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눈과 귀(시34:6~15)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가정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집 아이가 그린 그림이 있었습니다. 도화지에 동그라미가 잔뜩 그려져 있었는데 이상해서 무슨 그림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의 눈’이라고 대답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게 어째서 하나님의 눈이냐고 물었더니 하나님은 어디든지 계시고 모든 사람들을 보고 계시니까 눈이 많으실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님과 함께 웃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아이로서는 충분히 상상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우리의 육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어떤 형상으로 그릴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너무 막연하고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우리 인간의 수준에 맞추어 당신 자신을 설명해 주십니다. 여러 가지 방식 중에 인간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그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15절을 보면 ‘여호와의 눈’과 ‘여호와의 귀’가 나옵니다. 하나님에게 눈이 있고 귀가 있겠습니까마는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표현법을 가리켜 신학용어로 신인동형동성론(神人同形同性論, Anthropomorphism)이라 합니다. 하나님의 속성과 사역을 인간의 모습에 빗대서 설명하는 것입니다. 자주 나오는 표현 중의 하나가 하나님의 손이죠. 사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하나님의 오른 손’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영이시니까 실제로 손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의인법입니다. 그러면 무슨 뜻일까요? 손은 힘을 갖고 있어서 어떤 일을 수행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능력을 상징합니다. 오른 손이라고 한 것은 공간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왼손에 비해 힘이 세니까 강력한 능력을 상징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강력한 오른 손으로 붙잡아 주는 것처럼 하나님이 보호해 주심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의지하면 전혀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눈과 귀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의 눈과 귀를 의식하면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요? 본문을 통해 함께 살펴봅니다.

본문 시편 34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타이틀을 보면 뭐라고 되어 있나요?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 하다가 쫓겨나서 지은 시’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비멜렉’은 블레셋 왕의 칭호입니다. 애굽 왕을 ‘바로’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영어로 하면 ‘King’인 셈입니다. 그 왕의 개인적인 이름은 ‘아기스’입니다. 그와 마주쳐서 죽임을 당할 뻔했는데 구사일생한 사건(삼상21:10~15) 직후 이 시를 쓴 것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다윗은 사울 왕에게 핍박을 받아 쫓기는 신세가 됐었죠. 사울이 하도 엉터리라 하나님이 그를 폐위시킨 후 다윗을 차기 왕으로 세우려고 작정하셨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사울은 다윗을 단순히 핍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예 죽이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숙적 블레셋을 쳐부순 구국 영웅인데다가 그의 사위가 됐음에도 무조건 제거하려고 혈안이 된 겁니다. 다윗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국경을 넘어 블레셋으로 피신하게 됩니다. 그때 블레셋 5대 성읍 중 하나인 ‘가드’의 아기스 왕 일행과 마주치게 됩니다. 신하들이 알아보고 아기스에게 다윗이 분명하니 죽여야 된다고 말합니다. 자칫 붙잡히면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다윗이 기지를 발휘합니다.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수염에 침을 질질 흘립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기스 왕이 재수 없는 미치광이니까 썩 물러가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렇게 해서 다윗이 위기를 모면합니다. 아마도 그는 아찔했을 겁니다. 겉으로는 미친 척 했지만 속으로는 간절히 기도했을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으시고 위기에서 건져주신 겁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체험이었습니다. 그는 너무 감격스러워서 기쁨과 감사를 담아 이 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백성들도 자기처럼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을 체험해 보라고 권면합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간증을 하면서 하나님을 증거한 것입니다. 특별히 고난을 당하는 성도들에게 결코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승리하라고 교훈합니다. 더 나아가 좋으신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자고 권면합니다.

