런데 코칭을 이제는 교회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도대체 코칭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이길래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코칭에 주목하는가?

이제 아홉 번에 걸쳐 코칭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으며, 교회에 유익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 번째 논의로 코칭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코칭과 다른 리더십 이론을 비교해 보면서, 왜 우리에게 코칭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1. 코칭은 왜 필요한가?

왜 코칭이 우리에게 필요할까? 세 가지로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다. 첫째, 코칭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사람들은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영구적이고 초자연적인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무도 자신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지시적이고, 강압적이며, 일방적인 가르침은 효과가 없다. 이러한 시대에 코칭은 효과적으로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며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관계에 목말라하는 이 시대에 코칭은 누군가와의 친밀한 관계로 안내한다. 엘리베이터 효과라는 말이 있다. 엘리베이터의 좁은 공간에 들어가면,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말도 하려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육체적으로는 가깝게 있으면서도 마음은 멀리 있는 현상이 요즘 우리 시대의 특징이다. 자신만을 사랑하며 공동체에 속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관계에 목말라하며 살아간다. 누군가와의 친밀한 관계로 안내하는 코칭은 그래서 필요하다.

셋째, 코칭은 다른 사람들과의 애정 어린 유대 관계를 통해 하나님과의 더욱 친밀한 교제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예수님은 우리가 지켜야 할 최고의 계명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말씀하셨다. 우리들은 하나님 사랑의 계명을 잘 지키지만,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서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천 코치인 크리스토퍼 맥클러스키는 이러한 크리스천들의 모습을 하나님과의 지적인 유대 관계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애정 어린 유대 관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로 인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회복하는 데 코칭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 코칭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코칭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코칭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다카하시 아츠코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고 성과나 교훈을 얻도록 하는 것"이라고, 마샬 쿡은 “스스로 보고 배우도록 돕고 참여를 통해 성과를 높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로우 타이스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그들이 스스로를 성장시키도록 돕는 과정”으로, 요셉 유미디는 “삶을 변화시키는 성장의 에너지”로, 게리 콜린스는 “한 개인이나 그룹을 현재 있는 지점에서 그들이 바라는 더 유능하고 만족스러운 지점까지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기술이자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런 다양한 정의 속에서 우리는 코칭이 지향하는 목표와 코칭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코칭이라는 말은 중세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의미가 많이 변화되어 왔다. 먼저, “코캇라는 단어는 ‘콕스의 마차’ 즉 헝가리 콕스 지역에서 만들어진 마차라는 뜻의 헝가리 옛말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사용되던 코치의 의미가 1800년대 “누군가를 그가 원하는 목적지로 이끌어주는 직업”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영국에서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개인교사를 “코캇라 불렀고, 대학에서 개인적으로 노 젓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을 “코캇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0세기 말에 와서 코칭은 기업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성공적인 기업경영의 도우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 코칭과 상담(멘토링, 제자훈련, 컨설팅)은 무엇이 다른가?

코칭의 의미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다른 리더십 이론과의 차이점을 알 필요가 있다. 다른 리더십 이론과 코칭과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상담과 코칭:

상담은 문제를 가지고 찾아온 내담자와 대화를 통해 상담자가 문제 해결에 대한 조언을 주거나, 내담자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상담은 과거의 문제로 상처받은 사람을 돕고 치료하는 일에 초점을 두지만, 코칭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상태에 있으면서 성장과 변화의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고 깨닫도록 돕는다. 상담은 사람의 심리에 집중하지만, 코칭은 사람의 행동에 관심이 있다.

멘토링과 코칭:

멘토링은 선생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서 멘토링을 받는 사람에게 충고를 해 주고 방향과 의견을 제시하며 지도하는 일대일 대면교육이다. 그에 비해 코칭은 코치가 훌륭한 스승이어야 한다는 부담이 필요 없고, 훈련되기만 하면 충분하다. 코치는 답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다.

제자훈련과 코칭:

한국 교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제자 훈련은 신앙의 기초를 세우고, 점진적으로 신앙이 성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에 코칭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지향한다. 제자훈련이 일반적으로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교육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시스템을 가졌다면, 코칭은 지식을 전수하는 데 머물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깨닫도록 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컨설팅과 코칭:

컨설팅은 전문지식을 가진 컨설턴트가 상담과 자문을 통해 상황을 분석해 주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전문가가 조언을 해 주고 답까지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그에 비해 코칭은 코칭을 받는 사람에게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를 보게 하고, 질문을 통해 자신이 해결책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4. 코칭의 5가지 특성

그렇다면 코칭이 갖는 특징은 무엇일까? 다섯 가지의 키워드로 코칭의 특징을 이해해 보도록 하자. 첫째, 코칭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코칭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코칭을 받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가기 위해 코칭을 받기 때문에 코치는 함께 목표를 설정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하기에 코칭의 대화에는 방향성이 있다. 모든 코칭의 대화는 현재에서 목표를 향하여 가는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전개된다.

