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의 처를 기억하라(창17:28~35)

여러분, 이게 뭐죠? 네, 솥 안의 개구리입니다. 흔히 현실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안주하다가 망하는 것을 경계할 때 인용하는 이야기입니다. 펄펄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깜짝 놀라서 당장 탈출합니다. 그런데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개구리는 좋다고 안주하다가 삶아져 죽게 됩니다.

여러분, 이 세상을 둘러보십시오. 점점 좋아지고 있나요? 겉으로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물질이 풍요로워지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신기한 물건들이 속속 발명되면서 생활이 편리해집니다. 비근한 예로 스마트폰을 보세요. 이렇게 신기한 물건을 발명하다니! 대단하죠. 옛날에 이것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습니다. 손에서 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떤 분은 조크로 죽을 때 관 속에 넣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살펴보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인간성이 타락하는 가운데 부정, 부패, 그리고 음란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세속화의 물결이 거셉니다. 그럼에도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 채 세속의 욕망에 안주하고 더 나아가 세상에 집착하면서 살아가기 쉬운데 그러면 결국 멸망합니다. 이와 같은 세속화 시대에 특별히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각성하고 세속에 얽매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물질문명을 잘 활용하되 영성이나 도덕성이 둔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됩니다.

본문은 예수님이 주신 말씀으로 그 당시뿐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역시 긴요한 말씀입니다. 소돔 성에 살던 롯의 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임팩트 있게 말씀하십니다. 눅17:32 “롯의 처를 기억하라(Remember Lot's wife!)” 짧지만 강력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마치 포스터에 강렬한 색깔로 짧은 글귀를 적어놓는 것과 같습니다. 기억하라는 말은 성경 헬라어로‘므네모뉴오’인데, 단순히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마음속에 상기하고 명심하는 것(call to mind, remember)을 의미합니다.

마침 오늘이 6.25 전쟁 73주년인데 학창 시절의 일이 생각납니다. 6.25가 가까워지면 학교에서 포스터를 그렸습니다. 도화지에 탱크를 그려 넣고 그 위에 빨간색 글씨로 “상기하자 6.25”라고 적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 구절을 패러디하면 이런 거죠. ‘상기하라, 롯의 처!’ 절대로 잊어버리면 안 되는 중요한 말씀이므로 마음에 꼭 새기라는 것입니다.

이 시간 이 말씀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고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 말씀 붙잡고 세속화 시대에 참 신앙으로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소돔에 안주한 롯과 그 가족 : 소돔 사람들의 죄악에 동화됨

먼저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그 배경이 되는 사건을 살펴봅니다.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입니다. 조실부모한 가운데 아브라함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당연히 신앙 교육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신앙이 온전하지 못해서 세속의 물결에 흔들리는 수준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지시하신 약속의 땅 가나안에 가서 사는데 장성했다고 독립하려고 합니다. 그 자체가 나쁠 건 없지만 문제는 세속적인 욕망에 휘둘려서 그랬던 겁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기준으로 살기 좋은 지역으로 이주합니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타락한 지역으로 갔다는 사실입니다. 가다가다 어디까지 갔나요? 소돔입니다. 그곳은 어떤 지역이었나요? 창13:13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 만일 롯과 그 가족이 소돔에서 신앙을 잘 지키고 더 나아가 그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았다면 칭찬받았겠죠. 하지만 정반대였습니다. 갈수록 그들 가운데 동화되어 세속화되고 말았습니다. 소돔 사람들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우상숭배를 할 뿐 아니라(영적 타락), 부정부패와 음란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 증거가 창세기 19장 전반부에 나옵니다.

소돔 성의 사악함이 극에 달하자 하나님이 심판을 작정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인 동시에 공의의 하나님이시기에 데드라인을 넘어가면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아브라함은 심판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롯을 위해 기도합니다. 의인 10명을 찾으면 심판을 거두시겠다는 응답을 받고 간절히 기도했지만 그게 안 됐습니다. 하나님은 그 대신 롯에게 최후의 통첩을 전달하며 구원의 기회를 주십니다. 천사를 보냈는데 본래 영이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갑니다. 두 천사가 롯의 집에 갑니다. 그런데 밤중에 소돔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천사들을 남자로 알고 내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창19:5 “롯을 부르고 그에게 이르되 오늘 밤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Bring them out to us so that we can have sex with them-NIV)” 여기서 상관한다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야다’인데 단순히 지적으로 아는 게 아닙니다. 관계와 체험을 통해 깊이 아는 것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성 관계를 의미압니다(창4:25, 창19:5,8, 삿19:22) 이 구절의 경우가 그런 겁니다. 우리말에서도 여자가 남자를 안다 혹은 남자가 여자를 안다는 식으로 표현하죠. 그러니까 여기서는 동성애를 의미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가 sodomy(男色)와 sodomite(男色者) 등입니다.

