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대하 26:16-23

 처음과 끝의 관계에 대한 사자성어가 몇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입니다. ‘처음은 용의 머리처럼 창대하게 시작하지만 끝은 뱀의 꼬리처럼 미약하다.’는 뜻입니다.

  둘은 ‘철두철미’(徹頭徹尾)라는 말입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변함이 없이 일관되다.’라는 뜻입니다.

  셋은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입니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생을 이와 같이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용두사미와 같은 인생이 있습니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며 출발했지만 추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끝나는 인생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철두철미한 인생이 있습니다. 뜻을 세우고 마지막까지 그 뜻을 관철하며 일관되게 살아가는 인생을 말합니다.

   그리고 대기만성의 인생이 있습니다. 보잘 것 없이 시작했지만 세월이 가면서 멋진 모습으로 세워져 가는 인생을 말합니다.

   우리 인생이 철두철미한 인생이거나 대기만성의 인생이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용두사미 인생은 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용두사미 인생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본문의 웃시야 왕의 인생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웃시야 왕의 인생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웃시야는 유다 왕 아마샤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16세에 유다의 제 10대 왕이 되었고, 52년 동안 왕으로 통치했습니다.

   웃시야는 유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여호와의 율법을 잘 지키며 나라를 잘 다스렸습니다. 군사력을 키웠고, 성벽을 쌓아 국가 안보를 튼튼히 했습니다. 그리고 나라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말년에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교만해졌습니다. 왕이면서 성전에서 제사장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다가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나병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나병 때문에 무려 15년이나 별궁에 머물다 죽었습니다.

   한마디로 웃시야 왕의 인생은 용두사미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젊은 날에 왕이 되어 율법에 기초해서 나라를 잘 다스렸습니다. 나라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말년에 교만해졌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처참한 모습으로 인생을 끝내야 했습니다. 

   이렇게 용두사미의 인생이 되어버린 웃시야 왕의 인생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줄까요?

성공의 덫을 피하라

   본문 16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가 강성하여지매 그의 마음이 교만하여 악을 행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되 곧 여호와의 성전에 들어가서 향단에 분향하려 한지라.”

   웃시야가 용두(龍頭)로 시작했다가 사미(蛇尾)로 변하게 된 결정적 원인을 지적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한 마디로 그 마음이 교만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웃시야 왕이 왜 교만해졌을까요? 본문은 “그가 강성해 지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공하자 교만해졌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공의 덫입니다.

   성경을 보면 이런 성공의 덫에 걸린 사람들이 여럿 나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된 패턴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사울을 통해 그 패턴을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사울은 겸손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사울에게 보내셔서 왕으로 택하신 사실을 알리셨습니다. 삼상 9:21을 보면 사울이 보인 반응을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니이까? 또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니이까?” 한 마디로 말하면 왕이 되기 전에 정말 겸손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왕이 된 뒤 달라졌습니다. 암몬과의 전쟁을 치르게 됐습니다. 사울이 자신을 따르라고 백성들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모인 군사가 이스라엘 자손이 30만, 유다 사람이 3만, 무려 33만이 모였습니다. 아마도 사울이 놀랐을 것입니다. 자기의 말 한 마디가 이렇게 대단한 힘이 있다는 생각에 놀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군사를 이끌고 암몬과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군사를 셋으로 나누는 지략을 발휘해서 적진으로 공격해 들어갔습니다. 대승을 거두었고, 암몬 군사들을 격퇴했습니다. 아마도 사울은 또 놀랐을 것입니다. 자기가 이렇게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크게 놀랐을 것입니다.

   왕이 된 후에 이년 밖에 안 됐을 때 블레셋을 공격했습니다.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자신이 판단하여 전쟁을 벌인 것입니다. 그러다 사무엘을 기다리지 못하고 제사장도 아니면서 자기가 제사를 드리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샀습니다.

   우리는 이 사울의 사례를 통해 성공의 덫이라는 패턴을 보게 됩니다. 그 핵심은 성공이 사람을 바꿔놓는다는 것입니다. 성공이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기에 이런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겸손했던 사람이 교만하게 바뀌게 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사울 이후 이스라엘과 유다의 여러 왕들이 이 성공의 덫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본문의 웃시야 왕도 이 성공의 덫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공에는 양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성공은 더 큰 성공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작은 성공을 이루게 되면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정진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성공은 더 큰 성공을 향해 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작은 성공을 이루게 되면 교만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에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은 성공 뒤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 이것이 성공의 덫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성공의 덫을 피해야 합니다. 작은 성공 뒤에 착각하면 안 됩니다.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고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교만해지지 말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깨닫고 더 기도하고 더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공의 덫에 걸리지 말아야 합니다.

말씀을 채우라

   웃시야의 ‘용두’(龍頭) 시절을 살펴보겠습니다. 3절을 보면 웃시야가 왕위에 오를 때 나이가 16세라고 했습니다. 16세면 아직 청소년 시기입니다. 왕으로 나라를 이끌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어떻게 그 부족함을 채워갔을까요?

   4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웃시야가 그의 아버지 아마샤의 모든 행위대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며” 아버지가 한 것을 보았던 대로 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한 것을 따라하면서 아직 자기의 판단이나 결정이 성숙하지 못한 것을 보완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버지 아마샤의 어떤 점을 본받으려 했을까요? 대하 25장은 아마샤가 했던 일들 가운데 중요한 것 하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마샤가 에돔과 전쟁할 때 북이스라엘 용병을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선지자가 찾아와서 아마샤에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 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아마샤는 이미 큰 돈을 지불하고 데려온 용병이기 때문에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지자를 통해서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아마샤의 이런 태도를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마샤에게 큰 승리를 안겨주셨습니다.

