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못한 종: 마음으로부터 용서하라 * 본문: 마태복음 18:23-35 10-30-2016

요즈음 우리는 참으로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부딪기고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이 극에 달한 느낌입니다. 용서와 화해의 요구는 많지만, 정작 그러한 용서와 화해의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참으로 시끄럽고 혼란스럽습니다. 모두들 자기의 정당성만을 주장하고 남을 비난하고 보복하기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시끄럽고 요란하기만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다루려는 주제는 용서입니다. 얼마나 절실한 주제인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이 용서란 주제 그래서 이루어질 화해의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1.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하나?

여러분이 잘 아시는 본문의 비유는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의 질문이 계기가 되어 예수님께서 답변 하신 것입니다. 21절 말씀을 봅시다.

* 마 18:21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성경에서 7 이란 숫자는 완벽의 숫자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3이란 숫자를 즐겨 사용하지만, 유대 사회에 있어서 7 이란 숫자는 완전한 숫자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베드로가 말한 7번 정도까지 용서하면 완전히 용서한 것이 되지 않느냐는 뜻입니다. 그는 세 번도 아니고 7번 정도 용서해 주면 나름 형제에 대하여 주님의 말씀에 알맞게 용서해 준 셈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베드로의 견해에 대하여 예수님은 뭐라고 답변하셨습니까?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도 하라”는 것입니다. 7번*70번=490번까지 하라는 말씀일까요? 과연 예수님의 용서에 대한 견해는 어떤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용서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시나요?

2. 용서하지 못한 종

직접 비유를 다루기 전에 먼저 생각해고자 하는 것은 이 비유가 갖고 있는 성격 즉 천국의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13절입니다.

* 마 18:23 그러므로 천국은 그 종들과 결산하려 하던 어떤 임금과 같으니

주님은 천국은 임금과 같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천국은 “그 종들과 결산하려하던 임금과 같다!”고 비유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천국은 결산이 있는 곳이란 의미입니다. 천국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결산하는 것과 같은 곳이 천국입니다. 결산이란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이며, 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여러분들이 가려고 예수를 믿는 그 곳은 결산하고 평가하며 그에 따른 대우를 하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과연 여러분들은 그 과정을 통과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 점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과연 천국의 결산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그것은 용서란 주제로 다루어지는 이 비유를 통하여 살펴보게 됩니다.

과연 예수님의 용서관은 어떤 것입니까? 본문의 이 유명한 비유의 말씀을 통하여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본 비유는 4 단계로 나누어 생각하게 됩니다. 1) 왕의 빚진 종에 대한 긍휼(23-27), 2) 종의 횡포(28-31), 3) 왕의 진노(32-34), 4) 적용(35),

첫째, 왕이 빚진 종을 다룸(23-27)

* 마 18:24-27 결산할 때에 만 달란트 빚진 자 하나를 데려오매 갚을 것이 없는지라. 주인이 명하여 그 몸과 아내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다 팔아 갚게 하라 하니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이르되 내게 참으소서. 다 갚으리 이다 하거늘,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

왕이 한 종을 불렀습니다. 그는 왕인 주인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종입니다. 그런데 그 종은 왕에게 일만 달란트를 빌렸습니다. 주인이 그 빚을 갚으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런데 갚을 돈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과연 이 종이 빚진 돈이 얼마나 되는 지 궁금합니다.

달란트란 말은 당시 무게를 재는 단위입니다. 금이나 은과 같은 보석의 무게를 다는 단위입니다. 과연 일만 달란트는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살펴보니 1 달란트는 6000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즉 1만 달란트는 6천만 데나리온에 해당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미 알고 계신 대로 1 데나리온은 노동자 한 사람이 하루 일해서 버는 품삯입니다. 즉 1 만 달란트는 6천 만 명이 하루 일해서 버는 돈에 해당되는 어마 어마한 돈입니다. 이는 좀 더 실감나게 설명해 본다면 한 사람이 일 년에 300일을 일한다고 가정할 때 1 달란트는 20년 임금에 해당되고 1 만 달란트는 20만년을 일해야 마련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돈입니다. 당시 “고대 유대사”를 기록한 요세푸스(Josephus)는 1만 달란트란 돈은 당시 로마가 1 년 동안 유대 전역에서 거둔 세금에 상당한 금액이라 했습니다.