그 때 롯이 어떻게 대처했나 보십시오. 그의 도덕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남자를 가까이하지 않은 처녀 딸 둘을 내어줄 테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합니다(창19:8). 손님을 보호하려는 뜻은 가상하지만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 소돔 사람들이 거절하고 행패를 부립니다. 도덕적 타락이 극에 달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사들이 그들의 눈을 멀게 만들어 롯을 구해줬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습니다. 롯은 죄악의 도성에 살면서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마비되어 갔습니다. 그의 가족들도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롯의 처의 경우는 더 심각했습니다. 롯은 그나마 기본 신앙은 있었는데 롯의 처는 들은풍월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신앙이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신자처럼 보였지만 구원받을 만한 신자는 아니었습니다.

본문을 보면 예수님이 소돔의 영적 도덕적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눅17:28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무슨 말입니까? 인간이 육신을 갖고 있으니까 먹고 마시는 거 당연하죠. 사고팔고 집을 짓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말씀은 단순히 그런 뜻이 아닙니다. 영적인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육신적인 것과 몰질적인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하나님과 천국이 자리할 공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인데 하나님을 부인하고 천국에 무관심하면 하나님이 주시는 영생과 천국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은 심판을 받게 됩니다. 소돔 사람들이 그랬는데 안타깝게도 롯의 처도 그랬던 겁니다.

[2] 세속의 욕망에 취한 롯의 처 : 심판으로 소금기둥이 됨

하나님은 소돔에 안주해서 세속에 빠진 롯과 그 가족을 구원하시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그들은 육신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했습니다. 소돔은 최고 부자 동네였으니까요. 하지만 영혼은 곤고했습니다. 그때 롯의 상태를 성경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벧후2:8 “이는 이 의인이 그들 중에 거하여 날마다 저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함이라”

‘이 의인’은 롯을 가리킵니다. 롯은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었을지 모르지만 심령은 불편했습니다.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좌불안석이었습니다. 작은 믿음이었지만 양심의 갈등과 번민을 느꼈습니다. 성공했지만 세속에 빠져 갈등하는 불행한 삶이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믿음은 있었는지 겨우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건져내려고 여러모로 역사하십니다. 창세기 14장을 보면 전쟁 중에 재산을 다 빼앗기고 포로 신세가 됩니다. 다행히 아브라함이 쫓아가서 구해 주었지만 목숨까지 잃을 뻔했습니다. 하나님의 옐로카드였습니다. 그때 경고를 받고 정신 차리고 나오면 좋았을 텐데 다시 눌러앉음으로 레드카드를 받게 됩니다. 소돔이 유황불 심판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그 와중에 겨우 구원은 받았지만 쫄딱 망했습니다. 그나마 구원받은 것도 아브라함의 기도로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서 롯의 가족을 끄집어 낸 덕택이었습니다. 창세기 19장 후반부의 내용입니다.

그때 천사가 경고합니다. 소돔에서 나가면서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 그런데 롯의 처는 뒤를 돌아보다 소금 기둥이 됩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면서 사해 바다가 됐다고 전해 지는데 사해 남쪽에 소돔산(소금산)이 있는데 그곳에 마치 사람의 형상 같은 소금 기둥이 있습니다. 특정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롯의 처 소금 기둥’이라고 부릅니다. 순례자들의 포토 존이 된 겁니다. 그 소금 기둥은 오늘날까지 성경과 더불어 그의 비극적인 생애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한편 롯은 두 딸과 함께 도망쳐 겨우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롯과 두 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먹인 후 근친상간의 무서운 죄악을 범하고 맙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과 대대로 원수가 된 모압과 암몬 족속의 조상을 낳게 됩니다(창19:37~38). 정말 기가 막힌 일입니다.

