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감람나무처럼(시52:1~9)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난은 인생의 불청객이다.” 정말 그렇습니다. 고난은 우리가 원치도 않고 초청하지도 않지만 찾아옵니다. 예고 없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그래서 고난을 불청객이라 비유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바로 인생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고난이 싫다고 무조건 고난을 피하고, 오지 않기만을 바라면 될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고난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므로 고난이 오더라고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을 우선 배우는 게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성경은 그 비결이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이라고 증거합니다. 자기 힘을 의지해봤자 결국은 무너집니다. 인간은 너나 할 것 없이 연약하고 미련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힘을 의지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망하게 되고 결국은 패망합니다.

특별히 시편은 시인들의 신앙 고백을 통해 그 원리를 끊임없이 증거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의인 필승?악인 필패’입니다. 여기서 의인과 악인은 도덕적 행위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인간이 죄인이므로 도토리 키 재기와 같습니다. 도덕보다 신앙이 우선입니다. 시편에서 말하는 의인과 악인은 신앙적 기준으로 하는 말입니다. 의인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악인은 하나님을 무시하고 자신의 힘이나 세상의 힘을 의지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본문 시편 52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그 배경을 잠시 소개하면 이와 같습니다. 표제를 보면 설명이 나옵니다. [다윗의 마스길,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에돔인 도엑이 사울에게 이르러 다윗이 아히멜렉의 집에 왔다고 그에게 말하던 때에] ‘마스길’은 ‘교훈’이란 뜻입니다. 독자들에게 교훈을 제공하는 ‘지혜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돔인 도엑이 사울에게 이르러 다윗이 아히멜렉의 집에 왔다고 그에게 말하던 때에” 그 사건은 B.C. 1020경에 벌어진 일로 삼상21:1~9, 22:6~23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이 자신을 정적으로 여기고 미워하며 핍박하자 하는 수 없이 피신합니다. 놉 땅에 가서 제사장 아히멜렉을 만납니다. 황급히 떠나는 바람에 먹을 양식이 없어 일행이 먹을 것을 요구하니까 제사장이 제사하고 물린 진설병을 줍니다. 그리고 무기가 없어 요구하니까 예전에 다윗이 골리앗을 해치우고 습득했던 칼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꺼내어 줍니다. 그런데 그 현장을 목격한 자가 있었는데, 바로 에돔 사람 도엑입니다. 사울 왕의 목자장입니다. 그가 사울에게 상황을 왜곡하여 고자질합니다. 사울은 아히멜렉이 다윗과 내통한 것으로 오해하고 격노한 나머지 도엑에게 제사장 학살 명령을 내립니다. 그래서 도엑이 무고한 아히멜렉과 제사장 85명을 학살합니다. 그때 간신히 피신한 아비아달(아히멜렉의 아들)이 다윗에게 가서 그 일을 고합니다. 다윗은 자기 때문에 무고한 제사장들이 죽었다며 자책합니다.

시편 52편은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다윗이 쓴 시입니다. 그는 황망했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며 마음을 추스릅니다. 그리고 도엑 같은 악인은 반드시 멸망할 것과 하나님을 의지하는 의인은 반드시 승리할 것을 선포합니다. ‘의인 필승?악인 필패’라는 진리를 붙잡은 것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 두 개의 이미지가 얼른 떠오릅니다. 뿌리 깊은 나무와 뿌리 뽑힌 나무입니다. 의인은 뿌리 깊은 나무입니다. 특별히 감람나무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악인은 뿌리 뽑힌 나무와 같다고 했습니다. 다윗은 도엑 사건은 시작에 불과함을 잘 알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고난이 닥칠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두려움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을 바라봄으로 용기를 얻어 이 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노래했습니다. 아무쪼록 이 말씀을 통해 저와 여러분도 뿌리 깊은 감람나무처럼 어떤 고난도 극복하고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1] 뿌리 뽑힌 나무 vs 뿌리 깊은 나무 : 세상을 의지하는 자 vs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

