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흑역사(왕상11:1~13)

‘흑역사’(黑歷史)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잘 사용하지 않지만 ‘백역사’(白歷史)라는 말도 있습니다. ‘흑역사’는 너무 부끄러워서 없었으면 좋을 뻔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백역사’는 자랑스러워서 나타내고 싶은 과거의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흑역사도 쓰고 백역사도 쓰면서 살기 마련입니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도 여전히 육체의 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외일 수 없습니다. 성경의 인물들도 보면 아무리 훌륭한 신앙의 사람일지라도 백역사만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흑역사도 갖고 있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그랬고, 이스라엘의 성군 다윗도 그랬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지나온 인생을 회고하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역시 흑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 지금도 흑역사를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시간 말씀을 통해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나간 흑역사는 회개함으로 털어버리고 백역사는 감사함으로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남은 생애 더 이상 흑역사를 쓰지 말고 백역사를 쓰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본문을 보면 솔로몬이 등장합니다. 그의 인생을 보면 역시 백역사와 흑역사가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점은 처음에 백역사로 멋지게 출발했는데 도중에 흑역사를 쓰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말년에 회개했기에 망정이지 정말 인생을 완전히 망칠 뻔했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솔로몬 하면 좋은 이미지만 기억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성경은 분명히 그의 흑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성경은 좋은 면만 부각시키는 위인전이 아닙니다. 성경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리지 않고 인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기록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어떤 인물의 백역사만 보면 안 됩니다. 흑역사를 꼭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그 인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내릴 수 있고 그로부터 신앙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솔로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간 본문에 기록된 솔로몬의 흑역사를 살펴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솔로몬의 백역사와 흑역사 : 기브온 산당의 기도 vs 세속에 빠진 삶

솔로몬의 흑역사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그의 백역사를 살펴봅니다.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됐을 때 그의 처음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귀합니다. 기브온 산당에 올라가 일천 번제를 드리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이를 가상히 여겨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왕상3:5 “기브온에서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그때 솔로몬이 무엇을 구했나요?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백성들을 재판하고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구합니다. 그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왕상3:10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 하나님은 기뻐하시며 그에게 차고 넘치는 축복을 부어주십니다. 지혜를 주되 전무후무하게 탁월한 지혜를 주십니다. 게다가 간구하지 않은 부귀영화를 주시되 그 어떤 왕들과 비교해도 더 풍성한 축복을 부어 주셨습니다. 왕상3:12~13 “12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13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이렇게 해서 솔로몬은 초기에 탁월한 지혜로 선정을 베풀며 하나님의 축복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본문의 모습을 보면 어떻습니까? 한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세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많은 처첩을 둡니다. 그 자체도 심각하지만 그 여인들은 이방 나라의 공주나 왕족들입니다. 정략결혼을 한 겁니다. 물질욕과 권력욕 때문이었습니다. 당연히 육체의 쾌락에도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심각한 것은 그 여인들에게 휘둘려 이방의 우상 신들을 섬기기까지 했다는 슬픈 사실입니다. 왕상11:3~4 “3 왕은 후궁이 칠백 명이요 첩이 삼백 명이라 그의 여인들이 왕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였더라 4 솔로몬의 나이가 많을 때에 그의 여인들이 그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하지 못하였으니”

결국 하나님이 진노하시고 이스라엘 나라를 둘로 나누어 한편을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을 경고하십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아버지 다윗을 생각해서 솔로몬의 아들 대에 가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후일 역사 속에서 그대로 성취됐습니다. 그의 아들 르호보암 때에 여로보암이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쪼개어 가져갑니다(B.C. 930년경). 이렇게 해서 남 유다 왕국과 북 이스라엘 왕국으로 남북분단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북 이스라엘로 무려 열 지파가 떨어져 나갑니다. 얼마나 큰 비극입니까! 후일 역사 속에서 북 이스라엘이나 남 유다나 우상 숭배로 멸망하는데 솔로몬이 그 시발점이 됐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통탄스러운지 모릅니다. 이런 모습이 솔로몬의 흑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2] 흑역사를 쓰게 된 원인 : 하나님을 사랑하는 대신 세상을 사랑함으로

그러면 도대체 솔로몬이 왜 이 지경이 됐을까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점점 식어지면서 세상을 사랑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빠져 나오지 못하고 허덕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한번 세상 욕망에 사로잡히기 시작하면 헤어 나오기 어렵습니다.

