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3) 숨통이 트여야 산다! (막 9:14-29)

어느 날, 어떤 사람이 귀신 들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아들을 고쳐달라며 예수께 데리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예수께서 산에 기도하러 가신 사이에 제자들에게 데려왔었는데, 제자들은 아이를 치유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산에서 돌아오신 후에 아들을 다시 데려온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믿음 없음을 꾸짖기도 하시고, 아이의 아버지에게도 믿음을 심어주신 후에,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악한 귀신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게 하는 귀신아, 내가 너에게 명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말아라”(25절). 그러자 귀신은 이내 쫓겨나고 아이는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제자들이 왜 자기들은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는지를 묻자, 예수님은 기도 외에는 이런 귀신을 쫓아낼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공관복음서에 모두 소개됩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에 소개되는 이야기가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과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아이의 아버지는 악한 귀신의 정체를 ‘말을 못하게 하는 귀신’으로, 예수님은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게 하는 귀신’으로 명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예수께서 제자들이 치유의 역사를 감당하지 못한 원인을 기도의 부족이라고 지적하시는 부분입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이 이야기를 통해서 마가복음 저자가 우리에게 던져주고 싶은 메세지가 바로 ‘기도’에 관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기도가 무엇입니까? 하나님과의 친밀한 대화요 사귐입니다. 온전한 기도는 하나님을 향해 말씀드리고 또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어떤 귀신이 누군가를 벙어리가 되게 하고 귀머거리가 되게 한다면, 그 귀신의 정체가 바로 기도를 방해하는 귀신, 온전한 기도를 가로막는 악한 영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예수께서 치유하신 것은 표면적으로는 간질 발작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 아이의 증상이었지만, 영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벙어리가 되게 하고 귀머거리가 되게 함으로써 기도를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영적인 질병을 치유하신 것입니다.

2.

오늘날도 우리로 하여금 입을 열어 하나님께 말씀드리지 못하도록 하고, 귀를 열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게 하는 악한 영의 역사가 있습니다. 악한 영이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기도를 방해하는 일입니다. 기도가 신앙생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적군을 모두 물리치지 않더라도 상대의 지휘부를 파멸시키면 이기는 것처럼, 모든 곳을 점령하지 않더라도 상대 나라의 수도를 점령하면 승리하는 것처럼, 사탄은 신앙의 중심인 기도생활을 파괴함으로써 우리를 영적 전쟁의 패배자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탄이 기도를 방해하기 위해서 유도하는 세 가지 착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는 기도하기에는 너무 바쁜 사람!”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사는 것이 너무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 일단은 바쁜 일들부터 처리하고 그 다음에 한가할 때에 기도해도 늦지 않다고 속삭입니다. 너무 바쁘니 정 기도하려면 하나님의 도움이 특별히 필요한 응급 상황에서만 하라고 속삭입니다. 그런 식으로 기도를 미루게 하고, 결국은 기도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표류 당한 두 사람이 구명보트에 몸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망망한 바다뿐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오! 하나님, 만약 저를 구해 주신다면 저의 재산의 절반을 바치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희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풍랑만 더 심할 뿐이었습니다. “오! 하나님,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신다면 제 재산의 3분 의 2를 하나님께 바치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구원의 손길은 닿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다시 간절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제발 저의 이 간절한 기도를 받아주십시오. 제 목숨을 구해주신다면 저의 전 재산을…….” 그때 다른 한 사람이 소리쳤습니다. “이봐, 거래를 중단해! 저기 섬이 보여!”』

기도는 특별한 위기 상황에서만 하다가 사정이 나아지면 그만두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상황 속에서 기도해야 합니다. 윌로우크릭 커뮤니티 처치의 빌 하이벨스 목사가 쓴 책 중에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쁠수록 더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한가할 때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열 일 제쳐놓고 해야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가 모든 것들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사탄이 기도를 방해하기 위해 유발하는 두 번째 착각은 “기도해봤자 소용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도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더라’, ‘기도해도 응답이 없더라’고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기도 무용론을 펼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썽꾸러기 자녀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도해도 하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해도 아무 소용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사탄이 속삭입니다. “그것 봐. 지금이라도 그만두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의 기도 덕분에 더 나빠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 여름, 전화 회사가 공사를 하다가 집 앞에 잔디를 일부 훼손했습니다. 여름 내내 열심히 물을 주었는데도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고 그냥 두었는데, 늦가을 어느 날 아내가 말합니다. “여보. 잔디가 완전히 살아났네요. 우리가 열심히 물을 준 것이 헛되지 않았아요.” 바로 이것입니다. 기도는 죽은 잔디에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기도는 소용 없는 것이 아닙니다. 땅에 떨어지는 기도는 하나도 없습니다. 기도가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인내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착각은 기도를 어렵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도는 목사나 장로나 권사쯤 되어야 할 수 있는거지 나같은 초신자에게는, 나같이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걸려 기도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사탄의 전술입니다. 기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유혹입니다. 기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본능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여러가지 방식으로 부모에게 의사 표시를 하듯이, 기도는 아버지 하나님과의 의사 소통입니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면 되는 것입니다.

