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의 신학적 의미

서영석(한세대학교 대학원)

예수 부활에 대한 신학적 의미

서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이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성을 증명하였고 그의 성육신과 지상 사역, 고난과 십자가의 죽으심을 구속사적 의미로 객관화시켰다. 부활이라는 위업이 없이는 십자가의 사건이 우리의 신앙의 내용이 될 수도 없거니와 기독교 신앙의 가능성조차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 부활은 예수께서 부활 후 제자들과 함께 식사했다는 기록에서 보듯이 몸의 부활이며 동시에 신비적 형태의 부활이다. 즉 “물질적이며 실제의 몸이며 동시에 경이적인 방법으로 현현하고 사라질 수 있는 완벽하게 영성체로 변형된 몸의 부활인 것이다. 이 점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대한 분기점을 이루는 언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엄정한 성서적 증언과는 달리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의 사실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 사실성 자체를 아예 부인하는 태도는 접어두고라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는 현대주의 신학자들에서도 몸의 부활에 대한 이해에 이르러서는 그것의 사실성 긍정을 회피하거나 왜곡하는 경향을 주목하게 된다. 기독교 신앙 안에서 부활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부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의 규명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성서의 증언과 정통신앙의 고백은 부활의 사실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몸의 부활을 왜곡 부인하는 견해를 단호히 배격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이후로 부활은 몸의 부활을 의미)이 합리적인 접근의 이름아래 부인되었던 것은 시대적인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비 신앙적 입장으로 해석된다. 구속사의 유일회적 사건이며 그리스도인에게 필연적으로 있게 될 부활의 사건을 이성의 구조 안에서 설명하려 하거나 이성의 검증에 의해 거부하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폴 틸리히의 말대로 이성을 “실재 안에 있는 질서와 구조의 원리”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해도 실제로 이성이 역사적으로 완전하고도 보편적인 공리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성은 다만 “성령의 지도 아래 참 종교의 기초를 닦는 일과 상위구조를 수립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며”, “계시의 증거를 정리하며, 성서에 대하여 제멋대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봉쇄하는,”것으로 정의될 때에만 의의를 지닐 뿐이다. 우리가 사는 삶의 정황을 폐쇄적인 인과율 안에만 묶어놓고 보면 부활과 같은 사건은 도저히 역사적 실재로 인정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바로 이 같이 일어날 수 없다고 여겨진 사건으로서의 부활의 사실성에 그 정당성을 걸고 있다.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오해도 어쩌면 이 같은 사건들에 대한 액면 그대로의 수용을 벗어나려는 데서 비롯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아무튼 부활의 사실성은 기독교 신앙의 중추이며 그러한 실재에 전체를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부활사건에 대한 애매 모호한 해석이나 형이상학적이고 관념화된 이해 또는 의미성 만을 강조한 것도 그 정도를 달리할 뿐 근본적으로 부활의 역사적 사실성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되어지는 것이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부활의 사실성을 부정하거나 의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독교신앙의 내용을 변질시키거나 기독교신앙을 단순한 윤리적 교훈 또는 사회 운동의 일각으로까지 격하시키는 일부 신학적 경향에 대해 그들의 전제와 오류를 비판하고 부활신앙의 올바른 본질을 확인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제1장

예수 부활의 성서적 사실

예수의 부활은 예언자들의 활동을 통하여 미리 예고된 것이었다. 예언자라고 하는 히브리적 개념인 ‘나비’가 말해주듯이 예수의 부활은 고대의 많은 대중들 앞에서 예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 미리 앞당겨 예고가 되고 있다. 사무엘은 불임증에 처해 있는 한나의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생명에 대한 주권을 미리 예언하고 있다. 또한 시편의 시인은 “주께서 내 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셨음으라... 사망에서 피하여 주 여호와께로 말미암거니와...”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시편 104편 29-39절에서는 성령의 역사와 창조 신앙의 전통으로 말씀을 한다.

고대의 한 지혜자도 부활에 대해 말해 주고 있다.

시간과 역사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좀 더 가까운 시대에 살면서 이방인의 포로가 된 상태에서 예언 활동을 했던 에스겔은 운명의 등불이 꺼져버린 유다와 이스라엘 민족의 죽음의 현장에서 생명 회복의 역사를 일으키는 부활을 생생하게 보도해 주고 있다. 이것은 실제적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더 분명한 확실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빈 무덤

빈 무덤 전승은 예수 부활 사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빈 무덤에 초대교회의 전승은 현대신학에 있어서 강한 비판에 직면한다. 그래서 이 빈 무덤에 대한 인정과 부인은 부활사건의 현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관념적 이데올로기로 해석하느냐에 대한 판단의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부활 신앙은 빈 무덤을 발견한데서부터 시작됐다는 견해도 있거니와 무덤 이야기는 전통적인 부활신심(復活信心)과 부활에 관한 표상(表象)에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물론 부활의 역사적 사건성을 회의하는 입장에서 빈 무덤에 관해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어왔다. 제자들이 시체를 도적질해갔다는 것, 아리마대 요셉이 시체를 치웠다는 것, 졸도설, 예수님의 무덤을 다른 빈 무덤과 혼동했다는 것, 시체를 다른 곳으로 치웠다는 것 등... 그러나 그 중의 어떤 것도 믿기 어려우며 신임할 만한 것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빈 무덤이 부활의 역사성에 대한 증거로서 그 중요성이 크다 할지라도 예수의 제자들이나 추종자들에게 부활 신앙을 심어주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의 기사는 예수 부활에 대한 역사적 사실성을 추적하는 데에 가장 강력한 자료임이 틀림이 없다.

결국 부활의 사실성을 역사적 차원으로 증명해 주는 빈 무덤 논의는 부활 사건을 단지 주관적인 환상이나 신앙이념 등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막고 부활 사건의 역사적 사실성에 대한 회의를 견제하는 객관적 역사 현상이다.

가. 빈 무덤에 대한 여러 견해들

빈 무덤의 역사성에 대한 캄펜하우젠(Campenhausen)의 다음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남몰래 이장했거나 다른 무덤과 혼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 밖의 다른 불행한 사고로(무덤이 비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은 물론 얼마든지 공상을 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비판적인 연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검토 가능한 것을 검토해 볼 때 빈 무덤 자체와 이 빈 무덤을 얼마 안 지나서 곧 발견했다는 보도는 지금 전해있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이 보도가 근거 있는 보도라는 것을 방증(傍證)하는 논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논거는 결정적이지도 않고 확실하지도 않다. 따라서 이 보도가 역사적이라는 것이 개연성(蓋然性)있는 결론이다,”

가톨릭학자 크레머는 빈 무덤이 예수의 부활 이해에 어떤 필요 불가결의 역할을 하게 됐는가 하는 이유 몇 가지를 열거한다.

첫째 예루살렘에서 예수가 매장되었던 무덤의 상태가 고려되지 않고 예수의 부활이 선포될 수 없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부활절 소식은 오래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둘째 그리스도인들의 유대교 대적자들이 무덤이 비었다는데 대해 의문제기 하지 않고 시체 도적설을 퍼뜨렸다.

셋째 여인들이 매장 후 수일 내에 무덤으로 간다는 것은 유대인의 관습으로 당연한 것이었다.

넷째 유대인의 관념으로 부활은 몸의 부활을 의미했고, 그때 무덤이 빈 사실을 자연히 의미하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가복음 16장 6절에서 무덤이 빈 것과 부활은 동일한 것이 아닐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예수의 시체를 예루살렘에서 제시할 수 있었다면 부활의 소식은 단연코 시인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상의 이유들은 예수의 부활이 단순한 정신적 부활이 아니라 무덤이 비었다는 것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의 사실을 부활의 적극적 증거로 내세우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에이 엠 람세이(A. M. Ramsey)는 기록하기를, “부분적으로 일련의 사건들이, 부활 그 자체가 아니고는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는 부활을 믿는다,” 빈 무덤은 오히려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서 부정할 수 없었다. 파울 알타우스(Paul Althaus)는 진술하기를, “만일 무덤이 비어 있었음이 그리스도의 부활의 사실과 상관없는 것이었다면 부활은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예루살렘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었을 것이다,”

파울 엘 마이어(Paul L. Maier)는 결론짓는다. “만일 모든 증거가 주의 깊고 공정히 다루어진다면 그것을 정말 역사적인 연구의 정전(正典)에 의해,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즉, 예수가 장사된 무덤은 실제로 첫 부활 주일의 아침에 비어 있었다. 그리고 이 진술은 부정할 만한 문헌 자료나 금석 문학, 고고학이 아직 한편의 증거로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활 이후, 무덤의 상황은 의미심장하다. 로마의 봉인이 깨어졌는데, 이는 누군가가 그렇게 함으로써 관례적인 십자가형의 의미가 뒤엎어진 것을 뜻하는 것이다. 큰돌이 움직여졌고 단지 입구에서가 아니라 거대한 무덤 전체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여인들이 와서 비어 있는 무덤을 발견했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돌아가서는 남자들에게 말했다. 요한이 처음에 도착했으나 들어가지 않았다. 그가 안을 들여다보니 수의는 개어져 있었으나 무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스도의 육체는 세마포를 벗어나 새롭게 현존하신 것이다.

