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5:17-23

서론: 우리는 지난 주일에 ‘선택의 기로’란 제목으로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것이냐, 불순종을 할 것이냐, 이 선택에서 인류 최초의 인간 아담은 불순종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하나님의 금령을 어기는 불순종의 죄에 빠진 이유는 하나님께서 지키기 힘든 법을 주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범법자들은 항상 환경 탓을 하고, 그리고 법을 탓합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어요? 하나님의 금령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담의 마음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어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내리신 금령을 어기고 불순종을 택한 것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금령을 주신 것은 나의 유익을 위해서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와 사랑을 근거로 이것 또한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주셨을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여기에 생명이 있고, 축복이 있고 형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담은 그렇지 못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 엄청난 재앙을 우리 인류에게 가져왔습니다. 바울은 로마서 5:12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롬 5:23)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인해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오고, 그 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 아담이 죄를 범함으로써 온 인류가 죄 아래 있게 되었으며 이후로 사망이 왕 노릇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실존 상태이고, 이것이 인간의 절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복음은 우리에게 새로운 소망을 말씀합니다. 먼저 온 아담이 불순종하여 모든 사람에게 죄와 사망이 왕 노릇을 하게 하였듯이, 나중에 온 아담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와 생명에 이르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롬 5:19)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나중 아담으로 오신 예수님의 순종으로 말미암아 마치 마법에서 풀리듯이 우리 인생은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해방되고, 의롭다함을 받아 생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류는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해 죄와 사망의 권세 아래 있든지, 예수님의 순종으로 의와 생명 아래 있든지 둘 중 하나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롬 5:17)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사망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이 한 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그분을 내 구세주, 내 하나님으로 영접하여 그분의 통치 아래 있다면 생명이 왕 노릇할 것입니다. 반면에 여전히 아담 안에 그대로 속해 있다면 사망이 왕 노릇할 것입니다. 이 둘 중에 하나에 우리는 속합니다. 예수 안에서 생명이 역사하는 곳에 빛의 왕국에 속하든지, 아니면 아담 안에서 사망이 역사하는 어둠의 왕국에 속해 있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만약 빛의 왕국, 은혜의 왕국에 속해 있다면 순종의 삶이 이루어집니다. 반면에 어둠의 왕국에 속해 있다면 불순종의 삶을 살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사울 왕이 불순종의 죄로 인해 하나님께 버림을 받는 장면을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사울이란 청년이 처음 역사 무대에 등장할 때에는 아주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등장합니다. 백성의 인기도 하늘을 찌를 듯 했습니다. 사울의 면면을 보면 인물 됨됨이나, 인격으로 보나, 어디 흠잡을 데가 없는 왕의 재목감이었습니다. 베냐민 지파에 속한 유력한 사람의 아들입니다. 그는 준수한 소년이었고, 이스라엘에서 가장 미남입니다.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크다고 했습니다. 부모의 말씀에 순종하여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기 위해 산지사방을 돌아다닐 만큼 순종적이고, 성실한 자였습니다. 자신이 왕으로 뽑혔을 때 너무 부끄러워서 짐 보따리 뒤에 숨을 정도로 겸손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왕 되는 것을 비웃고, 반대했던 자들을 용서하고,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을 만큼 관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도 한 때는 성령에 충만하여 예언하는 선지자들 중에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일어나 적군과 싸워 큰 승리를 거두었고, 이 후 전쟁에서도 계속 승승장구했습니다. 이런 그가 왕위에 오를 때에 온 백성이 만만세를 부르면서 열열이 환영했던 것은 아주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은 이와 아주 대조적인,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블레셋과의 길보아산 전투에서 그는 세 아들과 함께 목숨을 잃고 맙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23절에 보면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음으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고 말씀합니다.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습니다. 그래서 하나님도 당신을 버리셨습니다.’언약의 백성에게 이처럼 무서운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더 이상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이 없습니다. 생명과 축복이 없습니다. 안녕과 평강도 없습니다. 사울 왕은 블레셋과 여러 번 전투를 해본 아주 노련한 용사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그 마음 크게 떨렸습니다.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해 보았지만 하나님은 이미 사울을 떠난 뒤였습니다. 기도해도 아무런 응답이 없자 너무나 불안한 나머지 무당을 찾아 점을 쳤습니다. 그리고 불길한 점괘가 나오지 그만 낙심해서 아주 납작 엎드려지고 맙니다. 이렇게 넋이 빠진 채 이튿날 전쟁터에 나간 그는 그 전투에서 전사하고 맙니다.