[1] 하나님의 눈과 귀 : 전지전능하신 능력과 지극한 사랑

다윗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설명하기 위해 하나님의 눈과 귀라는 비유법을 사용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나님의 눈과 귀는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의미합니다. 시34:15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

하나님의 눈은 전지전능성(全知全能性, omniscience and omnipotence)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전지성을 갖고 우리를 늘 살펴보십니다. 혹시 어려움은 없는지, 위험한 일은 없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 그리고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지구상에 70억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사람을 동시에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은 육체적 한계 때문에 동시에 여러 사람을 볼 수 없습니다. 반면에 하나님은 마치 한 사람을 보시는 것처럼 나를 정확히 파악하고 계십니다.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시고 보호해 주십니다. 이런 사실을 믿을 수 있으면 우리는 고난 중에도 위로받고 당당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옛날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면 시골 외할머니 댁에 가곤 했습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며 곤충채집을 하고 바다에 나가 망둥이 낚시도 했습니다.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런데 한 가지 불편한 게 있었습니다. 밤에 측간(화장실)에 가는 일입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캄캄함 밤중에 가려면 무섭습니다. 그래서 혼자 못 가고 할머니를 졸라 함께 갑니다. 한참 볼 일을 보다 보면 사방이 조용해집니다.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혹시 할머니가 집에 들어가셨나 싶어 부릅니다. “할머니!” 하고 불러봅니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걱정 마! 내가 다 보고 있으니까 ... ” 그 한 마디만 들으면 마음이 푹 놓입니다. 그렇죠. 할머니가 보고 계신데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 1819~1901)의 이야기입니다. 19세기 당시는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였습니다. 여왕이 지방 순시를 갈 때는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비가 엄청 쏟아졌던 어느 날 밤 유난히 안개가 짙게 끼었습니다. 노련한 1등 기관사가 운전했지만 정신을 집중해서 조심조심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서 헤드라이트 불빛에 사람 모양이 나타나 철로 중간에서 신호하듯 양팔을 흔드는 것이었습니다. 기관사는 놀라서 급정거를 합니다. 그리고 조수와 함께 내려가서 그 자리를 살펴보았는데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상히 여겨 조금 더 앞으로 가보니까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수십 미터 앞에 작은 철교가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고 유실된 겁니다. 만일 정거하지 않고 달렸더라면 여왕을 비롯해서 모든 승객이 죽고 말았을 겁니다. 천만다행이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헤드라이트 유리에 나방 한 마리가 붙어서 날개를 펄럭거리며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왕은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을 했습니다. 평소에 신실한 여왕이었지만 그 사건을 계게로 신앙이 더욱 더 견고해 졌다고 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항상 우리를 향해 주목하고 계십니다. 나의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 탐지하고 계십니다. 그러다가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즉시 다가오셔서 도와주십니다. 이런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안심할 수 있고, 고난 중에도 위로받고 담대할 수 있습니다.

② 하나님의 귀 :

하나님의 귀는 우리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기도에 응답하심을 나타냅니다. 시34;17 “의인이 외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저희의 모든 환란에서 건지셨도다” 우리가 괴로워서 부르짖으면 하나님이 응답하시고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때때로 기도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 “주여~!” 외마디 소리만 내도 응답해 주십니다. 심지어 우리의 신음조차 들으십니다. 아니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을지라도 우리의 형편을 아시고 도와주십니다. 놀라운 사랑이요 완전한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린 아기를 둔 엄마는 항상 아기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잠들어서 누워있을 때 집안일을 하면서도 귀는 아기를 향합니다. 그러다가 “응애~” 하고 아기가 소리를 내면 총알같이 달려갑니다. 신기한 것은 아기의 울음소리나 칭얼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아픈지 혹은 기저귀를 갈아줘야 되는지 다 압니다.

