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에게 임한 은혜(창38:20~26, 49:8~10)

성경을 읽다 보면 민망한 이야기가 종종 등장합니다. 점잖지 못한 수준을 넘어 외설이나 불륜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겁니다. 오늘 본문 창세기 38장만해도 그렇습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근친상간의 불륜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아니, 이럴 수가! 성경은 거룩한 책인데 어떻게 이런 내용이 들어 있나 의구심이 생깁니다. 혼자 읽어도 그럴진대 강단에서 설교하기에는 너무 민망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많은 설교자들이 피해갑니다. 저도 그 동안 피해 다녔는데 한번쯤은 꼭 나누어야 할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은 꼭 필요해서 기록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것은 집어넣지 않았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성경책이 두꺼운데 쓸데없는 내용을 집어넣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성경은 인간의 모습을 적당히 포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의 위인전은 어떤가요? PR을 잘 합니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고. 약점이 있다고 해도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양념으로 집어넣을 뿐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인간의 실상을 가감 없이 기록합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다! 하나님만이 의로우시고 위대하시다! 이런 말씀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경은 위인전(偉人傳)이 아니고 위신전(偉神傳)입니다. 인간은 연약하고 실수가 많은 존재이지만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셔서 구원하고 변화시켜 주시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곱의 넷째 아들인 유다가 며느리 다말과 불륜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유다가 영적으로는 장자가 되었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됩니다. 아니, 그렇게 악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됐지? 의아해하게 됩니다. 어쨌든 그것은 사실입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결과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은혜가 임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세상에서 승리의 인생을 살다가 장차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시간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이 시간 말씀을 통해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승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유다가 저지른 불륜 : 희대의 스캔들

먼저 유다가 불륜을 저지르며 범죄한 경위를 살펴봅니다. 때는 야곱의 아들들이 요셉을 애굽으로 가는 노예상인들에게 팔아버린 후였습니다. 37장을 보면 양떼를 치던 형들을 만나러 갔던 요셉이 노예로 팔려간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평소에 아버지가 요셉을 편애하는 것을 질투한 나머지 아주 미워했습니다. 먼 곳에서 만났건만 반가워하기는커녕 찬스라고 생각하고 죽이려고 합니다. 그때 유다가 요셉의 목숨만큼은 살리려고 노예로 팔아버리자고 제안합니다(창37:26~28). 아마 유다로서는 궁여지책이었겠지만 상당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겁니다. 그리고 형제들에 대한 환멸이 생겼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훌쩍 떠나가 버립니다. 먼 지방에서 혼자 지내며 아둘람 사람 히라를 친구로 사귑니다. 그러던 중 가나안 여자(수아의 딸)와 동침합니다. 아들을 낳게 됐는데 그 이름을 ‘엘’이라 지었습니다. 연이어 두 아들 ‘오난’과 ‘셀라’를 낳았습니다. 유다는 장남 엘을 다말이란 여자와 결혼시킵니다. 그런데 장남 엘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하나님의 진노로 죽임을 당합니다. 그런데 당시에 계대결혼의 풍습(신25:5~10)이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죽으면 그 형제나 가까운 가족이 미망인과 결혼하는 것입니다. 자식을 낳으면 고인의 자손으로 호적에 올립니다. 그 당시 사회로서는 가문을 지키는 중요한 장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시대 상황을 고려하여 허용하셨고 율법 규정으로 명문화됐습니다. 그 규정에 따라 유다는 차남 오난과 다말을 결혼 시킵니다. 그런데 오난이 형의 자식을 갖는 것을 기피합니다. 하나님이 진노하셨고 그 역시 죽임을 당합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유다는 두려웠습니다. 하나 남은 삼남 셀라마저 죽으면 어쩌나 겁이 났던 겁니다. 그래서 셀라가 아직 어리다는 핑계로 결혼시키지 않고 다말에게 친정으로 가서 수절하고 있으라고 말합니다. 그러던 중 유다의 아내가 죽게 됩니다. 애도 기간이 끝나자 유다는 친구 히라와 함께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갑니다. 양털을 깎는 것은 목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농부의 추수와 마찬가지로 축제와 같았습니다. 그 소문이 며느리 다말에게 들어갑니다. 시아버지가 삼남을 주지 않아서 불만을 품고 있던 차에 꾀를 냅니다. 과부 옷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린 채 성문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아버지가 나타날 때를 기다린 것입니다. 유다는 그것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창녀인 줄 알고 동침을 요구합니다. 화대로 염소 한 마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다말은 기지를 발휘해 담보물을 요구합니다. 유다는 담보물로 도장과 끈, 그리고 지팡이를 건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신분증과 소지품을 맡긴 셈입니다.