종이 주인에게 엄청난 돈을 빌린 것입니다. 아마도 그는 상당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왕의 신임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왕에게 그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가 생겨 그 돈을 회수해야 하는 사정이 생긴 것입니다. 왕은 그에게 그 돈을 갚으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갚을 돈이 그 종에게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왕은 그 종에게 모든 재산을 다 처분하고 심지어 그 자신의 몸과 아내, 그리고 자식까지 팔아서라도 돈을 갚으라고 압박했습니다. 마치 오늘날 재벌 기업이 국가로부터 융자를 받아 사업을 하다가 망하게 되자 파산 신청을 할 때 소유주의 재산을 먼저 처분해야 한다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왕의 이러한 강요가 법적으로 정당한 것일까요? 율법은 뭐라고 규정하고 있을까요?

* 출 22:1 사람이 소나 양을 도둑질하여 잡거나 팔면 그는 소 한 마리에 소 다섯 마리로 갚고 양 한 마리에 양 네 마리로 갚을지니라.

* 왕하 4:1 선지자의 제자들의 아내 중의 한 여인이 엘리사에게 부르짖어 이르되 당신의 종 나의 남편이 이미 죽었는데 당신의 종이 여호와를 경외한 줄은 당신이 아시는 바니이다. 이제 빚 준 사람이 와서 나의 두 아이를 데려가 그의 종을 삼고자 하나이다.

이런 구절들을 통하여 짐작할 수 있는 바는 당시 유대인의 사회에서 빚진 자들은 그 빚을 갚기 위해서는 재산을 처분해야 함은 물론이요, 아내와 자식 즉 식구까지 노동을 해서라도 빚을 갚아야만 했었습니다. 이는 예수님 당시 로마 통치법에서도 허용하는 것이었으며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상용되던 법이요 관례였습니다. 이렇게 볼 때 빚을 독촉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하겠습니다. 해서 종은 “엎드려 절하며” 반드시 갚겠다고 사정하며 조금만 참아달라고 간청합니다. 원문에서는 “엎드려 절하며(pesoun, prosekunei)”라고 표현하여 이 종이 얼마나 절박하게 취한 행동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행동을 본 주인은 그에게 대하여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불쌍히 여김의 감정은 지난 번 우리가 선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를 다룰 때 강도 만난 사람에 대하여 가진 것과 같은 감정입니다. 이 감정은 신적 긍휼의 마음(divine compassion)에서부터 나온 불쌍히 여김입니다. 그는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겼습니다(눅 10:33).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이렇게 우리에게 나타났다고 설명합니다.

* 요일 4:9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주인은 간청하는 종의 어마어마한 부채를 탕감해 주었습니다. 종은 빚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더 이상 잠 못 자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빚에서 놓임 받아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둘째, 빚진 종의 횡포

빚을 탕감 받은 종이 기분 좋게 왕궁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도중에서 자기에게 빚을 진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 마 18:29-30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 한 사람을 만나 붙들어 목을 잡고 이르되 빚을 갚으라 하매, 그 동료가 엎드려 간구하여 이르되 나에게 참아 주소서 갚으리 이다 하되, 허락하지 아니하고 이에 가서 그가 빚을 갚도록 옥에 가두거늘.

이 종은 그 사람의 동료 즉 친구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 친구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의 목을 잡고 빚을 갚으라고 닦달했습니다. 그 행동이 심히 과격합니다. 왜 이렇게 과격하게 빚 독촉을 할까요? 아마도 그가 왕에게 받은 수치스러움에 대한 보복의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않습니까? 왕으로 부터의 긍휼과 탕감 받은 바에 대한 감사보다 수치와 억울함 그리고 주변으로 부터의 자존심 상함에 대한 창피스러운 감정이 이런 과격하고 무자비한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 과격함이란 상당히 심합니다. 그는 그 친구가 그 빚을 다 갚을 때 까지 감옥에 있게 투옥시켜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빚은 얼마나 될까요? 100 데나리온입니다. 데나리온은 은전입니다. 그 가치는 잘 아시는 대로 100명의 하루 일당에 해당되는 돈입니다. 자신은 1만 달란트 즉 6천만 데나리온을 탕감받았는 데 지금 그는 100 데나리온을 받겠다고 이 야단법석을 떨었던 것입니다. 60만 대 1의 비율입니다. 상상이 되십니까?

