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하나님은 그분의 일을 진행하시기 위해 인물을 사용하신다. 성경은 그러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성경은 어떤 한 개인이나 인물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며, 그런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만들어 가심도 아니다. 오직 태초 이전에 계획하신 하나님의 의도를 이루기 위해 그 일에 필요한 조건을 준비하시고, 그 일에 합당한 사람을 찾아 그로 하여금 일하게 하신 것이다.1) 이를 모르고 성경의 특별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다 보면, 인물을 우상화·영웅화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또 인물 위주로 성경을 연구하다 보면 인본주의적인 신앙이나 교리에 젖어 들기 쉽다.
성경에는 이미 어떤 훌륭한 인물보다도 완전한 하나님의 리더십이 계시되어 있다. 그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이며, 성경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은 하나님이 그 전에 예비하신 리더십의 모형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의 특징을 깨달을 수 있고, 하나님의 가장 큰 일인 목회를 성공하는 데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목회는 하나님의 피로 사신 양무리를 보호하고 지켜나가는 거룩한 일로서, 이 일에는 그 무엇보다 목회자가 어떤 리더십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먼저 리더십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일반적·성경적 정의를 내려보고, 구약 성경에 나타난 인물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목회 리더십에 대한 간략한 제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2. 리더십의 정의

2.1. 일반적 리더십의 정의

일반적인 리더십(Leadership) 연구방법에서는 지도자가 갖고 있는 권력, 영향력 등과 지도자의 특성, 행위, 상황 등에 의해서 여러 가지 정의가 시도되어 왔다. 이러한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20세기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원래 리더십의 어원은 앵글로색슨어(Anglo-Saxon)의 ‘레단’(Leden)에서 왔다. 이는 ‘가다’(go)라는 의미를 가진 동적인 의미의 단어이다.2) 그래서 리더는 ‘앞서 가는 자,’ ‘먼저 행하는 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느 조직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한 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물론 리더십의 개념은 보는 사람의 시각과 관점, 즉 리더의 특성, 리더의 영향력, 집단의 상황, 리더와 구성원들 간의 인간 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 사회와 세상에서 말하는 리더십과 성경에 나타나는 리더십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둘 다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영향력과 지도력이 요구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하나님의 명령인 말씀을 떠나서는 거론할 수가 없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고 있는 리더십의 개념은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베니스(Bennis)는 그의 저서 『리더가 되는 일에 관하여』에서 “리더는 기존 패러다임(paradigm)의 범주 내에서 일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보다는 기존의 시스템을 변화시켜서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만드는 자이다. 즉 성공적인 리더는 개인들과 조직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자발적으로 변경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3)라고 말했다.
리더십 분야에서 유명한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리더십을 영향력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십이란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도력이다. 제임스 맥그리거 번즈(James MacGregor Bums)는 “리더의 역할은 제도적, 정치적, 심리적 및 기타 자원들을 움직여 상호 유익한 목적을 실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4)
테드 엉스트롬(Ted W. Engstrom)은 일을 만들어 가는 능력으로 리더십을 정의했는데, 그는 리더십이란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나 모든 지도자들에게 있어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일을 만들어 가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도자의 영향력 아래 있는 자들에게 적절한 격려와 자극을 줌으로써 그들이 소유한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의미있는 헌신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행동이다.5)
리더십의 일반적 정의를 내린다면, “어떠한 조직이나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하고, 또 필요한 자원들을 동원함으로써 기존의 틀과 관행들을 변혁시켜서 그 집단 혹은 조직의 명시된 임무를 보다 유익하고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2. 성경적 리더십의 정의

