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민수기(33)/반역/분수

제목: 분수에 지나친 사람들

성경: 민 16:1-14

하나님께 대한 불평과 불순종 때문에 40년간 방황생활을 해야 했던 그들은 자숙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마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불평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고라 일당의 반역 사건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사건을 통해서 분수를 지킨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말씀의 제목은 “분수에 지나친 사람들”입니다.

1.분수에 지나친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민 16:1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민 16:2 이스라엘 자손 총회에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에 유명한 어떤 족장 이백 오십 인과 함께 일어나서 모세를 거스리니라

'고라'는 모세와 아론의 친사촌으로서 성막 봉사와 백성의 종교 교육에 대한 책임을 맡은 레위인이었습니다(8:14-22 참조). 그러므로 고라는 자신도 사촌들처럼 정치, 종교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여 반란을 주도했던 것 같습니다. 고라가 생각해 보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습니다. “아니, 왜 아론의 가족만 제사장직을 해야 해? 나도 같은 레위 지파가 아닌가?” 그래서 반역을 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동조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단과 아비람, 그리고 온 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세 사람은 이스라엘의 장자인 르우벤 지파 출신으로서, 그들의 조상 르우벤의 실수(창 35:22; 49:3,4)로 인해 실추된 자신들의 가문의 명예와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당'을 짓는 고라의 반역에 쉽게 동조했던 것 같습니다(Keil, matthew Henry). 즉 그들은 이스라엘의 장자 집안 출신이므로 정권을 탈취할 분명한 명분이있다고 생각하여 분파의식을 가지고 반란에 임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들이 거룩한 공동체 내에서 사악한 분파 의식을 조장하며 불의한 정치적 활동을 일삼는 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위계 질서를 정면 부정하고 도전하는 일로서 곧 공동체 전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죄악이었습니다(고전 1:10-17).

여기에 총회에서 택함을 받은 자 회중에 유명한 어떤 족장 250인이 이 반역에 동조하였습니다. 이들은 '온 백성 가운데 이름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치 내일 대선을 앞두고 너도 나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을 서는 것과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들은 백성들 가운데서 그 지위를 인정받은 유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적어도 모세와 아론이 신탁(神託)에 의해 이스라엘 최고 지도자가 되기 전까지 각 가문에서 지금보다 상당한 권력을 행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와 아론의 등장 이후 그들의 절대적인 권위에 눌려지내야 했던 그들로서는 불만이 축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그로 인해 고라의 반란 음모에 쉽게 동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틀림없이 세속적인 명예욕에 불타는 사특한 자들이었을 것이며, 그렇기에 그들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거룩한 공동체의 질서보다 자신들의 실추된 지위와 명예에 더 집착한 나머지 이와 같이 하나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고라 반역 사건에 가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신약성경은 이 사건을 '고라의 패역'(the rebellion of korah)이라 언급하고 있다(유 1:11). 이 사건은 단지 인간 모세를 대적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세에게 지도자 자격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었습니다.

2.분수에 지나친 행동이 무엇이었습니까?

민 16:3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스려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뇨

고라는 성막에서 수종드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제사장으로 섬기기를 원하였습니다(10절). 고라 일당은 모세와 아론을 거스려 말했습니다. “당신들, 너무 분수에 지나친 것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온 회중 가운데 계신데 어찌 당신들만이 회중 앞에서 군림하려고 합니까? 왜 스스로 자기 자신을 높이고 그럽니까?”

‘분수에 지나치도다’ 직역하면 '너희가 너무 많이(소유하였다)'입니다. 즉 반역자들은 모세와 아론이 지나치게 월권(越權)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아론 및 그의 후손들에게만 제사장직이 부여된다는 사실에 대해 도전했던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레위지파 소속인 고라는 아론의 종교적 통솔권을 탐냈던 것 같고, 르우벤 지파 소속인 다단과 아비람은 모세의 정치적 지휘권을 욕심냈던 것입니다. ‘누구는 인삼 뿌리 먹고 누구는 무 뿌리 먹느냐?’고 하며 대적을 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 고라 일당의 이 말은 모세와 아론에게 그들의 정치 및 종교적 지휘권을 내놓으라는 협박조의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모세와 아론을 거역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두가 다 택하신 백성이요, 거룩한 제사장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도자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2)여호와께서 회중 가운데 거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다스리기 때문에 특별한 중보자의 직분이나 제사장 직분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3)모세와 아론이 스스로를 높여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친히 모세와 아론을 택하시고 그들을 중보자로 지명하셔서 이스라엘을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하고 계심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스스로 높여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실제로는 자신들이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한 것입니다. 이들은 아론의 제사장직과 모세의 통치권까지 도전을 한 것입니다.