유다의 범죄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알게 됩니다. 유다는 형제들에 비해 자신이 훨씬 더 의롭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요셉을 팔았지만 목숨을 구해주려고 그랬다고 스스로 합리화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방 여인과 문란하게 동거하였고 며느리에게 부당한 짓을 자행합니다. 게다가 며느리와 불륜을 저지릅니다. 물론 다말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지른 일이었지만 어쨌든 간음죄를 지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유다는 별수 없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유다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다 죄인입니다. 롬3:10 말씀 그대로입니다. “ ...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렘17:9은 또 이렇게 증거합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

인간들끼리 내가 더 의로우니 네가 더 의로우니 하면서 비교 우위를 내세우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다 죄인입니다. 마치 ‘도토리 키 재기’와 같습니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하나님이 정하신의의 기준을 100점으로 본다면 모두 다 미달입니다. 20점도 60점도 심지어 80점도 미달인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이런 사실을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이 비로소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구원받을 소망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미달임에도 의롭다고 스스로 착각하며 에헴 하며 살아봤자 하나님 앞에 죄인이라는 사실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롬6: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 ” 여기서 사망은 단순히 육체의 사망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하나님과 단절된 영적 사망, 그리고 육적 사망 후에 전개될 영원한 사망까지 포함합니다.

유다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그 역시 죄로 말미암아 비참하게 살다가 결국 영원한 사망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그 다음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악을 깨닫고 철저히 회개합니다.

[2] 유다의 회개 :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철저히 회개

유다는 다말과 간음한 후 겸연쩍었는지 친구에게 담보물을 대신 찾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친구가 그에게서 염소를 받아 가지고 갔는데 다말의 행방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지역에는 창녀가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옵니다. 유다는 그 일로 수치를 당할까봐 더 이상 찾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죄인의 모습입니다. 죄를 지으면 수치를 느낍니다. 그리고 숨고 은폐하려고 합니다. 핑계대로 합리화를 시킵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후 이상한 소문이 들려옵니다. 며느리 다말이 임신했다는 겁니다. 유다는 노발대발합니다. 창38:24 “석 달쯤 후에 어떤 사람이 유다에게 일러 말하되 네 며느리 다말이 행음하였고 그 행음함으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느니라 유다가 이르되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 며느리를 화형 시키라고 불호령을 내린 겁니다.

그때 다말이 끌려가면서 사람을 시켜 전갈을 보냅니다. 창38:25 “여인이 끌려나갈 때에 사람을 보내어 시아버지에게 이르되 이 물건 임자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나이다 청하건대 보소서 이 도장과 그 끈과 지팡이가 누구의 것이니이까 한지라” 그러자 유다가 그 물건을 보고 대번에 자신이 담보물로 맡겼던 것임을 알아봅니다. 그때 유다가 어떻게 반응합니까? 창38:26 “유다가 그것들을 알아보고 이르되 그는 나보다 옳도다 내가 그를 내 아들 셀라에게 주지 아니하였음이로다 하고 다시는 그를 가까이 하지 아니하였더라” 자신의 죄악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다말도 잘못이지만 자신이 셋째 아들을 주지 않아서 생긴 일임을 깨닫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 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다말을 살려 주고 다시는 그를 가까이 않습니다. 다말과 더 이상의 관계를 맺지 않고 정결을 지켰음을 의미합니다. 회개하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 후 성경에서 그의 행적을 추적해보면 성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형제들 가운데 솔선수범하고 앞서 희생하면서 아버지 야곱을 잘 섬겼습니다.

