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일꾼은 세상의 정치에서 출세하듯이 면류관을 쓰는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사람을 뽑는 곳이 교회입니다.
만약에 우리 앞에 무거운 십자가가 놓여져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누가 이 십자가를 질 것인가?”라고 물을 때에 모두가 다 “아니요”라고 대답하는데 “제가 지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바로 교회의 일꾼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신앙생활을 자신의 노력이나, 자기의 수양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에 대한 가장 큰 오해입니다. 신앙은 노력이나 수양으로 얻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다면 신앙은 어떻게 얻어지는 것입니까? 신앙생활의 가장 핵심은 바로 ‘내가 죽어지는 것’입니다. 죽는다고 하는 것은 자살하라고 하는 뜻이 아니라 내 자아를 죽이라고 하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신앙생활의 가장 핵심은 내 자아가 죽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자아를 죽게 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 교회의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죽어질 때에 그런 내 안에서 예수님의 생명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자아가 죽지 않으면 여기저기에서 탈이 생깁니다. 다툼이 자꾸 일어나게 됩니다. 반대로 내 자아가 죽으면 예수님의 생명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 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생명을 나타내고, 예수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생활입니다.
내 자아나 고집이 드러나는 생활이 아닙니다. 목회자가 단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전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이나 소견을 말하거나 전하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성도들이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하면서 듣겠습니까? 목회자도 역시 자아가 죽어야 되는 사람입니다.
바울이 신앙생활의 가장 핵심을 고전 15:31에 보면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했습니다.
또 어떤 목사님도 ‘매일 죽는 생활’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신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목회자인 저도 그렇고, 교회의 사역자인 여러분도 이와 같이 날마다 죽어지는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만약에 모든 성도들에게 자아가 살아 있어서 자신의 뜻대로만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면 다툼이나 싸움이 그칠 날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우리의 자아가 죽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아가 죽어지는 것을 가리켜서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자기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합니까? 그것이 오히려 생명의 길이요 내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외에도 예수님은 복음서에서 여러 번 자기 십자가를 지는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0장 38, 39절을 보십시오.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라고 했습니다.
누가복음 14장 27절에도 보시면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보통 십자가를 생각할 때 예수님이 달려 돌아가신 나무 십자가만 생각합니다. 또 베드로가 거꾸로 매달려 죽은 그 십자가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는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십자가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십자가는 한 번만 지면 마는 십자가가 아니라 날마다 짊어져야 되는 자기 십자가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날마다 내 자아를 죽게 하면서 예수님의 뒤를 좇아가야 한다고 하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자기 십자가를 진다고 하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것이 우리에게는 어떤 명령입니까?
첫 번째로, 십자가를 지는 것은 ‘우주적인 명령’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본문 23절에 보시면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이라고 말씀하셨고, 24절에도 보면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아무든지’ 또 ‘누구든지’라고 하는 표현은 어느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열 두 명의 사도들만 십자가를 지라고 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성도들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다 자기 십자가를 짊어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고 하는 것은 ‘자아, 교만, 자기주관, 자기고집’을 꺾는다. 라고 하는 뜻입니다.
그런데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어떻게 됩니까?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된다고 했습니다. 능히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천국에 들어갈 사람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가 축복이나 능력이나 은사만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십자가를 지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 도외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은사나 능력을 많이 받은 교회 안에서 말썽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됩니다. 능력은 많은데 자기 십자가를 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일이 없으면 예수님을 따를 수도 없다고 하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또 한편으로는 십자가를 지는 문제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7장 13, 14절에 보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라고 했습니다.
자기 십자가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질 수 있는 것입니까? 자기 십자가는 자기가 지고 가는 것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자기 십자가는 자기가 지고 가라는 뜻입니다. 그 길이 바로 영생의 길입니다.
두 번째로, 십자가를 지는 일은 우리가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곧 우리가 지속적으로 해야 되는 의무라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 날마다 해야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속적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지 않으면 우리는 함께 동역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십자가를 지는 일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십자가는 아무도 웃으면서 지고 갈 수가 없습니다. 십자가의 고통은 외적인 고통과 내적인 고통으로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감당할 때에 육신적으로는 고달프고 무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적인 고통에 불과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조금만 쉬어주면 괜찮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십자가를 질 때에 따르게 되는 내적인 고통입니다. 내적인 고통은 예수님을 믿고 따를 때에 따라오는 오해나 비방이나 욕설과 같은 것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잘 믿으면 칭찬만 듣게 될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디모데후서 3장 12절에 보시면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서 12장 2절 말씀도 보십시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십자가에는 반드시 무엇이 따라오게 됩니까? 고통과 부끄러움(Shame)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릴 때 만인들 앞에서 발가벗기운 채로 매달리게 됩니다. 그럴 때에 따르게 되는 내적 수치심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따라서 예수님을 잘 믿고, 교회 안에서 맡겨진 직분을 열심히 잘 감당해보려고 하는데 이런 내적인 고통이나 외적인 고통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정상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금 내가 내 십자가를 잘 지고 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좁은 길을 헤치면서 가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신앙생활이라고 하는 증거입니다.
네 번째로, 십자가를 지는 일은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순전히 자발적으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요한복음 10장 18절에 보면 “이를 내게서 빼앗는 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죄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는 것은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땅히 받아야 될 형벌이고 형틀입니다. 그러나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위해서 나 스스로 내적인 고통, 외적인 고통을 취하는 것이 바로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도 이미 말씀드렸지만 십자가를 지는 것은 ‘내 자아가 죽는 것’입니다.
우리가 내 자신에게서 반드시 죽여야 될 자아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자기 교만, 자기 욕심, 자기 과시, 자기 생각, 자기 자랑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아가 죽지 않으면 그런 사람들은 계속 잘난 척을 합니다. 우리가 가만히 살펴보면 그런 사람들은 정말로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고 자아가 죽지 않아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서 예수님의 생명이 드러나고 예수님의 향기가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자아가 죽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로 하여금 날마다 죽어지게 하옵소서!”
매일 매일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됩니다. 교회의 일꾼은 내 자아를 내세우고,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스스로를 죽이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적극적으로 따르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오늘 하루도 ‘내 자아를 죽이는 것이 신앙생활의 가장 근본이다.’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그렇게 함으로 말미암아 즉 내 자아를 철저하게 죽이므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 가운데 나타내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