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하나님(에8:7~17)

여러분, 혹시 옛날에 운행되던 비둘기호 기차를 기억하시나요? 모든 역에서 정차하던 완행 열차였습니다. 차비가 아주 저렴해서 서민들이 애용했습니다. 약점은 엄청 느리게 간다는 점입니다. 좌석은 세 명씩 마주 앉아 가는 형태여서 낯선 이들과 마주 앉을 때는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주일학교에 다니는 한 꼬마가 긴 여행에 시장해서 집에서 싸 온 삶은 달걀을 꺼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기도한 후 먹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자가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는 듯 꼬마에게 짓궂은 질문을 합니다. “얘, 너 교회 다니는구나. 하나님이 어디 있는지 말해 봐. 그러면 내가 사과 한 개 줄게.” 그러자 꼬마가 그 남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렇게 대꾸합니다. “아저씨, 하나님이 없는 곳이 어디인지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사과 한 상자 드릴게요.” 그러자 남자는 아무 대답을 못 하고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많은 사람이 하나님이 눈이 안 보인다고 섣불리 하나님이 없다고 부정해 버립니다. 잘못된 판단이죠. 눈에 안 보인다고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죠. 물리적 세계에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게 얼마나 많습니까! 예를 들어 공기는 눈에 안 보이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기도 눈에 안 보이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나님은 물질이 아닌 영(靈)이시므로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살아 역사(役事, work)하십니다. 게다가 어디에나 계십니다. 이런 특성을 가리켜 무소부재(無所不在) 혹은 편재(遍在)라고 말합니다. 비유해서 설명하면, 보이지 않는 손길로 은밀하면서도 세밀하게 역사하십니다. 이를 가리켜 하나님의 섭리(攝理, providence)라고 부릅니다.

일반 사람은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습니다. 히11:1 보면 믿음에 대해 설명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쉽게 말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바로 믿음입니다. 우리의 육안으로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보나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육안(肉眼) 외에 영안(靈眼)이 있습니다. 인간의 죄로 인해 영안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런데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죄 사함을 받으면 성령으로 영안이 밝아집니다. 그래서 영적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존재와 역사하심, 그리고 사탄과 악한 영들의 역사 들을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영안으로 본다고 말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영안이 밝아져서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믿음의 사람에게 하나님은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하나님’입니다.

[1]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 성도의 궁극적인 승리

오늘 본문 에스더서(書)는 아주 특이한 책입니다. 성경 66권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님의 호칭(여호와, 하나님, 주, 주님)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보이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잘 관찰해서 보면 그 어느 책보다 하나님의 역사하시는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납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하나님의 역사! 이게 바로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섭리란 하나님께서 우주 만물과 인생 만사를 보존하고 통치하는 행위입니다. 인간과 관련해서 말하면, 섭리는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경영하시는 과정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누누이 강조합니다. 잠20:24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께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 내가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이 인도해 가신다는 겁니다.

또 삼상2:6~7을 보면 한나의 신앙 고백이 나옵니다. 그녀는 불임 여성이었지만 기적적으로 아이를 낳은 후 감격스런 마음으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삼상2:6~7 “6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올리기도 하시는도다 7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인간이 자기 스스로 사는 것과 같지만, 사실은 인생 만사가 모두 하나님 손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육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 인생을 보호하시고 통치하십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만사를 주관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까지 말씀하셨습니다. 마10:29~30 “29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30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아주 사소한 것까지라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성도의 인생을 잘 되게 해주시는 겁니다. 렘29:1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하나님은 성도의 인생을 평안하고 유익하게 하는 방향으로 섭리해 주신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인생을 살다 보면 부분적으로 혹은 일시적으로 잘 안되고 꼬이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잘 되게 하십니다. 바울이 분명히 증거합니다. 롬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하나님의 자녀 된 성도들에게는 갖가지 고난이 있을지라도 나중에 가서 보면 잘 됐음을 확인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예수님 덕분입니다.