키르솝 레이크(Kirsopp Lake)에 의해 제기된 이론은, 시체가 없어졌다고 보고한 여인들이 실수하여 다른 무덤에 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렇다면 여인들의 말을 확인하러 갔던 제자들도 역시 다른 무덤에 갔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로마 경비병들에게 시체가 도둑 맞는 것을 지키기 위해 무덤을 지키고 있으라는 요청을 한 유대 당국이 그 위치에 대해 실수할 리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로마 경비병들도 실수 할 리 없고, 그들은 바로 그곳에 있었다.

만일 엉뚱한 추론처럼 다른 무덤이었다면, 유대 왕국은 진짜 무덤에서 시체를 찾아내어 부활의 소문을 효과적으로 가라앉힐 수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설명으로는, 부활 후 예수의 나타나심은 환각이나 망상이라고 주장한다. 환상 출현설은 이를 뒷받침하는 심리학적 이론에 의해 지지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이론은 역사적 상황이나 사도들의 정신적 상태와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다.

수세기 전 벤투리니(Venturini)에 의해 일반화되었고 오늘날 가끔 인용되는 기절(졸도)의 이론은 예수가 실제로 죽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갈증과 출혈로부터 인사불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으나 후에 그는 소생하였고 제자들이 그것을 부활한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부활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 데이비드 프리드리히 스트라우스(David Friedrich Strauss)는 예수가 졸도한 상태로부터 회복하였다는 모든 생각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무덤에서 거의 죽은 채로 꺼내어져서 나약하고 병든 상태를 헤매면서 의학적 응급조치를 필요로 하는, 고통에 굴복하고만 그런 존재가 제자들에게 사망과 무덤의 정복자요 인생의 주라는 인상과 장차 그들의 선교의 기초로서의 인상을 주었다는 것은 도무지 불가능하다. 그런 소생은 그가 삶과 죽음으로 형성한 인상을 약화시킬 뿐, 심지어는 슬프고 민망한 소리일 뿐, 그들의 슬픔을 열정으로 변화시키고 경의를 숭배로 올려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 다른 이론은, 호위병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제자들이 시체를 도적질했다는 것이다. 의기소침해 있고 겁이 나 있는 제자들이 무덤 앞에 있는 군대에 맞서서 시체를 훔칠 정도로 그렇게 갑자기 용감해지고 당당해졌는가에 대해서는 대단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들은 그럴 정도로 용감하게 무엇인가를 시도한 분위기에 있지 않았다.

제이 엔 디 앤더슨(J. N. D. Anderson)은 런던 대학 법학부 학장을 지낸 바 있고, 동양과 아프리카 연구 학교 동양법 부분의 과장이었으며, 런던 대학의 고등 법률 연구 기관의 이사를 지냈다. 제자들이 그리스도의 시체를 훔쳤다는 가설을 주석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에 전적으로 상반된다. 이를테면 그들의 윤리적인 가르침과 그들의 생애의 특성, 고난과 박해에 대한 확고 부동함 등에 있어서 그렇다. 기가 꺾이고 풀이 죽어 있던 도피자와 같은 그들이 어떤 반대에도 굽히지 않은 증인들로 변한 그러한 극적인 변화를 누구도 설명할 수가 없다,”

유대인이나 로마 당국이 그리스도의 시체를 어디론가 옮겼다는 빈 무덤에 대한 이론은 제자들에 의해 도둑맞았다는 것보다 더 타당한 설명이 될 수 없다. 만일 당국이 시체를 가져갔거나 어디 있는지를 알았다면, 왜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전파했을 때 그 사실을 밝히면서 제자들의 전파가 허위임을 폭로하지 않았겠는가?

만일 가져갔다면, 왜 시체가 있는 곳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겠는가? 왜 시체를 드러내어 마차에 싣고 예루살렘의 중앙을 통과하여 끌고 가지 않았는가? 그런 행동은 분명히 그리스도교를 파멸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존 워웍 몽고메리(John Warwick Montgomery)박사는 설명했다.

“단순히 예수의 시체를 찾아내서 쉽게 논박할 수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초대 그리스도교인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그 내용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나. 빈 무덤에 관한 참된 사실

옥스퍼드에서 현대 역사학 과장으로 임명된 토마스 아놀드(Thomas Arnold)교수는 역사적 사실의 결정적인 증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시대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그것들을 쓴 사람들의 증거를 시험하고 관심을 기울이는데 수많은 해를 보냈으나 공정한 질문자를 이해시킴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가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셨다는 위대한 표시를 우리들에게 주신 것보다 더 훌륭하고 충분하게 증명된 인류 역사상의 다른 사실은 있을 수 없다,”

역사학자 브룩 포스 웨스트코트(Brooke Foss Westcott)는 말한다.

“모든 증거를 모아 놓아도 그리스도의 부활보다 더 훌륭하고 다양하게 뒷받침되는 역사상의 다른 사건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의 부활이 거짓일 것이라는 종래의 추측들은 오히려 그 주장을 wmdafu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뿐이다,”

시몬 그린리프(Simon Greenleaf)박사는 미국에서 우리들이 내세울 만한 위대한 법적 지성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법률 교수이며, 같은 대학의 덴마크계 법률 교수인 조세프 스토리(Joseph Story) 판사의 뒤를 계승한 사람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도들이 알고 있는 사실보다 더 확신한 것은 알아낼 수 없으며, 사도들이 증언한 바, 예수가 실제로 죽음에서 살아났다는 진리를 부정할 주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린리프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재판정에서 관리된 증거법에 따라 역사적인 사건 중에서 가장 훌륭한 증거가 있는 사건중의 하나라고 결론지었다.

죠지 엘돈 라드(George Eldon Ladd)는 결론짓는다.

“이런 역사적인 사살에 대한 이성적인 설명은 오직 하나님이 육체적인 형태로 예수를 일으키셨다는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처럼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는 완전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신념은 신화나 전설에 기초를 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살아나셨으며, 그래서 무덤이 빈, 확고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의 신자가 오늘날 그의 삶 속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그는 그의 죄가 사함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그는 영원한 삶과 무덤으로부터 그 자신의 부활을 확신할 수 있다.

셋째, 의미없고 공허한 삶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될 수 있다.

영국의 대법원장 로드 다링(Lord Darling)은 판사적인 시각으로 이 증거에 대해 살펴 본 후, 다음과 같은 결론을 지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있어서, 사실적인 면과 환경적 면에 있어서도 확고부동한 증거가 있으므로 세상의 지적인 판사라면 부활의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판정을 내리는데 실패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예수의 현현

복음서들에서 부활하신 분의 나타나심의 보도들은 단순히 사실을 보도하려는 것보다 우세하게 부활하신 분의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과의 동일성이라는 동기에 지배받고 있다. 제자들에게 의심과 놀람이 생기는 것은 부활의 소식이 너무도 의외의 일이었고 믿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가의 빈 무덤의 설화에서 그 사건의 핵심적 역할을 한 천사의 통고는 여인들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나사렛 예수를 찾고 있다는 것과 그분이 여기 계시지 않다는 것이었다.

마태복음에서는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로써 부활하신 분의 최후의 위임이 현실로서 선언되는 것을 보여준다.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에서 동일성의 입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누가복음 24장 12절에 있는 대로 여인들의 소식을 듣고 베드로가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구부려 들여다보고 일어난 일을 이상히 여겼다.

요한복음에서는 그 동기가 현저하게 드러난다.

첫째 먼저 나타나 보임 자체가 묘사되었다. 예수께서 갑자기 그들이 모인 한가운데 나와서 샬롬 축복으로 인사한다. 그리고 그는 그들에게 손과 옆구리를 제시한다. 못자국과 옆구리의 상처를 보인다. 그들이 그를 십자가에 달린 자로서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요한에 의하면 예수의 인식은 그들이 기뻐했다는 작을 일으켰다. 그러나 누가에서는 그 작용이 불안과 깜짝 놀람이다. 부활한 분은 그들 안에 일어나는 그릇된 생각을 극복하려고 온 힘을 다한다.

둘째 기쁨을 일으키는 동기이다. 이것은 사명의 위임과 연결된다(21절). 나타나 보임은 놀람과 두려움만이 아니고 동일성의 확신을 얻고 그것이 위임을 받는 기회가 된다.

