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민수기(25)/가나안/정탐

제목: 가나안 정탐

성경: 민 13:1-24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세롯을 출발하여 바란 광야 가데스 바네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래 머물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곳에 큰 오아시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이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아가야 하는 최종 목적지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주시겠다고 아브라함 때부터 약속하셨습니다. 오늘날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만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기 때문에 서로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전쟁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록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언약의 땅이지만 무조건 밀고 들어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는 가나안 칠 족속을 비롯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장대한 족속이었으며, 튼튼한 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좋은 무기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민심이 뒤숭숭해졌습니다.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래서 백성들은 정탐꾼을 보내어서 먼저 그 땅을 탐지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정탐꾼을 선발하여 그 땅을 탐지하도록 보내라는 명령을 하십니다. 그러나 신명기에 있는 말씀을 보면 백성들의 요구가 먼저 있었습니다.

신 1:19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대로 우리가 호렙 산에서 발행하여 너희의 본 바 크고 두려운 광야를 지나 아모리 족속의 산지 길로 가데스 바네아에 이른 때에

신 1:20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신 아모리 족속의 산지에 너희가 이르렀나니

신 1:21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 앞에 두셨은즉 너희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신 대로 올라가서 얻으라 두려워 말라 주저하지 말라 한즉

신 1:22 너희가 다 내 앞으로 나아와 말하기를 우리가 사람을 우리 앞서 보내어 우리를 위하여 그 땅을 정탐하고 어느 길로 올라가야 할 것과 어느 성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을 우리에게 회보케 하자 하기에

민수기 13-14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바로 진입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정 가운데 몇 번의 불평과 원망, 그리고 금송아지를 만드는 사건 등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르막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데스 바네아에서 정탐꾼을 보낸 사건 이후로 절망과 회한의 내리막길이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정탐꾼 파송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정탐꾼의 파송(1-16절)

미리암이 문둥병이 걸려 7일 동안 머물렀던 곳에 어디였습니까? 하세롯이었습니다. 이곳은 시내산으로부터 북동쪽으로 48km 지점에 있는 시내 반도의 북동쪽 부분의 샘들 지역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곳을 떠나서 바란 광야로 행진을 계속하여 마침내 가나안 남부 경계인 가데스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세롯을 떠난 지 약 석 달이 지나서 이곳에 도착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말이 석 달이지 광야에서 석 달 동안 행진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마침내 오아시스가 있는 곳에 진을 쳤을 것입니다.

가데스는 때로 가데스 바네아라고도 부르는 곳입니다. ‘가데스’라는 지명의 뜻은 ‘신성한’ 또는 ‘거룩한’이라는 뜻입니다. 이곳은 가나안 남부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큰 오아시스가 있는 곳입니다. 창세기 20장에 보면 아브라함이 가데스와 술 사이에 살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곳에서 가나안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방황하였습니다. 방황생활을 마치고 다시 이곳에 돌아온 장소이며, 아론이 이 곳에서 죽었으며 물이 없어 백성들이 불평하자 모세가 화를 내며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내리친 곳이기도 합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을 좇아 가데스 바네아에서 열두 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으로 파송 하였습니다. 이들은 각 지파의 두령들이었습니다. 가나안 정탐이 쉬운 사명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체력이 요구되었고, 담력이 있어야 하며, 신앙과 지혜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힘과 신앙적 열정과 기상이 넘치는 젊은이들로 구성되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거룩한 백성의 길잡이로서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하고는 그들의 이름이 이곳을 제외하고는 다시 등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 까요? 그들은 불신앙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죄는 하늘을 찌르는 엄청난 죄악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공동체로 하여금 낙심하게 만든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셔서 죽게 만드셨습니다. ‘청함을 받은 사람은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다’(마 22:14)는 예수님의 말씀이 실감납니다.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사명을 부여받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믿음으로 감당하지 않으면 자신에게는 물론이거니와 공동체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일군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군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믿음을 떠나서는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2.정탐꾼의 사명(17-20절)

모세는 정탐꾼을 보내면서 그들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였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간첩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나라도 과거에 남과 북이 얼마나 많은 간첩을 보냈습니까? 대부분이 남파 간첩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북파 간첩들도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왜 정탐꾼을 보냅니까? 대부분 정보를 입수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나안에 파송된 정탐꾼들은 7가지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1)그곳 거민들의 강한지 약한지? 가나안 원주민들의 군사적 능력을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강하다 할지라도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2)그곳 거민들의 많은지 적은지? 그 땅의 인구밀도와 그로 말미암아 전쟁에 나설 수 있는 남자의 숫자가 많을 것이냐 적을 것이냐를 살펴보라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수많은 군대를 보내어 인해 전술을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모택동은 한때 ‘인민은 국력이다’라는 주장을 하면서 출산을 장려하여 중국의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지금은 ‘계획생육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그래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계획생육정책이란 일가구 일 자녀 운동입니다.

