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전 12:1-2

   기억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오래된 낡은 사진을 보며 지난 날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될 때가 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때로는 아픈 상처가 기억이 날 때가 있습니다. 다시금 마음이 아파오고 우울해 집니다. 다 기억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기억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우리의 행동이나 태도를 바꾸기도 하고, 때로는 삶 자체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의 성자라 불리는 슈바이처에게 기자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당신은 그렇게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었습니까?” 슈바이처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에게는 두 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는 13살 때 기억입니다. 동네 친구와 싸움을 했습니다. 친구를 땅바닥에 내치고 위에 앉아 짓누르는데, 그 친구가 "나도 너처럼 일주에 한 번만 고기를 먹으면, 너를 누를 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기억이 평생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살게 해주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청년시절 기억입니다. 한 번은 공원을 지나가다 한 흑인이 백작부인의 동상의 발을 닦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큰 감동을 받았고,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흑인들을 돕기 위해 아프리카로 가게 해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슈바이처가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그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감동적인 기억 때문입니다. 그 기억이 슈바이처를 변화시켰고, 그가 위대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기억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을 마음에 간직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에 대한 기억,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행하신 기억을 간직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전도자가 청년들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1절에서 이렇게 교훈합니다.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기억하라

   우선 기억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왜 기억하라고 명령할까요? 기억은 가만히 두면 사라지고, 기억하려고 노력할 때만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주요 연구주제 가운데 하나로, 기억의 문제를 다룹니다. 대표적인 연구결과 가운데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곡선입니다.  

  우리의 지식은 1시간이 지나면 절반이 사라지고, 하루가 지나면 2/3가 사라지고, 한 달이 지나면 4/5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복학습을 통해서 지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선 지식을 갖게 된 다음 18분 후에 1차 반복학습을 하고, 하루가 지난 뒤에 2차, 7일 후에 3차, 한 달 뒤에 4차, 그리고 세 달 뒤에 5차 반복학습을 하면, 그 지식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유익하고 소중한 기억은 이렇게 기억하려고 노력할 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줍니다.

   수 3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수아의 영도 하에 요단강을 건너는 이야기가 기록되어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마치 지난 날 홍해 바다를 걸어서 건넌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걸어서 건넜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놀라운 체험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 4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목할 만 한 명을 내리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강을 건넌 뒤에 각 지파 대표를 보내서, 강바닥에서 돌을 하나씩 가져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12개 돌을 길갈이라는 곳에 세우게 하셨습니다.

   22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후일에 너희의 자손들이 그들의 아버지에게 묻기를, 이 돌들은 무슨 뜻이니이까 하거든, 너희는 너희 자손들에게 알게 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밝고 이 요단을 건넜음이라.” 그리고 24절을 보면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땅의 모든 백성에게 여호와의 손이 강하신 것을 알게 하며,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항상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

   한 마디로 말하면 하나님께서 길갈에 12개 돌로 된 기억의 탑을 세우게 하신 것입니다. 두고두고 이스라엘 백성이 이 돌탑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놀라운 능력으로 요단강을 건너게 하셨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손들도 이 돌탑을 보며 조상들이 겪었던 그 놀라운 체험을 기억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 기억으로 늘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순절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세워놓은 기억의 돌탑과 같은 것입니다. 십자가, 세족식, 성찬, 금식... 그래서 사순절은 이런 다양한 상징과 경건의 훈련을 통해서,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를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그동안 살면서 잊고 있었던 주님의 저 십자가 사랑을 다시 기억하며,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절기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하려고 힘써야 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을 잊혀지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기억들은 잊지 않기 위해 힘써야 하겠습니다.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오늘 본문은 기억하되, “너의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현대인의 인생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입니다. 이 사람의 철학의 핵심은 ‘무신론적 실존주의’입니다. 이 사람의 철학적 주장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신은 없다.

  둘째, 인간은 아주 우연히 그냥 던져진 존재다. 그래서 자유다.

  셋째,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존재다. 그래서 늘 불안함을 느끼는 불쌍한 존재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 사르트르는 기억할 창조주 하나님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우연히 던져진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 채 살았습니다. 그리고 늘 무엇인가 만들려고 애쓰지만 늘 불안했고, 그리고 허무하게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느낀 인생의 허무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아무 연고 없이 태어나, 어찌할 바 모르며 살다가, 아무 이유 없이 죽어간다.”