둘째, 코칭은 인간의 잠재 능력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다. 코칭을 해 나가기 위해서 코치는 코칭을 받는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지금 보여 주고 있는 것보다 탁월한 능력과 가능성, 즉 잠재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예가 빙산 모델이다.

빙산 모델이란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물에 녹아 떠 있는 상황을 인간 이해에 적용한 것이다. 인간이 나타내는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이성의 영역, 즉 드러내고 있는 영역이 무의식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에 비하면 아주 적다는 이해다. 이 모델에 의하면 인간이 드러내고 있는 현재적인 행동이나 의견 뒤에는 드러나지 않는 많은 동기들이 있으며, 그것은 현재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가 나타내는 능력조차도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의 능력을 진정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코칭을 통해 이 가능성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코칭은 코칭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해답을 발견해 나가도록 돕는다. 코치는 코칭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 코칭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고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것이 코칭이 가지는 힘이자 매력이다. 코칭을 받는 사람의 삶의 전문가는 자신이며, 자신이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해답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치는 새로운 관점의 제시와 인식의 확대를 통해 코칭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넷째, 코칭은 변화와 관련이 있다. 코칭은 목표 달성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코칭의 지향점은 단순히 성과를 달성하는 것에 있지 않다. 코칭을 받는 사람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코칭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다. 코칭은 코칭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변화를 인식하고,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갖게 하며, 변화를 수용하고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변화를 실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코칭은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크리스천 코칭의 저자인 게리 콜린스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생 여정에서 내가 얻은 중요한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있을 때 변화한다는 것이다.” 코칭은 특별한 종류의 관계를 맺는 것이다.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귀한 만남이다.

5. 코칭이 주는 유익

그렇다면 기업에서 시작된 코칭을 통해 목장교회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익은 무엇일까? 왜 목장교회에서 코칭은 필요할까?

첫째, 코칭은 목장교회에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목장리더에게는 다양한 이미지와 역할이 요구되어 왔다. 어떤 때는 교사처럼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또 어떤 때는 목장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답을 주는 상담자로, 그뿐 아니라 목장원과의 일대일 관계를 통해 영적인 변화와 성장을 돕는 영적 멘토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교회가 변하고, 성도들의 삶의 상황이 바뀌면서 목장리더에게 새로운 이미지와 역할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 G12교회에서 목장리더는 아버지의 마음을 갖도록 요구되어졌다. 아버지와 같이 목장원들을 사랑하고, 권위를 가지고 목장을 부흥시키는 것이 목장리더가 가져야 할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아버지의 역할이 분명히 인식되기 전까지는 목장리더나 목장원 모두 그 이미지 때문에 혼란을 겪곤 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목장 리더십은 목자로 하여금 교사와 치유자 상담자 또는 영적 멘토그리고 아버지의 마음을 가진 자로서의 여러 개의 지게를 한 몸에 져야하는 어려운 ‘멍엷였다면 코칭은 단순명료한 새로운 리더십, ‘쉽고 가벼운 멍엷를 보여 주고, 아버지의 새로운 역할과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 한없는 신뢰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목장가족들을 바라보고, 목장가족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내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수 있도록, 그래서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옆에서 함께 하는 코치로서의 아버지를 보여 주고 있다.

둘째, 코칭은 목장 안에 건강한 관계가 맺어지게 한다. 목장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공동체, 리더십, 복음 전파, 상호 책임, 새 가족 양육이 그것인데, 코칭을 통해서 목장은 공동체의 형성과 상호 책임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많은 리더들은 코칭은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켄 블랜챠드는 코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코칭은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섬김의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좋은 코치는 예수님이 삶을 통해서 보여 주신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 준다. 목장 안에 섬김이 있을 때, 목장은 건강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상호 책임의 자세와 방법을 훈련해감에 있어 코칭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코칭의 의미와 역사, 다른 리더십 이론과의 차이점과 왜 목장교회에서 코칭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칭을 통해 많은 기업가들이 변화를 맛보고, 기업들이 살아나며, 기업 안에 리더십 체계가 새롭게 세워진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코칭의 장점을 잘 받아들여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변화가 일어나는 데 귀하게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성경에 나타난 코칭

1. 구약성경에 나타난 코칭

구약 성경에서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코칭은 출애굽기 18장 13~26절에서 모세가 과중한 재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를 지켜보던 장인 이드로가 모세를 코칭한 예이다.

