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신앙(마21:18~22)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흥겨워집니다. 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열매를 보는 것은 더 큰 기쁨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경을 보면 우리 인생을 가리켜 열매 맺는 나무로 비유한 구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중에 요15:16 보면 예수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 ...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과실을 맺게 하고 ... ”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에 나오는 말씀인데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하시고 부르신 목적이 바로 열매를 맺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못 하고의 중요한 판단 기준은 바로 열매를 맺느냐 못 맺느냐 하는 것입니다. 열매를 풍성히 맺으면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입니다. 열매가 없거나 빈약하면 신앙생활을 잘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이 그런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흔히 ‘무화과나무 저주 사건’이라 부르는 말씀입니다. 이 시간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 각자 자신의 신앙생활을 점검해 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모쪼록 풍성히 열매 맺는 ‘열매 신앙’을 재정립함으로 승리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열매 맺는 것이 중요한 이유 : 참 신앙의 증거

본문은 본문 예수님의 공생애 마지막 주간, 즉 고난주간의 월요일에 일어난 사건의 기록입니다. 마21:18 “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예수님은 그 전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가 저녁에 성 밖에 나가 밤을 지내신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식전이라 시장하셨을 테고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런데 길가에 무화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뜨였습니다. 잎이 무성한 나무였습니다. 무화과나무는 팔레스틴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집집마다 한두 그루 이상 심어놓고 열매를 따먹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대용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길가에도 군데군데 무화과나무가 있어서 행인들도 마음대로 따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의 양식’이라 부를 정도였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무화과나무는 아마 길가의 임자 없는 나무가 아니었을까 짐작됩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까 잎사귀만 있고 열매가 없었습니다. 마21:19(상).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 밖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시고... ” 이 말씀을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려면 무화과나무의 생리에 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무화과나무는 잎사귀보다 열매가 먼저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통의 나무는 어떤가요? 먼저 잎이 나고, 그 다음에 꽃이 피고, 맨 나중에 열매가 맺어지죠. 그런데 무화과나무는 먼저 열매가 나오고 그 다음에 잎이 나옵니다. 개나리와 비교해 보면 얼른 이해가 될 겁니다. 개나리는 잎이 난 후에 꽃이 피는 게 아니라, 먼저 꽃이 피고 나중에 잎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그 무화과나무에 잎이 무성한 것을 보면 당연히 열매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잎만 무성했지 열매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나무를 향해 어떻게 하셨습니까? 마21:19(하). “ ...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열매가 없는 것을 보시고 그 나무를 저주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얼핏 보면 참 이상합니다. 아무리 나무에 불과하다고 해도 예수님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세기의 대표적인 지성인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이 구절을 오해한 나머지 기독교에 반감을 표시한 바 있습니다. 그는「나는 왜 크리스천이 아닌가(Why I Am Not a Christian)?」란 책에서 이 구절을 언급하면서 예수님은 부도덕한 심술장이라고 맹비난을 가했습니다. 그런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를 신뢰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예수님이 부도덕한 분이십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외면적으로 보면, 그리고 편견을 가지고 보면, 누구라도 버트런드 러셀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과 병행 구절인 막11:13(하)을 보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막11:13(하) “ ...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제 철도 아닌데 열매를 따먹으려고 하다가 없으니까 저주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너무하신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을 하나씩 체크해 보면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부도덕성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예수님이 강조하시는 영적 교훈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무화과나무를 중요한 교훈을 가르치기 위한 시청각자료로 사용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제작과 비교해 보십시오. 여흥이나 간단한 교훈을 위해 제작하는 영화 한편에도 제작비를 얼마나 씁니까? 수십억 원, 심지어 수백억 원까지 투입합니다. 그런데 영적 교훈을 위해 임자 없는 나무 한 그루를 사용한 게 부도덕한 일인가요? 더욱이 예수님은 창조주 하나님의 아들이니까 따지고 보면 그 나무의 어엿한 임자입니다. 예수님은 시장하데 열매가 없자 아쉬운 마음 때문에 무화과를 저주하신 게 결코 아닙니다. 다만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에 대해 아쉬워하는 제자들의 공감대를 교훈의 기회로 삼으신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예수님이 의도하신 교훈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의 진정성은 열매 맺는 것으로 증명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예를 들어 보죠.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열매를 맺기 전에도 사과나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사과가 열려야 마땅합니다. 만일 사과나무처럼 생긴 나무가 있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열매 맺지 않으면 가짜 사과나무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 신앙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믿음으로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믿음의 결과로 행위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누누이 행위를 강조합니다. 약2:17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약2:26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그러니까 믿음에 따른 행함이 있어야 그 믿음이 진짜라는 겁니다. 이런 원리를 가리켜 ‘신행일치’(信行一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7:17~20 “17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18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19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20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열매로 그 나무가 좋은 나무인지 알아보는데, 만일 아름다운 열매가 없으면 찍어서 불에 던진다고 즉 심판한다고 경고하십니다.