셋째 불신과 의심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다. 단순히 부활하신 분을 보았다는 것이 부활의 사실을 믿게 하지 못한다. 여기 도마가 등장한다. 도마는 제자들의 증언을 불신임한다. 자신의 책임적인 확인을 주장한다. 도마가 함께 있을 때의 부활한 분의 나타나심에서 예수께서는 자신의 손과 옆구리를 만져보기를 허락한다. 그러나 이 동일성과 신체성의 입증에서는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되지 않고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믿음에서 인식된다.

넷째로 요한복음에 기술된 나타나 보임에는 숨을 내뿜으시면서 성령을 시여하는 것이 있다. 이것에 대해 요한복음은 오순절을 따로 갖지 않는다고 비평받기도 하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예수 자신이 떠나가면 돕는 이, 보혜사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파송된다고 약속하고 있는 만큼 이 장면에서 시여된 것이 성령이라고 표현되었고(20:22)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나 이미 6장에서 광야에서 떡을 먹이는 이야기와 관련시켜서 자신의 몸으로 “생명의 양식”을 주시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몸으로 주시는 것이 그 생명의 산 능력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가. 예수 부활 현현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들

극단적 비평주의는 빈 무덤의 사실을 부인한다. 또 이것은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나타났던 사실을 부인한다. 또 이것은 예수가 모습을 나타 낸 일련의 사실의 객관성을 부인한다. 이 부인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느냐 하는 것은 부활 이야기와 부활 신앙에 대하여 살핀 귀네베르의 마지막 문장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부활 신앙의 중심성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결론을 맺었다.

“그러나 부활의 교리가 오랫동안 기독교의 중추를 이루어 왔는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그것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짐이 되었다,”

오래 전 셀서스(Celsus)는 부활의 증거는 예수께서 일곱 귀신을 쫓아 낸 반미치광이요, 신경쇠약증세를 갖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의 말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함녀서 강력히 반대했다. 그 밖의 중요한 증거의 자료는 매우 암시적이고, 충동적이며, 불안정하여, 균형을 갖추지 못한 갈릴리 어부였던 베드로와 환상을 볼 정도로 간질병의 증세를 갖고 있는 바울의 증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신랄한 비평가들은 부활 후의 예수의 나타나심은 모두 갈릴리에서 있었으며, 예루살렘에 나타나셨다는 것은 후에 첨가되었거나 실제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주장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나. 예수 부활 현현에 관한 참된 사실

마가복음은 미완료 상태로 끝나기 때문에 부활 후 예수님의 나타남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언급도 없다. 그러나 “청년”이 막달라 마리아에게,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기를 예수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던 대로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 하라,”(막 16:7)고 말했는데, 우리는 이 구절을 예수님이 부활 후 갈릴리에 나타나실 것에 대한 약속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부활 후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만나기를 원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부활 후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만나기를 원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다. 부활에 관한 기사 중에서 마가의 말을 거의 그대로 인용한 마태복음의 몇 구절 중 하나인 28:7은 마가복음과 똑같은 명령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마태는 기록하기를 예수님께서는 처음 자기를 만난 곳, 자기들에게 “지상 명령”을 주어 전세계로 향한 사역자가 되게 하신 곳(갈릴리)으로 갔다고 하였다. 아울러 마태는 마가복음에도 누가복음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기사를 수록하고 있는데,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여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누가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이나 그 인근에서 나타나신 것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기록된 부분 중에서, 예수님이 제자들보다 앞서서 먼저 갈릴리로 가실 것이라는 천사의 명령을 생략하고 있다. 그는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에게 예수님이 나타난 기사를 상술하고 있다. 엠마오 도상에서의 사건에 대하여 에반스(Evans)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보통 인간과 자연스럽게 동행하면서 자신의 동행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과 상당 시간동안 대화를 나눈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기사는 ‘전설’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부활 후 나타나심에 대한 기사이다,” 그러나 제자들이 문을 닫고 숨어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타난 것이 불가사의였던 것 못지 않게 엠마오 도상에서의 이 사건 역시 초자연적인 현상이었다(요 20:19; 20:26). 그리고 이 기사를 전설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기사의 진실성에 반하는 것으로서, 하나의 편견이다.

바울이 고린도 전서 15장 14절에서 말 한 것은 부활의 역사적 사실성이 신앙의 형성 기초로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나타내는 언급이다. 예수의 부활은 인과율의 체제를 뛰어 넘는 초자연적인 사건인 동시에 부활의 사실성을 증거 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다. 시간과 공간을 확정할 수 있는 역사적 차원의 사실인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불트만이 주장하는 케뤼그마적인 그리스도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성육신 하신 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자와 인격적으로 동일한 자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꿈, 환상, 환각과 같은 심리적인 현상의 결과가 아니며 구약의 예언자들이 역사의 미래와 종말을 보는 환상적 직관과 동일시 될 수 없다. 부활선포가 역사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던 것은 오직 부활 사건의 명백한 객관적 현상 때문이었다. 이것은 부활의 사실성 자체를 무시하고 ‘제자들의 신앙의 부활’이라든가 혹은 ‘부활 신앙에 앞서 어떤 사건이 있었다’라고만 하는 불투명하고 회의적인 태도를 거부한다.

부활 사건의 역사적 사실성을 증명하는 데에는 몇 가지 중요한 논거가 있다.

첫째 빈 무덤 전승은 예수 부활 사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빈 무덤에 대한 초대교회의 전승은 현대신학에 있어서 강한 비판과 직면한다. 그래서 이 빈 무덤에 대한 인정과 부인은 부활 사건의 현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관념적 이데올로기로 해석하느냐에 대한 판단의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부활 신앙은 빈 무덤을 발견한데서부터 시작됐다는 견해도 있거니와 무덤 이야기는 전통적인 부활신심과 부활에 관한 표상에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물론 부활의 역사적 사건성을 회의하는 입장에서 빈 무덤에 관해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중의 어떤 것도 믿기 어려우며 신임할 만한 것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빈 무덤이 부활의 역사성에 대한 증거로서 그 중요성이 크다 할지라도 예수의 제자들이나 추종자들에게 부활 신앙을 심어주는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무덤의 기사는 예수 부활에 대한 역사적 사실성을 추적하는 데에 가장 강력한 입증자료임이 틀림이 없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빈 무덤은 부활 신앙의 직접적 근거는 아니다. 신약성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빈 무덤이 부활 신앙을 생기게 했다고 증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부활 신앙의 ‘징표’임에 틀림이 없다.

둘째 요한복음을 제외한 신약성경을 부활 신앙을 불러일으킨 촉발제가 바로 예수의 부활 후 나타나심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예수 부활의 첫 증인들은 자기네 증언의 진실성을 입증하기 위해 부활하신 분의 현현들을 내세운다. 고린도 전서 15장 3절에서 5절까지의 전해진 오랜 신앙고백 양식문도 베드로와 그 뒤를 이어 열두 제자들이 목격했던 현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비록 새롭고 다른 존재 형태를 지니긴 했지만 제자들에게는 육신의 모습으로 바울에게는 영광스런 환상가운데 현현하심으로써 자신이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확신 시켰다. 부활 후에 나타난 횟수는 일반적으로 10회로 간주되며 그 중 5회는 부활주일에 나타나셨다. 그러나 부활 후의 현현을 사실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그것은 환상설과 전신설이다. 그것이 환상적인 체험이라는 주장을 설명하기 위하여는 첫째, 그러한 상태를 이룩하기 위한 심리적인 조건이 있어야 한다. 즉 예수를 다시 뵈오려는 불타는 기대가 있었다는 것인데 실상 사도들은 그러한 기대를 갖게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Ladd는 “예수의 죽음 후에 제자들이 그를 다시 보고 싶어하며 그는 실제로 죽을 수 없다고 기대하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묘사하는 것은 복음서의 증거와 배치된다”라고 함으로써 강력한 성서증언으로 맞선다. 부활절 아침에 무덤에 갔었던 그 여인들은 시체에 향유를 바르기 위해서였고 마치 영을 보는 것 같이 생각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러한 생각을 단호하게 깨뜨리셨다.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은 자기들과 함께 걸어온 분이 주님이셨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에는 침울해 있었다. 더구나 주님의 나타나심은 엄숙했었고, 거기에는 흔히 비정상적인 환상체험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부가물 들이 없었다. 신약성서는 부활 현현으로부터 일체의 환시적 요소들을 배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 밖의 전신이론은 승천하신 주님께서 자신의 형체의 그림을 제자들에게 보내 부활 주를 실제로 보는 것처럼 만들었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것도 성서의 증언에서 보여주는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예수의 부활 후의 현현은 반드시 육체적 현현을 의미하는 것이지 환상이나 전신에 의한 사실성 주장은 무의미하다. 전신이론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초자연적 사건을 용인하면서도 부활 사건의 사실성 확인의 중요한 기반인 육체 부활 및 현현을 억지로 부인하려는 모습을 범하고 있다. 부활 후의 현현은 베드로,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 엠마오 두 청년, 열두 제자, 오백여 명의 형제, 사도 바울에게 이루어졌다. 그들은 한결 같이 경악과 공포, 심지어는 불신앙의 모습으로 현현의 사실성을 반증하고 있다. 부활 후의 현현은 신앙의 촉발제였을 뿐 아니라 부활의 역사성, 나아가 사실성의 근거인 것이다.