성경에서 말하는 리더십이란 영적인 지도력과 영향력을 말한다. 일반적인 리더십은 자기 자신과 개인과의 관계, 집단이나 조직과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지도력을 말하지만 성경적인 리더십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교회와 그 조직, 그리고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도력과 영향력이다. 즉, 양떼를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케 하기 위해 삶을 움직여 주는 동기부여와 비전을 제시해 주는 영적인 능력이다. 성경적 리더십은 모든 행정과 조직 그리고 환경 등의 조건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체제로 구축하고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성경에서 리더의 개념은 히브리어 ‘나기드’()와 ‘로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기드’는 ‘나가드’()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 의미는 ‘앞에 선 것, 두드러진 것’ 을 말한다. 그러므로 ‘나기드’ 는 다른 사람들 ‘앞에 있는 위치,’ 곧 다른 사람보다 ‘유능하고 두드러진 존재’를 지칭한다. 이런 의미에서 ‘나기드’는 ‘통치자,’ ‘왕자,’ ‘그 밖의 지도자’를 의미한다.6) 또한 ‘로쉬’는 ‘집안의 어른’(출 6:14), ‘무리의 우두머리’(느 7:2), ‘지파의 두령’(신 1:15), ‘군사적·사법적 기능을 가진 자’(신 1:13), 후에는 ‘재판관’(수 23:2)에게까지 사용되었다.
신약에서 리더를 뜻하는 ‘호데고스’()는 ‘인도자’(마 15:14), ‘안내자’(행 1:16)의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이 뜻은 사람을 어떤 목적이나 목표에로 이끌어 가는 자를 말한다. 본래 ‘앞서 간다, 안내하다’라는 의미로 상대방보다 먼저 배웠다는 의미에서 ‘교사,’ ‘스승’이란 뜻도 있다(마 23:10). 또한 신약에서는 ‘머리’란 뜻의 ‘케팔레’()가 있다. 이는‘으뜸, 최상의 것’을 의미하는 말로서, 인간이나 동물의 머리를 가리켰으며 나아가 ‘현저한 것, 탁월한 것’을 의미하였다.
성경에서 지도자의 단어에 나타나는 공통 분모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앞서 가 있는 탁월한 안내자며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말하는 리더는 한마디로 ‘앞서 가는 영적 지도자’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구약에서의 지도자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하나님의 사람이요, 영적인 인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들은 통치력과 지배력 등의 권력과 영권을 가지고 있는 힘의 지도자들이었다. 이들 모두의 대체적인 특징은 특별히 대표되는 사람으로서 주도하는 리더십을 지님으로 대표성의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오늘날 교회의 리더인 목회자의 정체성은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선지자,’ ‘제사장,’ ‘왕’의 직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약성경 시대에 이러한 직분들을 오늘날은 ‘목회자’라고 하는 영적 지도자가 담당하고 있다. 각 직분 모두 독특한 정체성, 소명, 은사, 그리고 역할을 지녔다.7) 신약성경에는 목사를 ‘감독’이라는 말로 표현하는데(행 20:28, 딤전 3:1-2, 딛 1:7), 이는 사람이 세운 직분이 아니요 성령이 세우신 직분을 나타내는 것이다. 때로는 ‘장로’(유 5:14)나 ‘목사’로 표기된 곳도 있는데, 이는 원래 목자라는 뜻이다(엡 4:11). 이 표현들은 모두 현재의 목사(牧師)를 뜻하는 것으로, 양떼를 치는 목자와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목사란 교회의 지도자로서 양무리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먹이고 치는 일을 감당하는 자이다.
결국 성경적인 리더십은 영혼을 사랑하는 목자의 심령을 가지고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영적 리더인 목사는 성령이 세우신 직분이기에 성령의 은사와 능력으로 충만하여 영혼들을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자가 참 목자요 이것이 목회 리더십의 절정을 이루며 교회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3. 목회 리더십의 필요성

인간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변화가 야기하는 것들은 인간에게 유익을 주기도 하고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힘의 구조와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은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들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인도해 줄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혼란스런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키고 신앙생활을 잘 유지하며, 승리하는 영적 생활을 해 나가기 위해서 목회자들에게 탁월한 목회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교회란 영적 리더십(spiritual leadership)이 요구되고 사용되는 곳이다.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오는 힘으로 영혼을 보존시키는 노아의 방주와 같은 곳이다. 이러한 영적 리더십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초월하며, 오히려 세상을 지배하고 이끌어 가는 지도력을 말한다. 또한 성도들로 하여금 늘 이기고 승리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영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도자의 힘을 말한다.
결국 목회 리더십의 필요성은 교회의 모든 성도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순종케 하고, 최고의 영적 상태를 유지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일반 리더십은 육체가 살아가는 환경과 삶의 영역에 국한된다. 하지만, 목회 리더십은 영혼뿐 아니라, 육체와 삶의 전 영역에 미치는 탁월한 지도력과 영향력을 요구한다.

