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행복언어-미고사축

#.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 자신을 배신하고 사랑을 저버린 아내와 살아가야 하는 남편의 마음은 어땠을까? 평생 같은 침대에서 등을 돌리고 잠을 자야 했던 폴란스키.

아내는 자궁암에 걸린다. 상담사가 권한다. 아내가 죽기 전에 용서와 감사, 사랑과 작별의 말을 전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그는 거부한다. 죽어가는 아내에게 ‘용서한다’, ‘고맙다’는 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상담사는 다시 조언한다. “머리와 가슴에 당신이 결혼한 여자를 담아둔 채, 아내의 등에 대고 속삭이듯 아주 작은 소리로 사랑한다고 말해보라.” 말기암 환자였던 부인은 얼마 후 눈을 감았다.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폴란스키는 상담사를 찾아와 말한다.

“아내의 등에 대고 사랑한다고 속삭였어요. 그랬더니 내 곁에서 자고 있는 아내에게서 오래 전의 젊은 신부가 보였어요. 조금 지나니 내가 한때 아내에게 품었던 사랑을 정말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키스를 하면서 깨달았죠. 아내가 항상 나를 사랑했다는 걸 말입니다.”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물푸레 간)에 담겨있는 슬픈 이야기다. 책은 말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조건은 용서, 감사, 사랑의 작별인사라고. 저자 아이라 바이오크는 세계 최고의 호스피스 전문의다. 20년 가까이 중환자를 돌보고 30년 넘게 호스피스와 고통완화 의료분야에서 일했다. 그는 “용서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그리고 …잘 가요”라는 네 마디 말이 인생에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소중한 말이라고. 이래서 미고사축이야말로 천국의 언어다.

#.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실의 풍경 한 토막.

상복을 한 중년의 여인이 남편의 영정 앞에 섰다. 떠나는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해야 하는 순간, 그녀가 한 말은 모두 세 마디.

“여보, 사랑해요. 잘 알지?”

“여보, 미안해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여보, 고마워요. 소중한 아이들을 주고 가서….”

이 날 대화의 주인공은 한기택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그의 부인 이상연 씨. 부인 이 씨는 슬픔에 젖은 남편의 친구와 동료들을 위로하면서 눈물을 보이지 않다가 이 말을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

부인 이 씨는 이런 고백도 했다. “20년을 살아오면서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 사랑해왔다.”

#. 아버지께 드리는 미고사축의 편지

아버지! 아버지가 떠나고 없는 지금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계실 때는 몰랐는데, 떠나가신지 2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부라보 스쿨에 와 아버지의 그분의 위대함을 배우고 나니 더욱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계셨을 때 아버지의 의중과 의도를 알지 못한 이 아들이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며 미안함의 뜻을 전합니다. 아버지 미안합니다.

아버지가 저에 대하여 참고 인내하셨던 그 사랑과 인내, 저는 압니다. 자녀의 앞날을 위해 수많은 걱정을 하셨던 아버지! 몸의 불편함 속에서도 오로지 자녀의 앞날만을 염려와 걱정으로 노심초사 하셨던 아버지 고맙습니다.

이제야 제가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의 곁에 계시지 않고, 떠나 안계시네요. 그러나 아버지의 흔적이 제 곁에 있기에 그 사랑을 그리워하며, 이제 그 사랑을 어머니와 저의 자녀에게 전해지기를 힘쓰겠습니다. 아버지의 결단의 유언-이제 온 가족이 저 놈 따라 교회 나가라- 하시던 그 축복하심이 오늘 저에게 주의 길을, 가정에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가져 왔기에 당신이 하신 일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 그 축복이 우리 가정에 대대로 흘러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