3.

이천 년 전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게 하는 귀신’을 물리치셨던 예수님은 오늘 우리의 기도를 가로막는 악한 영도 물리쳐주십니다. 기도에 대한 오해와 착각에서 우리를 구해주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요한복음 20장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평화를 빌어주신 다음에 숨을 불어넣어주셨습니다(요 20:22). 예수께서 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주셨습니까? 제자들이 죽어 있었습니까? 기절해 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하신 이후 절망이 그들의 목을 졸랐습니다. 그래서 영적으로 숨통이 막혔습니다. 더 이상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몸은 여전히 숨쉬고 있었지만, 영적으로는 숨통이 막혀 의식을 잃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들을 찾아와 제일 먼저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성령을 받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이 성령이 어떤 성령입니까? 기도하게 하시는 영입니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말합니다.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지도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 … 성령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도를 대신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롬 8:26-27).

성령을 통해 기도가 회복되어야 우리의 믿음이 회복됩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단절은 곧 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대화를 통한 사귐이 없는 관계는 죽은 관계입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가 집에서 유일하게 하는 세 마디가 “아는?” “밥 묵자” “자자”라고 합니다. 정말 그렇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아닙니다. 살아있는 관계는 지속적으로 서로에게 말하고 서로의 말을 듣는 관계입니다. 기도가 멈추어지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됩니다. 골짜기의 마른 뼈들처럼 죽어버린 상태가 됩니다.

4.

지난 주일 설교에서, 겸손한 인정과 맡기는 믿음을 가지고 죄악으로 병든 우리를 하나님의 강물에 온전히 담그면 새 살이 돋듯 영적인 감각이 회복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영적인 감각이 회복되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세 가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사랑이요, 둘째는 하나님의 은혜요, 셋째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이러한 영적 감각의 회복이 곧바로 기도의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니 하나님과의 친밀한 대화가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지니 감사의 기도가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니 그분의 든든한 손길에 모든 것을 맡기는 기도가 시작됩니다.

우리는 바울의 말씀대로 “쉬지 말고 기도”(살전 5:17)해야 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삶이 힘겨울 때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것은 연약한 자의 도피가 아닙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연약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고백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진정 강한 것입니다. 진짜 연약한 것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강한 척하는 것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고난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약 5:13). 베드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의 걱정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벧전 5:7).

사랑하는 새빛 교우 여러분, 2011년을 기도로 시작합시다. 그리고 이 한 해를 기도로 채웁시다. 한 번 해봅시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다시금 영적인 호흡이 되살아나면 우리의 삶에 시들했던 모든 부분들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편한할 때에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어려울 때에는 맡기는 기도를 드립시다. 일을 시작할 때 그 일을 주님께 맡기는 기도를 올리고, 일을 마칠 때에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립시다.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합시다. 기도로 누군가를 섬기고, 누군가의 기도로 살고 있음을 기뻐합시다. 매일 밤 열 시에 교회를 위해 기도합시다. 토요 새벽기도회에 나와 한 주일을 기도로 결산하고 또 한 주일을 기도로 준비합시다. 1월부터 시작되는 월례 금요기도회에 나와 마음을 쏟아 기도에 전념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기도 없이 사는 것만큼 무모한 일은 없습니다. 마치 산소통 하나 없이 에베레스트의 높은 봉우리를 등정하거나 깊은 바다 속을 탐험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낙하산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속도에 취해 좋아하지만, 나중에는 그 속도로 인해 죽습니다. 우리를 멈춰주어야 할 낙하산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기도입니다.

기도하며 살다 보면 기도하지 않은 하루가 얼마나 불안한가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밥은 걸러도 기도는 거를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기도가 회복되어야 저와 여러분의 삶이 회복됩니다. 가정이 회복됩니다. 교회가 회복됩니다. 숨통이 트여야 모든 것이 살아납니다. 우리의 영적인 숨결인 성령의 도우심으로 숨통 트이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