마치 이런 겁니다. 여러분, 혹시 ‘몽키 트랩’(monkey trap)에 대해 들어보였나요? 원숭이 덫입니다. 북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잡을 때 사용하는 덫입니다. 조롱박을 준비해서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구멍을 뚫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맛있는 열매를 넣어둡니다. 이것을 길목에 두면 원숭이가 지나가다 보고 얼씨구나 좋아하며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열매를 빼내려고 기를 씁니다. 하지만 움켜쥔 손을 풀기 전에는 빼낼 수 없습니다. 그때 사람이 다가가서 딱 잡습니다. 손만 풀면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는데 욕심을 부리다가 잡히고 마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약1:15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여러분, 솔로몬을 보십시오. 이 말씀대로 되어가고 있었잖아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식어지면서 세상을 사랑하다가 점점 더 깊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욕심을 놓으면 되는데 계속 붙잡고 있다가 멸망 직전까지 간 겁니다. 그렇게 지혜롭다고 하던 솔로몬인데 이때는 왜 이렇게 우매했는지! 정말 한심합니다. 신앙의 가치에 비하면 세상의 욕망은 싸구려에 불과합니다. 세상의 욕망과 신앙의 가치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마치 이런 겁니다.

5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그 제목은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이었습니다.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해저선을 발견해서 유물을 발굴한 지 40주년을 기념하는 유물전시전을 열었던 것입니다. 그때 신문 기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발굴 이전에도 해안가에서 도자기들이 이따금 발견되어 주민들이 수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뭣도 모르고 처음에는 엿장수에게 엿과 바꾸기고 하고, 아니면 푼돈을 받고 넘겨주었다는 겁니다. 심한 경우 개밥그릇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나중에 그게 모두 청자 혹은 백자였음을 알고 땅을 치며 한탄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구원받고 얻은 영생은 엄청난 가치를 가진 것입니다. 그 가치를 알고 영생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야 할 텐데 세상의 하찮은 것들에 집착하느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면 얼마나 어리석고도 억울한 일입니까!

바울은 예수님의 만나고 영생의 가치를 깨달은 후에 뭐라고 고백했습니까? 빌3:8~9 “8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9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 ” 예수님을 알고 영생 얻은 것은 최상의 가치이며 그에 비하면 세상이 가치는 배설물 수준이라는 겁니다.

사도 요한은 또 뭐라고 했습니까? 요일2:15~17 “15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16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17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육신의 정욕은 육적인 쾌락을 의미합니다. 안목의 정욕은 눈이 보기에 좋은 것들을 갖고자 하는 물질욕을 의미합니다. 이생의 자랑은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는 권력욕이나 명예욕을 의미합니다. 이런 것들은 언젠가 사라집니다. 물론 우리가 육체를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니까 기본욕구는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본욕구를 채워주시지만 과도한 욕망 즉 탐욕은 채워주시지 않습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need(기본욕구)는 채워주시지만 greed(탐욕)는 채워주시지 않습니다. 기본욕구만 채울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세상 것들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으며 만족스러워하며 사는 게 바로 자족입니다. 사도 바울이 자족의 비결을 증거했죠. 빌4:11~12 “11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12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그는 감옥에서도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궁핍하거나 부요하거나 어떤 상황에도 예수님 안에서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비결을 터득하지 못하고 계속 세상 욕망에 사로잡혀 살면, 늘 “조금 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솔로몬처럼 행복하지 못한 채 흑역사만 써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가 하나님을 완전히 배반하고 떠난 것은 아니고 양 다리를 걸쳤던 것입니다. 한쪽 다리는 하나님에게 걸쳐놓고 다른 한 다리를 세상에 걸쳐놓고 살았습니다. 그러니까 행복하지 못하고 곤고한 겁니다. 세상의 성공을 성취하고도 허무합니다. 신앙생활을 해도 이처럼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치면 곤란합니다. 양다리 걸치면 가랑이가 찢어집니다.

그런 삶은 또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양면테이프가 있죠.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합니다. 신앙생활을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세상에 붙어살다가 아쉬우면 하나님에게 붙고, 또 살만하면 다시 세상에 붙고 ...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참 기쁨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역사를 쓸 수 있습니다.

[3] 흑역사보다 백역사를 쓰는 인생 : 회개와 결단, 하나님 사랑

다행히 솔로몬은 말년에 회개하고 결단합니다. 그리고 다시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쓴 책이 바로 전도서입니다. 그는 과거 자신의 흑역사를 담담히 고백합니다. 잘 모르고 그랬다는 겁니다. 세상을 사랑하며 꽤나 성공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 헛된 짓이었고 말합니다. 전1: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그는 세상을 사랑하며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그리고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고 성공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다 헛되다고 고백합니다. 전1:14에서도 비슷한 고백을 합니다.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한창 세상을 따라다닐 때는 뭐가 대단해 보였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무 것도 아니더라, 다 사라지고 없더라, 이런 고백입니다.