3)그들이 거하는 땅이 좋은지 나쁜지? 가나안의 지형이 어떠하며 그리고 그 땅의 기후 조건이 살기에 접합한가의 여부를 조사하라는 것입니다.

4)그들이 거하는 거주지가 진영진지 산성인지? 여기에서 진영은 군사적 방어 물이 없는 마을이나 자연촌락을, 산성은 군사 시설로 방어가 완비된 도시를 가리킵니다. 즉 원주민들이 사는 곳에 방어 울타리가 쳐져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5)땅이 농사 짓기에 기름진지 척박한지? 정탐꾼들은 가나안 땅의 지질 정도 곧 농사가 잘 되는 옥토인지 그렇지 않은 박토인지도 조사하라고 하였습니다.

6)수목이 있는지 없는지? 나무의 생태에 관한 조사로서 나무가 자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역인지를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7)그 땅의 실과를 가져 오라. 그때가 마침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이었기 때문에 실과를 가져오라고 주문을 하였던 것입니다. 모세는 가나안 땅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것을 정탐꾼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확인시키고 싶었던 것입니다. 증거를 보여 주어야 믿을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실과를 가져오라고 임무를 부여하였던 것입니다.

이들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했습니까? 담력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그들에게 ‘담대하라!’고 주문합니다. 담대하라는 말의 의미는 “승리를 확신하고 용맹스럽게 행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는 말입니다. 그들이 탐지하는 모든 사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바라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탐꾼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이는 것만 보는 현상적인 시각이 아니라 그것을 모두 주시기로 약속하신 하나님을 의뢰하고 믿는 믿음을 통해서 보는 신앙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을 가진 사람은 몇 명이었습니까? 갈렙과 여호수아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열 명은 처음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그 땅을 탐지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었던 원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들이 가나안 땅을 탐지하려는 것은 하나님을 불신하는 불신앙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3.정탐의 과정과 결과(21-24절)

열두 명의 정탐꾼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서 적정을 살폈을까요? 정탐기간은 총 40일이 소요되었습니다(25절). 그들은 신 광야로부터 하맛 어귀 르흡까지 정탐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가나안 땅 전역을 탐지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최남단에서부터 최북단까지 정탐을 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정탐한 상세한 코스는 어떻게 될까요?

남방(네게브)에서 출발하여 헤브론을 거쳐서 르홉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그들이 정탐한 코스 가운데 하나인 헤브론이라는 도시는 애굽의 유명한 도시 소안보다 7년 전에 세워진 가나안의 고대 문화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브론은 아브라함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도시였습니다. 이 도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자신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무덤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도시에는 아낙 자손이 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유명한 사람으로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습니다. 이들은 장대한 사람들로서 아낙 자손의 강력한 세 명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후일 12 지파의 영토가 각기 분대 되고 헤브론이 갈렙의 기업으로 돌아갔을 때, 갈렙은 담대한 신앙과 굳센 믿음으로 이들을 용감히 쫓아내었습니다(수 15:14; 삿 1:20).

그들이 헤브론과 예루살렘 사이의 에스골(송이) 골짜기에 이르러 포도 한 송이를 땄는데 포도송이가 얼마나 큰지 두 사람이 막대기를 취하여 꿰어 어깨에 메고 돌아왔습니다. 거기에서 석류와 무화과도 취하였습니다. 이것은 가나안 땅이 경작지로서 최상이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라운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가나안 땅 원주민들이 비록 강대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몰아내시고 대신 이스라엘에게 비옥한 토지를 제공하실 것에 대한 확실한 증표였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탐꾼들의 어깨로 메어 오는 포도송이를 보고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가져야 했습니다. 가나안의 축복을 미리 맛보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비록 험악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영광스러운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소망 중에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날마다의 삶이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로 살지 않습니까?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라고 시편저자는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며 소망 중에 살다가 영광스러운 가나안에 들어가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