하나님은 이보다 더 세밀하게 우리를 향해 귀를 기울이시고 도와주십니다. 사58:9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말하기를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 ” 마치 대기하고 있듯이 우리가 기도하면, 부르짖으면 “오냐, 나 여기 있다!” 하면서 도와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말 사랑하십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대속물로 주실 정도입니다. 롬8: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그러니까 하나님의 사랑은 아낌없는 무한 사랑이요 절대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예수님을 믿고 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49:15~16 “15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16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 나를 손바닥에 적어놓은 것처럼 항상 들여다보고 살펴주십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당장 다가와서 도와주십니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아기 엄마의 모습을 좀 더 생각해 봅니다. 항상 아기에게 관심을 집중합니다. 눈으로 주시하고 귀로 경청합니다. 아기는 항상 엄마의 시야(視野)와 청야(聽野) 안에 있습니다. 시야는 보는 범위이고 청야는 듣는 범위입니다. 아기의 작은 움직임이나 소리를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 작은 움직임도, 우리의 작은 소리까지 놓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언행심사 모든 게 하나님의 시야와 청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즉시 다가오셔서 도와주십니다. 이런 지극한 사랑이 있기에, 그리고 전지전능하신 능력이 있기에 우리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고난 중에도 위로받고 담대할 수 있습니다. 부디 이런 확신으로 담대히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2] 하나님의 눈과 귀를 의식하기 : 하나님 경외 신앙, 간절한 기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요? 하나님의 눈과 귀를 늘 의식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계시며 나의 모든 소리를 듣고 계신다고 확신한다면 나도 그에 반응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 신앙으로 선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① 하나님 경외 신앙 :

하나님이 우리를 보고 계시기에 우리도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경외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의식하며 두려운 마음으로(긍정적 의미)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을 수 있습니다. 시34:9~10 “9 너희 성도들아 여호와를 경외하라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부족함이 없도다 10 젊은 사자는 궁핍하여 주릴지라도 여호와를 찾는 자는 모든 좋은 것에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특별히 다윗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몸소 체험했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에게 얼마든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도 좋다고 강조합니다. 성도들도 체험해보라고 당당히 증거합니다. 시34:8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기독교 신앙은 체험 신앙입니다. 기본적으로 성경 지식이 있어야 되지만 그 가운데 성령이 임하심으로 깨닫고 확신하고 더 나아가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럴 때 사랑계신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생생한 체험이 없으면 반쪽 신앙에 불과합니다.

② 간절한 기도 :

그리고 이제 하나님을 바라보며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하라고 말씀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기도의 체험을 해 보았음을 강조합니다. 시34:6~7 “6 이 곤고한 자가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그의 모든 환난에서 구원하셨도다 7 여호와의 천사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그들을 건지시는도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기스 왕에게 붙잡혀 죽을 뻔했지만 간절히 기도한 결과 구원받고 승리했음을 간증하는 것입니다. 천사들을 보내서 건져주셨다고 증거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시34:17,19 “17 의인이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그들의 모든 환난에서 건지셨도다 ... 19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의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도다” 의인은 고난이 많다! 세상에 사는 한 하나님의 자녀라도 고난이 면제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 중에 미신을 믿는 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무속이나 주술에 빠지지 않아도 성경에서 벗어나 사실이 아닌 것이나 가짜를 믿으면 그게 미신입니다. 그런 미신 중 하나는 하나님을 믿으면 고난이 없다거나 고난이 줄어든다고 믿는 것입니다. 성경을 아무리 뒤져 봐도 그런 말씀은 없습니다. 세상살이는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입니다. 고난 중에 살기 마련입니다. 성도들에게도 천국에 들어가기 전까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고난이 있습니다. 심지어 신앙의 핍박을 받으면 더 많은 고난을 당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그 모든 고난에서 건져주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눈과 귀가 있기에 하나님을 경외하며 간절히 기도하면 얼마든지 응답받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물론이고 신음조차 들으시고 응답해 주십니다. 한나를 보십시오. 불임증으로 고통 받으면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자식 특히 아들을 낳지 못한 것은 고통 중의 고통입니다. 괄시천대를 받고 사회적 매장을 당하는 격입니다. 첩으로 들어온 브닌나가 자식을 낳은 후에는 그 여자에게까지 괄시를 당하니 얼마나 서러웠겠습니까! 다행히 한나는 기도합니다. 삼상1:10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통곡기도를 한 것입니다. 나중에는 지쳐서 신음 기도까지 합니다. 영적으로 둔해진 제사장 엘리가 보고 술에 취한 것으로 오해할 정도였습니다. 삼상1:13 “한나가 속으로 말하매 입술만 움직이고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가 취한 줄로 생각한지라” 그래서 술을 끊으라고 충고합니다. 한나는 기가 막혀 이렇게 응수합니다. 삼상1:15 “ ...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요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오니” 너무 슬퍼서 소리마저 잦아들어 신음을 하듯 간절히 기도한 겁니다. 그때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으십니다. 한나가 임신하게 되었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이름이 사무엘입니다. ‘기도 응답’(샤마 = 듣다, 엘 = 하나님)이란 뜻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도하다 지칠 때가 있죠. 그럴 때는 그저 “주여~” 혹은 “아버지~!” 하면 외마디를 내뱉죠. 더 힘들 때는 울다가 지쳐서 그냥 신음 소리만 냅니다. 그럴 때도 하나님의 눈과 귀가 있기에 응답하시고 역사해 주심을 꼭 믿으시기 바랍니다.