예수님이 무화과나무를 굳이 저주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하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심판받는다는 것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 민족을 상징합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말이나 겉모양이나 종교의식으로는 어엿한 신앙인들이었습니다. 아주 화려하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보시기에는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와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경고의 말씀으로 주신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이 경고의 말씀을 거부함으로 예수님도 못 박고 기독교회도 핍박하고 불순종하다 마침내 심판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A.D. 70년 이스라엘은 로마 군대에 의해 침공을 당합니다. 그 결과 성전이 다 무너집니다. 지금 성지 예루살렘 남아 있는 ‘통곡의 벽’은 그 성전의 서쪽 벽체 일부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2천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고난을 당했습니다. 특히 나치 독일 치하에서는 6백만 명이나 학살을 당했습니다. 그 후 1948년에 겨우 독립했지만 아직도 세계의 화약고로 긴장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마치 무화과나무와 같습니다. 반드시 열매 맺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 받은 증거라는 사실입니다.

[2] 그리스도인 맺는 열매 : 인격의 열매, 선행의 열매, 전도의 열매

그러면 구체적으로 우리가 맺을 열매는 무엇일까요? 어떤 목사님이 이런 간증을 하는 것을 들어 보았습니다. 새신자 가정에 심방을 갔답니다. 말씀을 전하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도 중에 이렇게 간구했다고 합니다. “주님, 아무개 성도가 열매를 많이 맺게 해 주시옵소서!” 그 후 세월이 많이 흘러 신앙이 제법 자라서 집사가 됐습니다. 하루는 목사님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나온 얘기를 하다가 그 집사님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목사님, 지났으니 말인데 제가 목사님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지 아세요?” 목사님은 무슨 일로 시험에 들게 했나 싶어 마음이 덜컹했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시죠?” 그러자 웃으며 대답합니다. “놀라실 건 없어요. 목사님이 처음 심방 와서 열매 많이 맺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혹시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얘긴가? 애가 벌써 셋인데 더 낳아서 어떡하라는 말인가?’하고 고민했었죠.”

이 이야기를 듣고 웃을 일이 아닙니다. 적잖은 성도들이 열매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맺을 열매는 예수님을 믿은 후에 아름답게 변화된 결과들을 의미합니다.

성경 곳곳에 나타난 말씀을 종합하면 여러 가지 열매가 있습니다. 그 중 세 가지만 소개해 드립니다. 인격의 열매, 선행의 열매, 그리고 전도의 열매입니다.

① 인격의 열매 :

첫째, 인격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믿으면 당장 죄 사함을 받고 의인으로 인정됩니다. ‘칭의’(稱義, justification)라고 하죠.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자녀 삼아주신다는 뜻으로 이를 수양(收養, Adoption)이라 부릅니다. 여기까지는 믿음으로 당장이라도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 후로는 하나님 자녀답게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은 평생에 걸쳐 진행됩니다. 이를 성화(聖化, sanctification)의 과정이라 부릅니다.

이런 예를 생각해 보죠. 어떤 부부가 자식이 없어서 입양단체를 통해 아이를 데려옵니다. 법적인 절차가 끝나면 그때부터 당장 어엿한 자식입니다. 그러나 집으로 데려와서 보니까 옛날 습관에 젖어 있습니다. 그 집안의 가풍에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식입니다. 당분간 봐 줍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 그 아이가 그 집안의 가풍에 어울리는 모습을 갖출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믿을 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어도 하나님의 형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나님도 그러려니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하나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기 위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닮도록 하셨습니다. 롬8: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님의 형상 즉 그 인격을 닮아갈 수 있도록 성령과 말씀을 주셨습니다. 구체적인 기준으로 말씀을 주셨고, 우리 힘과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변화를 위해 성령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게 됩니다. 그것이 소위 ‘성령의 열매’입니다. 갈5:22~23 “22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23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여기 열거한 성령의 9가지 열매는 모두 예수님의 성품과 인격의 특징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한 후 성령님을 모시고 살면 그런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모습으로 변화되는 게 없다면 그 사람의 믿음은 거짓일 겁니다.

미국의 역대 영부인들 중에 호감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엘리너 루스벨트(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 현상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이다.” 무슨 뜻입니까? 세월이 가면서 외모보다 인격의 열매를 맺어야 된다는 말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이름을 갖고 있기에 더욱 더 명심해야 할 말입니다.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의 에피소드입니다. 전투 중에 나폴레옹이 병사들의 막사를 순시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막사 옆을 지나가는데 “보나빠르트 그 자식 말이야 ... ” 하면서 병사들이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폴레옹의 이름이 ‘보나빠르트’입니다. 기가 막혀서 막사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당황한 병사들이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사연인즉슨 동명이인인 병사 하나가 아주 고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 때문에 많은 병사들이 골탕을 먹고 있어서 욕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나폴레옹은 그 병사를 당장 불러 이렇게 호통을 쳤습니다. “자네, 당장 이름을 바꾸든지 아니면 행실을 바꾸게!”