3.1. 영적 권위와 목회 리더십

성경에는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리더십의 원리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원리를 따라 순종하는 지도자는 주께서 사용하실 것이요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 역행하는 자는 쓰임 받지 못할 것이다.
성경은 만유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증거한다. 만물은 그의 것이요 그는 영광의 왕이시다(시 24). 구약의 왕과 선지자 그리고 대제사장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들로서 절대 왕권을 가지신 하나님이 세우신 종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임했고, 이스라엘은 선택받은 대표자에 의해서 다스려졌다. 이들은 영적 권위를 위임 받은 자들이기에, 하나님의 계시하심과 말씀에 의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통치했다. 그리고 그들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하나님을 무시함이요 그들이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져버리는 자도 하나님을 져버리는 것이므로 재앙과 저주가 즉시 뒤따랐다.
신약에 와서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부여하신 사도적 권능과 권위로 말미암아 제자들이 가는 곳마다 따르는 표적과 기사가 많이 나타났다. 설교는 사도직의 핵심이었고 사도들은 주님의 위엄과 권세를 직접 부여받았다. 바울의 목회서신에는 ‘감독’이 나오고 항상 단수로 나타나는데, 그것은 당시의 제도가 군주적 감독제였기 때문이며, 한명의 감독이 장로들의 머리 역할을 하였다(딤전 3:1).8) 목회서신에는 이 직분을 감당하는 데 필요한 자격 몇 가지를 언급하고 있는데, 감독은 모범적인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하는 자요, 모든 일을 잘 처리하는 자요, 바른 말을 본받아 지키고 바른 교훈으로 남을 권면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딤후 1:13).
성경은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일정한 권위와 권한을 보여준다(마 16:19, 살전 5:12-13, 딤전 5:17, 히 13:17). 그러나 영적 지도자는 권위를 부리거나 통치하는 자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섬기는 종이다(마 20:25-28, 요 13:13-15, 벧전 5:2-3). 다만 하나님이 그 말씀 안에서 부여하신 권위가 있을 뿐이다. 그 권위는 율법과 복음 안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율법의 권위는 보응이요 복음의 권위는 보상이다. 즉 율법은 보증하시는 이가 불순종하는 자에게는 저주로서 그 권위를 세워주고, 복음은 보증하시는 이가 순종하는 자에게 성령의 은사와 능력과 기사와 이적들로서 그 권위를 세워주신다.9) 그러므로 말씀을 증거한 후 안수하고 귀신을 쫓아내며 병자들을 고치는 표적이 리더자의 권위가 된다(막 16:20).
그러므로 목회 리더십은 어떤 특정한 부류의 권세자나 교권이 부여해 준 권위가 아니라, 주께서 직접 부여하신 권위를 소유해야 하는 것이다. 말씀과 성령의 사람으로서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만 한다.10)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목회자의 리더십은 그가 전하는 말씀에 따르는 표적과 기사와 이적이 나타나는 것이다. 능력이 있어도 하나님이 쓰시는 증거가 없는 지도자가 권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쓰시는 확실한 증거를 가진 지도자가 권위가 있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부여해 주신 권위이다.

3.2. 목회 리더십과 교회 성장

교회의 목표는 그리스도의 몸을 온전케 하는 일로서 복음의 전파와 성도의 교육 그리고 성도의 교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수행하는 것은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받은 성도로 하여금 지키도록 명령하신 필수적인 것으로 교회 성장과 직결된다. 대부분의 교회 성장에 관한 책들은 지역 교회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성장 요소 중의 하나로 목회자의 리더십을 언급하고 있다. 왜냐하면 교회 성장은 목회 리더십의 열매이며, 목회 리더십을 발휘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교회 성장에 있기 때문이다.11)
결국 교회의 리더는 목회자이며 목회자가 소유해야 할 것은 리더십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선두에서 지휘하며 총괄적인 책임을 지는 역할은 목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성경적인 리더십을 소유하여 능숙하게 발휘하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따라 그 교회의 목표 달성의 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목회자의 리더십을 통한 교회 성장 원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목표 달성을 위해 이를 적용하는 것은 목회자의 사명이다. 양무리를 인도하는 리더십의 성공은 교회의 성장을 이루며 성도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많은 리더십의 원리들이 교회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성경적 관점에서 이러한 원리들이 교회 성장을 이루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계속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목회의 성공과 교회 성장은 목자의 지도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레이너(Thom S. Rainer)는 교회 성장을 이루는 데 있어서 목회 리더십의 공통된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12) 지도자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자신의 영적 생활과 가정을 소홀이 하는 것, 인내를 가지고 멀리 바라보고 영혼들을 독려하며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서두른다는 점, 교회 구성원들과의 대화에 실패한다는 점, 성장의 꿈 때문에 교회 성장의 세부적인 일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점 등이다. 그러므로 리더의 지도력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 리더십은 교회 성장의 승패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목회자는 목회 성공과 교회 성장을 위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한다.