예수님은 본문에서 소돔의 심판과 롯의 처의 비참한 최후를 지적하며 경고의 말씀을 주십니다.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종말이 가까울수록 세상은 점점 더 타락할 것을 예언하시며 결국은 최후의 심판이 있을 것을 경고하십니다. 그때 구원받는 자와 구원받지 못하는 자가 갈라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세속화된 시대상을 직시하며 각성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재림할 때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소돔의 심판과 비교해서 설명하십니다. 눅17:29~30 “29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오듯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30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 그때는 급박한 상황이 될 테니 세상에 집착해서 육신적인 일에 매달리지 말라고 합니다. 육신이 살겠다고 하면 오히려 구원을 놓친 거라고 경고하십니다. 본문 34절~35절 보면, 그때는 모든 인생이 두 갈래로 갈라질 것을 단언하십니다. 부부가 함께 누었다가,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하다가 각각 갈라집니다. 오늘 이 시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 가족들, 간은 동네 사람들, 같은 직장 사람들, 같은 학교 사람들이 갈라집니다.

[3] 종말이 임박한 때에 주시는 말씀 : 롯의 처를 기억하라

예수님은 종말이 임박한 때에 롯의 처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십니다. 예수님의 재림 즉 인류 역사의 종말과 최후의 심판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정신을 차리라는 것입니다. 눅17:32 “롯의 처를 기억하라(Remember Lot's wife!)” 다시 말하면 뭐라고 했죠? 상기하라! 롯의 처! 아주 짧지만 마치 비수로 심장을 찌르듯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말씀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입니다. 재림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세속에 빠져 관심도 없습니다. 사탄의 전략이 그런 겁니다. 세속에 중독되어 영적인 것 천국에 관한 것에는 무관심하게 만듭니다. 시한부종말론자 같은 이단들까지 합세해서 재림의 날짜를 장담했다 번번이 어긋나는 바람에 사람들에게 마치 재림과 종말이 없는 것처럼 오해를 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탄의 물 타기 전략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믿노라 하는 사람들조차 재림과 종말을 별로 의식하지 않은 채 세속의 물결에 휩쓸려 다닙니다.

여러분, 우리는 명심해야 됩니다.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재림으로 이루어질 역사 종말과 최후의 심판도 심각하지만 각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 종말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역사 종말이든 개인 종말이든 인생에는 마지막이 있는데 그다음이 중요합니다. 그게 내세입니다. 히9:27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누구나 죽는데 그 후에는 심판을 거쳐 내세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나는 안 죽을 것 같은데 ... 혹시 죽어도 그게 끝이겠지 ... 혹시 죽어도 나는 심판받지 않고 좋은 데 가겠지 ... 모두 다 착각입니다. 내세는 있습니다. 두 군데로 갈라집니다. 천국과 지옥! 영생은 지금부터 천국까지 영원히 복락을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영원한 사망은 하나님 없이 지금부터 지옥까지 영원히 갈등과 고통 가운데 사는 입니다. 무기 징역보다 더 무서운 영원 징역입니다. 각 사람이 갈 곳이 어디인지 심판으로 결정됩니다.

여러분, 내가 생각한다고 그대로 되나요?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도 검찰에서 부르면 무조건 가야 합니다. 법정에 가서 재판받아야 합니다. 대통령 했던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의인인 척하지만 완전하신 하나님의 법정에서는 누구나 죄인입니다. 롬3:10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그리고 그 죗값으로 심판받고 영원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롬6: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 그런데 다행히 사망의 길에서 벗어나 구원의 길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고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 자신이 구원과 영생의 길입니다. 요14: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예수님을 통해서만 영원한 생명에 이릅니다.