이제 본문에 나타난 대로 뿌리 깊은 나무와 뿌리 뽑힌 나무를 대조해서 살펴봅니다. 뿌리 뽑힌 나무는 악인을 가리키는데, 도엑을 통해 본 그 사악한 모습이 본문 1절~4절에 묘사됩니다. 마치 날카로운 삭도를 휘두르듯 사악한 혀를 놀림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해쳤다고 말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이 그런 악인을 반드시 심판하실 것임을 경고합니다. 시52:5 “그런즉 하나님이 영원히 너를 멸하심이여 너를 붙잡아 네 장막에서 뽑아내며 살아 있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 나무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는 것처럼 멸망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윗은 지금 도엑처럼 악인들이 멀쩡히 살아 있지만, 때가 되면 하나님이 반드시 심판하실 것을 내다보며 증거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때 하나님의 경외하는 의인들이 그 광경을 분명히 목도할 것입니다. 시52:6~7 “6 의인이 보고 두려워하며 또 그를 비웃어 말하기를 7 이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 힘으로 삼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자기의 악으로 스스로 든든하게 하던 자라 하리로다” 악인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 재물을 의지합니다. 악한 일을 꾀하며 잘 먹고 잘살 줄 압니다. 하지만 악인이 결국 심판받은 것을 보고 의인이 오히려 놀란다는 겁니다. 악인이라고 잘못된 것은 안타깝지만, 하나님의 공의가 무섭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합니다.

반면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의인의 모습이 있습니다. 시52:8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 다윗은 악인의 멸망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기부터 하나님을 의지하는 의인으로 살아가리라 결단하고, 그 신앙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집에 심겨 있다는 것은 하나님과 밀착된 관계를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영적으로 하나님에게 뿌리박은 사람이 의인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푸른 감람나무 같다고 증거합니다.

그런데 9절을 보면 좀 이상합니다. 도엑 같은 악인이 멸망할 것은 미래의 일입니다. 다윗 같은 의인이 현실적으로는 고난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선포합니다.

시52:9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 내가 영원히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이 선하시므로 주의 성도 앞에서 내가 주의 이름을 사모하리이다” ‘주께서 이를 행하셨으므로’는 완료시제입니다.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표현합니다. 구약성경 히브리어 문법 가운데 ‘예언적 과거’라는 게 있습니다. 미래의 일인데 마치 이미 이루어진 과거의 일처럼 완료시제로 표현합니다. 이를 가리켜 ‘예언적 과거’라고 부르는 겁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드시 이뤄질 것을 확신하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당장 눈앞의 현실에서는 고난이 있고 힘들지만, 하나님이 이루실 미래의 일을 바라보며 확신 가운데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이름을 사모합니다.

그러니까 의인과 악인의 중요한 차이가 무엇입니까?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에게 뿌리박고 있느냐, 아니면 세상에 뿌리박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 죄인입니다. 죄인이 세상에 뿌리박고 있으면 악인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고 그렇게 살다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멸망합니다. 반면 죄인이지만 하나님의 긍휼로 죄 사함을 받은 후 의인이 되면 하나님에게 뿌리박고 살아가게 됩니다. 구약 시대에는 속죄 제사로, 그리고 신약시대에는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죄 사함을 받고 믿음으로 의인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에게 뿌리박은 푸른 감람나무와 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영원히 그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뿌리 뽑힌 나무입니까? 하나님에게 뿌리박은 늘 푸른 감람나무입니까? 아무쪼록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 잎사귀가 무성하고 열매가 풍성한 감람나무

이스라엘 사람들은 감람나무를 ‘나무의 왕’이라고 부릅니다. 수령이 수백 년이나 됩니다. 평균 300~600년 이상이 되고 심지어 1천 년 이상 생존하기도 합니다. 끈질긴 생명력은 의인 된 성도의 인내와 신앙을 상징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항상 잎이 푸른 상록수입니다. 그리고 열매를 계속 맺습니다. 잠11:28 보면, 의인을 푸른 잎사귀가 달린 나무로 비유합니다.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는 자는 패망하려니와 의인은 푸른 잎사귀 같아서 번성하리라” 그리고 렘11:16을 보면,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의지하며 잘 따를 때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그의 이름을 일컬어 좋은 열매 맺는 아름다운 푸른 감람나무라 하였었으나”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감람나무가 늘 푸른 나무로 잎사귀도 푸르고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땅에 뿌리를 박아야 합니다. 그와 같이 성도는 하나님에게 깊이 뿌리박아야 합니다. 그럴 때 늘 푸른 감람나무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거친 환경에 처해도 번성할 수 있습니다.