셋째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기본적인 역사적 증거는 사도들이 돌연히 그리고 철저히 변화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무엇이 발생했다는 엄연한 사실은 부활을 전후하여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신약성서의 객관적 보도들에서 확인되어진다. 그것은 부활하신 주와의 만남이라는 압도적 사건 때문이었고 그 부활하신 주의 “파견과 권한부여”에서 보여준 현현의 사실성 때문이었다.

사실 제자들의 신앙은 부활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 변화를 경험한다. 부활절 이전의 제자들의 신앙은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 베드로라 할지라도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했으며 시련 앞에서 내팽개쳐진 신앙이었다. 바로 그러한 제자들의 돌연한 변화는 그들의 세계관을 뒤엎는 충격적 사건의 발생이 아니면 어려운 것이었다. 십자가 사건의 직전만 해도 겁쟁이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다 사라져 버리고 이후로는 결코 겁쟁이가 되지 않았으며 그대신 순교의 용기로 도처에 복음을 전하기까지 하였다는 것은 오늘날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사실이며 또 그같은 유례가 오늘의 신앙의 현실 속에서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음은 부활의 사실성을 더욱 분명케 만드는 것이다.

넷째 부활에 대한 증언은 신약성서 저자들에게서 한결 같이 울려 나오는 공통된 음율이다. 따라서 초대교회의 선포의 주제는 부활 사건이다.

오순절 날에 행해진 첫 번째 설교는 단지 선지서들과 비어 있는 무덤과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사실로부터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못박았던 예수라는 사람을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초대 교회의 신앙의 핵심이 부활 사건임을 확인케 한다.

바울은 기독교 신앙과 희망은 부활 사건에서 일어서고 넘어진다고 증언한다. 신약성서 형성의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을 증거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다시 살리신 이 예수가 누구인가?’하는 물음에 대답하기 위한 것이다.

신약성서 형성에 이 같은 중대한 원인으로서의 부활 사건은 그 사실성이라는 굳건한 기반 위에서가 아니고서는 초대 교회의 신앙의 핵심적 주제로서 등장할 수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케뤼그마 속의 예수 부활

가. 케뤼그마 속의 예수 부활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들

부활 이야기에 있어 베드로는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특별한 메시지가 그에게 전달되었다. 부활 후 예수의 첫 번째 나타나심은 베드로에게였다고 전해진다. 그는 예수를 보았던 사람들에 대한 바울의 명단 중에서 맨 위에 나와 있다. 귀네베르는 베드로에 대해 아름다운 필치로 묘사했다.

“우리는, 그가 가버나움에 있는 그의 집으로 돌아가 종종 예수를 태워 호수 건너편으로 건네주던 배를 가지고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 있는 모든 것들이 희망과 기쁨으로 충만한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하게 했다. 그의 스승의 환상이 그를 따라다녔고, 실제로 그의 모든 삶이 그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주의 전 존재는 결코 끝날 수 없는 것으로서 그의 마음의 중심에 있었다. 주님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는 우리를 속이거나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다시 돌아올 것이다. 예수를 잃어버린 슬픔이 그를 엄습하는 반면, 형태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어떤 희망이 보다 확실하게 보이게 되고, 불가피하게 일어날 기적에 대한 기대가 그의 마음에 소용돌이쳤다. 이성은 기적이 십자가에 처형된 자의 개인적인 현시로 일어나야 한다고 기대하게 되었다. 우리가 베드로가 예수를 보았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가 있을까?”

홀츠만은 “영혼의 내적 긴장과 격정 속에서, 어떤 생각이 끊임없이 베드로를 사로 잡고 있었다. 그리고 최고조로 흥분된 순간에 그와 같은 생각이 그의 마음에 객관적으로 나타난 것이다,”라고 썼다. “열렬한 몇 명의 갈릴리인들이 환상 속에서 그들의 주 메시아를 보았다는 사실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라고 클라우스너는 기록했다. 르낭은 이것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예수를 부활하게 한 것은 사랑이었다,”

몽테삐오레는 부활의 경험에 대한 이런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문제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아마도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슬픔일 것이다. 그런 위대한 종교적인 결과들이 만족할 만한 원인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주관적인 환상은 어떤 면에서는 [망상]이다. 결국 이러한 망상 위에 우리가 그리스도교라고 부르는 위대한 종교적 결실이 맺어졌다,”

데오도어 카임의 견해는 예수의 나타나심은 ‘인간적인 투영’이 아니라 ‘신적인 현현’이었다.

이것은 부활 이야기 자체에 육체적인 언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예수의 삶이 계속되고 있으며, 영광스러운 것임을 사람들에게 확신시키기 위해 하나님에 의해 계획되고 의도된 것으로서 신성하게 일어나고 신성하게 보내진 환상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주의의 견해이다. 예수의 부활은 어떤 의미에서는 육체적인 부활이며, 몸의 부활임과 동시에 영적인 사건이라는 해석이다.

나. 케뤼그마 속의 예수 부활에 관한 참된 사실

고린도 전서 15장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으로부터 출발해서 죽은 자들의 부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바울이 이 문제를 다루게 된 동기는 고린도 교회 안의 일부 성도들이 죽은 자들의 부활을 부인한 데에 있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부활까지 부정한 것 같지는 않으나 모든 죽은 성도들이 몸으로 부활하게 되리라는 초대교회의 ‘죽은 자 부활관’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던 것 같다.

이 소식을 접한 바울은 먼저 모든 신자들이 공동으로 고백하던 초대교회 부활 신앙 고백문(고전 15:3-5)을 인용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역사적 사실을 재확인시킨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고, 부활의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성도들이 죽은 자의 부활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바울의 논리이다. 죽은 자의 부활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 그리스도의 부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것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면 기독교의 신앙과 선포가 헛것이요, 거짓이라는 것을 바울은 강조하고 있다(고전 15:13-18).

자신이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임을 밝힌 바울은(고전 15:8) 그리스도를 부활의 첫 열매로, 죽은 자 가운에서 다시 살아난 새 인류의 아담으로 묘사하고 있다. 첫 아담을 통해 세상에 죽음이 왔듯이 마지막 아담 그리스도를 통해서 부활의 세계가 새로이 시작되었음을 강조한다.

예수의 부활 사건은 ‘죽음의 죽음’을 의미한다. 첫 아담의 타락이래 전인류를 지배하던 죽음의 권세가 꺾이고, 새로운 부활 인류의 탄생을 의미한다. 바울은 이미 권세가 꺾인 죽음은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의 왕적 통치 하에서 멸망할 것임을 예고한다(고전 15:25-26).

그리스도인들은 육적으로는 아직 죽음의 세력권 아래 있지만 세례사건을 통한 그리스도와의 연결을 통해서 영적으로는 이미 죽음의 영역을 벗어나서 그리스도의 부활의 세계 속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이다.

바울의 부활관 내지 사후관은 이곳 15장(특히 35절 이하)외에도 고린도 후서 5장 1-10절, 12장 2절 이하, 빌립보서 1장 23절, 3장 20-21절 등에서 단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사후관과의 상관성 속에서 해석되어져야 한다.

고전 15:42 이하에서 바울은 부활 세계의 신비로운 변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51절 이하에서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다 잠잘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홀연히 ‘변화’하리라는 부활 세계의 비밀을 부분적으로 밝히고 있다.

기독교인의 소망은 이 부활 사건에 있다. 그리스도 안에 거하며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기독교인들은 부활의 확신 속에서 승리가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이기고 죽음을 극복한 부활인들이다.

초창기 고린도 교회에서 야기된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면서 그 중에서도 바울은 가장 중요한 ‘부활 문제’를 끝으로 상세히 다루고서 서신을 끝맺고 있다.