  이렇게 철저히 사울 왕이 패망의 길로 나아간 원인이 무엇일까요? 무엇이 그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버림 받은 자가 되게 한 것일까요? 아담이 실패했던 바로 그 지점,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일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13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사울의 숨겨진 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블레셋군대와 싸우러 나가는 사울에게 사무엘이 지시합니다.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기다리소서” 그런데 정한 기한 7일이 지났는데도 사무엘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위세 등등한 블레셋군대를 보고서 이스라엘군대는 두려움에 떨며 굴과 수풀과 바위틈과 은밀한 곳과 웅덩이에 숨습니다. 시간이 지체 될수록 공포심에 사로잡힌 그들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조급해진 사울왕은 사무엘을 기다리지 못해 그만 자신이 직접 제사를 지내고 맙니다. 막 제사를 끝내자 사무엘이 도착해요.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렇지 못했어요. 선지자이자 제사장인 사무엘이 해야 할 일을 사울 왕이 해치워 버렸어요.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않는 하나님 보다 눈에 보이는 백성이 더 크게 보였고, 그들을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급한 나머지 자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버렸습니다.

  우리도 이런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평소에는 하나님을 잘 믿는 것 같아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풍랑이 일어나 위기의식이 들 때 그만 흔들립니다. 하나님께 나아와 부르짖는 대신 내가 문제를 풀겠다고, 이곳저곳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닙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서두릅니다. 조급증이 문제예요. 하나님을 믿는 것 같지만 실상 세상이 더 크게 보이고, 거기에 더 비중을 많이 두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사울 왕의 문제입니다.

  반면에 다윗은 그렇지 않았어요. 시종일관 하나님을 의뢰했습니다. 부분적으로만 의지한 것 아닙니다. 전적으로 의뢰합니다. 시편 61편에서 그가 환란을 만났을 때 오직 하나님만 붙들고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어요. (시 61:1-4)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며 내 기도에 유의하소서 내 마음이 눌릴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원수를 피하는 견고한 망대심이니이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거하며 내가 주의 날개 밑에 피하리이다”

  하나님이여 내가 부르짖습니다. 내가 곤고하고 어려울 때 오직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습니다. 나는 주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오직 주님만 의지합니다. 주님은 나의 피난처시요 견고한 망대이십니다. 나는 주의 날개 아래 거하겠습니다. 이것입니다. 주님만 전적으로 의뢰하는 마음, 이 마음이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의 마음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뢰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하나님을 전심으로 신뢰하지 않으니까 그 다음 따르는 것은 하나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지 않게 됩니다. 사울 왕이 버림 받은 두 번째 이유는 하나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울왕은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기 보다는 자기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어요. 자신의 경험, 자신의 생각을 더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말씀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자기 생각대로 일을 처리했습니다. 

  사무엘상 15장에서 하나님은 사울 왕에게 다른 임무를 맡깁니다. 다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지요. 그것은 이스라엘의 대적인 아말렉을 치되 완전히 멸절시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울과 그의 군대는 그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았어요. 가치 없고 약한 것만 진멸하고,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 기름진 것과 어린 양과 모든 좋은 것은 남겼어요. 이것은 하나님 앞에 불순종의 심각한 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엘이 잘못을 지적하자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변명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제사 지내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을 남겨 두었습니다” 그러자 사무엘이 이렇게 선언합니다.

  (삼상 15:22-23) “사무엘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사술의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얼마나 준엄합니까? 그가 하나님 말씀을 버림으로써 하나님도 그를 버렸습니다. 그는 하나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자신의 종교적 행위로 정당화시키려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반복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서 부정하게 행하고, 가끔 성전에 와서 제사를 통해서 그 죄에 대한 용서를 빌고, 다시 세상에 나가 이전과 동일하게 행동을 했습니다. 하나님이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겠습니까? 오히려 하나님은 이런 제사를 혐오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사 66:3) “소를 잡아 드리는 것은 살인함과 다름이 없고 어린 양으로 제사드리는 것은 개의 목을 꺾음과 다름이 없으며 드리는 예물은 돼지의 피와 다름이 없고 분향하는 것은 우상을 찬송함과 다름이 없이 하는 그들은 자기의 길을 택하며 그들의 마음은 가증한 것을 기뻐한즉”

  소를 잡아 제사 드리는 것은 사람을 쳐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고, 어린 양으로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은 개의 목을 부러뜨리는 것과 같고, 부어 드린 제물은 돼지의 피를 부어 드리는 것과 같이 부정하다. 분향하는 것은 우상을 찬미하는 것으로 하나님이 여기신다고 말씀합니다.