4. 목회 리더십의 개발

4.1. 리더십 개발의 기초: 말씀에 순종하는 리더십

이스라엘의 성전 건축은 목회 리더십의 기초를 잘 보여준다. 결론부터 제시하면 그것은 말씀대로 순종하는 리더십이다. 모세, 다윗, 솔로몬, 느헤미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까지, 이들 모두는 말씀에 순종하여 말씀을 지키고 이루되 성전을 건축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구약의 성전은 모두 하나님의 명령대로 지어졌다. 모세는 시내 산에서 하나님이 보이신 식양대로 성막을 지었고(출 39:42-43, 히 8:5), 다윗은 성전의 식양을 받고 그에 따라 솔로몬이 성전을 완성했다(대상 28:19). 이는 우리의 신앙생활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져 가야 함을 의미한다. 느헤미야는 파괴된 성전 벽과 성전 문을 하나님이 처음에 말씀하신대로 중건하였다. 이는 말씀에 순종치 않는 영혼들을 깨워 말씀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전 된 자신을 회복시키는 역사가 있어야 함을 나타낸다. 목회자의 사명은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으로 돌아가 순종하여 자신을 건축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러한 구약 성전은 참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과 그림자로서, 참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또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셔서 아버지의 뜻대로 죽기까지 복종하셨다(요 10:17-18; 15:10, 빌 2:5-8). 이제는 영혼에 성령을 모신 성도들이 성전으로서 그 길을 따를 차례이다. 곧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건축해 가야 한다.
이스라엘이 광야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나님을 섬겼듯이 이제는 참 성전이신 예수 안에 들어가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성령이 임하시면 우리를 성령께서 주관하사 각각의 영혼을 하나님의 성전으로 건축해 가는 것이다.13)
이처럼 구약의 성전과 신약의 성전 모두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어지는 것이다. 구약의 성전과 같이 신약의 성전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어지는 교회로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 구약의 성전 건축을 완성한 지도자들처럼, 신약의 목회자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 있도록 영혼들을 돕고 인도한다. 때로는 동기를 부여하고 이러한 말씀을 이루기 위한 조직과 모든 필요를 동원하여 영혼들을 움직여 가는 것이 그들이 할 지도력이었다. 때로는 힘을 합쳐 연합하여 짐을 서로 질 수 있도록 돕고 성도들의 육체와 시간과 물질과 지혜를 드려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14) 이 모든 것들은 거룩한 믿음 위에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신을 건축하는 일이다.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성전 건축의 초점은 하나님이 지시하신 명령과 말씀대로 지어지는 것이다. 또한 그와 관련된 지도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리더십의 초점은 모든 영혼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켜나가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건축하도록 돕는 것이다(유 20).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지상 명령도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예수께서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이었다(마 28:19-20). 목회 리더십은 하나님이 맡기신 양떼들을 거룩한 말씀으로 잘 가르쳐 이를 지키게 하는 것이고,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감리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교회의 성장과 목회 성공을 이루는 원리이다.

