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은 사람

본문 : 고린도후서 12:7~10

설교 : 홍문수 목사

먼저 사진 한 장을 보시죠. 뭔가요? 네, 상어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강한 느낌입니까? 아니면 약한 느낌입니까? 강한 느낌이죠. 그렇습니다. 상어는 ‘바다의 왕자’라고 불릴 정도로 아주 강한 물고기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상어에게는 부레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 위에 뜨려면 당연히 부레가 있어야 되는데 이게 뭔가 싶습니다. 분명히 약점(핸디캡)입니다. 그런데 상어는 태어나서부터 부단히 움직이며 헤엄을 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강인해지고 결국 바다의 왕자가 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된 셈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환경 조건이 좋으면 성공하고 반대로 환경 조건이 나쁘면 실패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미신입니다. 미신이 뭔가요? 근거가 없이 맹목적으로 믿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십시오. 그리고 성경이나 역사 속의 인물들을 살펴보십시오. 조건이 좋으면 성공하고 조건이 나쁘면 실패하나요? 그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조건이 좋은데도 실패하는 사람들도 많고 조건이 나쁜데도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코 그런 미신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런 미신을 믿다 보니까 조건이 좋다고 자만하고 안일하게 살다가 실패합니다. 조건이 나쁘다고 비관하다가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전지전능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런 미신은 반드시 타파해야 합니다. 조건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사도 바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약점 때문에’ 괴로워했고 또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깨닫고 보니까 ‘그 약점 덕분에’ 오히려 승리할 수 있었고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가운데도 이런 저런 약점이나 고난이 있어서 힘들어하고, 심지어 부끄러워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그렇다면 사도 바울이 어떻게 그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그것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부디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감사하며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인생의 약점 : 연단과 섭리의 방편

먼저 우리에게 있는 약점은 과연 인생 가운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어떤 약점을 갖고 있으면 으레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심한 경우 하나님에게 저주를 받은 게 아닌가, 혹은 하나님에게 징계를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약점이나 고난을 그렇게 단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성경적으로 보면 고난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대략 네 가지인데 징계적 고난, 연단적 고난, 섭리적 고난, 그리고 사명적 고난입니다.

‘징계적 고난’은 우리가 잘못하고 범죄할 때 정신 차리게 하려고 하나님이 주시는 고난입니다. ‘연단적 고난’은 우리에게 특별한 잘못이 없는 가운데 신앙의 연단을 위해 주시는 고난입니다. ‘섭리적 고난’은 하나님이 뜻하신 길로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주시는 고난입니다. ‘사명적 고난’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느라 우리가 스스로 감당하는 고난입니다. 설명은 이렇게 구별해서 하지만 실제 인생의 현실에서는 한두 가지, 두세 가지가 뒤섞여 나타납니다.

야곱의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가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이고 장자 축복을 받아냅니다. 그 전모를 알게 된 형 에서가 죽이겠다고 달려들자 그는 멀리 외가댁이 있는 밧단아람으로 야반도주합니다. 그로부터 20년 타향살이를 합니다. 1차적으로 보면 징계적 고난이죠. 동시에 그의 신앙과 인격을 성숙하게 하는 연단적 고난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큰 가문을 이루고 열 두 아들을 통해 이스라엘 12 지파의 기초를 이루는 섭리적 고난이기도 했습니다.

요셉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아버지에게 사랑받던 소년 요셉이 형들의 미움으로 애굽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청천벽력이었습니다. 그가 무슨 잘못을 해서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의 신앙을 단련시키는 연단적 고난이었고, 이스라엘 족속을 애굽으로 이민시켜 큰 민족으로 번성케 하려는 섭리적 고난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명적 고난의 의미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어떤 고난이 닥쳐오거나 약점이 있을 때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목적으로 이런 고난을 주시나 헤아리며 잘 대처하면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약점의 경우에는 징계나 저주의 의미가 결코 아님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한복음 9장을 보면 예수님이 시각장애인을 고쳐 눈을 뜨게 해 준 이적이 나옵니다. 제자들은 그 사람을 처음에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그 당시 대다수 유대인들이 그랬듯이 부정적인 생각을 했습니다.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했죠. 요9:2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본인이나 부모가 죄를 지어 맹인이 된 것으로 오해한 겁니다. 그때 예수님은 뭐라고 대답했습니까? 요9:3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그의 장애는 저주나 징계가 아니고 섭리의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그가 눈을 뜨는 이적의 주인공이 됨으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구주이심을 증거하게 하신 겁니다. 그래도 본인으로서는 엄청 고생을 했는데 너무 한 게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그가 고생한 것에 비해 그가 얻은 영광은 비교가 안 되게 크고 놀라운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입니다. B-29라는 전투폭격기가 있었잖아요. 출격할 때나 비행할 때 얼마나 소음이 큰지 고막이 터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청각장애인들이 출격 신호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개중에는 파일럿으로 직접 출격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들의 장애는 섭리 가운데 중요한 사명을 감당하는 귀중한 능력이 됐던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정말 약점이라고 무조건 부정적인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장점이 되고 승리의 축복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7절을 보면, 그에게 육체의 가시가 있었습니다. ‘가시’는 헬라어로 ‘스콜로프스’(σκολοψ)인데 ‘말뚝’ 혹은 ‘뾰족한 창’ ‘쇠꼬챙이’란 뜻입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손톱 밑에 작은 가시가 박혀도 아픈데 쇠꼬챙이가 박혔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물론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구체적으로 뭘까요? 명시되지 않아서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학자들마다 이런 저런 해석을 내놓는데 그 중에 하나는 지독한 안질로 인한 고통이라는 해석입니다. 저도 이 해석에 동의합니다. 너무 아프고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오죽하면 서신을 보낼 때 직접 쓰지 못하고 구술해서 비서가 기록하도록 할 정도였습니다. 남의 병은 고쳐주고 심지어 죽은 사람도 살렸는데 마치 대장간 식칼이 노는 격이었습니다. 고통스럽기도 하고 수치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육체의 가시가 떠나가도록 세 번이나 기도했습니다. 그때 주님이 어떻게 응답하셨나요? 고후12:9(상)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 ”