[3] 하나님에게 뿌리박은 감람나무처럼 :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에게 붙어 있기

그러면 하나님에게 뿌리박는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하나님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그 방법을 살펴봅니다. 말씀과 기도로 붙어 있으면 됩니다.

① 말씀 :

말씀을 늘 묵상하면 하나님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며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시편 1편을 보면, 복 있는 사람에 관한 말씀이 나옵니다. 그는 무엇보다 악인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시1:1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세상의 악한 자들과 어울리면 하나님에게 복을 받기는커녕 망하고 맙니다. 약4:4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 ...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

그 대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가까이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하나님께 꼭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시1:2~3 “2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3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 밀착되면 마치 시냇가에 심기어 깊이 뿌리박은 나무처럼 철을 따라 열매를 맺는다는 겁니다.

이런 원리를 신약성경에서는 요한복음 15장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로, 성도를 가지로 비유합니다. 가지의 특권이자 의무는 나무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것은 나무가 땅에 뿌리박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밀착된 관계를 가리킵니다. 그런 관계를 위해 무엇보다 말씀이 중요합니다. 요15: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 ” 우리가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 즉 붙어 있는 것을 가리켜 말씀이 우리 안에 있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말씀을 묵상할 때 성령님이 함께해 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신령한 연합 관계를 이루게 해 주십니다.

그런데 단순히 말씀을 묵상하는 데서 더 나아가 깨달은 뜻대로 순종하면 주님과 더욱더 밀착하게 됩니다. 요15:10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말씀에 순종할 때 예수님과 깊은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는 겁니다. 말씀을 듣고도 순종하지 않고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면 관계가 서먹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명기를 보면 말씀 순종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연결해서 증거합니다. 신30:20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또 그를 의지하라 ... ” 여기서 ‘의지하라’(한글개역개정)는 말씀이 중요합니다. 히브리어로 ‘다바트’인데, 예전 번역(한글개역)에서는 ‘부종(附從)하라’라고 번역합니다. NIV 영어성경에서는 ‘hold fast to(꼭 달라붙다)’라고 번역합니다.

그러므로 부디 말씀 묵상과 순종을 통해 주님께 꼭 붙어 있음으로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풍성한 열매를 맺고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② 기도 :

그리고 기도로 하나님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며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에서 다시 보면 요15:7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말씀뿐 아니라 기도를 통해서도 주님께 붙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기도는 하나님(예수님)과의 대화입니다. 사람도 자주 만나 대화하다 보면 관계가 깊어집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를 꾸준히 하면 예수님과의 관계가 점점 더 깊어지게 됩니다. 시145:18을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기도하면 하나님이 가까이해 주신다는 말입니다. 기도할 때 영적인 연합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기도 생활에 충실하면 하나님과 영적인 연합 관계가 더욱더 밀착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에게 뿌리박고 밀착되어 있으면 설사 환경에 척박해져도 능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다윗이 시편 52편을 쓴 후에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까? 사울의 핍박을 피해서 10여 년 망명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왕이 된 후에도 숱한 고난을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고난을 이기고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말씀과 기도입니다. 그는 말씀을 늘 가까이하며 묵상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침상을 적시며 기도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과 영적 대화를 나누며 하나님에게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고난 가운데 자칫 낙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새 힘을 얻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오늘 본문 8절의 신앙고백을 평생 지키며 살았던 것입니다. 시52:8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