이 비유에서 눈여겨 볼 것은 이 종이 왕의 독촉에 대하여 한 간청이나 친구가 간청한 것이나 문자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모두 “엎드려 간구하여 이르되 나에게 참아 주소서 갚으리 이다!” 라고 간곡하게 간청했습니다. 긍휼을 구한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왕은 긍휼을 베풀었는데 그 긍휼을 받은 사람이 정작 자신은 긍휼을 베풀 상황 속에서 잔인하게 복수하고 무자비했던 것입니다.

이 소식은 삽시간에 펴져서 그 상황을 보다 못한 사람들이 왕에게 고발했습니다. “그 동료들이 그것을 보고 몹시 딱하게 여겨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다 알리니(31)”, 그 소식을 들은 왕은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딱하게 여겼다(very grief)”는 의미는 심히 탄식했다는 뜻입니다. 가진 자들의 횡포가 극에 달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세상을 지배하고 돌아가는 탐관오리들의 횡포와 있는 자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권력과 재력의 힘을 믿고 취하는 무자비한 잔혹함에 대하여 치를 떠는 일반 시민들의 공의로운 고발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셋째, 왕의 진노(32-34)

* 마 18:32-34 이에 주인이 그를 불러다가 말하되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하고, 주인이 노하여 그 빚을 다 갚도록 그를 옥졸들에게 넘기니라.

왕은 그 종을 불러 “악하다!” 고 규정하고 그의 무자비하고 몰인정함을 규탄하고 심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화를 내며 다시 탕감해 줬던 돈을 다시 회수하라 명령하고 감옥에 투옥해 버렸습니다. 그는 그 옥에서 그 빚을 다 갚은 때 까지 있어야만 합니다. 왕의 화는 긍휼을 베푼 바에 상응하는 분노입니다. 배신의 감정이요, 신임을 철회하는 심판의 분노입니다. 그래서 왕은 그에게 강조하여 그가 진 빚 “모두”를 갚을 것을 명령합니다. 계산해 보면 그 어마어마한 돈을 갚으려면 평생 감옥에 갇혀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3. 용서와 하나님 나라 (35)

* 마 18:35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주님은 이 비유를 마감하시며 한 마디로 정리하여 적용하셨습니다. “각각 마음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않으면” 이 조건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 권고의 말씀은 아주 의도적입니다. “만약” 이란 조건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 주님은 가르쳐 주신 대로 용서를 일상화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 마 6: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그리고 이 기도를 반드시 할 것을 가르치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 마 6:14-15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무슨 말씀입니까? 7번 정도의 용서, 아니 3번 정도의 용서로 된다는 말씀이 압니다. 70*7 즉 490번의 용서로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주고받게 되는 용서는 하나님의 용서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건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용서는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받기 위한 선결조건도 요구 사항도 아닙니다. 인간의 용서가 하나님의 용서를 이끌어 내는 조건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용서하시고 먼저 사랑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결론

참된 사랑은 긍휼과 용서와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백성들은 이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 나라 백성이 되는 특권을 얻은 자들입니다. 이들은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비참함을 보신 하나님께서 무한하고 무조건적인 긍휼을 베풀어 주심으로 모든 죄를 예수의 피로 정결하게 해주심으로 사해 주시고 그 나라 백성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구원의 진리를 믿고 그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사랑을 받아 용서받은 자임을 깊이 인식하고 그 사랑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실천하며 베풀고 용서하고 품어주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긍휼받은 만큼 남에 대한 사랑과 용서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떤 성도는 이렇게 요약하여 자신의 삶의 모토로 삼았다고 합니다. “만약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그 사랑이 무한하며(unlimited) 무조건적(unconditional)임을 안다면 하나님의 백성으로 용서받고 살아가는 자 역시 무한하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 요일 4:19-21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