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표시들

슬픔의 잔인한 불 가운데 당신의 마음을 던지라.

기절하거나 슬피 부르짖지 말라.

손을 꽉 쥐고 흔들리지 말라.

당신의 영이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하라.

시련이 마칠 때까지 기다리라.

다시 용기를 내라.

금이 불로 연단되듯이

사람의 마음은 고통에 의하여 연단된다.

당신이 번쩍이는 화려한 금 사슬을 맬 때,

당신의 마음은 평강 가운데 사랑의 힘이 넘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당신이 참아야 했던 불 시련 알 것이다.

지나야 할 불이 있다면, 힘차게 나가라. 참된 마음아!

더 밝게 비치라, 강한 금 사슬이여.

정결케 하는 불, 살아있는 고통의 용광로 가운데

복 있는 자라 되라. (프록터, Adelaide Anner Prcoter, 1825-1864: 영국 시인 - 역주)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극히 높은 분을 향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마음은 고통을 당할 때 악의를 갖거나 나아가 악한 행동을 한다. 빈정거림, 조소, 비방, 조롱, 전쟁, 살인, 고소 등,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마음들이 고통을 겪게 될 때 나타내는 표시들이다. 다양한 문명의 역사 기록들을 보면 고난을 당할 때 나타나는 이러한 유형의 반응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따라 대대로 들려오는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The Ancient of Days)의 음성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창 3:17). 이 땅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지혜자의 회상을 기억하자. “일평생에 근심하며 수고하는 것이 슬픔뿐이라. 그의 마음이 밤에도 쉬지 못하나니” (전 2:23). 고난의 문제에 있어서 주인공처럼 여겨지는 하나님의 종, 욥과 관련한 언급을 보자. “재난은 티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고생은 흙에서 나는 것이 아니니라. 사람은 고생을 위하여 났으니 불꽃이 위로 날아 가는 것 같으니라”(욥 5:6-7).

판단하지 말라!

당신은 그의 생각과 마음을 볼 수 없다.

당신의 흐린 눈에 얼룩으로 보이는 것은,

하나님의 순결한 빛 안에서 승리의 훈장일 수 있다.

당신이 보기만 해도 끔찍하여 포기하게 되는 그 사람,

당신의 눈을 아찔하게 하는

그 사람의 고난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 영혼이 저 깊은 곳까지

지긋지긋한 맹렬한 원수들과 죽기까지

싸움을 치러야 한다는 표시일지 모른다.

그의 모습은 당신의 은혜의 웃음을 멈추게 하고

당신의 얼굴을 두려움으로 떨게 한다!

당신은 그의 무너짐을 보며 그를 감히 무시하지만,

이는 그를 보호하는 천사의 느슨해진 손길일 뿐,

그는 다시 일어나 더 강하고 굳게 서게 되리라.

세상의 것들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

주의 날개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길이라.

그러므로 아무도 멸망당할 자로 판단하지 말고

기다리며 보라.

고난 받는 자를 향해 긍휼을 가지고 소망하라.

멸시하지 말라.

사람의 마음의 깊이는 고통의 높이만큼 된다.

먼 훗날 결국 당신의 사랑과 영광이

그 영혼을 하나님께로 일으키리라. (프록터)

고통에 대한 또 다른 반응은 불만 또는 정적주의(quietism)다. 고립된 상태 속에서 가장 위험스러운 교만한 사람을 만들어 내거나 또는 실제보다 심오하게 보이는 신비스러운 인물을 만들어 내는 그러한 고결해 보이는 고통이 있다. 이러한 고급스러운 고통은 분명하게 겁쟁이를 만들던지 아니면 교만한 자를 만든다. 보통 고급스러운 고통을 당하는 자들의 삶의 습관은 수도승 또는 수녀와 같다. 각 개인의 성격에 따라 고급스런 고통 가운데 불만이나 어두움을 표현하던지 또는 말없이 조용히 도피하여 신비주의자가 된다. 그들에 대한 모습이 시편 106:24-25절에 나타난다. “그들이 그 기쁨의 땅을 멸시하며 그 말씀을 믿지 아니하고 그들의 장막에서 원망하며 여호와의 음성을 듣지 아니하였도다.”

패지트(Paget) 감독(Bishop)은 그의 글 “정신 질환적인 죄(The Sin of Accidie)”에서 불평하는 기질을 특이하게 설명하면서 이러한 고급스러운 고통에 대해 다룬다. 사도 바울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표현을 한다. “세상 근심은 사망을 이루는 것이니라” (고후 7:10). 이러한 고급스러운 고통이 궁극적으로 가져오는 결과는 그들보다 더욱 거룩한 사람들을 향한 증오다. “온 회중이 그들을 돌로 치려 하는데” (민 14:10). 하나님의 종들을 향하여 질투와 불평을 한다. “그들이 진영에서 모세와 여호와의 거룩한 자 아론을 질투하매” (시 106:16). 또한 불평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한다. 단테는 이러한 영혼들이 지옥의 못의 다섯 번째 방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더러운 늪에 갇혀 말한다.

우리는 그때 태양이 가져다주는 반갑고 향긋한 공기 속에서도

맘속에는 악취가 나는 느린 안개가 넘쳐 언제나 슬퍼했다.

이제 우리는 이 더럽고 악취 나는 늪에서 슬퍼한다.

고급스러운 고통의 또 다른 면은 그 성격과 질에 있어서 많이 다르기는 한데 바로 고급스런 묵상 및 명상으로 삶을 보내는 정적주의(quietism, 17세기의 명상적인 종교 운동)다. 이러한 종류의 고통은 특히 중세 기독교에 매우 흔했다. 고급스러운 고통은 홀로 떨어져 은둔하는 것을 격려하는데 이는 노골적으로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다. 구약의 시인은 정적주의자가 되려고 하였지만 자신이 너무 강건하여 그렇게 될 수 없음을 발견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나의 행위를 조심하여 내 혀로 범죄하지 아니하리니 악인이 내 앞에 있을 때에 내가 내 입에 재갈을 먹이리라 하였도다. 내가 잠잠하여 선한 말도 하지 아니하니 나의 근심이 더 심하도다. 내 마음이 내 속에서 뜨거워서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불이 붙으니 나의 혀로 말하리라” (시 39:1-3).

소위 이러한 ‘고결한 고통’은 모든 종교에서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높이지만 이는 위선적인 신비주의를 만들어내는 뿌리로서 결국 성경 및 기도와 어긋나는 사사로운 깨달음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의 깨달음은 실제로는 ‘강한 망상’일 뿐이다. 복음에 의해 나타나는 참된 신비는 이러한 정적주의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쉽게 구별된다. 복음의 신비는 ‘주 예수의 생명이 우리의 죽을 육체를 통해’ 인간의 삶을 통해 보이게끔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