  이렇게 선지자들을 통해서 그들의 잘못된 종교행위를 책망하셨지만 그들은 여기에서 돌이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완악하고 완고하여져서 더 큰 악으로 치달아 갔고, 결국 그들에게 홀연히 패망이 찾아 왔습니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선히 여기는 종교 행위와 신앙전통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 말씀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경건한 신앙생활을 위해 주일성수, 헌금, 그리고 전도의 세 가지 의무 사항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술 담배하지 말 것, 제사 지내지 말 것, 음행하지 말 것 세 가지 금기 사항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철저한 신앙생활을 가르칠수록 아이로니컬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히려 독선과 독단에 빠져서 또 다른 한 편으로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그래서 어느덧 예수님을 닮아가는 대신에 바리새인들을 더 닮아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바리새인들을 어떻게 책망하십니까?

  (마 23:23-24)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소경된 인도자여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약대는 삼키는도다”

  여기에서 언급한 ‘박하와 회향과 근채’는 음식 재료로 쓰이던 채소입니다. 바리새인들은 하나님께 대한 열심을 과시하기 위해 이런 향료로 쓰이는 채소까지도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바리새인들의 자부심 가운데 하나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십일조를 드리지 않은 음식은 그 무엇도 입에 넣지 않겠다.”이렇게 율법에 대해 특별한 열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십일조를 드리는 일에 열심이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는 하나님을 믿는 표시가 나지 않았습니다. 사회 불의와 악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비와 용서가 없었습니다. 신의를 지키는 일에도 무심합니다.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 당시 가장 경건하게 사는 사람들로써 인정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이들 모두 정통파이고 경건주의자이며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고 문자적으로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께서 구약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여기셨던 것처럼 이들도 그랬습니다. 예수께서 여호와 창조주 하나님을 믿으셨던 것처럼 이들도 믿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성경 말씀대로 살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려고 힘썼습니다. 철저하게 안식일을 지키고 금식, 십일조, 그리고 구제에 힘썼는지 모릅니다. 이들은 예수님 당시 가장 존경받는 신앙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무죄한 자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입니다.

  복음서를 읽어 보면 대제사장들과 장로, 서기관들이 무죄한 예수를 죽이기 위해서 음모를 꾸미는데 그 과정을 보면 모든 합법적인 절차를 다 밟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정당성을 내세우고자 증인들을 내세웁니다. 왜냐하면 율법에 두 세 증인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법화시키려고 거짓 증인들을 내세우는 것입니다. 유월절 안식일 이른 아침에 예수를 끌고 빌라도 총독 관정을 몰려갑니다. 그런데 그 관정 안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방인과 접촉하는 것을 부정하게 여기는 그들은 유월절 절기를 잘 지키기 위해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율법을 지키려는 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진실이 무엇입니까? 그들의 눈에 거슬리고 비위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한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가장 종교적인 이유로, 가장 고상한 도덕적인 이름으로,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살인하는 악행을 저지릅니다. 이렇게 율법을 지키고자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던 그들은 그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몰랐습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낼 테니 그저 하나님은 받아 즐기기나 하시지요’하던 조상들의 악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율법의 정신이 무엇입니까? 제 1계명에서 제 4계명은 한 마디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5계명부터 제 10계명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롬 13: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계명의 정신인 ‘사랑’을 버리고, 오히려 무죄한 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나타내 주는 계명을 악용하기까지 죄 없는 자를 죽일 만큼 사악한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크리스천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얼핏 보기에는 신앙생활에 참 열심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하며 말씀에 순종하는 일에는 실패하고 있습니다. 많은 종교 프로그램과 활동에 참여하지만 정작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순종하는 것 같은데 자신에게 손해가 되거나 피해를 입을 것 같은 경우, 하나님 말씀이 내 생각과 욕망에 상치 될 경우에 하나님 말씀을 버립니다. 그리고 내 식으로 일을 처리합니다.