고린도 전서 15장에서는 인간의 부활과 우주의 회복간의 관계가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그래도 역시 명백하게 나타난다. 20-23절은 부활에서의 두 단계를 구체적으로 말한다. 먼저 그리스도, 그 다음 그의 백성들, 이 부활은 세계 역사의 완성을 안내해 들이는 것인데, 이때 주권을 가지신 그리스도께서 그의 완성된 나라와 자기 자신을 그의 아버지께 바치신다(24-28절). 그의 부활의 때에서부터 강림 때까지 신의 법령으로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는 동안, 그는 그 나라의 모든 원수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그들을 점진적으로 “그 발아래 두신다”(25절). 비록 일차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물질계의 우주(the material universe)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지각력이 있는 세계(the sentient world)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바울은 시편 8:6이 대표한 둘째 사람 곧 예수 그리스도의 경험에서 마침내 성취될 때 여전히 그의 주권(sovereignty) 밖에 남아 있거나 여전히 그의 주되심(lordship)에 거스려 반역할 우주의 부분은 없으며, 오직 하나님 자신만이 그리스도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는 것을(27절) 확언한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복락원(Paradise Regained) 곧 하나님이 “만유의 만유”(all in all)이시며 보편적으로 최고이신(28절 참조), 전 물질계의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첫눈에 부활(20-23절)과 재창조(24-28절)의 관계가 순전히 시간적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즉 그리스도의 백성들의 부활 후에(23절) 완성(consummation)이 시작된다. 하지만 부활은 “살리는 것”(a "bringing to life," 22절)이며 그러기에 그리스도의 나라의 원수 중 하나인(25-26절) 죽음에 대한 정복을 표한다(26, 54-55절). 그래서 신자들의 부활은 단순히 나라를 완성시키는 일에 필요한 전주곡일 뿐 아니라 또한 나라의 완성에 결정적인 단계이기도 하다.

15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그리스도의 부활’(1-11절), ‘그리스도인들의 부활’(12-34절), ‘육체의 부활’(35-58절)등이 그것이다. 이 세 단락으로 구분한 데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그것은 앞 단락이 뒤 단락의 전개에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1-11절 단락은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믿음의 근거로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키고 12-34절 단락은 앞 단락에서 언급한 그리스도의 부활과 죽은 자의 부활 사이의 실제적 관계성을 확실히 한다. 그리고 35-58절 단락은 죽은 자가 부활하는데 그 부활은 영적인 부활이 아니라 구체적인 몸을 가지고 있는 부활임을 말하고 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부활”과 “다시 살아나다”라는 용어들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그가 무엇 때문에 이 편지의 말미에서 갑자기 “부활”을 화제로 삼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활의 내용을 논하려고 하는지는 12절 하반부의 질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확연하게 드러난다.

“어찌하여”로 시작되는 12절 하반부의 질문은 바울이 “죽은 자들의 부활”을 부정하는 고린도 사람들의 태도를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놀라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는 고린도 교회의 신자들이 자기가 “전해 준” 복음을 “받아” 그 복음 안에 “서 있다”고 생각했으며(1절), 그러기에 그들이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복음 선포의 필수적인 내용을 “믿었다”고 가정하였다(3-4, 11-12 상반부). 그런데 자신이 선포한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었던 그들 가운데 “죽은 자들의 부활”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 당시 고린도의 “부활” 반대자들을 지배하고 있던 사상, 특히 그들의 종말관과 내세관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자들 간에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재구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의 “부활관”에 영향을 미쳤을 중요한 사상적 요인을 고린도 전서에서 찾아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고린도 전서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사상적 요인으로는 ‘헬라 철학’과 ‘과도하게 실현된 종말론’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음행에 몸을 내맡긴 반면에, 어떤 이들은 결혼을 하고도 금욕을 실행하였다(7:1-5). 이 두 가지 행동 방식은 사실상 하나의 동일한 근본 이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고린도 교인들은 그들이 성령을 받아 체험하면서(1:7; 12-14장) 스스로 종말적인 완전함을 이미 선취했다고 의식한 점이다. 그들은 세례를 통해 성령을 받음으로써(12:13; 행 2:38) 자신들이 승귀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그의 통치에 참여하게 되었고(4:8) 그들의 영혼이 신적 능력을 얻어 천상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다고 믿었다(4:10). 특히 방언의 은사는 현세를 초월하여 참된 “영성”의 세계로 들어간 증표로 인식되었기 때문에(13:1) 모든 교인들이 열렬히 추구하였다(14장). 그러므로 이러한 사상적 배경 아래서 고린도의 “부활”반대자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나름대로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근본적인 하나의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35절에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바울은 그가 이미 12절 하반부에서 던졌던 물음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반복하는데 이번에는 그들을 대변하여 자문한다. “누가 묻기를 죽은 자들이 어떻게 다시 살며 어떠한 몸으로 오느냐 하리라” 이 질문에서 알게되는 것은 그들이 “죽은 자들의 부활”을 부인하였던 근본 이유는 한 마디로 “죽은 자들이 도대체 어떻게 몸을 입고 다시 살아날 수 있단 말인가?”하는 문제였다. 다시 말해서 ‘몸의 부활’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부활관”은 한편으로 인간의 육체를 영혼과 분리하여 경시하는 헬라적 이원론과 다른 한편으로 그들 자신의 주관적이고 열광적인 성령체험에 의해 왜곡된 종말론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2장

예수 부활에 대한 신학적 의미

예수의 메시아 되심

가. 예수의 메시아 되심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들

브레데는 ‘복음서에 있어서의 메시아의 비밀’이라는 복음서 연구의 저서에서 심각한 주장을 펼쳤다. 그것은 마가가 기록한 복음서가 명백히 취재하고 있는 내용 가운데 예수님의 메시아 인식에 대하여 침묵하도록 명령하는 동기, 병자를 치유하신 후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명하는 동기, 예수님이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행동한다느 동기, 수위 ‘비유론’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어떤 이들에게는 감추기 위해 비유는 필요해 진다라는 동기 그리고 제자들의 몰이해등의 동기들이 계속하여 나오고 있는데 왜 복음서의 기록자 마가는 이러한 비밀 동기 즉, 은닉의 사항들을 고안하지 않으면 아니되었는가? 라는 가정적 물음에 답하려고 한 문제이다. 즉 그에 의하면 이처럼 침묵 명령을 통해 예수의 메시아됨을 비밀에 부치는 이유는 ‘예수 그는 결코 메시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수가 메시아이었다면, 그리고 모든 유대인들도 그렇게 알았다면 그들이 예수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메시아 개념은 부활 이후 초대교회의 추종자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면서 예수 부활 이전에도, 즉 그의 생전에도 메시아이었을 필요를 느끼게 되었고 또 그렇게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Paul J. Achtemeier에 의하면 예수께서 침묵을 명하신 것은 유대인들이 ‘메시아’에 대한 용어를 충분히 이해치 못했기에 애초부터 일체의 오해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메시아 칭호를 회피하신다. 예수께서 드러내 놓고 메시아라고 주장한 일은 없으나, 메사아 칭호가 정상적 차원에서 자신에게 붙여졌을 때 오히려 그것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은 브레데의 주장처럼 예수께서 메시아 의식이 없었다는 사실의 분명한 부정의 근거가 된다. 예수께서는 더 나아가 유대인의 기대처럼 다윗의 후손으로서 나타난 한 인간으로서의 메시아 개념을 완강히 거절하시고 다윗도 오실 메시아에 대해서 주라 하셨는데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고 하시면서 그들이 가졌던 지상적 메시아 개념을 배격하고 계신 것이다. 또 비록 그 자신의 메시아성에 대하여 어떤 상황에 이르기까지 비밀로 유지하는 편을 택하였고, 그가 메시아이신 것을 알았던 사람들에게도 침묵할 것을 요구하신 것이다. 그러면서도 예수께서는 자신의 품위와 기원이 초자연적이라는 것과 하나님의 아들됨이 단순히 인간의 혈통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공공연히 주장하지는 않으면서도 의도성 짙게 그리고 은밀하게 나타내고 있다.

브레데와 같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하르낙이 천국 복음을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과 하나님의 아들 되신다는 사실에서 떼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시도하였던 데서 발전하게 되었고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불트만에 이르러 예수가 과연 자신을 메시아로 생각하였겠는가 라는 문제로 그것은 복음 해석상의 ‘부차적인 중요성’을 지닐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유주의 신학자 홀쯔만까지도 예수의 메시아적 자아의식의 전체 장을 이질적인 부분으로 천국 복음에서 제기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그가 그렇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예수의 메시아직 없이는 복음역사가 그 뿌리조차 상실하고 말 것임도 알았기 때문이다.