그가 이렇게 과거에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세상과 짝했던 것, 살수하고 범죄했던 것을 회개하니까 하나님이 그의 흑역사를 용서하시고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하나님을 멀리하고 세상의 욕망에 빠져 부끄러운 흑역사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후회막심합니다. 하지만 후회만 하면 그대로 있습니다. 십자가 앞에 나아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결단할 때 흑역사를 지워 주십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입니다. 사1:18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

솔로몬은 이렇게 해서 흑역사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백역사를 만들어갑니다. 전도서 결론이 바로 그겁니다. 간곡한 어조로 신앙의 후배들에게 이렇게 권고합니다. 전12:1~2 “1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2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무슨 말인가요? 하루라도 젊었을 때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기 전에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당장, 즉시, 그리고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살라는 당부입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해서 흑역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위인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금년도 어느덧 절반 이상이 지나갔습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모릅니다. 잠시 멈추어 나 자신의 살아온 족적을 회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나의 자랑스러운 백역사는 무엇이었으며 나의 부끄러운 흑역사는 무엇이었는지 한번 따져 보기를 바랍니다.

혹시라도 분주한 세상의 일에 파묻혀 살다가 나도 모르게 하나님을 멀리하지는 않았는지, 그러다가 세상의 욕망에 끌려 다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를 기억해 보십시오. 죄와 영원한 사망에서 구원받은 그 한 가지로, 영생을 얻고 장차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그 한 가지만으로 늘 기뻐하며 감사했던 그때를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주님을 향한 첫사랑을 회복하고 세상이 아니라 진정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한계시록 2장을 보면 주후 1세기 소아시아 지금의 터키에 소재한 일곱 교회 중 에베소교회에 주님이 주신 말씀이 나옵니다. 에베소교회 성도들이 신앙을 지키고 충성했던 것을 칭찬합니다. 동시에 책망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계2:4~5 “4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5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그토록 순수하고 뜨겁게 사랑했던 그 신앙을 회복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지 않고 계속 주님을 멀리하면 촛대를 옮긴다고 즉 교회를 없애버리겠다고 경고하신 겁니다. 개인으로 보면 인생이 곤고해진다는 경고입니다.

이렇게 보면 솔로몬은 흑역사가 있었지만 그래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두에 잠시 언급했던 아브라함이나 다윗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저런 실수를 하고 흑역사가 있었지만 첫사랑을 회복하고 결국 승리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북쪽 포드 로더데일(Fort Lauderdale)란 도시에 코랄리지장로교회(Coral Ridge Presbyterian Church)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1996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이런 저런 사역들을 둘려보면서 규모도 크지만 저말 건강한 교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소천했지만 그 당시 담임목사였던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 1930~2007)의 이야기입니다. 그 교회는 미국 PCA 장로교단에서 가장 크고 건강한 교회 중 하나입니다. 케네디 목사는 한국교회에 전도폭발훈련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한 교회를 크게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방송 사역 등을 통해 수많은 영혼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주님께 인도한 분입니다. 그는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목회자로서 정말 행복하고 존귀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댄스 선생이었습니다. 뭇 여성들과 실컷 춤을 추며 육체의 쾌락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쉬는 시간에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는데 방송 설교가 나오는 겁니다. 그 순간 강력한 메시지가 그의 마음에 꽂혀서 감히 다이얼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인생을 마치는 그 마지막 순간 과연 어디에 가 있을 겁니까? 지금 당장 주님께 돌아오십시오.” 그는 그 설교를 끝까지 들었고 그날 극적으로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사랑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을 가까이 하는 게 가장 큰 기쁨이 됐고, 주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큰 보람이 됐습니다. 마침내 흑역사를 털어버리고 멋진 백역사로 장식된 멋진 생애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열심을 내고 있습니까? 누구를 가까이 하고 있습니까? 만일 세상의 욕망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가장 큰 열심을 내고 있다면 어쩌면 지금 흑역사를 쓰고 있는지 모릅니다. 코로나19로 허둥거리다 보니까 어느덧 1년 반이 지나고, 금년만 해도 절반 이상이 지났습니다. 혹시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있다면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꼭 말씀과 기도 시간만 많이 가지라는 게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주님과 동행하는 자세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홀로 떨어져 있으면 허약해지므로 교회공동체와 단단히 연결되어 있으시기 바랍니다. 비유하면 개인은 성냥개비와 같습니다. 장작더미와 같은 교회공동체에 연결되어야 합니다. 겨우 온라인예배나 드리고 있는데 어떻게?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마음 자세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더욱 더 가까이 하면서 교회를 생각하고 또 성도들과 온라인으로라도 잘 연결되어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결코 세상의 욕망에 끌려 다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말씀 솔로몬의 흑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아름다운 인생의 백역사를 써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