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받은 후에(대하32:24~26)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살아갑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분의 은혜를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바로 신앙생활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 하면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엄벙덤벙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고난을 만나서 나 혼자의 힘으로 살 수 없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됩니다. 은혜를 공기로 비유해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늘 공기를 마시며 살지만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역설적으로 공기가 희박할 때 혹은 병들어서 스스로 공기를 호흡할 수 없을 때 공기의 고마움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오래전 어느 성도의 이야기입니다. 병환으로 입원해서 치료받다가 병세가 악화되어 난생처음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끼고 헐떡거리며 큰 고통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한 달 만에 회복되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심방을 갔더니 그분이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평소에 마음대로 호흡하며 산가는 게 큰 은혜인 줄 예전엔 몰랐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을 때는 곧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 살 만합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심호흡하며 살겠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저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 맞아.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살면 안 되지. 은혜에 늘 감사하며 은혜를 더 풍성히 받기 위해 영적인 심호흡을 해야겠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성숙한 신앙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은혜를 늘 의식하며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은혜의식(恩惠意識, awareness of grace)’이라고 부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더 큰 은혜로 함께해 주실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가리켜 ‘은혜 위에 은혜(grace upon grace)’(요1:16)라고 말합니다.

본문을 보면 히스기야 왕(B.C. 728~687 재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유다 왕국의 13대 왕으로 역대 왕 중에서 신앙이 제법 훌륭한 왕으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왕하18:5~6). 그런데안타깝게도 은혜의식이 부족했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큰 은혜를 받았건만 그 사실을 망각하고 교만하다가 말년의 삶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후손들에게 큰 비극의 씨앗을 남기는 우를 범했습니다. 정말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옥에 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은 민감한 은혜의식을 갖고 살아감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고 더 나아가 은혜 위에 은혜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1] 은혜가 필요한 사람 : 죽음의 위기를 만난 히스기야

본문과 또 다른 책에 나오는 히스기야 이야기(왕하20:1~21, 사38:1~39:8)를 살펴보죠. 그는 평소에도 많은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부귀영화를 누렸고, 국가적으로는 강대국 앗수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은혜 아니면 살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도 그렇고 특히 고난의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히스기야는 특히 병들었을 때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는 중년에(38세 때로 추정) 큰 병에 걸렸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병인지 모르지만 한 마디로 ‘죽을병’이었습니다. 본문에서는 그때 상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대하32:24(상) “그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으나 ... ” 왕하20:과 사38:을 보면 좀 더 자세한 상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병세가 얼마나 위중한지 아예 하나님이 이사야 선지자를 보내 신변 정리를 하라고 통보할 정도였습니다. 의사의 사형선고보다 강력한 하나님의 사형선고였습니다. 왕하20:1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그가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상상해 봅니다. 특히 그는 아직 아들을 낳지 못했습니다(cf. 왕하21:1). 그가 죽으면 왕위를 이을 왕세자가 없다는 말입니다. 국가적으로는 앗수르의 위협을 하나님의 은혜로 막아내고 있었지만, 그가 죽으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2] 은혜를 받은 사람 : 수명 연장을 받은 히스기야

히스기야는 극한 고난 가운데 포기하지 않습니다. 눈물로 통곡하며 기도합니다. 왕하20:2~3 “2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3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큰 은혜를 베푸십니다. 15년 수명 연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나라의 평화도 보장해 주시겠다는 약속도 받게 됩니다. 본문은 아주 간단히 기록합니다. 대하32;24(하) “ ... 여호와께 기도하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대답하시고 또 이적을 보이셨으나”

왕하20: 기록을 보면 자세히 나옵니다. 왕하20:5~6 “5 너는 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6 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고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셨더라” 3일 후에 건강을 회복하여 성전에 올라가게 해주겠다, 수명을 15년 연장해주겠다, 예루살렘 성을 보호하겠다, ... 등등. 정말 놀라운 은혜였습니다.

그런데 히스기야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15년 수명 연장은 살아봐야 아는 거죠. 그래서 그는 이사야 선지자에게 증표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하나님이 놀라운 증표까지 보여주십니다. 해시계 그림자가 뒤로 10도 물러가는 이적을 행하신 것입니다(왕하20:8~11). 그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3] 은혜를 후 소멸한 사람 : 말년에 실패한 히스기야

