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것이라! (사 43:1~7)

성경에 보면 하나님과 성도와의 관계를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아버지와 아들 즉 부자관계, 왕과 백성 즉 군신관계, 주인과 종 즉 주종관계, 신랑과 신부 즉 부부관계 등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 또 한 가지는 주인과 소유물 관계입니다. 출19:5을 보면 구약 이스라엘을 가리켜 모든 민족 중에서 특별히 선택한 하나님의 소유라고 말합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또 레20:26을 보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가리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레20:26 “너희는 나에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를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하였음이니라”역시 하나님의 소유라는 말이 나옵니다.

오늘 본문 사43:1에도 비슷한 표현이 나옵니다. “ ... 너는 내 것이라(you are mine) ... ”‘내 것’은 곧 ‘나의 소유’를 의미합니다. ‘너’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 혹은 개인을 지칭하는데, 더 나아가 신약시대의 모든 그리스도인 즉 성도를 가리킵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소유’라는 말을 사용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소유물에는 애착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지키고 보호하려고 합니다. 그런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학교에서 두 가지 선물을 받았습니다. 앙증맞은 플라스틱 도장과 영한사전 콘사이스였습니다. 도장은 졸업생 전체에게 주는 기념품이었고, 영한사전은 6년 개근상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도장이 좋았습니다. 내 이름이 새겨진 생애 최초의 도장인지라 너무 신기했습니다. 제일 먼저 영한사전 속표지에 이름을 쓰고 도장을 꽉 찍었습니다. 중학교 입학 후에는 책을 사는 족족 도장을 찍어두었습니다. 내 것이란 표시였습니다. 나의 소유물이니 남이 건드리지 못하도록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성도를 가리켜 ‘나의 소유’라고 말씀하신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는 내 것이라!”이 말씀 속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이 들어 있습니다. 아울러 하나님이 우리를 절대 보호하시고 지켜주시겠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의 그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마음속에 되새김으로 우리의 신앙이 더 견고해지고, 그 사랑으로 인해 평생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이사야서는 이사야가 기록한 예언의 말씀입니다. 그는 B.C. 739년~680년에 활동한 선지자입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북 이스라엘은 앗수르에게 멸망했고 남 유다 왕국마저 바벨론의 침공을 받다가 결국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선지자를 통해 이미 그런 상황이 닥쳐올 것을 예언하셨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이 얼마나 낙심천만했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멸망하고 백성 다수가 포로로 끌려가겠지만 그 후에 다시 귀환시켜 회복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1] 창조주?구속주 하나님의 선언 : 너는 내 것이라!

본문 1절을 히브리어 성경으로 보면 우리말 성경에는 생략되어 있는 단어가 맨 앞에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아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성경에도 ‘But’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을 번역할 때 놓친 게 좀 아쉽습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이스라엘의 비참한 멸망을 예언했지만 여전히 이스라엘을 사랑하고 계심을 강조한 것입니다. 사43:1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야곱과 이스라엘은 개인 이름이면서 동시에 민족 이름인데 여기서는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오늘날은 모든 성도 개개인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야곱, 이스라엘 대신에 우리 각자 내 이름을 집어넣으면 됩니다. 여기 보면 세 가지를 주목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너를 창조하셨다! 너를 구속하셨다! 너를 지명하여 불렀다! 그러니까 그분은 창조주 하나님이며 구속주 하나님으로 우리 각자에게 선언하십니다. “너는 내 것이라!”즉 ‘하나님의 소유’라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태초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주만물이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은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특별하게 창조한 존재입니다. 창1: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시조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배반하고 범죄함으로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모든 인간이 죄에 빠졌습니다. 그것은 가리켜 ‘원죄’라고 합니다. 자식이 싫어도 부모를 닮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러므로 원죄를 품은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사언행(思言行-생각, 언어, 행실)으로 스스로 범죄하게 됩니다. 그것을 가리켜 ‘자범죄’라고 합니다. 모든 인간은 원죄와 자범죄로 인해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비참하게 살다가 영원한 사망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비극에서 구원받는 유일한 길은 근본 원인인 죄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도 모두 죄인인지라 구원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의 죄도 감당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의 죄를 담당해 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무죄한 인간이 되셔야 했기에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빌려 성령으로 잉태되어 탄생하셨습니다. 그게 바로 성탄이죠. 그가 십자가 사형 틀에 인간의 죗값을 대신 치르시려고 피 흘려 죽으셨습니다. 그게 바로 ‘구속’(救贖)입니다. 본래 구속이란 말은 노예를 그 소유주에게 값을 주고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속과 비슷한 용어들이 여럿 있죠. 속죄(贖罪)는 죗값을 치른다는 말이고, 대속(代贖)은 죗값을 대신 치러준다는 말입니다. 속량(贖良)은 죗값을 치러서 노예를 양민으로(종을 자유자로) 풀어준다는 말입니다. 노예를 풀어줘도 잠시 후에는 다시 노예로 전락하게 되죠. 그러므로 좋은 주인에게 소속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니까 구속은 예수님이 인간의 죗값을 치러주신 후 하나님(예수님)이 그의 주인이 되어 주시는 겁니다. 이게 바로 십자가 복음입니다. 구약성경은 십자가에 대한 예고편으로 제사 제도나 여러 가지 말씀을 통해 십자가 구속을 예표합니다.

