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을 (劣等), 어떻게 다스릴까?

 
열등(劣等)이라는 용어는 ‘하위’ ‘하급’ ‘열세’ ‘조악’과 유사어이며, 국어사전적 의미로 열등감은 “자기를 다른 사람보다 무가치하게 낮추어 평가하는 생각”을 뜻한다. 이는 영어로 inferiority인데 여기서 -ior는 라틴어의 비교급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속에 이미 다른 대상과의 비교를 의미하는 말이다. 

중국어로 열등감은 “스스로 비천하게 여기고 얕잡아 보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결국 열등이란 자신의 체격, 용모, 능력, 학벌 등을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여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비하시키며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이다. 

한 마디로 건전하지 못한 자아개념으로 인하여 자존감이 낮아진 심리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본디 타락되어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열등감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를 ‘필연적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불완전하며, 허물과 상처투성이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열등감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Maxwell Maltz(맥스웰 말쯔) 박사는 “세상 사람들 중 적어도 95% 정도는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Allport(올포트)가 실제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신체적, 사회적, 지적 및 도덕적으로 열등의식을 어느 정도 가졌었는지를 조사한 결과, 남녀 대학생 모두 90%인 것으로 분석했다. 

열등하다는 자체가 죄일 수는 없으나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은 죄와 실패가 자신의 마음에 자리잡을 수 있는 좋은 토양을 갖는 것이다. 사람이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게 되면 소극적이 되고, 만사에 자신이 없어지며, 이 감정 때문에 아무 것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열등감에 빠지는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보다는 부정적 인격을 가진 사람이 더 이 감정에 빠지기 쉬운데, 열등감을 가진 사람은 자기의 부족한 면만을 확대 해석하여 늘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inferior는 욥기 12장 3절 “나도 너희같이 총명이 있어 너희만 못하지 아니하니 그 같은 일을 누가 알지 못하겠느냐?” 13장 2절 “너희 아는 것을 나도 아노니 너희만 못한 내가 아니니라.” 다니엘 2장 39절 “왕의 후에 왕만 못한 다른 나라가 일어날 것이요....”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한글 성경에서 열등이라는 단어는 발견되지 않으나 성경에 이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 열등감에 사로 잡혔던 사람을 꼽는다면 대표적으로 구약성경 출애굽기 4장 10～17절에 기록된 모세를 꼽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불러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하는 크신 일을 맡기시는 장면에서, 그는 한사코 만류한다. “저는 말을 못합니다.” 그의 변명의 결론은 “주여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13절)” 스스로를 돌이켜보니 살인자이며, 죄인일 뿐만 아니라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이다. 죄를 짓고 나면, 죄를 지은 자신에 대해 자책하고 비하하게 되며 열등감을 갖게 된다. 그는 열등감이 뿌리깊게 박혀 버려 감히 백성을 대할 엄두가 나질 않았던 것이다. 무기력하고 열등감에 빠진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계속적인 모세의 열등감에 대해서 “넌 할 수 있어!”라는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열등감을 접으며 하나님께 자신을 맡겼을 때, 능력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무기력하고 열등감에 빠진 모세를 출애굽의 지도자로 변화시키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신약에서 가장 위대하게 쓰임받은 사도 바울도 열등감이 많았던 사람이다. 그는 육체적으로 약했던 자였다(갈 4:14). 그리고 지식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말은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후 11:16). 

또 그에게는 ‘육체의 가시’라고 표현된 질병이 있었다(고후 12:7). 바울에게는 열등감의 이유가 될만한 불리한 조건들이 많이 있었으나 그러한 열등한 것들은 바울이 성숙된 그리스도인의 인격을 갖는데 방해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주었다. 

삭개오는 세리였고 부자였음에도 예수님을 만나기 어려웠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독일의 신학자 Joachim Jeremias(요아힘 예레미아스)는 그의 저서「예수시대의 예루살렘」에서 사울이라는 랍비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세리는 예수님 당시 천한 계급으로 사람들이 그들을 잘 대해 주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 한 부류였다. 

그러므로 그는 손가락질을 당하면서 이웃이 없는 소외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외모로도 내세울 것이 없는 키가 작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나서길 꺼리는 사람이었다. 그런 삭개오는 예수님의 찾아오심으로 열등감이 없어지고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 찼으며 결국에는 구원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예수를 만나야 열등감이 해소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어릴 때의 환경과 열등감과 밀접한 관련성을 찾고 있다. Alfred Adler(알프레드 아들러)는 어릴 때의 환경이 병적 열등감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1) 신체적으로 결함을 갖게 되면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 자녀를 버릇없는 응석받이로 키우면 그는 항상 부모가 자기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기 때문에 수동적이며, 자신의 부족을 느끼는 열등감과 불안에 빠지게 된다고 보았다. 

(3) 부모로부터 방임된 아동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거부, 무시를 당했기 때문에 자신을 필요없는 사람으로,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Eric Erikson(에릭 에릭슨)은 6~11세에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 따라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느냐, 못받느냐에 의해 근면한 능력을 가질 수도 있고 열등감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서 자녀가 열등감을 갖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비교하는 비교의식이 있는데 이는 상대적인 것으로서 누구나 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비참해지고 열등감이 여기에서 발생한다. 

영국 캠프리지대학교 영문학자며 철학자인 C. S. Lewis(루이스)는 사단이 현대인들의 인격과 의식을 파괴하는데 사용하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비교의식”인데 이는 열등감의 배후세력이라는 것이다. 