히스기야가 큰 은혜를 받았으므로 당연히 그 은혜에 합당한 자세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은혜를 소멸했고 ... 그로 인해 그의 말년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멀리 바벨론에서 그가 죽을병에서 회복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벨론 왕은 외교 관계를 돈독하게 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축하 사절단을 보냅니다. 히스기야로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그의 전능한 능력을 증거할 찬스였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전도할 기회입니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합니까? 왕하20:12~13 “12 그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의 왕 브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 들었다 함을 듣고 편지와 예물을 그에게 보낸지라 13 히스기야가 사자들의 말을 듣고 자기 보물고의 금은과 향품과 보배로운 기름과 그의 군기고와 창고의 모든 것을 다 사자들에게 보였는데 왕궁과 그의 나라 안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히스기야가 그에게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더라” 하나님 이야기는 쏙 빼고 자기 자랑만 늘어놓습니다. 우쭐댄 겁니다. 보물창고와 무기고를 활짝 열어서 다 보여줍니다. 그때만 해도 앗수르에 비해 바벨론은 강대국은 아니었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방심한 나머지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겁니다. 한 마디로 외교와 안보의 실패였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이 진노하셨고 이사야를 통해 경고합니다. 왕하20:17~18 “17 여호와의 말씀이 날이 이르리니 왕궁의 모든 것과 왕의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두었던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이요 18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cf. 왕하24:10~20)

이 말씀대로 후일 남 유다 왕국은 B.C. 586년 바벨론의 느브갓네살 왕에게 멸망 당하고 맙니다.

이런 비극의 원인을 본문 25절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대하32:25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하여 그 받은 은혜를 보답지 아니하므로 진노가 저와 유다와 예루살렘에 임하게 되었더니" 그나마 히스기야가 다스리는 기간에는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것만도 다행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아연실색을 하게 됩니다. 왕하20:19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전한 바 여호와의 말씀이 선하니이다 하고 또 이르되 만일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을진대 어찌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니라”

나중에 그가 회개하기는 했나 봅니다. 그래서 본문 26절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대하32:26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함을 뉘우치고 예루살렘 주민들도 그와 같이 하였으므로 여호와의 진노가 히스기야의 생전에는 그들에게 내리지 아니하니라”

최악은 면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히스기야는 은혜받은 후에 합당한 자세가 아니라 교만함으로 은혜를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늘 기억하고 겸손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안타깝습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은혜는 물과 같아서 낮은 데로 흘러 들어갑니다. 그래서 애고보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약4:6,10 “6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 ... 10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

그러므로 성경은 누누이 경고합니다. 교만은 모든 악의 근원이고, 교만하면 반드시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잠16:18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이런 말이 있죠. 여측이심(如?二心). 히스기야가 딱 그랬습니다. 한자 사자성어라 멋있어 보이지만 뜻은 이런 겁니다. 뒷간에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 죽을병에 걸려 울고불고 매달려 기도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건강해졌다고 평안해졌다고 하나님의 은혜를 싹 잊어버리고 교만해졌으니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4] 은혜 위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들 : 요셉, 한나, 바울, 그리고 또 ...

우리는 히스기야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를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나는(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이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성경에 나오는 정면 교사들을 찾아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역사 가운데 혹은 우리 주변에 있는 분들의 좋은 모델을 배워야 합니다.

먼저 성경을 보면 은혜를 받은 후 더욱 더 겸손해지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승리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은혜 받은 후 하나님이 기쁘시게 함으로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은혜 위에 은혜의 모델케이스입니다. 얼른 생각해 보면 이런 인물들이 떠오릅니다. 요셉, 한나, 바울, 그리고 또 여러 인물이 있습니다.

먼저 요셉을 보십시오. 그는 낮을 때는 기죽지 않았고 높아졌을 때는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성공한 후에도 하나님만 높이고 사람들 앞에서 교만을 떨지 않았습니다. 겸손은 외적인 모습보다 마음 중심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인격입니다.

요셉이 애굽 왕 바로를 만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꿈을 꾸고 무슨 뜻인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는 바로에게 한 말입니다. 창41:16 “요셉이 바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 그는 자신을 전혀 드러내지 않습니다. 꿈을 해석하는 실력자라고 은근히 과시할 수 있었지만, 자신을 낮추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그렇다고 왕 앞에서 굽신거리지도 않았습니다.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모습입니다.

나중에 요셉이 총리가 된 후 애굽으로 양식을 사러 온 형제들과 상봉했을 때도 동일한 태도를 보입니다. 창45:5,7,8 “5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 7 하나님이 ... 8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 ” 말끝마다 하나님을 언급합니다. 그는 출세했다고 자기 자신을 자랑하거나 거들먹거리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말끝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처럼 한결같이 겸손했던 요셉에게 하나님의 은혜는 갈수록 풍성해졌습니다.