본문 3절을 보면, 이런 구속을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설명하셨습니다. 사43:3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 내가 애굽을 너의 속량물로, 구스와 스바를 너를 대신하여 주었노라”바사 즉 페르시아가 후일 애굽(이집트), 구스와 스바(에티오피아)를 정복합니다. 그 후에 바사 왕 고레스가 이스라엘 포로 귀환을 명령합니다. 그러니까 애굽과 구스를 희생물로 삼아 이스라엘을 구원한 셈입니다. 고레스가 그 일을 성취했습니다. 4절에도 비슷한 말씀이 나옵니다. 사43:4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네 대신 사람들을 내어 주며 백성들이 네 생명을 대신하리니”이스라엘을 사랑하시기에 다른 백성을 희생시켜서라도 구원해 주신다는 겁니다.

역사적 사건에서 이처럼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정복함으로 이스라엘의 구속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인류 구원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자신의 피로 죗값을 치르셨습니다. 그게 바로 십자가 구속입니다. 엡1:7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cf. 롬3:24)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구속하기 전이 이미 모태에서부터 내 이름을 이름알고 계셨습니다. 사49:1 “ ... 여호와께서 태에서부터 나를 부르셨고 내 어머니의 복중에서부터 내 이름을 기억하셨으며”이름은 그 사람 자신을 의미합니다. 이름을 부르셨다는 말은 이미 알고 사랑하셨다는 뜻입니다.

어느 중국교포 여자 분의 간증입니다. 합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왔는데 서류에 문제가 생겨서 졸지에 불법체류자가 됐고 자신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일을 해도 자신의 이름으로 월급을 받을 수 없고 통장도 자기 이름으로 만들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존재가 없어진 겁니다.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행히 예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딸이다. 내가 너를 안다.”세상은 자신의 이름을 잊었지만 하나님은 알아주셨고 사랑하는 딸로 인정해 주신다는 말씀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마음이 회복됐고 새로운 인생을 됐습니다. 신분도 회복되어 더욱 감사했습니다. 이름이란 게 이렇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예수님도 자신을 목자로, 그리고 성도를 양으로 비유하면서 말씀하십니다. 요10:3 “ ...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양이 목자의 음을 듣고, 목자는 양의 이름을 부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예수님이 그 이름을 기억하는 자만이 구원받은 자요 천국에 들어갑니다. 계20:15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져지더라”불못은 지옥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된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 영생복락을 누리고, 기록되지 못한 사람은 지옥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내 이름을 알고 생명책이 기록해 주시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눅10:20 “ ...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 ”

[2] 성도의 축복과 사명 : 절대 보호, 증인의 삶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존귀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소유로서 축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절대 보호의 축복입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신분에는 항상 양면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 축복을 누릴 뿐만 아니라 사명도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증거하는 증인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① 절대 보호 :

본문을 보면 먼저 절대 보호의 축복을 증거합니다. 사43:2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cf. 사41:10) 물 가운데 지나지만 침몰하지는 않고, 불 가운데 타버리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험한 세상에 살다 보니까 으레 고난을 당하기 마련이지만 그 가운데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신다는 약속입니다. 사41:10에서는 꼭 도와주시고 의로운 오른 손 즉 능력으로 붙잡아 주실 것이기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요10:28~29 “28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29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한번 선택하시고 구원해 주셨기에 성도를 절대 놓지 않으시고 영생을 절대 빼앗기지 않도록 보호해 주십니다. 세상의 환난이나 악한 세력이 공격해도 더 크신 하나님의 손이 붙잡아 주시기에 절대 안전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자신의 과거 실수를 거울삼아 이렇게 증거합니다. 그는 사탄 마귀를 두려워한 나머지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벧전5:8~9 “8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9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 ”마귀가 항상 호시탐탐 노리니까 조심하되 겁먹을 건 없다는 말입니다. 담대한 다음으로 대적하라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마귀는 쇠창살에 갇힌 사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대처하면 백전백승입니다.

