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저는 시인이 아닙니다. 시를 써보고 싶은 소원을 가지고 있지만 시를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비록 시인은 아니지만 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시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시인들의 마음과 눈을 부러워하기 때문입니다. 시인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잘 보지 않는 것을 보고 표현해 줍니다. 우리가 쉽게 간과해 버리는 것에 관심을 갖고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줍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봄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을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특별히 시인들은 작은 것들을 고귀하게 만들어주고, 작고 소외된 것들이 빛을 발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것들, 심지어 우리가 싫어하는 것들까지 사랑하도록 만들어줍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 가운데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시인은 풀잎과 꽃잎에 어느 날 관심을 기울여 바라보았습니다. 풀잎과 꽃잎은 작습니다. 우리 곁에 있습니다. 늘 조용히 서 있습니다. 풀잎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시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무릎을 꿇고 풀잎을 바라보았습니다. 풀잎 사이에 핀 꽃잎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 속에 감추인 상처를 보았습니다. 풀잎과 꽃잎 속에 상처를 보려면 자세히 보아야 합니다. 오래 보아야 합니다. 그들의 상처를 보면서 시인은 자신 안에 감추인 상처를 보았습니다. 사람들 안에 감추인 상처를 보았습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는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그는 풀잎들이 손을 흔들어 주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흔든다는 것은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들림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마크 네포(Mark Nepo)는 “깊은 배움은 깊은 흔들림이 수반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깊은 깨달음은 깊은 깨어짐에서 옵니다. 흔들림과 깨어짐이 없이 어떻게 깊은 깨달음에 이를 수가 있겠습니까? 어떻게 깊은 변화를 경험할 수가 있겠습니까? 깊이 보려면 깊이 흔들려야 합니다. 깊은 아픔을 경험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보게 됩니다. 정호승 시인이 풀잎과 꽃잎에서 상처를 본 것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상처 때문일 것입니다.

꽃은 아름답습니다. 그 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꽃잎입니다. 꽃을 형성하고 있는 꽃잎과 꽃을 감싸고 있는 꽃잎이 꽃을 빛나게 만들어 줍니다. 시인은 꽃을 빛나게 만드는 꽃잎 속에 감추인 상처를 보았습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만들어 낸 향기를 맡았던 것입니다. 어떻게 상처 입은 꽃잎들이 향기를 만들어 내었을까요? 꽃잎들이 자신에게 상처를 준 대상을 용서한 까닭입니다. 상처는 용서를 통해 향기를 발하게 됩니다. 용서가 없는 상처는 독이 됩니다. 하지만 용서를 통해 성화된 상처는 향기를 발하게 됩니다. 마치 찍히면 찍힐수록 더욱 향기를 바라는 향나무처럼 향을 발하게 됩니다.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 향을 발라줍니다. 향나무는 자기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향을 나누어 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작은 풀잎이 되기도 하고 꽃잎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상처가 있습니다. 상처가 없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어느 날 상처 입은 우리를 찾아와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받으신 상처를 통해 우리의 상처를 알아 보셨습니다. 예수님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보혈로 우리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향기롭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의 사랑의 손길로 치유해 주셨습니다. 용서의 손길로 치유해 주셨습니다. 부디 상처를 통해 더욱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성도님들이 되시기 빕니다.

목양실에서 강준민드림

There Are Also Wounds on Blades of Grass!

I am not a poet. I have a wish to write poetry but it is not easy to write poetry. Although I am not a poet, I am interested in poetry. It is because I envy poets’ hearts and eyes. Poets see, more precisely, what we cannot see, and describes what we do not see well. They have interests in what we easily overlook and reveal its beauty. It helps us to realize new beauty by looking at familiar things with new eyes. Poets especially make small things noble and help small and alienated ones shine. They make us love trivial things, even things we hate. I would like to introduce “There Are Also Wounds on Blades of Grass,” the poem by the poet Cheong, Ho-Seung.

There are also wounds on blades of grass,
There are also wounds on petals

As I walk along the field path where you and I once walked together
When I sit by the field path and gaze at the glow of sunset

Wounded blades of grass wave their hands
Petals with many wounds
Are the most fragrant.

The poet looked at the blades of grass and petals one day. The blades and petals are small. They are by our side. They always stand quietly. You have to kneel to look at the blades closely. The poet stopped on his way, and knelt down and looked at the blades. He looked at the petal among the blades. And he saw the wounds hidden in them. You need to look closely to see cuts in the blades and petals. You have to look for a while. As he looked at their wounds, the poet saw a wound inside him. He saw wounds in the people. He realized that there is no one without a wound.

He saw the wounded blades of grass shaking hands. As he saw the blades of grass shake in the wind, he saw the blades shaking their hands. Shaking means being shaken. Shaking is not always bad. Mark Nepo said, “Deep learning involves deep shaking.” Deep understanding comes from a deep brokenness. How can you attain deep understanding without shaking and breaking? How can you experience deep transformation without it? To see the depth, you must be shaken deeply. You must experience deep pain. We see what we have experienced. The reason that the poet Cheong, Ho-Seung saw the wounds from the blades and petals is because of the wound in his heart.

Flowers are beautiful. It is the petal that makes the flower more beautiful. The petals forming the flower and the petals wrapping the flower make the flower shine. The poet saw the wound that was hidden in the petals that made the flower shine. He did not stop there. He smelled the fragrance produced by the wounded petals. How did the wounded petals create the fragrance? Because the petals forgave those who hurt them. Wounds emit a fragrance through forgiveness. Wounds without forgiveness are poisonous. However, the wounds that has been sanctified through forgiveness emits a fragrance. It emits fragrance like a fragrant tree, the more it’s chopped the more fragrance it emits. A fragrant tree gives the incense to the ax that chops it. The fragrant tree gives fragrance to those who hurt it.

Maybe we are like small blades of grass and petals. We all have wounds. I have never met anyone without a wound. But Jesus came to us one day and he was wounded. Jesus recognized our wounds through the wounds He received on the cross. The Blood that came from the wound of Jesus healed our wounds and made them fragrant. He healed us with the touch of His love. He healed us with the help of forgiveness. May you emit the fragrance of Christ through your wou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