4.2. 리더십의 실제: 셀프 리더십, 앞선 안목, 자기 개발 노력

말씀을 순종하는 리더십의 기초 위에 리더로서 갖춰 나가야 할 몫이 있다. 이는 자기를 철저히 변화시키는 ‘셀프 리더십’(Self-Leadership)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안목’ 그리고 끊임없는 ‘리더십의 개발’ 노력이다.
먼저 리더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를 이끌려면 먼저 자기를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찰스 스펄전(C.H. Spurgeon)은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영적 지도자의 궁극적인 성공은 자기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모든 기술과 재능, 은사는 그것들의 받침이 되는 바탕만큼만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 바탕은 지도자의 내적 생활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자기 관리의 원리, 즉 효과적인 리더십을 위한 바탕인 ‘셀프 리더십’은 버려지고, 보다 실용주의적인 접근법이 선호되고 있다. 오늘날의 리더는 그들이 어떠한 사람들이냐 보다는 그들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느냐에 의해서 판단되는 것처럼 보인다. 인격 지향적인 리더십과 생산성 지향적인 리더십이 서로 조화가 될 때 훌륭한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바울의 경우에도 그의 서신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고 열망했지만, 특히 자기 훈련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그는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한다”(고전 9:27)고 말했다. 바울은 교회의 지도자로서 자신이 어떻게 사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훈련된 운동선수의 예를 자주 사용했다. 그는 할 수 있는 한 자신을 하나님께 드려 유용하게 쓰임 받는 존재로 승화시키기 위해 자기 내면의 삶과 근본적인 문제들, 가령 개인의 가치와 소명 등을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알고 노력했다. 또한 자신을 이끄는 셀프 리더십이 무너지면 사도로서 남을 인도할 수 있는 지도력을 상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잘 나타난다(딤전 1:18-19). 바울은 디모데 개인의 삶과 행동이 리더로서의 공적인 삶과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셀프 리더십의 성공은 공적 리더십의 성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15) 성경 전체에는 이러한 셀프 리더십을 수행하라는 교훈이 많이 나와 있다. 자기 영혼의 변화를 통한 셀프 리더십의 소유는 양무리와 교회를 변화시키는 바탕이요 시발점이 된다.
다음으로 리더는 하나님의 눈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시행해 나가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었던 모세는 광야의 길을 지나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여정의 방향과 그 목적을 제시해 주어야 했으며, 또한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 길로 이끌어야 했다.16) 이는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천국의 소망을 품게 하고, 그곳을 향해 영혼들을 이끌어야 할 목회자에게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사항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할 때 유의할 점은, 모든 교회의 영혼들이 비전(vision)을 공유하여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항상 이스라엘에게 소망을 불어 넣었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소망을 심어주고, 하나님이 하고 계신 또한 하실 일에 대하여 믿음으로 바라보게 했다. 리더십은 앞에서 먼저 나가 그 뒤를 따라오는 양떼의 길을 예비하고 인도할 줄 아는 영적인 직분이다. 세상의 직분과 다른 것은 영혼을 다루며 인도하는 것이다. 예수께서도 이스라엘의 모든 길을 미리 예비하셨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목회 사역의 성공을 위해 너무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보다 멀리 바라볼 수 있는 혜안(慧眼)을 가지려고 간구하며 애써야 한다. 그리할 때 교회의 성장을 이루는 훌륭한 영적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경에서 지도력은 어떤 특수한 훈련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지도자가 목회 사역에 있어서 지도력을 계속적으로 개발해 가야함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모든 교회 회중의 조직과 사역에 직결되어 그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끊임없이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거룩한 일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한 동기 부여와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이 목회 사역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열매 맺고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스스로 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도력의 효용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결과에 따라 수정 보완하고 부단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도력이 효과적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역지 구성원의 특징과 성격, 그들이 처한 환경과 조건 등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한 면밀한 정보를 가지고 리더십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회중이다. 그러므로 교회 목회의 실행은 회중 중심이어야 하며, 회중의 결합된 활동들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 주기 위해 지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교회는 성장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교회 회중의 영적 성장도 동일하게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주님의 소원이다. 실제로 교회의 지도력은 어떤 의미로는 교회 회중의 필요로부터 생긴 것이다. 린드세이(Lindsay)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17) “우리는 지도력, 봉사, 그리고 은사, 이 세 가지에 대한 독특한 기독교적 상관 관계를 기억해야만 한다. 지도력은 봉사에 의하고, 봉사는 은사 받은 자들이 그들의 형제들을 봉사할 수 있게 하는 성령의 은사의 증여에 의해서 실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장의 양무리의 필요를 따라 흡족한 은혜를 주며 만족을 줄 수 있는 목회 리더십의 개발은, 어떻게 하면 양떼들이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에서 성령 충만함을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목표의 정도와 비례하여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5. 성경에 나타난 리더십의 유형

하나님은 그의 일을 이루기 위해서 인물을 사용하셨는데, 구약에서는 이스라엘을 인도할 특정 인물을 사용하셨고, 때가 차매 그 아들을 보내사 영혼의 목자가 되게 하셨다(벧전 2:25). 그 안에서 인류가 구원을 받아 영원한 하늘로 인도받도록 예비하셨다. 그러므로 구약의 모든 목자와 지도자는 우리 영혼의 영원한 목자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이다.

