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나의 반석!(시18:1~3)

고사성어 가운데 ‘기우(杞憂)’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杞) 나라 사람의 걱정’이라는 뜻으로 쓸데없는 걱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옛날 중국 기(杞) 나라에 걱정이 많은 사람이 살았습니다. 너무 걱정이 많아서 식음을 전폐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하다 하다 이런 걱정까지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면 어떡하지? 땅이 꺼지면 어떡하지?” 그 소문을 듣고 한 친구가 찾아와서 설득합니다. ”여보게, 하늘은 무너지지 않아. 땅도 꺼지지 않는다니까. 세상은 공기로 가득 차 있어서 하늘까지 빈틈없이 꽉꽉 차 있어. 그래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거야. 땅은 흙으로 덮여 있어. 그러니까 땅이 꺼지지 않는 거란 말일세.“ 걱정이 많은 사람은 그제야 표정이 밝아지며 잠도 자고 음식도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람의 걱정은 지나칩니다. 근거 없는 걱정이며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1] 환난으로 가득한 세상 : 불안의 시대

그런데 실제로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한마디로 환난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흔히 이 시대를 가리켜 ‘불안의 시대’(The Age of Anxiety)라고 부릅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 같은데도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아니, 예전보다 더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워낙 시스템이 허술하니까 신경도 안 쓰고 대충 살았기 때문에 덤덤했습니다. 지금은 이것저것 갖추고 살다 보니까 조금만 부족하거나 잘못돼도 불안감이 배가됩니다. 무엇보다 세상은 본래부터 위험한 곳입니다. 그리고 미래는 항상 불확실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 자신도 모릅니다. 가장 무서운 죽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죽음은 가장 확실한 미래입니다. 미래는 불확실한데 죽음은 확실하다! 아이러니한 말입니다. 누구도 예외 없이 죽게 됩니다. 이래저래 인생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도 이런 사실을 누누이 증거합니다. 잠27:1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밤새 안녕’이란 말이 있듯이 하루 동안에도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사건과 사고가 생깁니다. 재난과 재해가 발생합니다. 전쟁의 위협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고학력 시대라지만 오히려 취업 걱정에 한숨이 나옵니다. 직장인들은 언제 해고될지 몰라 전전긍긍합니다. 사업가는 사업의 미래가 불확실해서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생활 물가도 자녀 교육비도 자꾸 오르는데, 경제 사정은 좋지 않아 모두 모두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내 몸이라고는 하지만 나 자신이 언제 병들지 모릅니다. 몸에 조금만 이상한 느낌이 와도 불안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리고 불현듯 떠오르는 죽음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의 마음을 짓누릅니다. 약4:14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장수 시대가 됐다고 하지만 어느 때 보면 사람이 꼭 파리 목숨 같습니다. 인생무상입니다. 오죽하면 안개와 같다고 표현하겠습니까!

앞으로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한다 해도 이런 불안감은 여전할 겁니다. 아니, 갈수록 더 심해질 것입니다. 선진국의 모습을 보면 추측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을 보면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 수면제, 신경안정제, 아스피린 등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인간은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자꾸만 하다가 보면 자칫 기(杞) 나라 사람처럼 기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성도라면 그래서는 안 됩니다. 본문은 우리에게 그런 점에서 큰 격려가 됩니다.

[2] 유일한 반석 : 여호와는 나의 반석

시편 18편은 다윗이 쓴 시로 ‘감사찬양시’입니다. 표제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 ... 여호와께서 다윗을 그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와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신 날에 ... ” 그가 사울과 원수들의 핍박으로 갖가지 환난을 겪었지만, 당당히 승리한 후에 쓴 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의 승리는 자신의 힘으로 거둔 ‘인간 승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거둔 ‘하나님 승리’입니다. 그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는 감격 가운데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구구절절 확신에 체험적 고백으로 노래합니다.

