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시는 은혜

하나님이 최근에 거룩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제게 베푸신 큰 은혜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그동안에도 부족하지만 거룩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거룩에 대한 관심을 가진 까닭에 거룩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책들이 출판되면 구입해서 읽어 왔습니다. 거룩에 도움이 되는 영적 훈련을 꾸준히 쌓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거룩은 제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거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를 가장 잘 아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제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과 제 자신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 부족한 것이 많고 흠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나님 앞에 죄인입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칭의의 은혜를 베푸셨지만 삶 속에서는 여전히 죄인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역설입니다. 저는 죄인이지만 예수님의 구속의 은혜로 의인이 된 것입니다. 믿음으로 값없이 의롭다하심을 받은 것입니다(롬 5:1, 9). 하지만 매일의 삶 속에서 죄와 씨름해야 하는 연약한 죄인입니다. 그런 까닭에 거룩이라는 단어 앞에 서면 왠지 주눅이 들곤 했습니다.

거룩에 대한 설교를 하는 것은 제게 큰 부담이 되어 왔습니다. 왜냐하면 설교자인 제가 거룩하지 못하면서 성도님들에게 거룩하라고 외치는 것이 타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거룩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된 점이 있어 거룩에 대한 말씀을 자주 나눠야 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째, 거룩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우리의 의는 더러운 옷과 같습니다(사 64:6).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예수님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시켜 주셨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예수님의 의를 전가시켜 주실 때 예수님의 거룩함도 함께 전가시켜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의와 거룩은 모두 예수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의나 거룩은 자랑할 수 없습니다(고전 1:30-31).

둘째, 거룩은 구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특별한 목적을 위해 구별해서 선택하면 거룩해 집니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구별해서 선택한 순간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성경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우리를 성도(聖徒)라 부릅니다.

셋째, 거룩은 정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룩은 더럽지 않습니다. 거룩은 깨끗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해서 성도라고 부르신 후에 지속적으로 우리를 정결케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더러워진 몸을 정결케 하듯이, 더러워진 옷을 세탁하듯이, 더러워진 그릇을 깨끗이 닦는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의 영혼을 정결케 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성화(聖化, sanctification)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결케 하시기 위해 거룩한 은혜의 수단을 예비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말씀을 통해 거룩해 집니다(요 17:17). 기도를 통해 거룩해 집니다(딤전 4:5). 성령님의 거룩케 하심을 통해 성화됩니다(벧전 1:2). 경건의 훈련을 통해 거룩해 집니다(딤전 4:7). 회개를 통해 거룩해집니다(요일 1:7, 9). 고난을 통해 거룩해 집니다(시 119:67). 사랑을 통해 거룩해집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참된 사랑을 받고, 누군가를 진실하게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자신을 정결케 합니다(요일 3:1-3). 거룩한 교제를 통해 성화됩니다(딤후 2:22).

넷째, 거룩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재능이나 외모가 아닙니다. 대단한 실력이나 능력도 아닙니다.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거룩한 성품입니다. 아름다움은 매력입니다. 끌림입니다. 우리는 거룩한 사람에게 끌립니다. 진정한 거룩함은 누군가에게 정죄감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멸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거룩하신 주님이십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누구도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간음현장에서 붙잡힌 여인도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거룩은 긍휼히 함께하는 거룩입니다.

예수님의 거룩은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사랑하시는 거룩입니다. 예수님의 거룩은 죄인 속에 담긴 거룩함의 씨앗을 보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거룩은 온유하고 겸손합니다. 유쾌합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의롭고 거룩하다고 외식하며 살았던 바리새인들을 싫어하셨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죄인이라고 회개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들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거룩은 행복의 비결입니다. 거룩은 아름다움의 비결입니다. 영화로움에 이르는 비결입니다(롬 8:30). 거룩은 자신과 가정과 공동체를 지키는 비결입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성품을 사모하는 성도님들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풍성하시길 빕니다.

목양실에서 강준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