바울은 이런 원리를 잘 알았기에 감옥에 갇혀서도 이렇게 담대히 선포합니다. 딤후4:18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부디 저와 여러분도 하나님이 “너는 내 것이라!”말씀하셨기에 이 세상 살 동안 어떤 고난이 닥쳐도 이 말씀을 붙잡고 담대히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② 증인의 삶 :

그리고 절대 보호를 받는 성도로서 이 세상 살 동안 증인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사43:7 “내 이름으로 불려지는 모든 자 곧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 그를 내가 지었고 그를 내가 만들었느니라”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 그리고 구속하신 목적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러므로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위대하심이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바울도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전6:19~20 “19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20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내 몸은 하나님이 창조하셨기에, 그리고 예수님의 피로 구속해 주셨기에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게다가 성령의 전입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삶을 살아야 마땅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43:12에서 우리를 선택하고 소유 삼으신 목적을 분명히 밝힙니다. “내가 알려 주었으며 구원하였으며 보였고 너희 중에 다른 신이 없었나니 그러므로 너희는 나의 증인이요 나는 하나님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나의 증인’이란 말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증거하는 사명자라는 뜻입니다. 신약시대에는 영적인 이스라엘인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증인입니다.

벧전2:9에서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cf. 행1:8) 제사장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예배자인 동시에 다른 사람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전도자요 선교사입니다. 요죠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은 제사장의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죄와 사망의 어둠에서 영생의 빛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선전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 사명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요 하나님의 소유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됩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 1924~ )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정치인들은 공식 석상에서 신앙 고백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합니다. 비기독교인 유권자들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터는 공식 석상에서 자주 신앙을 고백하며 자신이 거듭난 그리스도인임을 밝힙니다. 그의 고백으로 인해 ‘본 어게인 크리스천’(Born-again Christian)이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선거 유세 기간 중에도 주일이면 고향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주일학교 장년부 교사로 봉사했습니다. 기자들이 몰려오자 다음 주일부터는 가까운 교회에 나가라고 권고하는 재치도 발휘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후에는 도덕 정치를 구현했습니다. 그 바람에 인기가 떨어지고 무능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생겼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원칙을 지켰습니다. 퇴임 후에 오히려 그의 삶이 더욱 빛났습니다. 세계의 분쟁 지역을 다니며 화해의 전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후일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미국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 경험으로 세계를 섬기는 것입니다.”그는 생애 과정 중에 대통령은 도구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사명임을 밝힌 것입니다. 며칠 전 국민일보에 그의 기사가 나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올해 94세인 그가 부부 동반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봉사 현장에 나가서 일하는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수 년 전 암으로 투병했지만 그 당시 담담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투병 중에도 주일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가서 주일학교 장년부 교사로 섬겼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천국에 갈 때까지 그렇게 살 겁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업이나 직위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수시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모든 삶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예수님이 구원자이심을 증거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증인의 사명입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상 염려 때문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육신의 일에 골몰하고 세속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반응이 중요하지 그들의 반응이 중요한 게 아닌데도 말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마6:31~33 “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은 당연하지만 적어도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은 오직 하나님의 나라(통치)와 의(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맞춰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십니다. 오히려 더 잘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차 천국에 들어갈 때 하나님 앞에서 상급심판을 받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까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합니다. 알바트로스(albatross)라는 바닷새가 있죠. 아주 특이한 새입니다. 몸에 비해 지나치게 큰 날개를 갖고 있습니다. 무려 3m나 됩니다. 육지에 있을 때는 우스꽝스럽게 생겨서 조롱당합니다. 육지에서는 날개가 너무 커서 어기적거리며 걸어가니까 아이들도 무시합니다. 그래서 ‘바보새’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부는 날 언덕에 올라가 바람에 몸을 맡기면 바람의 힘으로 그 큰 날개를 쫙 펴고 창공을 나르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500 마일도 날아갑니다. 여러 날 동안 바다 표면이나 육지에 닿지도 않은 채 날아갑니다. 그 모습이 장관이죠. 그래서 알타브로스를 가리켜 한자어로는 ‘신천옹’(信天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이런 존재입니다. 세상에서 조롱당하지만 사실은 하늘의 왕자입니다. 성령의 바람에 우리 자신을 맡기면 그 능력으로 당당하게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범사에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나는 과연 누구입니까?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 것이라! 내가 예수님을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게 죽으셨다 부활하신 구주로 믿는다면 이 말씀이 바로 나의 신분이요 정체성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이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장차 천국에 들어가기 전까지 험한 세상에 살지라도 반드시 보호하시고 책임져 주십니다. 그러므로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내 직업이 무엇이든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십자가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일생을 책임져 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무쪼록 “너는 내 것이라!”는 말씀 꼭 붙잡고 날마다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