이 반역은 자기 추구와 시기심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회중 앞에서 자기를 높이기를 원하였습니다. 분명히 전 민족이 거룩하지만 하나님은 자기 뜻에 따라서 몇몇 사람들을 지도자의 지위에 두셨습니다. 오늘 날 교회도 이와 같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사람들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치리하는 사역을 위하여 영적인 은사들과 영적인 직분을 맡겨 주셨습니다(엡4:15-16, 고전 12:14-18). 성경은 “영적인 은사들을 사모하라”격려를 하지만(고전14:1) 다른 사람의 영적인 직분을 사모하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영적인 지도자의 지위를 원한다면 그의 성품과 행위로 말미암아 자신이 거기에 합당함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딤전 3:1절 이하).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자신의 분수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자기의 분수를 지킨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자신이 서야할 위치를 바로 인식하고 자기 위치를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자기의 분수를 지킵니까?

3.분수에 지나친 사람들에 대한 모세와 아론의 행동(4-11절)

모세와 아론은 스스로 방어하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방어하시게 했습니다. 모세는 고라와 그의 추종자 250명에 향로들을 성막으로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누가 옳은지를 하나님이 나타내시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세는 레위 자손인 고라 일당을 책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회중에서 너희를 구별하여 자기에게 가까이 하게 하사, 여호와의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시며,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게 하심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

"하나님이 너희를 세상 사람과 구별하신 것도 감사해야 할 일이고, 더구나 하나님의 임재하시는 장소인 성막, 곧 교회에서 봉사하게 하시는 일을 어찌 작은 일이라고 불평을 하느냐?"며 호통치는 모세의 말씀입니다.

그들이 맡은 일이 작은 일임에는 분명하겠지만, 자신들이 작은 일을 맡았다고 불평하기 전에, 자신들이 "누구인가?"를 먼저 생각해보면, 절대로 불평하거나 하나님을 대적할 수 없다는 모세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억해 주시고, 불러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히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향하여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도록 해 주신 일도 감사한데, 거기에 보너스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것은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그런데 그 일이 보잘 것 없는 일이라고, 작은 일이라고 불평을 해서 되겟습니까?

그렇습니다. 고라의 처지를 보십시오. 아니 모세를 포함한 모든 이스라엘의 처지를 보십시오.

아니 우리의 처지와 형편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떻게 저 같은, 우리같이 죄와 더불어 살고 있는 사람들을 '거룩한 백성',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러 주실 수 있습니까?

게다가 주일마다, 예배 때마다 하나님 앞에 나와 기도할 수 있게 해 주셨지요, 찬송하도록 허락하셨지요, 예배를 위하여 기도하고, 안내하고, 또 성경을 읽고, 찬양대로, 교사로, 집사와 권사, 장로와 목사로 봉사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이것이 은혜가 아니면,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하나님의 사랑이겠습니까?

오늘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작은 일도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Small is beautiful." 예배를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는 작은아이의 손바닥조차도 아름답고 귀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성도의 기도하는 작은 손조차도 아름답고 귀하다는 말씀입니다.

고라 일당은 자신들이 맡은 일이 너무 작은 것이라고, 그래서 모세처럼, 아론처럼 큰 일을 해 보겠다고 하나님을 향하여, 모세와 아론을 향하여 도전했습니다. 그렇지만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은, 그들이 맡은 일조차도 그들에게는 '너무나 큰 일'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너희가 하나님께 가까이 오게 하신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거든"이라는 모세의 말씀에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선택하셔서, 하나님을 알게 하고, 예배 드리게 하고, 예배의 참여자로, 봉사자로 삼으신 것이 어떻게 작은 일이겠습니까?