그리고 한나를 보십시오, 그는 불임으로 고통당하다 기도로 사무엘을 낳았습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는 서원한 대로 사무엘을 제사장으로 바칩니다. 서언해 놓고 살 만해지만 입을 싹 씻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점을 감안하면 한나는 정말 훌륭합니다. 삼상1:28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하고 그가 거기서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그는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며 흔쾌히 헌신할 수 있었습니다. 겨우 젖을 뗀 아들을 제사장에게 보내서 훈련받게 한 겁니다. 그 어린 것을 멀리 떼어놓고 돌아서는 어미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은혜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은혜에 겸손한 사람, 감사하며 헌신하는 사람에게 가만히 계시지 않습니다. 은혜 위에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삼상2:21 “여호와께서 한나를 돌보시사 그로 하여금 임신하여 세 아들과 두 딸을 낳게 하셨고 아이 사무엘은 여호와 앞에서 자라니라” 그 후에 3남 2녀를 더 주셨습니다. 도합 4남 2녀의 어머니가 됩니다. 특히 사무엘은 하나님 앞에서 잘 성장해서 암흑과 같았던 사사시대 말기에 샛별 같은 제사장 겸 선지자 겸 사사로 크고 귀하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한나는 신앙 안에서 장한 어머니의 표상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을 보십시오. 그는 평생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더 그랬습니다. 그가 사울이란 이름을 바울이라고 개명한 것을 보면,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울은 ‘큰 자’라는 뜻인데 바울은 ‘작은 자’라는 뜻입니다. 그때는 회심 후 10여 년 후입니다(A.D. 45). 그리고 바울 서신 가운데 후반 넘어서 기록한 책들을 보면 더욱더 감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또 10년 지났을 때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고전15:10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 ”(A.D. 55). 그로부터 7년 후에는 이렇게까지 고백합니다. 딤전1:15...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A.D. 62) 바울은 과거에 자신이 죄인 중에 괴수인데 구원해 주시고 사도로 세워주신 것을 생각할 때 그거 어마어마한 은혜임이 깨닫고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객관적으로는 더욱더 거룩하게 성화되고 훌륭한 사도가 됐지만, 그는 주관적으로 오히려 더 겸손해졌습니다. 자신의 죄와 허물을 기억하며 그런 자신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사해서 눈물로 고백하며 흔들림 없이 끝까지 정진하며 헌신했습니다. 딤후4:7~8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성경 외에 역사 가운데, 그리고 우리 주변에도 은혜의식을 품고 아름답게 살아갔던 인물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끝까지 정진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고 한경직 목사(1902~2000)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대표적인 목회자 중 한 분입니다. 해방 전에는 평북 신의주장로교회 목사로 사역했고 월남 후에 영락교회를 설립해서 세계적인 장로교회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계뿐 아니라 사회 국가적으로도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종교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 상(Templeton Prize)을 수상했죠(1992)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때 유명한 일화가 있죠. 그는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나는 죄인이외다! 일제시대에 신사참배를 하고 말았습니다.” 수상 소감을 말할 줄 알았는데 뜻밖의 고백을 해서 모두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솔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상금을 절반은 프린스턴신학교에 한인 신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그리고 절반은 북한선교헌금으로 드렸습니다. 그는 평생 그런 자세로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겸손했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수록 감사하며 더욱더 열심히 헌신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정진하며 승리의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2013)전 남아공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그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하며 인권운동을 펼친 분입니다. 그 와중에 정권의 탄압을 받으며 무려 27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으로 인내했고 출옥하면서 원수들을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백인 대통령 데 클레르크(Frederik Willem de Klerk, 1936~2021)와 협상하며 남아공의 350년 인종 차별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공동으로 노벨평화상(Nobel Peace Prize)을 수상합니다(1993). 그는 이듬해에 대통령이 되었고 재임 시기에는 물론이었고, 1999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활동을 계속했으며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가 서거하자 세계인이 같은 마음으로 애도했고, 오바마 대통령 등 세계의 많은 자도자가 장례식에 참석하여 진심 어린 추모사를 했습니다. 그는 일평생 은혜의식을 품고 겸손의 리더십으로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인물입니다.

여러분, 과연 성숙한 신앙이 무엇입니까? 고대신학자 어거스틴은 그리스도인의 덕목을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은혜의식입니다. 은혜 아니면 아무것도 아님을 잊지 말라는 겁니다. 어떤 분이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승승장구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의 부인은 수시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보, 착각하지 마세요!” 자신이 잘난 게 아니리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지 말라는 충언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말씀 가운데 히스기야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고 평생 은혜의식으로 겸손하게 감사하며 헌신하며 살아감으로 은혜 위에 은혜의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