다윗은 환난 날에 만나고 체험했던 여호와 하나님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습니까? 본문 1절~2절을 보면 9가지 표현이 나오는데 내용상으로는 모두 비슷합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했을까요? 첫째는, 하나님이 보호하시고 도와주시는 사랑의 풍성함으로 넉넉히 승리할 수 있음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한 확신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여기 나오는 표현들은 대개 팔레스타인의 특수한 지형과 관련된 것이나 혹은 군사적인 용어들입니다. 다윗이 얼마나 유리방황하며 고난을 겪었는지, 전쟁의 위기를 얼마나 많이 봉착했었는지 암시해 줍니다. 특별히 그 표현들 앞뒤에 ‘나의’, ‘나를’, ‘내가’ 같은 1인칭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은 다윗이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몸소 체험했음을 의미합니다. 생생한 신앙고백입니다. 신앙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과 1대 1 관계입니다. 그래서 사도신경으로 신앙 고백할 때도 어떻게 합니까?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I believe in God the Father Almighty, Maker of heaven and earth) ...” 내가 믿는 하나님에 대한 고백입니다.

1절~3절에 보니까, 9가지 표현이 등장합니다.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나의 힘 :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환난이었지만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그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② 나의 반석 : 낭떠러지 높은 절벽을 가리킵니다. 안전한 피난처로 위기에 처한 사람이 몸을 피신할 수 있습니다. 다윗이 사울 왕의 추격을 받을 때 이런 데 숨어서 위기를 모면하곤 했습니다.

③ 나의 요새 : 가파르고 접근이 어려운 곳에 설치된 망대입니다. 적군의 동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공격을 피하거나 저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형지물 자체가 그를 지켜준 게 아닙니다.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배후에서 역사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 지켜주신 것입니다.

④ 나를 건지시는 이 :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도와주시고 구원해주시는 분입니다. 예를 들어 사울이 다윗을 쫓다가 본국에 전쟁이 나서 눈앞에 두고 퇴각한 사건은 절묘한 구원의 손길을 느끼게 해 줍니다(삼상23:24~29).

⑤ 나의 하나님 : 여기서 하나님은 ‘엘로힘’이란 단어인데 창1:1에도 나오는데, 창조주 하나님, 통치자 하나님을 지칭합니다.

⑥ 내가 그 안에 피할 바위 : 반석보다 큰 것으로 돌산과 같이 큰 봉우리를 가리키는데,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의미합니다.

⑦ 나의 방패 : 원수의 화살 등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무기입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의미합니다.

⑧ 나의 구원의 뿔 : 뿔은 힘이나 권세를 상징합니다. 즉 환난에서 건져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권세를 의미합니다.

⑨ 나의 산성 : 험하고 높은 산꼭대기에 설치된 성으로 피난처의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이 위험에서 보호해 주심을 의미합니다.

