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과 자존감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다른 두 단어, 자존심과 자존감!
사전에서 자존심과 자존감의 뜻을 찾아보았는데 국어사전에는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데 국어사전에 없다니 이상하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영어단어를 번역하면서 생긴 단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존심(pride, self-respect)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
자존감 (self-esteem, 비슷한 말 자긍심, 자부심.
비슷한 말인 자긍심의 뜻은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지는 마음이고
영어 뜻을 풀어보면 스스로를 귀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는 두 단어를 구별해서 쓰고 있었기에
이제 사전적 의미를 접고 내가 구별하는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설명해보겠다.
흔히 우리는 누군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느낄 때 자존심 상해한다.
남이 나를 무시해서 자존심이 상하고
자존심이 상처 입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 내 존재가 사라지는 듯 느끼는 사람도 있단다.
자존심을 생명처럼 귀하게 여기며 사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남에게 지면 안 되고,
내가 남보다 못하다는 말을 들으면 안 되고
남이 나보다 뭔가를 잘하면 잠이 안 온다.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그들은 밤 새워 수고할 것이고
이기기 위해, 남보다 나아 보이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그 고통 뒤에 원하는 자존심을 세우면 좋으련만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아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잘난 사람은 항상 있기 마련이고
결국 그는 끝없는 열등감과의 싸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살 것이 아니라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
자존감은 남의 평가에 영향 받지 않는 나의 고유한 존재감, 스스로에게 느끼는 자긍심이다.
어떤 이는 주변의 반응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 말하지만
어떤 이는 주변의 시선이나 상대적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자존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 그래서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주변의 어떤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는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에 기초한다.
나의 아버지께서 세상의 창조주이며 이 땅의 주인이심이 내 자존감의 근거이다.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아도 고유한 내 자존감 때문에 행복하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간혹 아이가 엉뚱한 고집을 부릴 때가 있다.
소위 아이가 부모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상황이다.
자존심 때문에 뻔히 보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 못하고 오히려 엉뚱한 떼를 쓴다.
아이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자존심을 지키려고, 자신의 잘못을 덮거나,
오히려 상대를 흠집 내 자신을 보호하려고 덤비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난 순간, 자존심을 지키려하면 상황은 점점 꼬인다.
그런데 그 순간 자존심을 ‘탁’ 하고 버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다면 그는 정말 멋있고 성숙한 사람이다.
자존심을 버릴 수 있는 이유,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여유는
자존감에서 나온다.
나도 잘 못 할 수 있다.
내가 좀 못한다 해도 나의 귀중한 존재감은 손상 받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아는 것이 자존감 있는 삶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자존심을 세우려 할 때 냉정하게 그 자존심을 밟아 버린다.
그런 자존심 세워봐야 자신을 왜곡하고 위장하는 악만 더할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꺾는 대신 자존감을 일깨워준다.
자존심은 필요 없지만 네가 어떤 존재인지 아는 자존감은 중요하다.
성숙한 사람이 되는 과정은 자존심을 버리고 자존감을 기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창조 때부터 받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존감을 기억하고
그것만 의지하고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성숙의 과정이다.
누구와 비교할 이유도 없고
남을 쳐다보고 부러워하거나 반대로 교만해질 이유도 없다.
나만의 고유한 귀한 존재감을 느끼며 그것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는다면
인생의 수많은 고달픈 문제들이 저절로 사라진다.
자존심과 자존감 중 무엇을 세워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가 자존심 대신 자존감 높은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