나. 예수의 메시아 되심에 관한 참된 사실

예수님은 이사야가 예언한 바, 즉 메시아 시대가 임할 때 있게 도리 표적을 행하시며, 바리새인들조차도 다니엘 12:2의 말씀을 따라 메시아 시대가 시작될 때 죽은 자가 일으킴을 받는다고 믿었던 그 메시아성을 증명하시기 위해서 죽은 자를 살리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복음서에서 지적해 주는 바 마귀의 활동과 질병, 사악한 행위들, 그리고 사람을 위협하는 재난들 사이에 연계성이 있음으로 인하여 추론된 이론이다. 이것은 또한 병자들이 고침을 입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 등등의 사건이 메시아의 증명 뿐 아니라 천국의 도래를 현시하는 것으로서 갱신과 재창조라는 사실로부터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께서 행한 이적들이 어느 곳에도 그것 자체가 목적으로서 행하여진 것이라고는 한 곳도 없으며, 항상 그의 메시아적 활동의 수단으로서, 또한 복음 선포의 보조적인 역할만을 담당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처럼 예수의 모든 역사적인 활동, 즉 그의 하나님 나라의 선포, 권위있는 가르침, 그의 병 고치심과 귀신을 쫓아냄,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심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즉, 그가 메시아로서 하나님 나라를 도래시키는 장본인임을 나타내는 행동들이다. 만약 그의 사역적인 활동들에서 메시아적인 역할을 제거해 버린다면 이 모든 것들은 무의미하고 상호관련이 없는 일련의 단편으로 나뉘어지고 말 것이다. 요컨대 이적은 하나님 나라 도래의 표적이며 아울러 메시아 도래의 표적이다.

다. 예수의 메시아 되심에 관한 신학적 의미

초대 교회의 가장 실제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그들이 예수에 대해서 알고 있는 바를 집약적으로 표현한 이름과 칭호를 발견하는 것이다. 인자는 유대의 성문서를 연구한 후에야 뜻이 명료해지는 모호한 칭호이다. ‘다윗의 자손’과 ‘메시아’는 유대인에게 즉각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호칭이기는 하지만, 헬라인들에게는 이에 대한 예비 지식이 없이는 무의미한 칭호들이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칭호는 헬라 신화에서 너무 자주 쓰였기 때문에 헬라의 반신반인이나 영원불멸의 신과 운명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을 결합하여 탄생한 그리스의 영웅들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결국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훌륭한 칭호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리스어로 ‘큐리오스’라 하며, ‘주님’이라는 의미이다.

예수에게 이 칭호를 적요시키는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발전되었다. 예수는 부활하기 전까지 큐리오스, 즉 주님이라고 불리우지 않았으며, 부활 후에 큐리오스가 그에 대한 가장 훌륭한 그리스도교적 칭호가 되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육신을 입은 하나님의 본질과 존재를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는 최종적인 이유이다.

예수의 아들 되심

가. 예수의 아들 되심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들

급진적인 입장은 예수의 인격이 팔레스틴 기독교에 대해서 - 예수의 자기 계시와 일치한다 - 단지 사람이라는 의미 밖에 가지지 않았으나 헬레니즘 공동체의 영향을 받아 예수의 인격을 신적인 존재로 변경시켰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트만과 같은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종교사학적인 명칭으로 설명하려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유대 기독교적인 메시아직의 명칭과 헬레니즘 기독교의 본질적인 명칭으로 설명하려는 것이다.

나. 예수의 아들 되심에 관한 참된 사실

예수님의 자기 표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아들’이란 표현이다 이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적 신성을 의미한다. 이 표현이 적어도 네 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첫째는 하나님의 피조물을 생득설의 의미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부를 수 있고,

둘째로 인간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대상으로서 그의 돌보심과 섭리에 의존한다는 뜻을 가진다.

셋째는 메시아적 용법으로 다윗계의 왕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표현하므로 그의 공적 지위를 언급한 것이다.

넷째로 신학적 용법으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는데 그가 하나님이시며 신성을 가지셨다는 것이다.

복음서에서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이해하고 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에서 예수님을 메시아로 이해한 것은 마태가 ‘하나님의 아들’이란 표현을 한 것을 보아서 알 수 있다.

요한도 ‘독생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예수님은 다른 아들과는 구별되는 유일한 종류의 아들 곧 신성을 가지신 분이란 뜻으로 사용했다.

다. 예수의 아들 되심에 관한 신학적 의미

우리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구분짓는 것은 그의 신적인 본질이나 그의 선재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의 신비적이며 기적인 능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를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하는 전체 신약의 케뤼그마 배후에는 실제적이며 궁극적인 설명으로서 복음서에 제시된대로 예수의 초자연적이며 절대적인 인격이라는 자기 계시의 기본적인 사실이 놓여 있는 그의 지상생애 동안에 있었던 예수님의 자기 계시로 돌아가야만 한다.

죽음으로부터의 승리

우리는 예수의 죽음이 그의 비하에서 낮은 위치임을 보았다. 부활을 통한 죽음의 극복은 그의 승귀 과정에서의 첫 단계였다. 부활은 특별히 중요한 데, 죽음을 주는 것이 죄와 죄의 권세가 그리스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심한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그를 붙잡을 수 없음에서 그의 승리의 완전성이 상징된다. 악한 세력이 죽인 사람이 죽은 채로 있지 않다면, 그 악한 세력이 무엇을 더할 수 있겠는가?

부활이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은 엄청나게 많은 논쟁을 야기 시켜 왔다. 물론, 부활이 일어날 때 무덤에서 예수만 홀로 있었기 때문에 실제 부활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두 가지 유형의 증거를 발견한다. 첫째, 예수가 뉘어졌던 무덤이 비어있었으며, 그 시체가 결코 제시되지 않았다. 둘째,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예수가 살아있는 것을 보았음을 증언한다. 그는 몇 번의 다른 때와 여러 장소에서 보이셨다. 이 증언들에 대한 가장 자연적인 설명은, 예수가 실제로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다. 더욱이, 두려워하고 낙담한 사람들이었던 제자들이 과감하게 부활을 전하는 자들로 바뀐 것을 설명할 다른(아니면, 적어도 더 나은) 방법이 없다.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한 기지 문제는 부활의 육체의 성질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치하지 않는 증거가 있는 것 같다. 살과 피는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들으며, 우리가 하늘에서 하나의 육체를 갖지 않는다는 다른 지적들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예수는 부활 후에 음식을 먹었고, 분명하게 그는 인식할 수 있었다. 더욱이, 그의 손에 있는 못 자국과 그의 옆구리에 난 창상은 그가 여전히 물질적 육체를 갖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만일 우리가 이 모순으로 보이는 것을 일치시켜야 한다면, 예수가 이 시점에서는 부활하였으나 아직 승천하지는 않았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부활할 때에는 우리의 육체가 한 번에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경우에 그 부활과 승천이라는 두 사건은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분리되었다. 그래서 그가 부활할 때 가지고 있던 육체는 아직 승천할 때의 더 완전한 변화를 겪지 않았다. 그것은 아직 바울이 고린도 전서 15:44에서 말한 바 “영적 육체”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부활절 사건은 우리가 겪을 참된 부활이라기보다는 나사로의 경우와 같이 일종의 소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활 이후의 예수의 육체는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올 때의 육체와 같았을 것이다. 나사로는 여전히 죽을 수 있었다(그리고 아마도 다시 죽었을 것이다). 예수가 그런 경우라면, 그는 아마도 살아 있기 위하여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정녀 탄생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생물학적 문제로 생각되어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활이 주로 물질적인 사실로만 간주되어서도 안된다. 그것은 죄와 죽음, 그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들 모두에 대한 예수의 승리였다. 그것은 그의 승귀에서 근원적인 단계였다. 이로써 그는 전체 인류의 죄를 자발적으로 짊어짊으로써 그가 받았던 그 저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제3장

예수 부활의 의미에 대한 현재적 선포

예수의 부활에 관한 전통적 의미에서의 선포

부활 신앙이란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출애굽 신앙]이다. 자유를 향하여, 평화와 공의와 사랑의 세계를 향하여 모든 암흑과 억압을 뚫고 끊임없이 전진해 나아가는 [출애굽 신앙]이다. 부활 신앙이란 죄와 죽음과 흑암의 권세를 깨뜨리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의 불멸의 정신으로 무장한 신앙을 의미한다.

이 예수의 정신은 그의 공생애 말씀과 행위의 선포를 통해 나타난 화해와 평화의 정신, 공의와 평등의 정신, 그리고 끝없는 용서와 사랑의 정신이다.