Segler(지글러)는 열등감의 원인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민 T.V. 속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는데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요즘 청소년들은 열등의식에 빠져있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대개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다. 

연예인처럼 생기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의식으로서 역시 T.V.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는 외모에 대한 정체성을 가질 시기인데 T.V.나 광고에서 탈렌트와 모델들의 외모만 보고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과 열등감을 갖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국화빵 찍어내듯 특성도 없이, 똑같은 모양으로, 똑같은 생각을 갖는 획일된 동일 제품으로 만드시지 않으셨다. 인간은 누구나 절대로 똑같아 질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신앙적으로 볼 때도 사명이 다르고 은사가 다르고 그를 향한 주님의 섭리와 경륜이 같은 것이 아니다. 각자가 독특하게 지음받았으므로 각자가 독특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돌릴 자들이다.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열등감은 대개 자신의 성격, 환경, 경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방어기제에 의해 변형이 되어 외부로 나타나게 되어 자신을 경멸하거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이 보상적인 우월감으로 변형되어 자신의 속성과 같은 다른 사람의 허물을 비난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를 갖거나 없으면서도 있는 척 허세를 부림으로써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려고 방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포자기한 태도로 체념과 실망, 그리고 비굴함까지도 나타내게 된다. 

가족이나 친지, 친구, 직장 동료 등이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으면 주변 사람들은 피곤하게 된다. 극도의 열등감을 나타내거나 방어기제가 나타나 잘난 척하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Adler는 ‘열등과 보상’ 이론을 주장한 바 있는데, 즉 한 가지 열등한 특징을 가진 사람은 종국에 가서는 그 열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서 Adler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열등감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우월감을 갈망하게 된다고 보았다. 

열등감은 사람에 따라서는 자기 파멸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열등감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 개발을 하고 또한 자아 발전을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말이 어눌했던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열등의식을 극복하고 단점을 개선하려는 각고의 노력으로 장성해서 훌륭한 아나운서나, 웅변가나 언어학자가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이 그 열등감을 발판으로 열심히 공부하거나, 열심히 장사를 하여 후에 부유한 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체적 결함이나 능력상의 결함은 오히려 그 자체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하지 못하는 운동에 소질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는 자기가 공부를 못한다고 좌절하기보다는 자기의 적성을 살려 그것을 개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므로 열등과 관련해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결함 자체보다 그것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열등에 대한 건강한 태도는 자신의 열등한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누구도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변화 불가능한 것을 가지고 고민해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키가 작아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는 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키가 커지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키가 작아서 열등의식을 느끼게 된 경우라면 “작다!”고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이 “키가 참 작네요!”라고 말한다면 “그렇지요? 키가 좀 작지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태어났어요.”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고,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키가 작아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전에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외모는 이렇지만 내면의 나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게 꾸며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건강한 자아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완벽하게, 완전하게 창조받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모든 면에서 흠이 없는 절대적인 존재로 만드시지는 않으셨다. 

대신 달란트라고 하는 재능을 각 사람에게, 각기 독특한 부분에 허락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부족한 면을 본다면 누구나 다 부족한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돈이 많으나 건강이 없고, 어떤 사람은 건강은 있지만 학식이 부족하고, 또 어떤 사람은 계급은 높은 데 덕이 없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많이 배웠으나 생긴 것이 보기 싫은 사람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글을 잘 쓰는데 노래는 전혀 하지 못한다. 이렇듯 자신에게 없는 것 부족한 것만을 크게 보면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열등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데서 열등감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열등감의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은 결국은 실패자가 되는 것이다. 열등감에 빠져 있으면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시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빨리 열등감이라는 늪으로부터 벗어나야 본인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고, 하나님께서도 그를 사용하실 수 있을 것이다.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의 약점을 비하하거나 은폐하려고 하지 말고 그것을 시인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 보이며, 살아갈 줄 아는 용기를 가질 때에 열등감은 물러날 것이다. 참된 용기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며, 살아가는 사람이며, 바로 이런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다음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독창적인 존재임을 시인해야 한다.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열등감을 극복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이를 물리쳐야 한다. “하나님! 제가 열등감에 휩싸이기를 원하시지 않으시지요? 제가 열등의식 속 빠지지 않고 늘 담대하게 되기를 주님은 원하시지요?” 주님의 뜻을 물으면서 늘 열등감을 극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마음 속으로 그려야 한다. 

아울러 성경에 기록된 바와 같이 “마귀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벧전 5:8-9).” “너희는 열매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예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엡 5:11).”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는 말씀대로 자신의 마음을 열등감으로 인해서 흔들어 놓으려는 악한 영(evil Spirit)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대적하고, 책망하며, 물리쳐야 한다. 

하지만 한 번 열등감을 대적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다음에는 더 고차원적이고 지능적으로 사단이 우리를 열등감에 빠뜨려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을 분산시키고 하나님으로부터 이격시킬 것이다. 열등감에 압도되어 하루 하루를 살다보면 우리의 마음 속에 하나님의 모습이 흐려지고 그 음성도 점점 작아지게 된다. 

그럴 때마다 계속적으로 위기 상황을 대적해야 한다. “나를 열등의식에 빠뜨리는 영! 나는 주님께서 유일무이하게 그리고 독특하게 지음받은 자이다. 이것을 앗아가는 영! 나를 열등감에 빠뜨리려는 너의 궤계에 나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너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묶임을 받고 쫓겨날지어다!” 이와 같이 마음에 열등을 느낄 때마다 외치고 선포하고 대적하면서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 이러한 논박과 대적이야말로 열등감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성경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