여러분, 이게 남의 일이니까 그저 그런가 보다 그러지 사실은 대단한 일입니다. 자신의 죄악을 은폐하려면 시치미 뚝 떼고 다말을 제거할 수도 있었습니다. 고대 족장의 권위는 대단했습니다. 그러고도 남습니다. 다말을 제거하면 자신의 죄악을 완전히 은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솔직히 죄를 고백했던 겁니다. 사람 앞에서도 고백했지만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 통회하고 자복했습니다. 이게 바로 유다가 훌륭한 점입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요 소설가 J-J. 루소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죄를 부끄러워하라. 그러나 회개는 부끄러워 말라.”

많은 사람들이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사자성어로 굳어버린 ‘내로남불’이란 말이 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합니다. 남에게 들이대는 잣대를 자기 자신에게도 그대로 정직하게 들이대는 게 지성인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경외하는 신앙인이라면 마땅히 이런 모습을 견지해야 합니다. 아담 이후 모든 인간은 죄인인지라 누구나 실수하고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개하는 게 게 중요합니다. 물론 쉽지 않지만 솔직하게 회개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훌륭한 일이고 살 길을 찾은 겁니다. 유다가 바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창세기 38장을 연구하다가 처음에는 의아해했습니다. 아니, 거룩한 성경책이 이런 민망한 사건을 기록하다니! 그런데 깊이 연구하고 묵상하다가 깨달았습니다. 그 누구도 의롭다고 자랑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죄로 인해 절망할 수 없다! 유다도 나름대로 외롭다고 자신했던 자였지만 별수 없는 죄인으로 그렇게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유다처럼 악한 죄인도 얼마든지 회개하면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입니다.

[3] 유다에게 임한 놀라운 은혜 : 구원과 축복

하나님은 회개한 유다에게 죄 사함의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8복 가운데 1복과 2복이 바로 이겁니다. 마5:3~4 “3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4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자신의 죄를 깨닫고 고백하는 자만이 십자가 대속의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의롭다고 자랑하는 바리새인들을 책망하며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막2:17 “ ...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 ” 자신이 병자임을 고백하는 자에게만 의사가 유익합니다. 마찬가지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자만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고 죄 사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망에서 구원 받고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롬6:23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 유다 역시 회개함으로 오실 예수님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사망에서 구원 받고 영생을 얻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말이 쌍둥이를 낳았는데 그 중에 베레스가 장자가 됩니다(창38:29). 나중에 보니까 어떻게 되니까? 그의 후손으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오십니다. 마태복음 1장을 보면 메시아 족보가 나오는데 보십시오. 마1:1~3 “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2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

야곱이 임종 직전 열두 아들들을 차례로 축복하며 예언한 말씀 가운데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창49:8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네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버지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유다는 그 이름의 뜻이 찬송입니다. 그 형제들이 그를 칭송하게 된다는 겁니다. 창49:9 “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사자는 동물의 왕자입니다. 유다의 후손이 왕이 된다는 겁니다. 정말 그의 후손 다윗으로부터 왕가를 이루고 번성합니다. 창49:10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규(sceptre)’는 왕권을 상징하는 작은 지팡이입니다. ‘통치자의 지팡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유다의 후손들이 대대로 왕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예언대로 다윗과 솔로몬으로 이어지며 얼마나 크게 번성했습니까! ‘실로’는 평화의 왕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만민을 구원하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이루게 될 것은 예언한 말씀입니다.

특별히 요한계시록 7장을 보면 하나님 보좌 앞에 구원받은 성도들이 모여 있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나옵니다. 성도들의 숫자가 144,000명인데 기수가 아니라 상징수입니다. 이단들은 기수로 주장하며 그 숫자 안에 들어와야 구원받는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미혹합니다. 숫자가 넘어가면 다른 말을 덧붙이며 시험을 치르게 하거나 헌금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모드 잘못된 겁니다. 144,000 = 12 X 12 X 10 X 10 X 10입니다. 12 지파로 대표되는 구약시대의 성도들 과 12 사도로 대표되는 신약시대의 성도들이 아주 많은 수임을 나타냅니다. 10은 만수로 많다는 뜻인데 10의 3승이니까 아주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144,000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 리스트를 보니까 육적인 이스라엘의 장자 르우벤이 뒤로 밀리고 맨 앞에 유다가 나옵니다. 영적 이스라엘의 장자라는 뜻입니다. 계7:4~5 “4 내가 인침을 받은 자의 수를 들으니 이스라엘 자손의 각 지파 중에서 인침을 받은 자들이 십사만 사천이니 5 유다 지파 중에 인침을 받은 자가 일만 이천이요 르우벤 지파 중에 일만 이천이요 갓 지파 중에 일만 이천이요”