간단히 말해서 거절하신 거죠. 이미 은혜를 많이 주었으니 그냥 그대로 살라는 말입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무척 섭섭할 수 있습니다. 삐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고후12:9(하) “ ...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육체의 가시 때문에 오히려 겸손해져서 주님을 의지함으로 능력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울이 본래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잖아요. 그는 바리새인이요 귀족이요 박사요 게다가 로마시민권자였습니다. 사도가 된 후에는 놀라운 은사와 능력을 받았습니다. 환상도 보고 계시도 받았습니다.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자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100% 완벽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교만하기 쉽습니다. 바울에게는 딱 하나 육체의 가시가 있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바울에게 유익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겸손해졌고 더욱 더 주님을 의지하게 되니까 하나님의 능력이 그에게 계속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에게 은혜와 능력을 베풀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바울이 복음을 전할 때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가 기도하고 선포할 때 수많은 병자들이 치유 받고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죽은 자가 살아나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났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바울에게서 유래한 게 아니라 주님으로부터 유래한 것입니다. 주님이 바울에게 능력을 부어주셨으니까 그런 거지 만일 능력을 주시지 않았다면 바울은 소리 나는 꽹과리에 불과합니다. 바울은 그 원리를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이제 육체의 가시는 별게 아닙니다. 고통과 수치를 넉넉히 물리칠 수 있었고, 오히려 감사와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외칩니다. 고후12:10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그 전에는 자신의 약점이나 고난을 부정적으로만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영적인 원리를 깨닫고 보니 그 모든 게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약하니까 주님을 더 의지하게 되고, 주님은 그런 바울에게 능력을 계속 부어주셨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충분히 바울의 고백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약할 때 강하다! 약점이 오히려 장점이 됐습니다. 비유해서 말하면, 걸림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디딤돌이 됐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이 이런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돌을 볼 때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한다.”

그가 이 말을 남긴 배경이 된 일화가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프랑스사」인데 수년 동안 애쓴 결과 초고를 완성하게 됩니다. 수 천 페이지 원고를 친구인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에게 검토를 부탁했는데 사고가 났습니다. 그의 하녀가 쓸데없는 종이뭉치인 줄 알고 다 태워버린 겁니다. 토머스 칼라일은 그 충격으로 우울증에 빠졌는데 어느 날 벽돌공이 벽돌을 쌓아가는 모습으로 보고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그래, 저 벽돌공이 한 장 한 장 쌓아 벽을 만들 듯이 나도 다시 한 장 한 장 써보자! 그 결과 초고를 거의 재현했고 어느 부분은 오히려 더 잘 쓰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2] 나의 약점 :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고난이나 약점이 그 자체로 우리를 실패하고 망하게 하는 게 아닙니다. 지레 겁먹고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디딤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어떤 약점이 있습니까? 배경이나 환경 조건이 나쁩니까? 건강이나 신체에 어려움이 있습니까? 내가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 것들이 걸림돌이라 생각되어 괴롭다면 우선 바울처럼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그 걸림돌을 제거해 주시는 응답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감사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도해도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혹시 나에게 그런 것들을 디딤돌로 주신 것은 아닌지 말씀에 비추어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도로 하나님께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바울처럼 어느 순간 성령님이 깨닫게 해 주실 것입니다. 아,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었구나! 그런 것들 때문에 내 인생이 흔들리고 망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런 것들 덕분에 내가 더 큰 승리를 할 수 있겠구나 하고 확신할 수 있스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더 이상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아 바울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을 의지하며 더 간절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정말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완전 ‘하나님의 서프라이즈’입니다!