5.1. 구약에 나타난 리더십의 모형

하나님은 먼저 아브람을 택하시고 그를 가나안 땅으로 부르셔서 성서의 무대를 마련하셨다(창 12:1). 그 후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을 시작으로 해서 야곱으로 이어지는 믿음의 족보를 따라 이스라엘의 열두 아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리더로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요셉이다. 요셉은 하나님이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양육하시고자 하는 과정에서 리더로 훈련되고 쓰임 받은 자다. 하나님은 먼저 요셉을 애굽에 종으로 팔리게 하시고, 기근을 통해 이스라엘 온 가족을 모두 애굽으로 보내셨다. 요셉은 비록 종의 신분으로 애굽에 왔지만, 하나님은 그를 애굽의 총리 대신으로 높여 주셨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보디발의 집에서 종살이하며 훈련받던 시간과 보디발의 아내의 모함으로 감옥에서 견디며 인내해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이처럼 하나님은 그 말씀대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해 낼 리더십을 갖추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과 힘든 상황을 통해 연단하고 훈련시키기도 하신다.18)
요셉을 통해 이스라엘을 애굽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은 이번에는 그들을 출애굽 시킬 지도자로 모세를 택하셨다. 하나님은 모세를 이스라엘의 목자로 세우시고자, 먼저는 죽음의 위협에서 건져내어 바로의 공주의 아들로 자라게 하신다. 장성하여 자신의 힘으로 동족을 구하려 하다가 그 일이 발각되어 광야로 도망하게 되면서, 모세는 철저히 자신의 한계를 절감했을 것이다. 그는 광야에서 양치기로서 훈련되고, 그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다시 애굽으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 민족을 광야로 이끌어 낸다.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실 때 그의 능력과 권위를 덧입게 하시고, 혀가 굳고 말이 더딘 그를 위해 그의 형 아론을 대변자로 붙여 주신다. 또한 광야에서도 여호수아와 장인 이드로, 훌 등을 통해 그를 돕게 하셨다.19)
하나님은 너무나도 인간의 연약함과 한계를 잘 아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오히려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을 철저히 낮추시고 비어지게 하셔서 사용하신다. 모세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가 겸손히 비어지고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을 때, 마침내 하나님은 그를 이스라엘의 목자로 세워 주셨다. 이제는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게 하셨고, 주위에 돕는 자들을 붙여 주셨다. 비록 모세가 실수를 할 때도 있었지만, 패역한 백성들을 이끌며 하나님 앞에 철저히 무릎 꿇는 겸손한 리더요 지면에서 가장 온유한 자라고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힘으로 능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충만한 자만심과 이제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철저한 비어짐을 모두 경험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큰일에 모세를 사용하시기 위해 그렇게 양육하시고 훈련시키신 것이다. 자신이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일이 크면 클수록, 자신이 감당해야 할 훈련과 고난의 강도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 시킨 리더였다면, 여호수아는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지도자다.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모세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를 수종들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 본 사람이다. 이보다 더 훌륭한 리더십 교육은 없을 것이다. 여호수아는 모세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지켜봤고, 백성들 앞에서의 그의 인내와 무릎 꿇는 모습을 목도했다. 또한 모세 옆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지킨 사람과 어긴 사람의 결국을 수없이 목도했을 것이다.
마침내 하나님은 모세의 빈자리에 그를 세워 주셔서, 약속의 땅 가나안 입성이라는 대(大) 역사에 사용하셨다. 여호수아는 다소 두려움이 많았던 사람 같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의 사람이었다(민 14:8-9). 그가 가나안 정복이라는 큰 일을 이루어낸 것도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너는 이 백성으로 내가 그 조상에게 맹세하여 주리라 한 땅을 얻게 하리라”(수 1:6) 하신 말씀을 굳게 믿고 의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의 믿음을 갖고 가나안 땅을 정복한 여호수아는 토착민들의 우상으로 인한 영적 오염을 막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나가며, 그 땅의 모든 질서와 안정을 잡아가는 중요한 일을 한 지도자였다. 이처럼 하나님은 훌륭한 리더를 통해 또 다른 리더를 탄생시키시고, 비록 연약할지라도 믿음 있는 자를 사용하신다. 믿음은 하나님으로 일하시게 하는 열쇠다.
구약의 리더십을 논하면서 다윗을 빼놓을 수는 없다. 하나님은 그 아비 이새의 양을 치던 목자 다윗을 택하셔서 온 이스라엘의 목자로 세워 주셨다(삼하 5:2). 하나님이 다윗을 택하신 이유는 양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간절함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는 골리앗과의 대결에서 잘 나타난다(삼상 17:34-47). 그러나 다윗이 이스라엘의 목자로 세워지기까지는 그 이후에도 많은 세월과 혹독한 연단이 필요했다. 사울은 다윗이 자기 사위이자, 자기 아들 요나단이 가장 귀히 여기는 벗인데도, 그를 평생의 대적으로 삼아 죽이려고 쫓아다녔다. 다윗은 사울의 추격 속에서 늘 도망 다녀야 했고, 그에 못지 않게 애매히 자신을 미워하는 사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웠을 것이다. 그가 사울의 죽음 이후 왕의 자리에 앉기까지 당한 시련은 어느 누구 못지 않게 가혹했다. 왕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그는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내야 했고,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다윗은 그 마음의 성실함으로 이스라엘을 기르고 그 손의 공교함으로 지도한 목자로서 칭송을 받으며(시 78:72), 지금까지도 유대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다윗 왕국의 영화를 이뤄낸 지도자다. 다윗은 자신의 수하에 있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았고, 비록 하나님이 버리신 자일지라도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를 끝까지 존중할 줄 알았다. 다윗은 한 마디로 말해 이스라엘의 선한 목자였다.