여러분, 우리 성도들은 어떻게 하나님의 자녀가 됐나요?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게 하셨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우리를 자녀 삼으셨는데 잘못되게 방치하시겠습니까? 그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런 뜻에서 바울은 또 이렇게 증거합니다. 롬8: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예수님은 나를 향한 하나님 사랑의 증표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내줄 만큼 나를 사랑하시므로 절대로 내 인생을 포기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승리의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에게 고난과 역경에 닥쳐오면 자칫 낙심하거나 원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궁극적인 승리를 믿어야 합니다.

[2] 에스더서(書)에 나오는 하나님의 섭리 : 하나님의 역전 드라마

그러면 에스더 서에 나오는 하나님의 섭리를 살펴보죠. 한마디로 말하면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나타납니다. 실제 역사의 기록이지만 마치 의도적으로 짜놓은 소설처럼 스릴과 서스펜스가 가득한 역전 드마라가 펼쳐집니다.

그 역사적 배경은 바사(Persia) 시대입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게 멸망한 후 많은 백성이 포로로 끌려갔죠. 세월이 흘러 초강대국 바벨론도 멸망하고 메데와 바사 연합국을 거쳐 바사가 그 땅을 정복합니다. 에스더서는 특별히 아하수에로 왕(Xerxes B.C. 485년~464년 재위) 당시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섭리 가운데 포로민 출신 에스더를 왕후로 세우셨습니다. 보통은 바사의 귀족 가문에서 왕후를 간택하는데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왕후 와스디가 왕에게 미움을 받아 폐위된 후 귀족 가문에서 간택해도 별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당시로서는 아 파격적인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왕후를 선발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역사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기막힌 일이 벌어집니다. 하만이란 자가 있었는데, 그는 왕 다음의 제2인자로 실세 총리입니다. 아주 교만하고 교활한 자입니다. 에스더의 사촌 오빠 모르드개가 왕궁 수위였는데 그를 몹시 미워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드나들 때 모든 사람이 굽실거리며 절하는데, 유독 모르드개만 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유다인은 여호와 하나님 외에는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도 절대 절하지 않습니다. 이를 밉게 본 하만이 왕에게 뇌물을 먹이고 흉계를 꾸밉니다. 모르드개를 처형할 뿐만 아니라 동족 유다인 전체를 학살할 날을 결정하는 법령을 공포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기세등등했던 하만과 그 일족이 몰락하고 오히려 모르드개가 부상합니다. 에스더는 더욱 더 왕의 총애를 받게 됩니다. 유다인은 학살을 위기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본토 백성이 오히려 포로민 유다인을 부러워하는 기이한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하만이 몰락하는 건 당시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섭리하시니까 되는 겁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매달아 죽이려 했던 그 장대에 자신이 달려 처형됩니다(에7:9~10, 9:10). 그 장대의 높이가 50 규빗(약 23m)이나 됩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하만이 자기가 세운 장대에 달려 죽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역전도 이런 역전이 없습니다.

그 후 모르드개가 급부상해서 하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왕의 다음인 총리가 됩니다. 그것도 실세 총리가 됩니다(에8:2,15, 10:1~3). 왕이 모르드개를 높이 세웁니다. ‘왕의 반지’가 있는데 우리로 말하면 옥쇄 같은 겁니다. 그것을 아예 모르드개에게 내줍니다. 왕은 상징적 역할만 하고 모든 정치를 그에게 맡긴 겁니다. 총리가 된 모르드개의 영광스런 모습을 보십시오.

에8:15 “모르드개가 푸르고 흰 조복을 입고 큰 금관을 쓰고 자색 가는 베 겉옷을 입고 왕 앞에서 나오니 수산 성이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고” 포로민 출신이 이렇게 영화롭게 부상하다니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입니까!