  몸무게 때문에 고민하는 어떤 사람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가는데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도저히 유혹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만약 이 파킹장에 빈자리가 없으면 주님 뜻이 먹지 말라는 것으로 알고 그냥 가겠고요, 만약 빈자리가 있다면 먹는 것을 주님의 뜻으로 알고 사먹겠습니다”그리고 차를 몰고 그 파킹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파킹장에 차가 많아서 도저히 발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일곱 바퀴를 돌다가 다른 사람이 떠난 다음에 그 빈자리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답니다.

  다윗은 이 점에서 사울과 달랐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적 순종을 택했습니다. 자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았어요. 사울이 다윗을 잡기 위해 3,000명의 군사를 풀어 이 잡듯이 샅샅이 수색하며 압박합니다. 다윗은 사울왕의 칼날을 피해 이리 저리 도망칩니다. 그러다가 어느 굴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데 그만 사울 왕이 쉬려고 그곳에 들어왔어요. 절호의 찬스라고 여기는 다윗의 부하들이 죽이자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사울 왕을 버리고 그 대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마침내 그 기회를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다윗을 설득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끝내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을 내가 죽일 수는 없다” 비록 원수이지만 하나님이 세우셨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행위는 내가 스스로 하나님의 심판 자리에 앉는 것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길 대신 하나님의 뜻을 택했습니다. 그 길이 더 어렵고 돌아가는 길이지라도 하나님 방법대로 행했습니다.

  시편 40편 8절에 이런 다윗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시 40:8)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의 뜻 행하기를 즐기오니 주의 법이 나의 심중에 있나이다 하였나이다”

결론: 이전에는 사울처럼 우리도 순종하는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롬 8:7-8)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치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면 우리 안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이 우리 안에 새롭게 창조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구원받는 것을 두 번 태어난다, 거듭난다, 다시 태어난다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고후 5:17)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하나님께로부터 새로운 성품, 신의 성품이 우리 안에 창조된 것입니다.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순종의 삶을 살도록 소원을 주시고, 순종할 수 있는 능력도 주십니다. 더 이상 육체의 일을 좇아가지 않고 성령을 좇아 선한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롬 8:4) “육신을 좇지 않고 그 영을 좇아 행하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를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니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우리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고, 성령을 좇아 행하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순종의 삶을 살 수가 있을까요?

  첫째로, 성경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디모데후서 3:16절에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는 것은 God-breathed, 하나님의 숨결, 즉 성령으로 써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성경을 가까이 하게 되면 자연히 하나님의 숨결, 성령으로 충만케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지혜를 주시고, 그때그때 나아갈 방향을 잡아 주시고 죄와 싸울 힘을 주십니다. 에베소서 6:17절에 보면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시간을 내어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암송하고, 성경을 연구하고. 이렇게 말씀이 풍성해 질 때에 우리는 성령과 동행하는 삶을 살수가 있습니다.

  둘째로, 기도해야만 합니다. 에베소서 6:18절에 보면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 사도행전 2장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여서 마음을 같이하여 전혀 기도에 힘썼을 때에 성령께서 바람처럼 불처럼 임하셔서 그들을 완전히 변화시키셨습니다. 그 두려움 많고 연약하던 자들이 성령 충만케 되어서 믿음의 용사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령을 좇아 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도해야 합니다. 

  셋째로, 예배가 회복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자세, 하나님과 나의 영적 질서,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회복이 되어야만 한다는 의미입니다. 성경을 자세히 공부해 보면 삶 속에 예배가 회복될 때에 성령께서 그 사람에게 임재하시고, 그의 삶을 인도하시고, 축복하시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도 정말 예배가 회복되어야만 합니다. 형식적으로 겨우 겨우 예배에 참석하고, 예배에 집중하지 않고 마음이 엉뚱한 곳을 향하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빼 먹는 자에게 여호와의 영, 성령께서 임하실 수가 없습니다. 사울을 보십시오. 하나님의 영, 성령이 떠나니까 악령에 시달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습니까? 정말 심령을 찢고 회개하는 심정으로, 탄식하며 간구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회복할 때에 성령께서 우리 개인과 가족과 교회와 나라 가운데 임재하시고 축복하실 것을 믿습니다.   

  2014년 우리 모두 성령 충만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선한 열매를 풍성히 맺는 순종의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