5.2. 신약에 나타난 리더십의 원형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구약의 모든 리더십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과 그림자와 같이 부분적인 리더쉽을 보여 주었다. 곧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은 목회 리더십으로서 가장 완벽한 모델이 될 만한 리더십이다. 여기서는 그의 리더십의 근간이 무엇이며, 어떻게 표출되었는지를 살펴보겠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앞에 겸손하고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그는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시지만 겸손히 자신을 낮추시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시되 죽기까지 복종하셨다(빌 2:5-8). 모세가 산에서 본 식양대로 성막을 건축한 것처럼, 그의 공생애 동안 아버지의 이르신 말씀대로만 행하고 가르치셨다(요 8:28, 38).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응하게 하셨으며(요 19:28), 마침내 그를 향한 모든 예언의 말씀을 다 이루시고 운명하셨다(요 19:30). 예수가 보여주신 모범은 겸손이요 하나님의 말씀에 죽기까지 복종하는 것이었다. 이는 모든 목회자에게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할 목회 리더십의 근간이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는 보냄을 받은 자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신 분이다. ‘그리스도’라는 말 자체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란 뜻으로, 하나님이 자신의 일을 위해 보낸 자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예수는 ‘내가 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요 6:38-39)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셨다. 예수는 하나님이 그를 보내신 뜻대로 하나님이 맡기신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셨고 사랑으로 그들을 지켜 주셨다(요 6:39-40). 이를 통해 아버지의 보내신 뜻대로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그들을 돌보는 목회 리더십을 보여 주신 것이다(요 10:10, 16-17). 그의 공생애는 아버지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양떼를 하나님의 뜻대로 보존하고 양육하는 목회였다(요 6:38-40).
셋째, 예수는 철저히 성령을 의지하고 기도하셨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셨지만, 겸손히 자신을 비어 인자로 오셨을 때, 오직 성령을 의지하셨고 간구함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셨다. 예수는 성령을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공생애를 시작하셨고, 오직 성령에 이끌리셨으며(마 4:1), 성령으로 귀신을 쫓아내고(마 12:27), 성령으로 가르치셨다(행 4:1-2). 또한 그는 새벽 미명에 기도하셨고(막 1:35), 때론 밤이 맞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셨으며(눅 6:12),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리셨다(히 5:7). 이처럼 예수는 철저히 비어진 가운데 전적으로 성령을 의지하고 기도로써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셨다. 이 또한 목회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넷째, 예수는 축사를 통해 영적 세계의 실존과 우리가 싸울 대상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알게 하셨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많은 전쟁을 치렀다. 그것은 또한 하나님의 전쟁이었다(출 14:14; 15:1-18; 17:16, 대하 20:15, 시 24:8, 계 12:7). 이는 신약에서의 영적 전쟁에 대한 하나의 모형이다. 신약의 전쟁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한 싸움이다(엡 6:12, 딤전 6:2, 딤후 4:7. 살전 2:2). 인류는 ‘마귀의 종으로 살 것이냐 아니면 마귀의 원수로 살 것이냐’(창 3:15)를 선택해야 한다. 구약에서 하나님이 이방인과 이스라엘의 타락에 대해 그토록 단호하게 처단하셨던 이유는 그 배후에 마귀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민 25:3, 대상 21:1). 예수는 배후에서 역사하던 어둠의 세력을 밝히 드러내시고, 그들을 쫓아내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보여 주셨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한 부분이 영적 전쟁이라는 사실(약 4:7-8)과 우리가 싸울 대상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면 결코 승리하는 영적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섯째, 예수는 따르는 표적으로 그 말씀의 진정성을 증명하셨다(막 16:20). 예수는 가는 곳곳마다 말씀을 증거하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며 귀신을 쫓아내시고 각색 병든 자를 고치셨다(마 8:14-17). 그의 공생애는 늘 복음의 능력이 나타났고, 그의 제자들에게도 그 능력을 행하게 하셨다(마 10:8). 이러한 능력 사역은 예수의 공생애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며(눅 13:32), 이는 제자 양육에서도 중요한 요소였다(막 3:13-15, 16:17-18). 바울도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오직 능력에 있다고 담대히 외쳤다(고전 4:20). 목회 리더십에서 능력 사역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이 자신을 사용하고 계시다는 계속적인 증거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 나라의 실존을 분명히 보여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여섯째, 예수 그리스도는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셨다. 예수는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20:26-28)고 말씀하셨다. 명성훈은 예수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보여 주신 세 가지 리더십을 언급한다.20) 그것은 ‘종의 리더십’(막 10장), ‘목자의 리더십’(요 10장), ‘청지기의 리더십’(눅 12장)이다.
종의 리더쉽은 하나님의 명령에 종처럼 순종하여 자신을 대속물로 드리는 모범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막 10:45). 예수는 만유의 상속자시지만 가장 낮고 천한 모습으로 오셔서, 겸손히 섬김의 본을 보여 주셨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가는 모든 목회자가 본받아야 할 모본이다.
일곱째, 예수는 제자들에게 목자와 농부와 어부의 마음을 가진 리더십을 가르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목자장이시며(벧전 5:4), 우리 영혼의 목자가 되신다(벧전 2:25).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이것이 선한 목자라고 말씀하셨다(요 10:11). 목자의 마음은 양을 잘 알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린양을 먹이고 양을 치고 일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농부의 마음은 심은 대로 거두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 열매를 얻으려는 농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것이 농부이신 아버지의 마음이요 그 나무는 예수 그리스도시다. 우리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나무에 열매를 맺는 것이 아버지의 뜻임을 가르쳐 준다. 어부의 일과 목적은 고기를 잡는 것이다. 어부는 소망 가운데 그물을 내린다. 교회를 부흥시키고 많은 영혼을 얻는 것이 하나님의 바램이다. 그물에 고기가 없으면 어부는 자기 할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이기에 영혼 구령의 소망과 본분을 말씀하신 것이다(마 4:19).