에스더는 더욱 왕의 총애를 받고 왕후로서의 위치가 견고해집니다. 왕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노라고 선언합니다(에7:2). 하만이 처형된 후에는 그의 집을 에스더에게 하사합니다(에8:1). 재산 규모가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다인의 극적인 승리입니다(에8:7~8,16~17). 학살 위기에 처했던 유다인이 오히려 그 기회에 원수들을 물리치고 본토 백성들보다 더 존귀해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그 당시 바사에서는 한번 공포된 법령은 결코 취소될 수 없습니다. 하만의 흉계로 공포된 법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형의 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에스더가 왕에게 간청하자, 왕이 모르드개에게 무슨 법령이든 마음대로 공포하라고 허락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죠? 새로운 법령을 공포합니다. 하만이 정한 처형의 날 유다인이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정당방위를 할 뿐만 아니라 원수들을 없앨 수도 있게 됐습니다. 이미 모르드개가 실세 총리가 됐기 때문에 모든 관료가 유다인 편을 듭니다. 결국 유다인은 처형되는 대신 그들을 괴롭히던 원수들을 처치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까 본토 백성이 오히려 유다인을 부러워합니다. 그 장면이 에8:16~17에 나옵니다. “16 유다인에게는 영광과 즐거움과 기쁨과 존귀함이 있는지라 17 왕의 어명이 이르는 각 지방, 각 읍에서 유다인들이 즐기고 기뻐하여 잔치를 베풀고 그 날을 명절로 삼으니 본토 백성이 유다인을 두려워하여 유다인 되는 자가 많더라” 처형일이 역전되어 축제일이 된 겁니다. 본토인들이 자청해서 유다인이 됩니다. 신앙 고백을 하고 할례를 받음으로 이스라엘에 귀화했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통쾌합니까!

그리고 경축일을 별도로 제정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그게 바로 부림절입니다(에9:21~22).

유다인 학살 예정일 다음 이틀(아달 월 14일~15일) 동안 진행됐습니다. ‘부림’은 히브리어 ‘부르’(제비, 추첨)의 복수형입니다. 이틀이니까 복수형을 사용한 겁니다. 하만이 유다인을 학살하려고 부르(제비, 추첨)를 통해 날짜를 정했습니다. 바로 그날 승리한 것을 기념해서 부림절로 삼았다는 겁니다. 유다인들은 이 부림절을 대대로 지키며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재확인하며 찬양합니다. 오늘날까지 이스라엘에서 지켜지는 절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죽 읽어보면 흥미진진하며 하나님의 섭리가 정말 놀랍습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 그리고 유대인들이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그런데 그 결말을 보기 전에는 어떠했겠습니까? 무척 두렵고 힘들었을 겁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다 아시지만 우리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늘 두렵고 떨리고 염려가 됩니다. 당장 눈앞의 고난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짓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신앙이 있다면 그 두려움과 염려를 넉넉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3] 하나님의 섭리 신앙 : 최선, 기도, 인내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적극적으로 하나님 섭리 신앙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현실은 힘들고 미래가 두려울 때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의지해야 됩니다. 그래서 시편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시146:5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오직 하나님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는 말씀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자세를 갖고 살아야 할까요?

① 최선 :

하나님의 섭리를 믿기에 우리는 평소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모르드개는 왕궁 수위에 불과했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믿음을 지켰습니다. 하만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왕의 시해 음모를 절박하게 됩니다. 큰 공을 세웠지만 그때는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섭섭할 수도 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왕이 역대 일기(왕궁 일기)를 읽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일이 유다인이 하만의 간계로 학살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자까지 쳐서 상을 받게 된 셈입니다.

에스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포로 출신이지만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의 은혜로 왕후가 됐고, 유다인의 학살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왕에게 나아갈 때 하나님이 그 모습을 보고 상을 주십니다. 왕에게 더 큰 총애를 받고 큰 재산을 하사받게 됩니다.