그러니까 악한 죄인이었던 유다가 철저하게 회개함으로 구원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후손이 번성했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장자가 되는 놀라운 축복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은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을 성자라고 말합니다. 본래 의로운 사람이나 완전한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의 허물과 죄를 솔직히 고백하고 회개한 사람, 그리고 회개에 합당한 삶의 열매를 맺은 사람이 성자입니다. 그래서 성도를 가리켜 영어성경에서 saints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5장을 보면 탕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집안에 있는 장남은 자신의 의를 자랑합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탕자는 잘못했지만 회개하고 돌아오니까 아버지가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새 옷 입히고 가락지를 끼워 주고 신발을 신기고 잔치를 열어줍니다. 뭘 잘했다고? 아버지 하나님 앞에서는 회개한 게 그렇게 귀한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탕자 후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돌아온 탕자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살아갔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아버지를 뜨겁게 사랑하고, 아버지의 뜻대로 순종하며, 아버지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했으리라 상상해 봅니다.

그래서 롬5:20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 ...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 무슨 말인가요? 죄를 많이 지으라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 죄를 지었으면 철저히 회개하라는 겁니다. 그럴수록 은혜가 넘친다는 것입니다. 유다가 죄를 많이 지어서가 아니라 그 죄를 철저히 회개함으로 구원받고 놀라운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은혜는 물과 같아서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자에게 임합니다.

한국교회 역사 가운데 고 한경직 목사님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신앙의 사표입니다. 그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1992년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했을 때 그 잘에서 공개적으로 회개한 바 있습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했던 죄인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교회가 신사참배를 강요당하니까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우상숭배가 아니라 미풍양속인 양 포장하며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단체로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 등 소수의 사람들만 끝까지 신앙의 절개를 지켰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그러 과오를 뉘우치며 평생 마음의 짐으로 갖고 있다가 공개적으로 회개한 것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하나님 앞에서는 회개했을 겁니다. 그리고 늘 감사하며 복음의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공개 석상에서 회개하니까 하나님이 놀라운 은혜를 차고 넘치게 부어주셨습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요 목회자였던 고 박윤선 목사님에게도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성역 50주년 감사예배 현장에서 인사말씀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뜸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83년 묵은 죄인이올시다.” 무슨 대다한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빛으로 더 가까이 갈수록 부족한 게 많이 느껴져서 이런 고백을 한 겁니다. 여러분, 이런 분들을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셨겠습니까! 풍성한 은혜를 주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너대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소설 가운데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1850)란 소설이 있습니다. 미국의 식민시대에 청교도 신앙이 사회적으로 아주 엄격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합니다.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s)이간음죄를 지었는데 아이를 낳는 바람에 들통이 났습니다.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당합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추방되는데 옷에다 간음(Adultery)이란 단어의 첫 글자 A를 주홍글씨로 새겨 넣었습니다. 혼자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 사연을 아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후세 사람들이 A가 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거야 천사(Angel)를 의미하는 A이겠지!” 그 여인은 범죄 후 회개하고 새롭게 인생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런 칭찬을 받게 된 겁니다. 철저히 회개하는 자에게 그에 합당한 열매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히 주어집니다. 아무리 악하고 추한 죄인이라도 회개하면 얼마든지 거룩한 변화와 축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다의 이야기를 통해 회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묵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우리가 유다만큼 큰 죄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절대자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입니다. 그 사실을 얼마나 철저하게 자각하고 회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자백하면 우리를 십자가 보혈로 깨끗이 씻어주실 것입니다. 요일1:9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그리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화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심히 기뻐하십니다. 성자와 탕자의 차이는 죄를 덜 짓고 더 짓고의 차이가 아니라 회개의 차이입니다. 회개하면서 살아가면 성자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순절에 유다에게 임한 것처럼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어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