우리가 흔히 성경 인물 가운데 다윗 같은 믿음의 영웅을 보면 고난을 많이 겪지 않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늘 읽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숱은 고난이 있었지만, 하나님에게 뿌리박은 감람나무처럼 살았기에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했을 뿐입니다. 성경을 보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셉도 그랬습니다. 고난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런데 항상 하나님과 함께했기에 승리한 겁니다. 다니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소년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난을 당했지만, 항상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에게 붙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이렇게 간증합니다. 고후1:8~10 “8 형제들아 우리가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9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 10 그가 이같이 큰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셨고 또 건지실 것이며 이 후에도 건지시기를 그에게 바라노라” 그는 가는 데마다 엄청난 고난을 당했습니다. 살 소망도 끊어지고 사형 선고를 받은 것처럼 절망할 수도 있었지만, 오직 하나님만 의지함으로 고난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남은 생애에도 하나님만 의지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을 확신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에게 뿌리를 박는 것, 주님께 붙어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허드슨 테일러(James Hudson Taylor, 1832~1905)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중국내지선교회(China Inland Mission-OMF 전신)를 창설했는데, 그것은 선교 역사상 아주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그가 사역하던 당시 선교사들은 모두 해안 지역에 머물렀습니다. 내륙 깊은 곳은 환경에 열악하고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선교본부도 효율성과 안전을 이유로 선교사들에게 계속 해안 지역에 머물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허드슨 테일러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내륙에 복음을 듣지 못한 영혼들이 많고, 그곳이 더 열악했기에 오히려 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내륙에 복음을 전하기 위한 내지선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사역이 늘어나면서 동역자와 선교비가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선교본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도와주는 단체나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압박을 받았고 급기야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심각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15:5 말씀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 ” 익히 알고 있는 말씀이지만, 성령님이 그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주님이 포도나무이고 나는 그 가지인데, 내가 염려할 게 뭐람? 주님이 수액을 공급해 주는 나무인데, 가지인 내가 스스로 공급하려고 애쓰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구나.” 그는 대오각성하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시간부터는 모든 것을 맡기고 염려하지 않겠습니다. 주님만 의지하겠습니다. 책임져 주옵소서!” 이런 사실을 깨달은 그는 인간적으로 애쓰지 않고 오직 말씀과 기도에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놀랍게도 모든 것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하나님이 역사해 주셨습니다. 그는 이런 체험을 한 후 선교회의 원칙을 ‘믿음 선교’(Faith Mission)로 삼았습니다. 그 원칙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소속한 교단 신학교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명예교수인 황성철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역기능 가정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네 살 때 결핵성 관절염으로 하반신 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다행히 고3 때 수련회에 참석했다가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주님의 종이 되기로 서원합니다. 하지만 가정의 반대로 지체하다가 일반 대학원을 절업한 후 더 이상 미룰 수 있어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목사가 됩니다. 그러나 장애 때문에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심지어 신학교와 교회에서조차 차별을 많이 겪었습니다. 사역을 위해 목사 면접하러 갔다가 모욕을 당한 적도 있고, 청빙 직전에 취소된 적도 있습니다. 마치 여리고 성벽 같은 현실의 벽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으로 하나하나 극복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미국 유학을 마치고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이민교회 목회를 하면서 역시 숱한 고난을 당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승리하며 지내다가 50세가 넘어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로 부임해서 많은 사역을 감당합니다. 20년이 안 되어 정년 퇴임하는 바람에 연금을 받지 못해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신앙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여러 곳에서 강의와 설교 요청을 받았고, 자원 봉사도 하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 LA 지역에서 신학교 강의도 하고, 교회에서 협동목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책을 하나 냈습니다. 그 제목이 <리틀 자이언트>입니다. ‘리틀 자이언트’는 남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장애로 다리가 불편하고 키가 작지만, 신앙으로 탁월한 사역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준 겁니다. 그 책이 출간되자마자 저에게 한 권을 보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그분이 그렇게 많은 고난을 겪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오히려 숱한 고난 때문에 그의 인생이 더욱 풍성하고, 빛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에게 뿌리박고 있으니까, 고난이 와도 마치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살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우리 인생에 고난이 불청객처럼 불쑥불쑥 다가옵니다. 누구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는 의인으로 살아가느냐 혹은 하나님의 무시하고 세상을 의지하는 악인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은 다윗처럼, 그리고 믿음의 선진들처럼 하나님에게 깊이 뿌리박음으로 늘 푸른 감람나무처럼 승리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