이처럼 평소에 삶의 자리에서 최선의 삶을 살면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십니다. 사람들은 보지 못해도, 보고도 무시해도, 하나님은 반드시 보상해 주십니다.

② 기도 :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다면 필요할 때마다 도우심을 바라며 기도해야 합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 모든 유아인이 위기 상황에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그 간절한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셨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는 도구입니다. 렘33:2~3 “2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어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 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우리가 기도하면 예상치도 못한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가 나타납니다.

영국의 청교도 작가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시골의 땜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장성해서 다행히 독실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게 됐는데, 그녀가 지참금으로 두 권의 책을 가져옵니다. 그는 그 책들을 읽으면서 큰 감화를 받고 경건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신앙이 성장하면서 평신도 설교자로 사역을 하게 됩니다. 국왕 찰스 2세에 의해 개신교 신앙이 금지됐지만 계속 설교 사역을 하다가 체포되어 투옥됩니다. 신앙을 포기하면 풀어준다고 회유했지만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감옥살이를 계속 이어갑니다. 하지만 현실이 너무 참담해서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비좁고 냄새나는 감옥의 창살을 붙잡고 울부짖었습니다. “주여, 제발 제게 자유를 주십시오. 시간이 아까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음성 들렸습니다. 세 번이나.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주님의 뜻을 깨달은 그는 감옥에서 말씀을 묵상하며 「천로역정」(天路歷程, Pilgrim Progress)을 저술합니다. 그러던 중 감옥에서 풀려났고, 출옥 후 「천로역정」 2부를 완성합니다. 그 책은 역사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기독교 고전으로 알려진 명작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별의별 고난과 역경을 당하다 보면 낙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보면 기도하면 반드시 놀라운 섭리가 나타납니다. 이런 확신으로 기도함으로 꼭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③ 인내 :

당장 하나님의 섭리가 나타나지 않아도 낙심하지 말고 인내함으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기도할 때 즉시 응답 되는 게 아니죠. 어떤 경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하나님의 섭리를 기대하며 끝까지 인내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미 이뤄진 역사의 기록을 보니까 그렇지, 사실 당시의 현실 속에서 모르드개나 에스더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들이 승리한 것은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닙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 이뤄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얼마나 초조하고 괴로웠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학살의 날은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손에 딱 잡히는 것은 없고 죽을 지경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만 바라보고 기다리고 인내하니까 때가 되어 하나님이 역사하셨습니다.

유대인이 학살을 면하고 승리한 데는 에스더의 역할이 컸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예전에 모르드개가 공을 세운 일이 있었습니다. 왕에 대한 시해 음모가 있을 때 적발해서 왕을 보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왕이 상이 주지 않고 지나갔는데, 다행히 역대 일기(왕궁 일기)에 그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왕이 그것을 알게 됩니다. 에6:1 “그 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령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 5년 만의 일입니다. 왕이 모르드개를 치하하고 큰 상을 줍니다. 당연히 유다인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됐고, 에스더가 유다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이 모든 게 어우러져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로 나타났습니다.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추어 주신 겁니다.

우리가 어떤 경우에도 실망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조급해서 즉시 되기를 바라지만 하나님으로서는 가장 좋은 때가 따로 있습니다. 당장 해주는 것보다 나중에 더 좋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끝까지 인내해야 합니다. 갈6:9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여러분,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결코 절대 안 된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 말을 꼭 명심하십시오. “‘절대 안 된다’고 절대 말하지 말라!”(Never say "Never".) 하나님의 선한 뜻을 행하는 것이라면, 포기하지 않는 한 하나님께서 반드시 책임져 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포기하면 지금까지 신앙을 지킨 게 허사가 됩니다. 성도의 인생은 궁극적인 승리요 해피엔딩입니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란 시가 있습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게 혼자 둥글어질 리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여러분,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믿는 성도라도 답답한 일을 당하면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 갈등과 회의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믿음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믿으십시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붙잡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부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생생하게 체험하며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