6. 나가는 말

세상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이것을 위해 계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존재해야 할 목회 리더십은 이와는 다르다. 교회는 어떤 특정 인물의 리더십이 발휘되기 전에 하나님의 완전한 리더십이 계시되는, 이 땅에 구현되는 하늘나라다. 여기에 이 세상의 리더십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영적 리더십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하나님이 사용하신 성경의 인물은 그들이 온전한 자가 아닐지라도 하나님의 예비하심에 따라 쓰임 받았다. 하나님은 그들 각각이 감당해야 할 사명에 맞는 훈련 과정을 준비하시고, 그에 합당하게 그들을 연단하셨다. 또한 부족한 자에게는 필요한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돕는 손길들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이루어 가셨다. 필자는 이것을 ‘하나님의 리더십에 의한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구약의 성막과 성전, 신약의 성전 된 예수의 육체, 성령이 임하셔서 성전 된 우리 영혼 모두는 하나님의 거룩한 설계도인 말씀대로 지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성령을 부어주셨다. 성령의 역사를 따라 주의 거룩한 일을 감당하는 것이, 급변하는 이 세상에서 영적 전투를 하고 있는 모든 성도들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개발하는 길이 될 것이다. 또한‘하나님의 리더십’의 거룩한 역사는 우리 영혼이 말씀대로 지어지는 건축이 될 때 온전케 될 것이다. 성령은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가르쳐 주는 하나님의 영이시기에 목자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하나님의 목회 리더십’을 가지고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본고를 마무리하면서 결국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하면 그러한 하나님의 리더십이 우리를 통해 온전히 드러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곧 어떻게 하면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리더십에 따라 온전한 목회 리더십을 갖출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오직 성령 충만함으로 성령의 인도를 받는 길밖에 없다. 성령께서 우리를 지배하시면 은사와 능력, 성령의 열매들로 인해 거룩한 일을 하는 하나님의 리더십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예수의 공생애는 하나님의 리더십을 나타내 주신 삶이였고, 그 리더십은 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위해 몸부림치는 교회의 목회자와 그 사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할 것이다. 예수는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한 일을 저도 할 것이요 그보다 더 큰 일도 하리라고 말씀하셨다(요 14:12).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소유한 ‘하나님의 리더십’은 교회의 부흥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말씀이 살아 움직이고 영혼을 변화시켜 움직이게 하는 ‘하나님의 목회 리더십’에는 항상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증거가 따를 것이다. 따르는 표적과 기사와 이적과 능력은 주님이 강력하게 요구하신 목회 리더십의 한 요소이다. 아직 연구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어 부족함을 느끼나, 필자를 비롯해 하나님의 리더십이 제한 받지 않는 참되고 선한 목자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