여러분, 이보다 다 큰 가치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아무리 좋은 것들이 많아도 그런 것들은 한갓 육신적, 물질적, 일시적 가치에 불과합니다. 벧전1:24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한 마디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같은 게 육신의 인생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16:2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여기서 ‘목숨’은 영원한 생명을 가리킵니다. 이것을 잃으면 온 천하를 소유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 이겁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풍요로운 것, 화려한 것, 좋아 보이는 것 등 그 어떤 것들을 추구할지라도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오직 예수! 오직 천국! 우리의 인생 마지막에 가서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천국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사귀는 세 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친구인데 그것은 재물입니다. 물질 문명에서는 돈이면 다 되는 것 같죠. 그러니까 제일 좋아합니다. 두 번째는 주위 사람들입니다. 가족이나 지인들인데 인생 살면서 함께하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세 번째는 예수님입니다. 천국이 있다니까 혹시나 해서 보험 드는 것처럼 믿어보자면서 겨우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잘 따져 보면 순서가 정반대입니다. 재물은 죽음 직전까지 중요합니다. 사람은 장례식 때까지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 살 동안에도 죽음의 순간에도 죽음 이후에도 항상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순서를 뒤집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머리로는 죽음을 의식해도 실제로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마치 멀찌감치 있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심지어는 나에게는 영영 닥치지 않을 것 같고 세상에서 천년만년 살 것 같이 생각합니다. 흔히 죽음에는 1인칭, 2인칭, 3인칭이 있다고 합니다. 3인칭은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의 죽음입니다. 매스컴이나 주변의 소식을 통해 듣는 죽음입니다. 안 됐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괘념치 않습니다. 2인칭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죽음입니다. 이 경우에는 큰 슬픔을 느끼고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덧 잊게 됩니다. 1인칭은 나 자신의 죽음입니다. 이게 눈앞의 현실로 닥쳐오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리고 인생의 진실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큰 사고를 만난 순간이나 중병에 걸렸을 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하면 인생의 진실에 눈이 떠집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생의 끝에 서면 세상의 모든 걱정이나 근심이 도토리가 된다.” “죽음을 의식하면 눈 깜빡할 사이에 현명해진다.” 세속적인 것들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육신을 갖고 있기에 세상의 가치들을 추구할 수밖에 없지만 예수님보다 천국보다 더 집착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다는 겁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은 세상 염려는 하나님께 맡기고 믿음으로 살라고 권고하십니다. 마6:31~33 “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세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라는 겁니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십니다.

지난 주일에는 제가 쉬는 기간이라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리디머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인데 그 창립자는 한국교회에도 잘 알려진 팀 켈러 목사(Timothy Keller, 1950~2023)입니다. 한 달 전에 소천하셨죠.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 겸 신학자로 ‘21세기의 C. S. 루이스’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한 분입니다. 그교회는 현재 뉴욕 맨해튼 중심으로 5 교회로 분립되어 있는데 웨스트사이드(West Side) 캠퍼스를 방문했습니다. PCA 장로교단 소속으로 우리교회와 같은 신학 노선을 추구하는 교회입니다. 본당에 앉아 예배드리는데 우리교회에서처럼 평안했습니다. 형식은 현대풍이었지만 영적인 분위기나 말씀이 딱 맞았습니다. 흥미롭게도 본당의 모양이 비슷합니다.

이 교회는 창립 목적이 분명합니다. 세속화된 도시에 순수한 복음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뉴욕은 세계 최고의 부자 도시로 풍요롭고 화려합니다. 하지만 자칫 물질문명에 매몰되어 하나님이 없어도 살기 좋아 보이는 도시입니다. 도덕적으로 자유분방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생의 가치는 육신이 아니라 영혼에 있음을 외치는 교회입니다. 인생의 최고 가치는 오직 예수, 그리고 오직 천국임을 외치는 교회입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평생 순수한 복음을 증거하다 천국에 평안한 모습으로 들어갔습니다. 임종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감동적입니다. 그의 절친 존 파이퍼(John Piper)목사와 마지막으로 나눈 이메일에서 그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사역자들에게 충고합니다. 가장 귀한 것은 성공 그 자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면서 눅10:20을 인용했습니다. 70인 전도대가 예수님을 전하다가 경험한 것을 보고합니다. 귀신들도 예수님 이름 앞에 항복하는 등 놀라운 일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때 해주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하시니라(but rejoice that your names are written in heaven-NIV)” 세상의 그 어느 것보다, 심지어 하나님을 위해 충성한 것보다, 그 어떤 성공보다도 귀한 것은 오직 예수 오직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그의 마지막 기도는 이것이었습니다. “이제 주님을 빨리 뵙고 싶습니다. 날 천국으로 보내주십시오.(I can't wait to see Jesus. Send me Home.)” 가족들에게 임종 직전에 남긴 메시지도 감동적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면서 아쉬움이 없도다. 전혀.(There is no downside for me leaving, not in the slightest.)”

그분만이 아니라 모든 인생이 죽음을 맞이하면 인생의 진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분은 미리 알고 있다가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새까맣게 모릅니다. 심지어 교회 다니는 분들 중에도 긴가민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누이 각성을 촉구합니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롯의 처를 기억하라! 상기하라! 롯의 처! 아무쪼록 이 말씀 붙잡고 소돔처럼 세속화되어 가는 이 세상 가운데 ‘오직 예수!’와 ‘오직 천국!’을 붙잡고 승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