감리교 창설자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의 일화입니다. 그는 평생 40만㎞의 거리를 여행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말을 타거나 도보로 다니던 시절이었으니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복음으로 영국 사회를 변화시킴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의 어린 시절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6세 때 집에 화재가 났습니다. 다른 식구들은 다 피신했는데 혼자 남았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이 여럿이라 챙긴다고 했지만 정신이 없었습니다. 지붕이 거의 무너져 내리려는 순간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아버지가 존의 울음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불길도 거셀 뿐 아니라 이미 계단이 타버려 집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낙심한 아버지는 털썩 주저앉아 “주여!” 하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어린 존이 창틀 난간 위로 올라갑니다. 이를 발견한 동네 사람들이 사다리 같은 도구가 없었음에도 건장한 사람 어깨 위로 올라가는 식으로 다가가 구해냅니다. 잠시 후 지붕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십년감수한 아버지가 외쳤습니다. “여러분, 우리 다 같이 모여 감사 기도를 드립시다! 집은 타버렸어도 8명 자식을 다 구해 주셨으니 나는 만족합니다.” 존 웨슬리에게 그때 그 일이 평생 강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후일 자신의 초상화 아래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불 속에서 끄집어낸 타다 남은 나무토막이 아닌가!”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최선을 다해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함으로 영국의 역사를 바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존 웨슬리 이전에 그의 아버지가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님을 바라보며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드린 그 기도가 위대합니다. 한 개인의 인생을 구했을 뿐 아니라 그의 가문, 그리고 영국과 세계를 변화시킨 계기를 만들었으니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그러므로 여러분,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눈과 귀를 의식하며 간절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통곡하며 부르짖어 기도하십시오. 지쳐서 기도가 안 나올 때는 신음 소리로 기도하십시오. 어떤 경우이든 하나님이 우리를 보고 우리의 소리를 듣고 계시기에 반드시 응답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애송하는 복음송 가운데 <주만 바라볼지라>(박성호 작사 작곡)를 아시죠. 2013년 미국 장로교회(PCUSA) 찬송가 집에 실리기도 한 유명한 찬양곡입니다. 곡조도 가사도 좋은데 특히 후렴이 참 좋습니다. 오늘 말씀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 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찌라.”

기도에 관해 묵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때로는 통성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이 잘 들으시려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각각 소리 내서 기도하는데 헷갈리지 않으실까? 인간이라면 헷갈리지만 하나님은 전혀 헷갈리지 않습니다. 전지전능하시므로 동시에 다 듣고 각각 응답해 주십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시차가 있어서 계속 낮이 이어집니다. 그러면 하나님에게는 낮도 낮이고 밤도 낮입니다. 다행히 하나님은 인간과 달라서 잠을 주무시지 않습니다. 시121:1~4 “1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2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3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4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그러므로 아무 염려 말고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이 나를 보고 계시고 나의 모든 소리를 듣고 계시다는 확신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있고 한꺼번에 모여 있어도 하나님이 나 한 사람만 있는 것처럼 보고 듣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때때로 너무 힘들다 보면 스스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 ... 설사 사람들은 그럴지라도 하나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적인 소외감을 갖는 것도 좋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최소한 영적 소외감은 절대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나를 바라보십니다. 나의 신음소리조차 놓치지 않으십니다. 아무쪼록 하나님의 눈과 귀를 의식하며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함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