출애굽 과정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서 절대 권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직접 해결해 줘야 하는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일의 부담은 그의 출애굽 지도자로서의 사역을 오히려 제한시키는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이때 모세를 방문했던 이드로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네 계층의 리더들을 세워 역할에 맞는 사역을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네 계층의 리더란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이었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역량에 맞는 재판을 하게 되었고, 자기 능력 이상의 재판은 상위 리더십에게 인계하는 역할 분담을 하게 되었다. 장인 이드로의 제안을 받아들인 모세는 적절한 리더십의 분산으로 스스로도 효과적인 리더십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이스라엘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가는 중간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우리는 이드로의 코칭으로 인해 적합한 사역의 분배, 효과적인 리더십의 발휘와 그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이드로는 모세의 한계를 보았다. 또한 체계적이고 적합한 중간 리더십의 형성으로 공동체의 건강성을 이룰 수 있는 비전을 보았다. 이드로는 지체 없이 모세에게 조언을 했다. 이드로의 조언은 모세의 사역을 진일보 시키고 공동체의 긍정적 발전을 이루는 기회를 제공했다.

바른 비전의 제시, 그리고 그 비전에 순종하는 것이 바로 이드로-모세 사례가 보여준 코칭의 모델이 다. 진정한 코칭의 목적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효과를 거두는 데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이드로의 코칭은 광야 시대를 지나 가나안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전 영역 속에서 오랜 시간 그 영향력이 나타나는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다.

이드로의 코칭은 모세를 거쳐 차세대 지도자로 세움을 받은 여호수아에게까지 이어진다. 출 33:11에서 모세는 “젊은 수종자 여호수아”를 회막에 세워 자신의 리더십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게 한다. 이렇게 코칭의 영향력은 세대를 넘어 삶을 통해 전수된다.

이드로-모세의 코칭 사례 외에도 뛰어난 코칭 사례들이 성경에 여럿 나타난다. 창세기 41장에서 요셉은 바로의 꿈을 해석해주고 7년 풍년 이후에 나타날 7년 흉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바로왕의 최고의 국정 코치로 세움을 받는다. 이런 요셉의 지혜와 지도력으로 애굽뿐만 아니라 당시 중동의 여러 나라의 백성들이 기아에서 생명을 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민족도 구원을 받는 역사가 일어난다.

이 외에도 바벨론에 포로 되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훼파된 예루살렘 성벽으로 인해 절망 가운데 있을 때 자기 민족의 아픔을 몸으로 끌어안고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위해 헌신했던 느헤미야의 코칭 모범이 있다. 느헤미야는 민족의 아픔 앞에 자신의 모든 특권도 다 내려놓고 조국으로 돌아와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는 일에 헌신한다. 그는 절망의 끝에 주저앉아 있던 동족들을 향해 일어설 것을 명하였고, 성벽 재건을 앞장서 이끌어감으로 모든 백성들에게 소망의 비전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비전을 이루어나가는 놀라운 지도력을 보여 주었다. 외적으로는 산발랏과 도비야의 방해를 이겨내며, 내적으로는 백성들이 분열된 상황 속에서 귀족들과 민장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영향력이 공동체 안에서 선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이끈 그의 코칭은 한 민족의 아픔을 비전으로 세워나가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느헤미야는 오랜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되고 계획된 코칭의 모범을 제시한다. 특히 공동체의 선봉에 서서 모든 수고를 다한 헌신적 코칭 사역이라 할 수 있다.

2. 신약 성경에 나타난 코칭

초대 교회 시절 사도들 외에 교회 공동체를 세워가는 또 다른 리더십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은 바나바이다. 바나바는 코치로서의 탁월한 성경적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

바나바는 구브로 출신으로 레위족이었으며 그의 본래 이름은 요셉이었다. 사도들은 그를 바나바라 불렀는데 바나바를 번역하면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이었다(행 4:36). 위로의 사람이란 격려하고, 함께 일하며 동역자를 세워주는 사람이란 의미를 내포한다.

사도행전 11:24은 그가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로 인해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바나바의 성품, 그의 신앙과 코칭이 전도에 미친 결정적 영향력에 대해 잘 말해 주고 있다.