  그는 1980년, 파리의 한 병원에 폐수종으로 입원했다가 한 달 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달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자기 병명을 물어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었을 때 한 프랑스 신문이 그의 죽음을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죽음으로부터 그렇게 자유를 외쳤던 사르트르의 말로가 왜 이렇게 비참했는가? 그것은 그에게 돌아갈 고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르트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깊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를 기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선 나를 지으신 창조주를 기억하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창조주를 믿지 않고 또 창조주를 기억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사르트르처럼 우리 자신이 우연히 던져진 존재로 생각하며 살게 됩니다. 마치 어느 날 하늘에서 운석 하나가 우연히 뚝 떨어진 것처럼, 어느 날 어느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응애!”하고 불쑥 나타난 존재로 생각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엡 2:10 앞부분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우리는 분명하게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거듭나고 나면, 이 점을 믿게 됩니다.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성을 들여서 만드신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나를 지으신 창조주를 기억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창조주를 믿지 않고 또 창조주를 기억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사르트르처럼 우리 멋대로 자유를 부르짖으며 살고, 우리 스스로 무엇인가로 만들어 가며 살려 할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도 없이 헤맬 수밖에 없고, 결국은 허무할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엡 2:10 뒷부분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분명히 목적이 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목적을 이루며 살면서 보람과 의미를 찾게 되고, 결국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출 20:8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하나님께서 출애굽 후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십계명 말씀 중 네 번째 계명 말씀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안식일을 지키게 하셨을까요? 자기가 원할 때 그리고 자기가 편리한 날을 정해서 하나님께 나오면 될 텐데, 왜 날을 정해 놓고 그 날에 하나님 앞에 나오라고 하신 것일까요? 한 마디로 말하면 우리를 너무도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만일 날을 정해 놓지 않고, 예배에 힘쓰라고만 하셨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은혜가 충만하고 영적으로 컨디션이 좋을 때는 매일이라도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시험이 찾아와서 믿음이 흔들린다면, 교회에 나와 예배하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는 것이 바빠서 짬을 내기 힘들면, 내일, 내일, 하고 미루다가 한 달 가고, 두 달 가고, 한 해 가고, 두 해가 가도록 교회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결국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성수주일을 하라고 명하신 것은 결국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영적 상태가 어떻더라도 무조건 일주일에 한 번은 교회에 나오라고 명하신 것은 정신없이 세상사는 중에도 하나님을 잊지 않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하겠습니다.

너는 청년의 때에

   오늘 본문을 보면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때, 즉 시기입니다. 항상 창조주를 기억해야 하겠지만, 특히 청년의 때에 더더욱 창조주를 기억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왜 청년의 때를 강조하는 것일까요?

  우선 청년의 때가 인생의 태도를 결정짓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늙어지면은 못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재미있는 가사입니다. 누가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아마도 금수저 물고나온 사람들이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요? 아빠찬스, 엄마찬스로 청년 때부터 놀고먹어도 되는 사람이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요?

   청년기가 중요한 것은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 것인가가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성실하게 어떤 인생의 목표를 세워놓고 열심히 일하는 삶을 살 것인지, 인생의 목표 없이 되는 대로 살 것인지, 또 무위도식하며 누구의 도움이나 받아가며 빈둥거리며 살 것인지가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때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는 하나님의 소중한 작품임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렇게 소중하게 만드신 이유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부탁하신 것을 깨닫고, 최선을 다해 달려갈 길을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청년의 때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청년기에 두 가지 발달과제가 있다고 합니다. 청년들은 이 시기에 두 가지 과제를 잘 성취해야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직업 선택의 과제입니다. 청년의 때에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너무도 중요한 과제를 만나게 됩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며, 무엇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 결정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 결정을 잘 하면 평생 보람된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기에 진로를 결정할 때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진로가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인가? 과연 하나님께서 이 방향으로 나를 인도하시는 것이 맞는가? 그 답을 찾는데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결혼하여 가정을 세우는 과제입니다. 청년의 때에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세우게 됩니다. 이 때 배우자를 선택하는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때 배우자를 잘 선택하면 평생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만, 만일 잘못 선택한다면 평생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이 때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과연 이 사람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예비하신 나의 배우자인가? 그 답을 찾는데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트로트의 전설로 70대 중반에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 남진씨가 요즘 간증집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합니다. 한 교회에서 간증하면서 자기의 히트곡 ‘둥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지금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그 사랑의 둥지를 트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합니다.

  사실 자신은 어려서 교회를 다녀본 일이 있지만, 일찍 유명해져서 인기도 얻고 돈도 벌면서 주님을 떠났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이 먹고 힘 빠지게 되면서 깨지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간 하나님이 누군지 어떤 분인지 살아계신 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내 능력 내 힘으로만 사랑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면 나이 먹기 전에 일찍 예수를 믿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됩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믿게 돼서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청년의 때 창조주를 기억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나이 들어 후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나의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사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이 들더라도 하나님을 잊으면 안 됩니다. 하나님을 기억해야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생애 동안 더욱 하나님 기억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