이 9가지 중에서 ‘반석’이란 표현이 특히 강조됩니다. 다른 시편에도 자주 등장하고 신구약 성경 곳곳에 나옵니다. 특히 본문에서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시18:31 “여호와 외에 누가 하나님이며 우리 하나님 외에 누가 반석이냐” 여호와 하나님만이 유일한 반석이란 사실입니다. 시18:46 “여호와는 살아 계시니 나의 반석을 찬송하며 내 구원의 하나님을 높일지로다” 다윗은 환난 중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히 외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 한마디로 “하나님 만세!”라는 겁니다. 다윗은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란 신앙고백을 갖고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 인물 가운데 다윗만큼 환난을 많이 당한 사람이 많지 않죠. 그는 사무엘로부터 기름 부름을 받은 후 사울에게 뽑혀 군인으로 그리고 궁정 신하로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잘 나갔습니다. 전쟁에 나갈 때마다 승리를 거둔 결과 승진에 승진을 거듭했고 나중에는 공주와 결혼하기에 이릅니다. 왕의 사위 즉 부마가 된 겁니다. 그런데 백성들 사이에 인가가 올라가고 칭찬이 자자해지자 사울이 그를 정적으로 경계합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사울에게 핍박을 받고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여기저기 유리방황하며 고생한 세월이 무려 10년입니다. 사울과 그 아들들이 전사한 후 다윗이 왕으로 즉위해서 40년 재위했지만, 처음 7년 반 동안에는 유다 지파에서만 인정하는 왕이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환난이 끊이지 않았고, 국외적으로는 이방 나라들과 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비유해서 표현하면, 그의 인생에 산들바람만 분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거친 비바람이 불었습니다. 태풍이 불 때도 있었습니다. 사울에게 쫓겨 다녔고, 견디다 못해 국경을 넘어 블레셋에 망명했다가 큰일 날 뻔한 것은 마치 비바람과 태풍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런 악천후보다 더 심각한 지진 같은 상황에도 처했습니다. 아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켜 궁궐에서 나와 급히 피신하던 때입니다. 그런 가운데 그를 버티게 해 주고 승리케 한 것은 바로 반석 같은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이었습니다. 거친 비바람이 불면 몸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태풍이 불면 몸을 가누기도 힘들어집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최악입니다. 어떤 사람이 지진을 직접 체험하고 겨우 생존한 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그 10초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영원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건물이 지진의 충격으로 무너질 것 같아 황급히 거리로 뛰쳐나갔다. 그 순간 간절히 바라던 것은 오직 하나 나를 견고히 떠받쳐주는 든든한 기초였다.” 무슨 말인가요? 환난이 비바람이 불고 지진이 나면 반석 위에 세워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반석 위에 서 있으면 안전합니다. 혹시 흔들려도 금세 똑바로 서게 됩니다. 갖가지 환난이 닥쳐와도 극복하고 마침내 승리합니다. 잠24:16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7전 8기입니다. 흔들리다가도, 혹은 잠시 넘어졌다가도 금세 일어나 굳게 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죽음의 상황이 닥쳐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넘어 영생과 부활의 천국이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반석 같은 믿음입니다. 잠14:32 “악인은 그의 환난에 엎드러져도 의인은 그의 죽음에도 소망이 있느니라”

심판이 닥쳐와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요5: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으로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은 것을 확신하기에 정죄심판을 받지 않음을 확신합니다. 오히려 상급 심판을 받을 것을 기대합니다.

바울이 그랬습니다. 환난의 비바람을 다 이기고 그는 인생의 마지막을 예감하면서 외쳤습니다. 딤후4:7~8 “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바울이 어떻게 이렇게 담대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신앙의 기초가 든든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주신 말씀을 기억했을 겁니다. 산상수훈 가운데 마7:24~27에 반석 위에 지은 집의 비유가 나옵니다. 마7:24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여기서 ‘반석’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성경 전체의 문맥에서 보면 하나님 자신이고 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주님을 의지하며 말씀대로 사는 인생을 가리킵니다. 반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세상을 의지하며 사는 인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전3:10~11 “10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내가 지혜로운 건축자와 같이 터를 닦아 두매 다른 이가 그 위에 세우나 그러나 각각 어떻게 그 위에 세울까를 조심할지니라 11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인생의 집을 지을 때 기초를 잘 닦아야 하는데 그 기초는 바로 예수님이란 겁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란 신앙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 미국 서부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금문교(金門橋, Golden Gate Bridge)를 잘 아시죠. 1937년에 건설되어 지금까지 그 위용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견고히 서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지는 석양에 다리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그런데 건설 당시에는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공사비도 천문학적으로 많이 들었지만, 거센 조류와 안개, 그리고 수면 아래의 복잡한 지형 등으로 난공사였습니다. 하지만 견고하게 설 수 있었던 비결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레드우드(Redwood)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크게 자라면 100m가 넘고 직경도 7m나 됩니다. 수령도 2천 년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레드우드 국립공원에 가보면 그 숲이 장관입니다. 레드우드가 그렇게 크고 높이 자라도 악천후에 끄떡없는 이유는 뿌리를 내리면서 서로 얽혀 있고 특히 반석을 칭칭 감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문교를 건설할 때 이런 점에 착안해서 반석까지 파고 내려가 기초를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비바람이 몰아쳐도 태풍이 벌어도 견고하게 서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란 확신을 갖고 살아야 어떤 환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잠시 흔들렸다가도 결국은 똑바로 서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의 인생이 됩니다. 성경 인물들을 보면 승리한 인생은 한결같이 이런 신앙으로 살았습니다. 다윗이 그랬고, 욥이 그랬습니다. 요셉이 그랬고 다니엘이 그랬습니다. 베드로가 그랬고 바울이 그랬습니다.