   웃시야는 이런 아버지 아마샤의 태도를 본받았습니다. 5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가 사는 날에 하나님을 찾았고, 그가 여호와를 찾을 동안에는 하나님이 형통하게 하셨더라.” 웃시야는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서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했던 대로 선지자를 통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했고 순종했기에 강성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사미(蛇尾) 시절의 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17절 이하를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제사장 아사랴가 여호와의 용맹한 제사장 팔십 명을 데리고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가서 웃시야 왕 곁에 서서 그에게 이르되” 웃시야 왕이 성전에 들어가서 분향하려 하자 제사장들이 단체로 왕을 찾아가 말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왕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중단하라고 말씀을 전한 것입니다.

   그러나 19절을 보면 이런 제사장들의 경고를 들은 웃시야 왕의 태도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웃시야가 손으로 향로를 잡고 분향하려 하다가 화를 내니” 제사장을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화를 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웃시야 왕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귀를 열고 말씀을 경청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변했습니다. 귀를 닫고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말씀을 전하는 주의 종들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 웃시야 왕은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우선 성전에서 분향은 오직 제사장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유대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말씀을 듣고 읽고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웃시야는 이 말씀을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알고도 무시한 것인지, 이 말씀을 어겼습니다. 한 마디로 웃시야는 어느새 말씀과 멀어진 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잘못을 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웃시야는 그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아니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냈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을 거부한 것입니다. 마치 거식증에 걸린 사람이 음식을 거부하듯 말씀을 거부한 것입니다.

  교회사에 전해오는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 존경받는 수도사가 세상 떠날 때가 가까웠습니다. 제자들이 마지막 교훈을 받고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무엇이 믿음의 길에서 가장 위험합니까?”

  이 수도사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신앙 안의 불신앙이다. 너희들 안의 불신앙이다!” 제자들이 다시 물었습니다. “신앙 안의 불신앙이란 무엇입니까?” “말씀 없는 뜨거운 열정이네. 너희 마음대로 생각하고 너희 마음대로 열심을 내는 것이지. 너희 생각이 아니라 주의 말씀을 따르라!”

   그렇습니다. 지금 웃시야 왕은 나름대로 성전을 찾아 분향을 하려했습니다. 왕으로서 우상숭배한 것도 아니고, 하나님을 섬기려 한 것입니다. 왕으로서 하나님 앞에 열정을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열정은 말씀 없는 열정이었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오늘도 이와 유사한 일이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흔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말씀 없는 봉사, 말씀 없는 예배, 말씀 없는 기도, 말씀 없는 헌신...

   우리의 심령에 말씀이 채워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주를 향한 열정이 말씀에서 샘솟아야 합니다. 내 욕망, 내 감정에서 샘솟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말씀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내 심령 속에 가득 채워야 합니다.

거룩한 두려움을 잃지 말라

   16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악을 행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되 곧 여호와의 성전에 들어가서 향단에 분향하려 한지라.” 웃시야 왕이 교만해져서 제사장만이 할 수 있는 성전 분향을 강행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대상 23:13을 보면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론은 그 자손들과 함께 구별되어 몸을 성결하게 하여 영원토록 심히 거룩한 자가 되어, 여호와 앞에 분향하고 섬기며 영원토록 그 이름을 축복하게 되었느니라.” 성전에서 여호와 앞에 분향하는 일은 아론의 자손들 즉 제사장에게 독점적으로 맡겨진 거룩한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분향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두려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입니다. 그 옛날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 두 사람이 하나님께서 명하시지 않은 불을 담아 분향하다가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사장들은 더더욱 이 분향하는 일에 거룩한 두려움으로 임했습니다.

   그러나 웃시야는 제사장도 아닌 사람이 분향을 하려 했습니다.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분향하려고 나선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웃시야는 거룩한 두려움을 잃어버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거친 표현으로 겁을 상실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본문 19절을 보면 웃시야가 제사장들이 전하는 말씀을 듣고 화를 내는 그 순간에 나병 증세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순간에 나병에 걸리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웃시야가 얼마나 놀랐을까요? 또 얼마나 하나님이 두려웠을까요? 하나님께서 거룩한 두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것입니다.

   출 3:5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하나님께서 모세를 가시떨기 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타지 않는 이적 가운데 부르셨습니다. 모세가 신기해서 다가갔습니다. 그 때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왜 신을 벗으라 하셨을까요? 모세가 신고 있던 신은 하나님 앞에 서기 전에 신고 다니던 것입니다. 타락한 세상을 살면서 신고 다니던 것입니다. 거룩과는 상반된 죄 가운데 살면서 신고 다니던 것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올 때 그것을 그대로 신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상징적 명령입니다. 거룩한 두려움으로 하나님 앞에 서라는 명령입니다. 옷깃을 여미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라는 말씀입니다.

    웃시야는 하나님 앞에 나오면서 신을 벗지 않았던 것입니다. 타락한 세상에서 죄 가운데 살면서 신고 다니던 신을 그대로 신고 하나님 앞에 선 것입니다. 거룩한 두려움을 상실한 채 하나님 앞에 선 것입니다.

   오늘도 웃시야와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속주의 물결이 거세지면서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룩한 두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룩한 두려움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 예배할 때 거룩한 두려움으로 예배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역을 감당할 때 거룩한 두려움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셔서 세상에서 우리의 일상을 살아갈 때 거룩한 두려움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인생이 끝이 좋아야 합니다. 결코 용두사미가 돼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공의 덫에 빠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성공 뒤에 결코 교만해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더욱 우리 심령을 말씀으로 채워야 하겠습니다. 말씀을 사랑하고 경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두려움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거룩한 두려움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