예수의 정신으로 무장한 부활 신앙인들이 그들의 삶의 갈릴리에서 부활 주님을 만난 감격과 기쁨을 삶으로, 생활로 표현할 때, 그들의 부활의 몸짓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부활 향기가 온 땅에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가. 십자가의 절망감 체험

빛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어둠의 체험이 전제되어야 하듯이 부활의 기쁨을 오늘 우리의 삶 속에 생활하기 위해서는 먼저 십자가의 그 절망감과 위기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십자가 사건으로 인하여 절망과 좌절 속에 빠져서 고뇌하던 제자들이 그 어두운 절망 속에서 부활 예수를 만나 부활의 기쁨과 광명을 깊이 있게 체험했듯이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십자가를 발견하고 그 죄의 힘과 맞부딪쳐 절망할 정도로 자기와 싸우는 절망 체험이 앞서야 한다. 예수에게 걸었던 모든 세상적 욕심과 출세욕이 끝나는 곳, 절망의 심연과 암흑의 밑바닥까지 체험하는 십자가의 체험을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부활의 광명과 참 기쁨을 삶으로 만끽하게 된다.

나. 빈 무덤을 발견한 흥분과 감동

안식일 첫날 새벽 돌 무덤을 향해 가던 여인들은 이 십자가의 절망과 충격을 딛고 일어선 여인들이다. 암흑과 절망을 딛고 일어선 여인들에 의해서 예수의 빈 무덤이 처음 발견된다.

빈 무덤을 발견한 이 여인들의 두려움 섞인 흥분과 감동은 부활의 첫 소식을 잉태한 산모의 두려움 섞인 흥분과 같은 것이다. 이 여인들에 의해서 암흑과 절망의 세계에 첫 부활의 기쁜소식이 전파된다.

부활의 기쁨을 오늘의 우리의 삶 속에서 맛보기 위해서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서 새벽을 깨는 여인들처럼, 이른 아침 예수의 돌 무덤을 찾아 나서는 용기와 결단이 요구된다.

다. 부활 주님과의 만남

십자가의 충격과 좌절 속에 빠진 예수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써 [절망과 실패의 공동체]에서 [부활과 승리의 공동체]로 되살아난다. 예수 제자들의 이 절망과 기쁨 사이에 바로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이 있다.

이 [만남의 체험]을 통해서 예수의 제자들은 부활의 확신을 가진 최초의 기독교적 [부활 신앙인]이 된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 부활의 확신과 감격이 없이 최초의 기독교 신앙 공동체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활 공동체 탄생의 필수적 전제 조건은 십자가의 어둠 속에서 부활 광채를 보고 그 속에서 부활하신 주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부활의 감격과 확신이다.

실망과 허탈감 속에서 옛 삶의 굴레 속으로 되돌아가던 엠마오 제자들은 부활 주님과의 만남으로 비로소 눈이 열리고 귀가 뚫리고 가슴이 뜨거워져 새 삶을 향해 발길을 돌리는 부활 신앙인들이 된다. 오늘의 우리의 혼란한 삶 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배회하는 공동체가 부활 공동체로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부활하신 주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부활체험이 전제되어져야 한다.

라. 갈릴리로 앞서 가신 부활 주님

갈릴리는 부활 예수와 만나는 장소이다.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에게 천사는 갈릴리가 부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임을 알린다.

갈릴리는 예수의 고향이요, 제자들의 정든 삶의 터전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천국 복음이 선포된 곳이요, 앉은뱅이가 주님을 만나서 일어서고, 장님의 눈이 열리고, 벙어리의 입이 열리고, 중풍병자가 침상을 들고 일어서 걷던 곳이다.

그 갈릴리 무리들이 모여 사는 곳, 예수는 그곳을 부활 주님을 체험하는 [만남의 장소]로 선택한 것이다. 부활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갈릴리로 찾아 나서야 한다.

부활 주님이 거기에서 우리를 기다리시기 때문이다.

현대에 재해석되어지는 예수 부활의 의미와 선포

부활은 마지막 하나님 나라 때에 일어날 종말론적 사건인데, 이미 예수에게서는 현실화되었다. 부활은 하나님의 능력의 가장 좋은 증거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이 세대의 권세들을 눌러 이기셨고 죄와 죽음을 정복하신 것이다(고전 15:54 이하). 그리스도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으며(고전 15:20), 첫 열매가 맺혔음은 종말이 이미 도래했음을 알린다. 그리스도는 많은 형제 중에 맏아들이며(롬 8:29),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이다(고전 1:18). 그는 ‘근본’이신 바, 이는 시간적으로만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길을 새로 여신 선구자, 개시자란 뜻이다. 그는 인류 부활의 시작이면서, 대표이시다.

죽은자의 부활과 관련하여 오늘날 신학계에는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첫 번째 입장은 오늘날 현대 신학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입장으로 완전 죽음설과 결합된 역사적-우주적 부활사상이다. 인간은 죽음과 함께 완전한 무의식, 무감각, 무관계성 속에서 떨어졌다가 역사적 종말 때 마치 새 창조사건처럼 하나님의 부활 능력에 의해서 일으킴을 받고 우주적 부활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입장은 죽음 속에서 곧 바로 부활한다는 입장으로 부활은 먼 훗날 역사의 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개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죽는 순간 곧 바로 죽음에서 부활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입장은 개개인의 죽음과 함께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고 육체는 흙으로 되돌아가며 영혼은 낙원이나 음부에서의 대기 상태로 진입하였다가 역사의 종말 때 우주적 부활과 심판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약성서는 세 번째 입장을 지지한다. 신약성서는 부활을 지상적 역사의 마지막 날 있을 우주적-종말론적인 사건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이 우주적 부활은 우주적-종말적 심판과 직결되어 있다. 이미 구약성서에서부터 부활과 심판은 한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로 나타난다.

가. 복음서에서의 의미와 선포

복음서에는 두 가지 기본적인 부활 기사가 나와 있다. 첫 번째는 빈 무덤 기사라고 한다. 추종자들은 예수님의 죽음 후 시신에 기름을 바르려고 무덤에 가서 예수님이 거기에 없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다,”는 이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달한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전달자에게서 들었다. 무덤이 빈 사실은 찾아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른 제자들에게는 이 소식을 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믿으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빈 무덤 기사의 중요한 의미를 다 없애 버리는 것은 아니다. 주된 논점은 예수님이 죽음의 장소에 있지 않으셨고 “그들보다 앞서” 가셨다는 사실이다. 빈 무덤 자체와 마찬가지로 이 기사들은 예수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공개되었다. 그분은 장사 지낸 곳에 계시지 않았으며(옛 삶이 마감된 곳), 그분의 새 삶은 시공간적으로 정확한 제한을 받지 않았다(그들 앞서 가셨다). 뒤에 남은 수건은 죽음의 속박에서 해방된 한 사람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부활 기사의 두 번째 종류는 출현기사라고 한다. 이 기사들 역시 몇 가지 변증적인 강조점을 보여준다. 어떤 이야기는 예수님 몸의 실재성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지금 살아 계시는 이 분은 전에 죽으셨던 그 분과 동일한 분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 이야기들은 이 만남의 특징으로 갑작스럽고 놀랐으며 누가 지어내지 않았다고 말한다. 예수님이 그들 가운데 뚫고 들어오셨다. 제자들이 있게 한 것이 아니다. 예수님이 나타나셨을 때 제자들은 겁에 질렸다. 뿐만 아니라 거기 나타나신 예수님은 이전 분의 그림자가 아니라 능력이 많으시고 명령하시는 모습이었다. 이 이야기에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수님은 성경을 해석해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 메시지를 선포하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신다. 특별히 이 이야기는 종교적 체험의 특징들, 즉 갑작스런 능력의 침입,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두려워하는 반작용, 파송 받았다는 의식 등을 볼 수 있다.

나. 바울에게서의 의미와 선포

부활 신앙 고백(“예수가 주님이시다”)과 성령 체험 사이의 명백한 상관 관계가 바울 신학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울만이 가진 배타적인 선입견은 아니다.

그러므로 부활 신앙은 예수님이 잠시 생명을 회복해서 추종자들 일부에게 모습을 드러냈다는 확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예수님의 죽음 수년 후에도 계속되는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실제적인 체험으로 검증된 그분이 새롭고 능력 있는 양식으로 살아 계신다. 그분은 정말 하나님의 생명을 공유하고 계신다는 확신이다. 그분은 주님이시며, 그 주님 되심이 생명의 주되시는 그분의 영을 통하여 세상에서 역사하고 있다.

이 고백은 우리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당시 세계에서도 적지 않게 문제가 되었다. 현대 물리학의 발달이 없어도 교양있는 사람들에게 부활은 믿기 힘든 명제이다. 바울은 아덴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려 하다가 스토아, 에피쿠로스 청중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때도 역설적이며 논리를 벗어나고, 신앙이 아니면 불신 이외의 다른 반응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예수님이 믿는 공동체 안에 살아 계시고 능력으로 역사 하신다는 확신은 신약 문헌 전체에서 은연중에,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분명하게 주장하는 전제이다. 그분은 공동체가 체험하고 고백하는 살아 계신 주님이시다. 그분의 말씀은 과거의 말씀으로 약하게가 아니라 지금 강력하게 신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신약 서신과 계시록의 예수님은 정적인 도덕적 선생이나 모범이 아니라 살아 계셔서 역사하시는 임재이며, 교회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교사들을 통하여 가르치시고, 신자들의 손을 통하여 치료하심으로 자신의 영을 통하여 공동체의 정체를 만들어 가신다.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사람들 사이에 왕국을 건설하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바로 예수님이 살아 계셔서 역사 하신다는 확신 때문이다.