신앙의 선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양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남긴 음악가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그의 인생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환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궁중 악사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그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형이 키워주기는 했지만 그를 몹시 학대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환난이 계속됐습니다. 결혼한 지 13년 되던 해 부인이 사망합니다. 그 후에 재혼했습니다. 그런데 두 부인으로부터 스무 명의 자녀를 가졌는데 그중 열 명은 어려서 사망했고, 또 한 명은 스무 살에 사망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정신지체장애인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실명합니다. 그리고 뇌일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됩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생종조차 힘들었을 텐데도 그는 계속해서 작곡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의 곡들은 많은 영혼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무엇보다 하나님께 큰 영광이 됐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가 작곡한 칸타타나 오라토리오 악보에 항상 사인처럼 기록해놓은 글자에 그 비밀이 들어 있습니다. S.D.G.라는 글자는 라틴어 약자로 ‘Soli Deo Gloria’ 즉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란 뜻입니다. I.N.J.라는 글자도 있는데 역시 라틴어 약자로 ‘In Nomine Jesus’ 즉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뜻입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바흐 역시 하나님은 나의 반석,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라는 확신을 갖고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태풍이 몰려오는 것 같은 환난 가운데 살았어도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창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찬송가 488장 <이 몸의 소망 무언가>의 작시자 에드워드 모트(Edward Mote, 1797~1874)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영국의 찬송가 작사가 겸 목사였습니다. 그는 본래 금고제작자였습니다. 열등의식과 불평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일을 해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삶이 무의미했습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교회당 옆을 지나다가 불현듯 들어가고 싶은 생각에 불쑥 들어가 말씀을 듣고 회심하게 됩니다. 그는 예수님을 만난 기쁨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이제는 일을 하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는 이런 고백을 남겼습니다. “내 망치 소리가 이제 노래하기 시작했다. 내 망치는 이제 춤을 춘다. 내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고 마음속에는 생수가 솟아난다. 예수님이 내 마음에 오셨기 때문이다.” 일하는 게 즐거워지니까 만사가 잘 됩니다. 마침내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었고 후일 전 재산을 바쳐 교회당을 건축해서 봉헌합니다. 또 목사와 찬송가 작사자로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한번은 그가 언덕 위에 앉아 지난 인생을 회고하던 중 자신이 앉아 있는 바위 돌을 보면서 반석이신 주님이 자신을 떠받쳐주신 은혜임을 깨닫고 즉석에서 찬송시를 썼는데, 그게 바로 <이 몸의 소망 무언가(The Solid Rock)>입니다. 한 절 한 절 가사가 은혜롭지만 후렴이 특히 좋습니다. 우리말 가사보다 원본 영문 가사를 보면 그 의미가 더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주 나의 반석이시니 그 위에 내가 서리라 그 위에 내가 서리라(On Christ, the solid Rock, I stand; All other ground is sinking sand. All other ground is sinking sand.” 예수님만이 굳건한 반석이고, 세상의 다른 것은 모두 가라앉는 모래와 같다는 겁니다.

여러분,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사방팔방에서 환난의 비바람이 불어닥칩니다. 지진 같은 무서운 순간이 닥쳐올 때도 있습니다. 불청객이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절대로 당황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막막할 때는 말씀을 꼭 붙잡고, 힘들 때는 부르짖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나의 반석, 예수님은 나의 반석이란 확신으로 굳게 서시기 바랍니다. 흔들리다가도 똑바로 서십시오. 혹시 잘못해서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서 똑바로 서십시오. 반석이신 주님께서 내 인생을 떠받쳐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무쪼록 모래 같은 세상을 의지하지 말고 반석 같은 하나님만 의지하며 꼭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