이와 같은 역설적 진리를 알았던 바울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죠. 고전1:27~29 “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28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29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무슨 말인가요? 하나님은 약한 자들과 함께해 주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심으로 세상의 강한 자들의 코가 납작해지게 하신다는 겁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세상에서 아무리 강하다도 자랑하는 자라도 하나님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전1: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그러니까 가장 지혜로운 자, 가장 강한 자는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미련한 자, 약한 자가 유리한 셈입니다. 물론 일부러 미련하고 약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지혜롭고 능력이 많아도 겸손하면 정말 훌륭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해 주십니다. 그런데 인간이 참 요상합니다. 환경 조건이 좋으면 은근히 교만해 지거든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만 자랑하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지 못함으로 낭패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렇다면 강한 자보다 차라리 약한 자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성경 인물 가운데 에훗 사사가 생각납니다. 에훗 하면 그의 별명이 얼른 떠오르죠. 뭔가요? 왼손잡이! 그에게 자랑스러운 트레이드마크가 됐습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성경 원문을 보면 본래는 “오른손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장애인은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그가 사사가 된 겁니다. 아마 그의 신앙이 출중해서 하나님이 사사로 세웠고 백성들도 따른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이방 나라 모압의 압제를 당하고 있었고 정기적으로 공물을 갖다 바쳤습니다. 그 일을 사사 에훗이 떠맡게 됩니다. 마음속에서 울분이 끓어올랐을 겁니다. 결국 그는 거사를 일으켜 모압 왕을 처단함으로 이스라엘에 태평성대를 이룹니다.

여러분,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는 장애인입니다. 신하들이 우습게 여겼을 겁니다. 상식적으로 칼을 왼쪽에 차는데 그가 감쪽같이 오른쪽 허벅지 부분 옷 속에 칼을 숨깁니다. 그걸 어디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에훗은 왼손으로 칼을 쓰는 법을 혹독할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을 겁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준비했을 겁니다. 그 실력으로 순식간에 거사를 행합니다. 삿3:21 “에훗이 왼손을 뻗쳐 그의 오른쪽 허벅지 위에서 칼을 빼어 왕의 몸을 찌르매” 단번에 해치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왕이 죽자 모압 군대는 지리멸렬해졌고 에훗이 이끈 이스라엘 군대가 대승을 거둡니다. 그 후 어떻게 됐을까요? 삿3:30 “그 날에 모압이 이스라엘 수하에 굴복하매 그 땅이 팔십 년 동안 평온하였더라” 큰 승리를 거두고 80년 동안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에훗의 오른손 장애는 약점이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신앙 안에서 장점이 된 겁니다. 그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은 사람이었습니다.

잘 보면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모든 환경 조건이 좋아서 혹은 항상 순탄해서 성공한 게 아닙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인물의 심리 묘사가 뛰어납니다. 그 배경에 대해 문학 연구가들이 이렇게 분석합니다. 그는 조실부모합니다. 어머니는 두 살 때, 아버지는 아홉 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에 친척 집들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고 자랍니다. 바로 그게 비결이라는 겁니다. ‘눈칫밥 때문에’ 고생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눈칫밥 덕분에’ 사람들을 보고 심리를 파악하는 관찰력이 늘었고 그 결과 대문호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지난 1월 20일(현지 시간)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죠.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못하고 성조기만 잔뜩 꽂아놓고 간소하게 치러서 분위가 썰렁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스타가 탄생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22세의 흑인 여성 시인 아만다 고먼(Amanda Gorman, 1998~ )입니다. 취임식 축시를 낭송했는데 그 제목은 「우리가 올라가는 언덕」(The Hill We Climb)입니다. 5분 동안 낭송했는데 얼마나 멋있게 하는지! 그리고 구구절절 감동적이었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가 그의 재능을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특별히 요청했다고 합니다. ‘미국 통합’(America United)이란 주제만 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감동적인 시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의 성장 스토리를 들으면 더욱 감동적입니다. 그는 나이지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의 싱글 맘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청각장애로 말을 더듬는 등 이런 저런 약점들이 있었습니다. 그 약점들 때문에 고통스러웠지만 오히려 책벌레가 되었고 글쓰기에 전념했습니다. 말더듬도 연습을 거듭한 끝에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하버드대에 입학해서 졸업했을 뿐 아니라 청년 시인으로서 명성을 떨치게 됐습니다. 이번 취임식 축시 낭송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는데 그의 SNS 팔로워가 급증했습니다. 그의 두 권의 책도 단번에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그는 당차게 이렇게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2036년(37세 때) 대통령에 출마할 겁니다! 그때는 내가 몇 살이지? 볼 수 있으려나? 즐거운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아만다 고먼은 정말로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은 사람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실패를 미리 단정하지는 않습니까? 고난이 올 때 패배의식으로 쉽게 좌절하지는 않습니까? 잘난척하는 교만한 사람도 문제지만 약점이나 고난을 걸림돌로 생각하고 좌절하는 사람도 문제입니다. 바울은 육체의 가시가 걸림돌인 줄 알았는데 주님 안에서는 디딤돌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라도 걸림돌이라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일단 주님께 제거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제거해 주시면 감사함으로 승리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디딤돌이라고 생각되면 주님을 굳게 의지하십시오. 그래서 하나님의 승리를 꼭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저도 여러분도 “걸림돌을 디딤돌로 삼는 사람”이란 멋진 이름을 갖고 승리의 인생을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