예수 부활에 관한 선포로서 그 신학적 의미의 효과적인 적용

신약성서는 역사의 끝에 있을 우주적 부활과 심판 후에 구원받을 성도와 의인들은 천국과 영생에 그리고 구원에서 단절된 불신자와 사탄의 무리들은 지옥의 영벌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십자가의 복음은 그것이 천국과 지옥, 낙원과 음부, 타락한 인간과 죽음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핵심에 있어서는 ‘기쁜 소식’으로 전파된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자는 이미 영원한 빛과 사랑과 생명 되신 하나님의 통치 속으로 들어온 자요 그는 죽어도 죽지 않고 부활이요 생명 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있는 자이다.

낙원은 구원받은 성도들이 잠시 머무는 대합실과 같은 곳이며 하나님의 자녀들이 영생을 누릴 곳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나라는 빛의 나라요 생명의 나라이며 영원한 자유와 사랑의 나라이다.

예수 안에서 다가온 이 하나님의 종말론적인 구원의 손길을 거부한자는 스스로 어둠 안에 머무는 자요, 하나님의 생명과 사랑에서 스스로 단절된 자요, 죽어서 영원한 암흑의 고통 속으로 떨어지는 자이다.

부활과 영생으로 초대하는 복음은 오늘도 만인에게 열려 있다.

결론

신약성경에서는 그리스도께서 몸으로 부활하신 사건이 내포된 ‘몸의 부할’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그리스도인의 다른 어떤 기본적 진리에 대해서보다도 더 많은 지면이 할애되었다. 이 부활 사건은 초대 교회의 복음의 주제였으며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사실성 없는 신앙은 그 자체가 허구에 불과하다. 기독교 신앙의 중요한 기둥으로서의 부활 기사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독교 신앙의 계시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하느냐하는 여러 모양의 신학적 전제들을 판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대표적인 계시 사건인 부활은 곧 전체 기독교의 기적 사건들에 대한 이해의 관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기에 스트롱은 말하기를 “성경이 이적을 증명하려는 시도에 있어서 우리는 발람의 나귀나 요나와 큰 물고기의 이적으로 시작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부활은 단순히 부활 신앙을 낳게 한 어떤 불투명한 사건의 발생이나 부활이라는 주제의 발생을 말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예수께서 부활 후 자신은 살과 뼈가 있다고 하신 것처럼 신체의 부활이었다. 합리주의의 출현이후 전개된 부활 논의가 부활 사건 자체를 발생할 수 없는 것으로 일축해 버리는 경향이었다면 현대 신학의 경향은 성서의 증언을 무시할 수 없어서 부활을 논하되, 그것의 실제성을 억지로 간과하고 의미성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전개되어진 점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성서의 증언이 때로는 어떤 이념적인 준거가 되어 주의나 주장의 전범이 되기도 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인간의 삶을 낙관하고 인간의 미래에 희망을 제공하며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성서의 계시와 반드시 배치되는 사실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을 중시하는 하나의 이유도 이같이 세계 내적 삶의 중요성을 희생하지 않으려는 신학적 전제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예수의 부활 사건을 비롯한 모든 성서의 계시적 기적 사건들을 단순한 신화적 표상으로 처리하거나 확연한 증언 그대로의 사실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성서의 본질을 정직하게 수용하고 있다고 여기는 신학적 태도이다. 엄격히 말하면 기적 사건에 대한 미온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는 다분히 현세적 신학관에 집착하고 있다는 공통적 특징이 있다.

인간 삶의 질적 고양만이 성서의 전체 메시지인것처럼 그래서 때로는 그런 주의와 상위하는 신학태도는 내세적이라거나, 도피적이라고 여기는 입장은 성서를 텍스트로 사용하는 부류 가운데서도 얼마든지 발견된다. 기독교의 본질은 이미 19세기의 자유주의하에서 구가되던 윤리적 이상으로서의 기독교와는 다르며 오늘날 특정지역, 특수계층의 보편성 없는 신학의 본질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기독교가 사회 운동의 이데올로기로 격하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견지에서 부활의 사실성, 특별히 서론에서 규정한 몸의 부활은 중대한 신학적 주제로 떠오르는 것이다. 사실상, 인과율의 세계관안에서 신앙고백적 결단에 의해 수용된 성서의 이적과 부활과 같은 대주제를 현실적인 감각에 호소하면서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지만 기독교의 본질을 설명하는 중요한 관건이 바로 부활의 실재적 사건 여부인 것이다. 인간이 아무리 바람직한 미래상을 실현한다해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며 모든 것이 무위로 끝나며 죽음의 세력은 도저히 인간의 한계 안에서 지금이나 차후에도 도저히 극복될 수 없는 현실임을 성서가 명백히 증언하고 있거니와 죽음의 당위를 짊어진 인간에게 아무리 관념적 사상으로 미화하려해도 그것은 인간의 자기 기만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사실 앞에서 맹안을 열던가 아니면 보다 솔직한 죽음에의 직면이 필요할 뿐이다. 기독교는 바로 이러한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해답이며, 이 해답의 강력한 증거가 부활인 것이다.

이제 현대신학의 부활 이해가 비록 사실성보다는 의미성의 강조, 또 인간의 책임성 강조로 인해 신앙의 현실적 적용 노력에 있어서 긍정적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부활의 이해는 실제적 사건이라는 전제에서 항상 출발해야 하며 그럴때에 비로소 기독교적 소망은 기대되는 것이다. 기독교의 절대성에 항상 이의를 제기하고 계시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타 학문과 주의 또는 종교와 동일의 차원으로 격하시키려는 접근이 있엇던 것도 사실 성서 그대로의 증언을 자신들의 전제로 인해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부활 이해의 참된 전망은 성경적 증언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와 그 해석적 전제의 복음주의적 태도, 현존하시는 부활 주와 성령의 인도를 인정하는 입장에 의해서 이후로도 전개되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목록

국내저작

김득중, 마가복음 연구, 서울: 나단, 1989

김영한, 현대신학의 전망, 서울: 대한기독교출판사, 1984

박수암, 신약성서신학,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1999

박익수, 바울의 서신서들과 신학Ⅰ,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4

성종현, 신약성서의 중심 주제들,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1998

______, 신약총론, ______________________, 1994

신성종, 신약신학(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83

유학식, 예수의 부활, 서울: 성광문화사, 1997

전경연, 예수의 부활,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4

황성규, 신약성서는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증언한다,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7

국내번역

G. E. Ladd, 나는 부활을 믿는다, 이진영역,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85

__________, 신약신학, 신성종,이한수역, 서울: 대한기독교출판사, 1984

하워드 마샬, 기독론의 기원, 신성수역, 서울: 한국기독교교육연구원, 1986

H. C. Thiessen, Lectures in Systematic Theology, 권혁봉 역,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82

죠쉬 맥도웰, 예수는 누구인가, 한국대학생선교회역, 서울: 순출판사, 1990

Karl Heim, Die Auferstehung der Toten, 전경연편, 서울: 복음주의총서 5, 1985

룩 존슨, 최신 신약개론, 채천석역, 서울: 크리스찬다이제스트, 1998

리더보스, 마태복음 강해, 지상우역, 서울: 한국성서유니온, 1985

머레이 j. 해리스, From Grave to Glory, 서인선역, 신약에 나타난 부활,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95

밀라드 J. 에릭슨, 복음주의 조직신학(중), 현재규역, 서울: 크리스찬다이제스트,

1995

O. Cullmann, 영혼 불멸과 죽은 자의 부활, 전경연 역, 서울: 향린사, 1975

폴 틸리히, 19-20C 프로테스탄트 사상사, 송기득역,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7

Walter Kasper, 예수 그리스도, 박상래역, 왜관: 분도출판사, 1988

윌리엄 바클레이,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이희숙역, 서울: 종로서적, 1992

_______________, 나사렛 예수의 생애, 이상길역, 서울: 지성문화사, 1989

정기간행물

김명용, 부활의 시기와 죽은 자의 중간기에 대한 연구, 장신논단(13집),

서울: 장로회 신학대학교출판부, 1997

목창균, 신학과 경험, 기독교 사상, 344권, 1987

사전류

Baker's Dictionary of theology, 서울: 엠마오 출판사,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