여러분, 우리도 조심해야 됩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이름을 달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Christian) 아닙니까? 하나님의 이름을 붙이고 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리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자녀로서 아름다운 인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무쪼록 말씀과 성령으로 예수님을 닮아감으로 풍성한 인격의 열매를 맺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② 선행의 열매 :

우리가 맺을 열매 두 번째는 선행의 열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행하면서 살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행하는 것이 열매입니다. 그래서 행실(行實)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과거에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던 것이 이제는 이웃을 유익하게 하기 위해 행동하게 됩니다. 반대급부를 기대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고, 구제하고, 위로하고, 또 봉사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선행의 열매입니다. 바울은 골1:10에서 선행의 열매를 강조합니다. “주께 합당하게 행하여 범사에 기쁘시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 열매를 맺게 하시며 ... ” 선한 일을 하는 선행의 열매를 맺을 때 주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상계동 슈바이처’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경희 원장(1920~2020)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6세에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다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을 보니까 치료 한 번 못 받고 죽어나가는 겁니다. 사람들을 보며 하나님 앞에 서원합니다. “하나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나이다.” 그는 세브란스 의전 재학 당시부터 보육원 아이들을 진료했고 의학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유학한 기간을 빼고 줄곧 영세민과 피난민 등을 진료했습니다. 상계동에 ‘은명내과’를 개원한 이래 ‘1천원 진료’로 의료 봉사를 실천했습니다. 1천원을 받는 이유는 영세민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치유에 대한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장학 사업도 벌였고 평생 모은 재산을 세브란스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분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위치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선행의 열매를 맺을 때 하나님이 기뻐하실 겁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가 퍼져 나아갈 겁니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있던 곳에 그 향기가 남아 예수님을 증거하게 될 겁니다. 이런 소원을 품고 성행의 열매를 풍성히 맺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③ 전도의 열매 :

우리가 맺을 열매 세 번째는 전도의 열매입니다. 하나님은 먼저 믿고 구원받은 성도들이 다른 사람에게 전도함으로 영혼을 구원하는 일을 기대하십니다. 이것을 가리켜 ‘전도의 열매’라고 부릅니다. 죄로 말미암아 죽은 영혼을 살려내는 일입니다. 영적으로 새 생명을 출산하는 행위로 ‘재생산’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바울 같은 사람은 특별히 전도의 열매 맺기를 늘 열망했습니다. 그가 그 당시 세계의 심장부였던 로마에 구태여 가려던 것도 바로 이런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유행과 물산의 중심지여서 상류 생활을 꿈꾸고 가려던 게 아닙니다. 바울은 로마교회에 이렇게 편지함으로 자신의 열망을 표현합니다. 롬1:13 “형제들아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치 아니하노니 이는 너희 중에서도 다른 이방인 중에서와 같이 열매를 맺게 하려 함이로되 지금까지 막혔도다” 그는 다른 곳에서처럼 로마에서도 많은 전도의 열매가 맺어질 것을 소원했던 것입니다.

이런 열망을 품고 복음을 전한 선교사와 전도자들 덕분에 오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전라남도 신안을 복음의 섬으로 바꾼 문준경 전도사님(1891~1950)은 혈육의 자식은 하나도 없었지만 여러 교회들을 개척했고, 한국교회의 유수한 사역자들을 제자로 배출했습니다. 부흥사 이만신 목사님, 대학생 선교 김준곤 목사님, 기독교상담가 정태기 목사님을 비롯해서 수백 명의 사역자를 길러냈습니다. 미국에도 비슷한 분이 있습니다. 헨리에타 미어즈 여사(Henrietta C. Mears, 1890~1963)입니다. 그는 혈육의 자식은 없었지만 세계적인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CCC 대학생선교회 창립자 빌 브라이트 박사 등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복음의 릴레이를 이어가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요즘 전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옛날에 이런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는 문맹인데다가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어떻게 전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꼭 전도하고 싶은 거예요. 궁리 끝에 이렇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불쌍히 여길 테니까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성경을 읽어달라고 하자 ... 그리고 표시해 놓은 요3:16 읽어달라고 하자 ... 그리고 그 뜻을 아냐고 묻는 겁니다. 알면 그리스도인이니까 됐고, 모르면 죽 설명해 주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전도를 했다는 겁니다. 이런 분도 했다면 우리 중에 못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천국에서 영원히 빛나는 스타입니다. 단12:3 “ ...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여러분, 결실의 계절 가을입니다. 만물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요 예수 피로 구속받은 우리들이 열매를 맺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신앙 연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열매 신앙’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참 열매를 얼마나 풍성히 맺는가 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부디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아니라, 열매가 풍성한 무화과나무 같은 그리스도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모쪼록 이 세상 살 동안 복된 인생을 살아가시고,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때 잘 했다 칭찬받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