특히 바나바의 코칭은 바울이라는 신약시대의 최고의 영적 거장을 세우는 데 중요한 영향력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바나바는 이미 예루살렘 교회 안에서 자신의 영적 리더십을 상당히 확보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영향력 확대보다는 바울을 세우는 일에 더 열심이었다. 당시 제자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했던 바울을 몹시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런 제자들에게 바나바는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한 바울을 소개한다(행 9:27). 또한 그는 이방선교의 전초기지였던 안디옥 교회로 파송을 받아 사역하는 중에 바울과 더불어 1차 선교 여행을 떠나 지금의 소아시아 지역에 여러 교회를 세워나가는 부흥의 주역이 되었다. 이렇게 바울이라는 위대한 영적 거장의 등장과 사역의 배후에 바나바라는 헌신된 코치의 수고가 있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바나바는 1차 전도여행 중 밤빌리아 버가에서부터 그 사역의 주도권을 바울에게 내어줌으로 성경은 그들의 사역을 기록함에 있어 “바나바와 바울”이 아닌 “바울과 바나바”로 서술하고 있음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행 13:43, 46). 그들의 이름의 순서가 바뀐 것은 그들 사역의 장에서 리더십의 이양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처럼 바나바는 자기 자신보다는 오히려 바울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전면에 드러내는 진정한 섬김의 코칭을 보여준다.

이러한 바나바의 코칭의 모범은 바울에 의해서도 반복된다. 바울은 자신의 노년에 영적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은 디모데에게 아주 모범적인 코치로 나타나고 있음을 디모데전후서가 잘 보여주고 있다. 바울은 디모데를 “참 아들”(딤전 1:2) 또는 “사랑하는 아들”(딤후 1:2)로 부르고 있다. 이는 진정한 코칭이란 아비가 자녀를 품고 가르치듯 참 사랑의 교훈을 전하는 것이며, 또한 사역의 영역을 뛰어 넘어 개인적인 삶의 영역까지 헤아리는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바울은 고린도 교회와(고전 4:16) 빌립보 교회를 향해(빌 3:17) “자신을 본받을 것”에 대해 권면한다. 바울은 자신을 본받아야 하는 근거로 바로 자신이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전 11:1). 본받는 삶을 가르치고 권면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바르게 세워나가려는 바울의 참된 헌신의 고백이며, 이러한 권면과 가르침을 통해 진정한 코칭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바나바와 바울이 보여주었던 코칭은 에베소서 4:12이 말하는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할 수 있다.

3. 예수님의 코칭

성경적 코칭을 논할 때 많은 사례 중에서도 예수님의 코칭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심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시고 12명의 제자들을 부르셨다. 그리고 그들과 3년 동안 함께 지내시며, 삶으로 보여주시고 가르치셨다. 한 마디로 예수님의 코칭은 “삶을 통한 코칭”이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일방적으로 가르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늘 제자들에게 물으셨고, 그들의 대답을 이끌어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자들은 깨우쳐주시는 코칭 방법을 사용하셨다.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렀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자기를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으셨다. 제자들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더러는 엘리야, 더러는 예레미야, 또 어떤 이는 세례요한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예수님은 다시 “너희는 나를 누구로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셨고, 이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마 16:16)는 신앙고백을 하게 된다.

신약성경에 보면 약 150회 가량 예수님의 질문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예수님의 질문은 대부분 코칭과 관련된 질문들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의 질문은 제자들이 대답하는 과정 속에서 참된 교훈을 깨달을 수 있도록 계획된 것이었다. 또한 예수님의 코칭은 비록 때론 제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제자로서 갖추어야 할 삶의 소양과 제자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예수님의 코칭은 무엇보다 섬김의 코칭이었다. 이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과도 직결되며, 예수님의 전 생애를 한 마디로 규정하는 것이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고 성경은 말한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 자체가 섬김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역 또한 섬김의 사역이었다. 마지막 십자가의 죽으심은 죄인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어주신 예수님의 가장 놀라운 섬김의 모습이었다. 좋은 코치는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다. 자신을 내어주는 자다. 예수님의 삶은 곧 섬김이었고 그 삶 자체가 우리에게 좋은 코칭의 모델인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막 10:43-44).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배우는 자에서 가르치는 자로의 삶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함을 가르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18-20). 예수님의 코칭은 제자로 제자를 삼는 세움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믿음이 전파되고 발전되는 중요한 틀을 제공해 주었다. 사람이 태어나 부모로부터 교육을 받고 장성하면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그 안에서 자녀를 낳아 부모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듯, 기독교 신앙 안에서 우리는 받는 이에서 주는 자로, 배우는 자에서 가르치는 자로서의 역할 전환을 자연스럽게 형성해 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보여주시고 친히 명하신 코칭의 모델이다.

성경적 코칭

이제까지 우리는 구약성경에서 이드로와 모세, 그리고 요셉과 느헤미야가 보여준 모범적 코칭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또한 신약성경에서는 바나바와 바울의 코칭과 코칭의 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코칭을 더불어 살펴보았다. 신구약 성경 속에서 볼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코칭의 모델을 통해 우리가 기독교 신앙 안에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그리스도인의 코칭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출처] [본문스크랩] 크리스천 코칭, 코칭의 세계, 코칭의 필요성, 코치칭의 특.|작성자 이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