‘아론은 어떠한 사람이 관대...원망하느냐?’ 아론의 제사장직은 고라 일당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자의(自意)에 의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임(委任)에 따른 것임을 확실히 밝히는 장면입니다(출 16:7,8). 실제로 아론과 그 아들들은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백성들의 목전에서 거룩한 제사장 위임식을 7일 동안 성대하게 치렀습니다(레 8:1-9:24). 그러므로 아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곧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4.분수에 지나친 사람들의 거듭된 거역(12-15절)

모세가 레위인이었던 고라 일당을 책망한 후에 르우벤 지파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을 불러 그들의 죄악을 문책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민 16:12 ...그들이 가로되 우리는 올라가지 않겠노라

민 16:13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 오히려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

민 16:14 이뿐 아니라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도 아니하고 밭도 포도원도 우리에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니 네가 이 사람들의 눈을 빼려느냐 우리는 올라가지 아니하겠노라

1)‘우리는 올라가지 않겠노라’

이는 성막 앞에 나아가 여호와의 공정한 판결 받기를 거부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불만은 아론의 제사장직에 대한 고라의 불만과는 달리 모세의 정치적 지도권(왕권)에 대한 불만이었던 듯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의 소환 명령조차 무시했던 것입니다. 한편 반역 주동자<1절> 중 '온'(On)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이 없는데, 그 이유는 아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의 반역 의사가 누그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2)‘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하느냐?’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흐르는 땅에서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 오히려 우리 위에 스스로 왕이 되려 하느냐?’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대해 친히 적용시킨 이 언약의 말(출 3:8)을 다단과 아비람은 실로 패역하게도 우상과 세속의 땅인 애굽에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의 언약과 은총은 헌신짝처럼 여기면서도, 세속적 명예와 권력에는 모든 것을 바치는 진정 멸망의 자식들임을 스스로 천명한 것입니다.

이때 반역자들은 호르마의 참패(14:45)를 모세의 탓으로 돌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듭되는 절망의 순간과, 가나안 땅에서 광야에로의 회귀<14:25>를 모세의 정권 연장을 위한 잔꾀로 생각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3)우리의 눈을 빼려느냐?

14절을 주의 깊게 살펴봅시다. ‘네가...아니하고...아니하니’라고 말합니다. 다단과 아비람 일당은 하나님의 약속이나 계획 및 섭리에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죄악이나 패역함에 대해서도 일체의 자성(自省)이 없었습니다. 오직 그들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하나의 권력 투쟁 장소로 보고, 거기서 승리하기 위해 온갖 비방을 모세에게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든 불평, 불만 요인들을 모세 개인의 자질 부족으로 몰아 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눈을 빼려느냐?’-'눈을 멀게 하려느나'는 뜻입니다. 곧 이 말은 모세가 백성을 감언이설(甘言利設)로 회유하여 교묘하게 자신들을 소경 취급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고라와 엘리압의 두 아들처럼 받은 은혜에 감사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불평하고 원망하는 것은 하나님이 보실 때에 큰 죄악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한 달란트 받은 종이 비교 의식과 주인에 대한 원망과 불평으로 자기의 재능을 땅 속에 묻어 둔 것에 대하여 게으르고 악한 죄라고 책망하셨습니다(마 25:24-30).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그에게 맞는 직분을 주셨고, 아론도 그에게 맞는 직분을 주셨으며, 고라도 그에게 맞는 직분을 주신 것입니다. 레위인이 다 제사장이 되었다면 누가 성막을 치고, 언약궤는 누가 멥니까? 사도 바울도 당을 지어 다투는 고린도 성도들에게 지체의식을 가질 것을 권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원하시는 대로 다양한 지체를 우리 몸에 주셨습니다. 눈이 귀하다고 온 몸에 눈만 붙어 있으면 냄새는 어떻게 맡고, 아름다운 음악은 어떻게 들을 수 있습니까? 그러므로 각 지체는 다른 지체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또 다른 지체만 귀히 여기고 자신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직분을 감사함으로 받고, 맡은 직분에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항상 자신이 지켜야 할 분수가 있습니다. 분수를 넘는 것은 교만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십니다. 겸손히 맡은 직분에 충성을 다하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